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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Auteur: 금붕어
“오늘 김재환 씨한테서 전화가 왔어.”

육민성의 말에 최수빈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쪽에서 뭐라던가요? 협력에 관한 말이었어요?”

“협력은 한다고 했어. 다만, 신세계 그룹이랑 운상 그룹까지 같이 들어와야 하고 아직 세부 조율이 남아 있어서 확정되면 계약서에 사인할 거야.”

정부 쪽에서 직접 나서 대기업과 중소 연구소를 연결해 주는 방식이었다.

천공 연구원 같은 신생 연구소에 젊은 아이디어를 더하고 큰 기업들이 뒷받침해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

결국 두 그룹과의 협업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최수빈은 들고 있던 자료를 내려놓고 고개를 들며 물었다.

“허락하셨어요?”

“아직.”

육민성이 대답했다.

“네가 불편해할까 봐 고민 중이야.”

최수빈은 대꾸하지 않고 그저 시선을 창밖에 던질 뿐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햇살이 환했는데 이젠 먹구름이 몰려와 하늘을 짓누르고 있었다.

곧 폭풍우가 터질 듯한 분위기.

그녀는 길게 숨을 내쉬고 다시 미소 지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죠.”

신세계 그룹과 손잡는 건, 마치 파리라도 삼킨 듯 역겹겠지만 정부의 안목을 믿지 않을 수는 없었다.

“사실 전 그렇게까지 소심하지 않아요.”

최수빈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이혼도 곧 할 거고요. 며칠만 지나서 서류에 도장 찍으면 끝이죠.”

그녀는 이미 이 관계를 거쳐 가는 ‘디딤돌’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육민성은 그녀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짧게 한숨을 쉬었다.

“네가 신분을 숨길 필요만 없었다면.”

최수빈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나간 성취는 그냥 그걸로 충분해요. 지금은 새로운 제가 있으니까.”

육민성은 그 말에 잠시 멈칫했다.

차갑고 담백한 기운, 그리고 어딘가 기품 있는 그 얼굴, 아름다우면서도 쉽게 다가설 수 없는 기운.

최수빈은 한때 국가 군수 산업에서 손꼽히는 업적을 남긴 소피아였다.

아직 그 누구도 뛰어넘지 못한 성과.

만약 그때부터 업계에 계속 남아 있었다면 지금쯤 국책 핵심 연구팀의 주축이 되어 있었을지도 몰랐다.

최수빈이 말하는 과거를 내려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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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214화

    마이바흐 운전석 쪽 창문이 천천히 내려가더니 려운이 미간을 찌푸린 채 고개를 내밀었다.“빨리 타세요. 이러다 늦겠습니다.”최수빈의 발걸음이 뚝 멈춰버렸다.차까지 몇 걸음 되지도 않았지만 최근 감기에 걸려 비를 맞는 게 내키지 않았다.그럼에도 이내 그녀는 차가운 바람과 빗줄기를 뚫고 달려갔고 차가운 습기가 전신을 스며들자 너무 추워졌다.주민혁이 뒷좌석에 앉아 있다는 걸 아는 최수빈은 곧장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탔다.머리카락 끝에 매달린 빗방울을 털어내며 고개를 숙이는 그녀를 본 려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최수빈이 이렇게 태연히 조수석에 앉으리라곤 생각도 못했다.“어... 이건...”려운은 본능적으로 백미러를 흘깃 보았다.뒷좌석에 있는 주민혁은 올블랙 차림에 냉철하고 절제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얼굴엔 아무런 감정도 나타내지 않았다.“곧 늦는다면서요? 어서 출발하세요.”최수빈이 먼저 입을 열었다.하루라도 빨리 이 자리가 끝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뒤로 와 앉아.”순간, 차가운 목소리가 뒷좌석에서 흘러나왔다.“앞자리도 괜찮은데요.”최수빈의 대답 역시 차가웠지만 남자의 인내심은 금세 바닥을 보였다.“했던 말은 반복하지 않을게. 결과는 네가 잘 알잖아.”아직 이혼은 끝나지 않았다.만약 주민혁이 아이의 양육권을 무기로 나선다면 지금의 최수빈에겐 대적할 힘이 없었다.불필요한 자존심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잃을 수는 없었기에 결국 그녀는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차 안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은 채, 조용히 박씨 저택으로 향했다.비에 젖은 대문 앞, 하얀 천과 흰 등롱이 걸려 있었고 침울한 분위기가 빗줄기와 함께 짙게 내려앉았다.주씨 가문의 차가 연이어 도착했고 진서령과 원금영, 그리고 주나연이 우산을 들고 내렸다.“수빈아!”최수빈을 발견한 원금영은 환하게 웃으며 손짓했다.“이리 와서 나랑 같이 들어가자.”오랜만에 본 최수빈이 반가운 듯 목소리엔 애정이 가득했고 당연히 그녀도 순순히 따랐다.적어도 주민혁 곁보다는 할머니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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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212화

    수많은 일들.박하린이라면 이미 주민혁에게 충분히 설명했을 터였다.그런데도 그는 굳이 모르는 척, 확답을 쥔 채 질문을 던졌다.어차피 최수빈이 뭐라 말해도 믿어줄 리 없었다.그저 박하린을 위해 대신 화내주고 대신 따져주고 싶을 뿐.신혼집을 다시 사들인 것도 결국 같은 이유였다.주민혁은 묵묵히 그녀를 바라봤다.차갑게 휘어진 눈꼬리, 그 냉랭한 기운이 말해주고 있었다.‘그래. 잘 알고 있네. 넌 중요하지 않아.’그의 세상에서 중요한 건 오직 박하린뿐이었다.최수빈을 향한 질문도 결국은 그녀를 위해 따져 묻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주민혁은 천천히 고개를 숙이더니 한쪽 소매를 아무렇지 않게 걷어 올리고는 느릿하고 무심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최수빈, 감정만으로는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그는 시선을 다시 최수빈에게 돌리며 말을 이어갔다.“모레 보자.”최수빈이 아무리 거절 의사를 밝혀도 주민혁은 여전히 강압적이었기에 그녀는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사랑받는 사람은 언제나 이렇게 두려움이 없지.’한때는 주민혁을 진심으로 사랑했다.그런데 지금 그는 이렇게 잔인하게 최수빈을 짓밟아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더 이상 말해봐야 소용없다는 걸 최수빈은 너무 잘 알았다.주민혁은 한번 정한 건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이자 냉혹하게 단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었다.지금은 이혼 합의서를 무기로 최수빈을 붙들고 있으니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과는 같을 터였다.굳이 여기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었기에 그녀는 한마디 말도 없이 몸을 돌려 떠났다.그 뒷모습은 냉담하고도 무심했다.하지만 주민혁의 눈에는 그저 투정 부리다 문 닫고 나가는 어린아이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그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한편, 천공 연구원의 프로젝트는 요즘 유난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최수빈은 창가에 앉아 짙은 녹음으로 가득한 바깥 풍경을 바라봤다.오늘따라 햇살은 따사롭고 매미 소리마저 유난히 선명했다.시끄럽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이 놓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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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계약 외에도 할 말이 있어.”뚝!...전화를 끊는 소리가 들리자 최수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마음속으로는 수천 번도 더 거절하고 싶었지만 결국 택시를 잡아타고 신혼집으로 향했다.어쨌든 지금 그 집의 주인은 주민혁이었고 게다가 그는 두 배의 금액을 지급했다.무엇과도 맞설 수 있지만 돈과는 맞설 수 없었다.더군다나 그렇게 오래 내놓아도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던 집이 아니던가.집에 도착했을 때, 문을 연 건 장수미였다.거실 한편에서 주시후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아이는 고개를 들어 최수빈을 보더니 얼굴을 찌푸렸다.“제가 말했죠. 여긴 내 집이라고.”어린아이 특유의 미숙한 억양 속에도 또렷한 배척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주시후는 콧방귀를 뀌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마치 최수빈이 공기라도 된 듯.“왔어?”이층 난간에 서 있던 주민혁의 목소리가 들렸다.실크 소재의 홈웨어 차림, 느긋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흘렀다.“서재로 와. 계약서는 준비돼 있어. 사인하면 바로 계좌로 입금할 거야.”그의 눈빛에는 별다른 감정이 묻어나지 않았다.최수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서재로 걸음을 옮겼다.탁자 위에 놓인 계약서를 집어 들자 주민혁은 가죽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담담히 던졌다.“확인해.”그녀는 고개를 숙여 계약서를 훑었다.이 상황이 참 우스웠다.한 번은 최수빈 앞으로 넘어왔던 집은 이제 다시 주민혁의 이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결국 이 모든 건, 박하린과 주시후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복수에 지나지 않았다.최수빈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서명했다.“박하린이 천공 연구원에서 너한테 무슨 잘못이라도 했어?”평범한 대화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그 속엔 명백한 추궁이 담겨 있었다.“그건 회사 고위진의 결정이에요. 이미 해고된 일에 대해 저한테 따져 묻는 건 상대를 잘못 찾은 거겠죠.”최수빈은 펜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차라리 직접 물어보시죠. 회사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주민혁은 잠시 최수빈을 쳐다봤으나 끝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210화

    “네?”진승우는 깜짝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하지만 곧 차분히 생각한 뒤, 그는 이미 답은 뻔하다는 듯 낮게 중얼거렸다.“분명 최수빈 씨 짓이에요.”박하린의 얼굴은 내내 굳어 있었다.천공 연구원이 정말 자신을 잘라낼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고 이 모든 게 입사 첫날에 벌어진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그저 맡겨진 일에 불만을 표시했을 뿐인데, 자기 같은 인재를 보조로 쓰는 건 능력 낭비라고 느꼈을 뿐인데 결국 돌아온 건 해고였다.“하린아, 그렇게 기분 상해할 필요 없어.”주민혁의 목소리는 차분했다.“네 능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어. 다만 어떤 사람에게 괜히 찍혔을 뿐이지. 육 대표님도 결국 오늘 결정을 후회하게 될 거야.”그의 말은 단호했다.“최수빈 때문에 널 내친 건 정말 어리석은 수야. 네가 빛날 무대는 다른 데 얼마든지 있어. 천공 연구원 따위에 얽매일 필요 없어. 그런 불공평한 조직은 애초에 그릇이 작을 수밖에 없지.”진승우 역시 얼굴을 찌푸리며 맞장구쳤다.“맞아요. 저 회사는 더 이상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건 불가능합니다. 기껏해야 이 정도가 한계일 거예요.”박하린은 미간을 찌푸렸지만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천공 연구원은 실력보다 ‘배경’이 지배하는 곳이었다.최수빈이 등에 업은 건, 다름 아닌 회사의 최대 주주.그렇다면 진 건 능력이 아니라 그 뒷배였다.그리고 그녀의 자존심은 무릎 꿇고 돌아갈 만큼 낮지 않았다.박하린의 입꼬리는 서서히 올라갔다.“천공 연구원은 저를 잃은 대가가 얼마나 큰지 곧 알게 될 거야.”그녀는 휴대폰 화면을 닫으며 담담히 말했다.“능력이 아닌 관계로 돌아가는 회사라면 오래 못 가. 나는 잘린 게 아니라 스스로 나온 거야.”주민혁이 고개를 들어 박하린을 보며 물었다.“정말 후회 안 해?”“응.”박하린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민혁 오빠, 나 때문에 천공 연구원에 따질 필요 없어. 그런 분위기 속에서라면 나도 머물 이유가 없어.”그러자 진승우가 옆에서 피식 웃음을 터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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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하지만 이렇게 비전문적인 일은 제 능력에 대한 모욕이에요. 저는 못 합니다.”박하린은 최수빈의 말을 잘라버리더니 아예 일을 거부해 버렸다.지각으로 시작해 회의에서의 태도, 그리고 이제는 업무 자체를 거부까지 더해 최수빈은 이미 세 번이나 참고 넘겨왔다.하지만 참을 인도 세 번만 새기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만족하지 못하시겠다면 그만두시면 됩니다.”최수빈은 서류를 도로 뺏어 들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박하린을 마주 봤다.“여기 오는 걸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기술부엔 인재가 넘쳐나요. 당신이 있든 없든 아무 상관 없습니다.”잠시 멈췄던 그녀의 목소리가 이번엔 더 단호하게 떨어졌다.“당신의 태도를 근거로 전 박하린 씨를 해고할 권한이 있습니다.”박하린은 순간 귀를 의심했다.‘이 회사 대표는 육민성 씨 아닌가? 왜 최수빈 씨가 마음대로 자를 수 있는 거지?’“뭐라고요? 최수빈 씨는 무슨 권한으로 저를 해고하는 거죠?”박하린이 벌떡 일어나 그녀를 노려봤다.“최수빈 씨 따위가 감히 저를요? 앞으로 누가 이 회사에 더 큰 기여를 할지... 육 대표님이 잘 아실 겁니다.”그렇지만 최수빈은 담담히 서류를 옆 동료에게 건네며 손목에 있는 시계를 가볍게 확인했다.“그렇게 생각한다면 두고 보죠. 제가 자를 수 있는지 없는지.”짧고 단호한 말과 함께 그녀는 자리를 박차고 회의실을 나갔다.지금은 프로젝트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일부러 박하린을 괴롭힐 겨를도 없었다.괜한 잡음으로 시간을 낭비할 이유가 없었으니까.박하린은 그런 최수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인맥을 통해 들어왔으면서 되게 당당하네.”그녀는 그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 시각, 육민성은 막 협력사와의 화상 회의를 끝낸 참이었다.그때 최수빈의 전화가 걸려 왔다.짧고 간단하게 상황을 전한 뒤, 그녀는 담담히 말했다.“박하린 씨는 자존심만 높아요. 제가 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맡긴 일마다 대충 흘려보내고 기술부장이 아니면 만족 못 하는 태도, 그건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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