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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Author: 수리춘
유민영은 곧장 샛방을 깨끗이 청소하고, 힘을 들여 원래 있던 침상을 안으로 옮겼다.

이 모든 일을 마치고 나니 허리와 등이 쑤시고 아팠다. 게다가 밤을 꼬박 샌 탓에, 베개에 머리가 닿자마자 영아를 꼭 끌어안고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깊게 잠이 들었는지, 해가 서쪽으로 기울 무렵에야 비로소 잠에서 깨어났다.

품에 안긴 딸도 뺨이 발그레해진 채 곤히 자고 있었다. 울거나 보채는 일도 전혀 없었다.

그날 이후로 유민영은 딸과 함께 샛방에 정착했다.

정란원으로 가기 전에는 영아에게 젖을 배불리 먹여 밤에 깨서 울지 않도록 했다.

유민영은 젖양이 풍부했고, 저택 주방에서 지어 올린 보양식도 효험이 있어 두 아이를 동시에 수유해도 도리어 젖이 불어 가슴이 팽팽해지곤 했다.

날이 하루하루 흐르면서 유민영도 점차 저택 안의 내력을 대강 파악하게 됐다.

유국공과 국공 부인은 금실이 몹시 좋아 첩을 두지 않았다. 이는 권세 높은 귀족 가문에서는 정말 보기 드문 일이었다.

국공 부인 슬하에는 오직 친딸 하나만이 있었으니, 바로 넷째 소저 배연우였다.

나머지 세 공자는 모두 유국공이 젊은 시절 거두어 기른 양자들이었다.

몇 년 전 국공 나으리께서는 저택 사람들을 불러 모아놓고, 향후 작위는 세 양자 중 현명한 자를 골라 세우겠다고 공언하셨다.

과연 누가 유국공부의 중책을 맡느냐에 따라 미래의 국공이 결정될 것이었다.

세 양자는 모두 용모가 빼어나고 풍채가 출중했으나, 성품은 저마다 달랐다.

나이가 가장 많은 양자가 바로 배정현이었다. 현재 형부에서 관직을 맡아 전도가 유망했으며 성품이 침착하고 엄숙하여 제법 국공 나으리와 닮아 있었다.

그의 부인인 은정서, 즉 유민영이 지금 모시고 있는 대부인은 온화하고 단아했다.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양자인 배지욱은 이부에서 관직을 맡고 있었고 이미 혼인을 올린 상태였다.

그의 부인은 임씨 가문의 귀한 따님 임지유로, 이 이부인 역시 성품이 유순하다고 들었다.

다만 가문에 들어온 지 이 년이 지나도록 아직 아이를 낳지 못해, 암암리에 의원을 찾고 약을 지어 오는 일이 적지 않았다.

가장 나이 어린 양자 배유준은 아직 성년이 되지 못했으나, 듣자 하니 올해 안에는 관례를 치를 모양이었다.

그는 풋풋한 사내아이로, 아직 관직에 오르지 않고 국자감에서 학업에 정진하는 중이었다.

넷째 배연우는 국공 부부의 유일한 적녀라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늘 탕약을 달고 살았으며, 지금까지도 혼처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러한 관계들을 파악하고 나니, 유민영은 어마어마하게 큰 유국공부에 대해 흐릿하나마 윤곽을 그릴 수 있었다. 향후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해 결례를 범하는 일은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어느 날 저녁, 세 유모가 식사를 하고 있는데 전 어멈이 갑자기 뛰어 들어와 그들을 재촉했다.

“먹고, 먹고, 또 먹기만 하는구나! 먹을 줄만 알지! 어서 나를 따라 앞마당으로 집합하거라, 서두르지 못해!”

유민영은 서둘러 남은 몇 숟갈을 입에 밀어 넣었다. 이따가 소공자님을 돌보려면 배를 채워 힘을 비축해야 했기 때문이다.

세 사람은 유우헌을 나섰고, 모두 멍한 얼굴로 다른 하인들과 함께 앞마당으로 물밀듯이 향했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앞마당의 널찍한 정원에는 이미 검은 인파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거의 온 저택의 노비들이 거의 다 소집된 듯싶었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연한 청록빛의 얇은 옷을 입은 한 시녀가 두 명의 하인에 의해 긴 의자에 엎어져 있었다. 옷은 너덜거리고 머리채는 산발이 되어 있었다.

다른 두 하인은 사발 굵기만 한 곤장을 들고 그녀의 허리와 엉덩이에 사정없이 내리쳤다.

그 시녀는 고통에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 눈물과 콧물을 쏟아내며 연신 비명을 지르고 애걸복걸했다.

“‘셋째 나으리, 셋째 나으리! 소인이 잘못했습니다! 나으리 제발 살려 주십시오—”

유민영은 시녀가 울부짖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처마 밑 그늘에는 자단목으로 만든 태사 의자가 놓여 있었고, 거기에 한 사내가 느긋하게 기대어 앉아 있었다.

그 사내는 붉은 비단 장포를 입고 있었는데, 옷자락에 금색 구름 무늬가 수놓여 있었다. 옥비녀로 검은 머리를 틀어 올려 넓은 이마와 출중한 얼굴이 드러났다.

눈썹과 눈매는 가늘고 길었으며 눈꼬리는 위로 올라가 있었고, 코는 우뚝 솟아 있었다.

분명 짙고 화려한 진홍색 의복이라 어지간한 사람이 입었다면 그 색에 기가 눌리기 십상이었겠으나, 유국공부의 셋째 나으리에게만큼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매질 소리와 처절한 비명소리가 뒤섞이는 동안, 아랫사람들은 숨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얼어붙어 있었다.

배유준 옆에서 곁에 공손히 서 있던 관사가 앞으로 걸어 나오며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모두 눈을 크게 뜨고 똑똑히 보아라! 이 천한 년이 감히 대담하게도 셋째 나으리께서 연회 중에 술기운이 약간 오르신 틈을 타, 침상으로 기어드는 추잡한 짓을 벌였다!”

“저택의 가법에 따라, 이렇듯 못된 마음을 품은 자는 곤장 오십 대의 중형에 처한 뒤 저택 밖으로 쫓아내 팔아버릴 것이다!”

배유준이 집안의 노비들을 전부 불러 모은 목적 역시 본보기를 보여 경고하기 위함이었다.

그가 곧 성년이 되는 터라, 딴마음을 품은 계집종들 가운데 어떻게든 그의 잠자리로 파고들려는 자가 적지 않았다. 오늘 일은 그들에게 제대로 된 경고가 될 터였다.

그러나 오십 대의 매가 채 끝나기도 전에, 긴 의자에 엎어진 연한 청록빛 옷의 시녀는 숨이 끊어지고 말았다.

피가 비칠 듯 얇은 옷을 흠뻑 적시고 돌바닥 위로 뚝뚝 떨어지며 눈이 시리도록 붉은 핏길을 그리며 번져 나갔다.

피는 벽돌 틈새를 따라 사방으로 흘렀고, 마침내 한 줄기가 유민영의 발치까지 흘러들었다.

유민영은 발을 황급히 뒤로 빼며 피했다. 위장 속이 한바탕 뒤집어지는 듯한 구역질을 느꼈다.

살아 숨 쉬던 사람이 이렇게 매를 맞아 허망하게 죽었단 말인가?

노비들 무리 속에서 누군가 움직이는 그림자가 보이자 배유준이 눈을 가늘게 떠 훑어보았다. 그러나 사람 수가 너무 많아 검은 머리통만 어렴풋이 보일 뿐이라 곧 시선을 거두었다.

유민영의 머릿속은 완전히 하얗게 비었다. 셋째 나으리가 언제 사람들을 해산시켰는지조차 몰랐다.

마음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출세를 노린다느니, 분수에 맞지 않는 욕심이라느니 하는 말들은 이제 그녀와 아무 상관도 없었다.

그저 본분을 충실히 지켜 소공자님께 젖을 잘 먹이고, 제때 월급을 받아 은자를 모아 딸을 키우기만 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하루가 다르게 요동치는 이 저택 안의 정세에 조금도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

정신을 잃은 채로 유우헌으로 돌아가자, 전 어멈도 뒤따라 들어와 그들을 다그쳤다.

“모두 똑똑히 보았겠지? 우리 유국공부의 가풍은 청렴하고 바르며, 국공 나으리와 부인께서 몸소 모범을 보이시니 세 나으리의 처소에는 지금까지 통방(通房: 주인과 잠자리를 함께할 수 있는 시녀)이나 첩실이 단 한 명도 없다. 이래야 진짜 명문 세가의 품격 아니겠느냐!"

“너희가 저택에 들어와 소임을 맡은 이상, 품지 말아야 할 추잡한 마음들은 싹 거두어들이거라. 만약 누군가 간이 부어올라 저 천한 것의 전철을 밟으려 든다면……"

그녀는 말을 멈추고 칼날 같은 눈빛을 던졌다.

“방금 전 그 시녀의 최후가 너희의 앞날이 될 줄 알거라! 다들 알아들었느냐!?”

유민영과 두 유모는 두려움에 떨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어멈.”

앞마당의 소란이 종결되었으나, 유민영이 맡은 밤 근무는 여전히 수행해야 했다.

그녀는 소공자님 곁을 지키며 침상 옆 의자에 앉았지만, 마음속은 겉보기만큼 평온하지 않았다.

조금 전 목격한 그 참혹한 광경이 아직도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녀는 평화롭고 평온한 현대 시대에서 온 사람이었다. 이토록 사람 목숨을 파리 잡듯 처단하는 잔혹함을 어찌 평온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스스로 본분만 지키면 안전할 것이라 끊임없이 주문을 외웠으나, 죽음과 대면했던 충격과 공포는 여전히 그녀의 마음을 불안하게 했다.

침상 위의 배엽헌도 유모의 불안을 감지했는지, 몸을 뒤틀며 입술을 삐쭉거리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유민영은 곧바로 정신을 가다듬고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며 아이에게 젖을 물렸다.

어린것은 익숙한 온기를 찾아내자 이내 힘차게 빨기 시작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오직 아이에게만 온 신경을 쏟아부었다.

그 때문에 창문 너머로 누군가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다는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엽이를 배불리 먹이고 능숙하게 등을 두드려 트림을 시킨 뒤, 아이를 다시 침상에 뉘어 잠재우고 돌아선 그 순간.

휘장 밖에는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훤칠하고 당당한 그림자가 소리도 없이 드리워져 있었다. 그 모습을 발견한 유민영은 화들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 사내가 휘장을 걷어 올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유민영은 그가 누군지 알아보고 굽혀 인사했다.

"첫째 나으리.”

문밖에 밤을 새우는 시녀가 있지 않았던가? 나으리가 안으로 드시는 동안 어찌 이토록 인기척 하나 없었단 말인가?

배정현이 다가서며 물었다.

“엽이는 잠들었느냐?”

“나으리께 고합니다. 소공자님께서는 젖을 드시고 막 잠에 드셨습니다.”

배정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형부에서 여러 해 관직 생활하며 갈고 닦은 통찰력으로, 그는 단번에 그녀의 마음속 불안을 알아차렸다.

“저택 안에 혹시 부족한 것이 있거나 필요한 것이 있다면 바로 하인들에게 말해라.”

그 목소리는 담담하여 마치 사무적인 당부처럼 들렸다.

잠시 뜸을 들이던 배정현이 다시 덧붙였다.

“유모의 상태가 평안해야 아이를 잘 돌볼 수 있는 법이다.”

이 첫째 나으리는 겉보기엔 얼음장처럼 차가워도, 속은 제법 깊은 사람인 듯했다.

"나으리께서는 염려 마십시오. 소인이 정성을 다해 소공자님를 보살피겠습니다."

배정현은 가벼운 대답만 남기고 아무 말 없이 올 때처럼 조용히 자리를 떴다.

그가 완전히 떠난 것을 확인하고서야 유민영은 가늘게 숨을 몰아쉬었다.

이 유국공부의 큰 나으리가 뿜어내는 기는 어찌나 강력한지, 매번 마주할 때마다 저도 모르게 긴장이 되곤 했다.

그러나 배정현이 밤마다 아이를 보러 오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유민영도 점차 몇 가지 규칙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큰 나으리는 공무가 극도로 바빠서, 늘 밤이 깊고 인적이 드문 시간에야 저택으로 돌아왔다.

그럼에도 자식에 대한 애정이 극진하여, 아무리 늦은 시각일지라도 귀가하자마자 가장 먼저 행하는 일은 반드시 정란원으로 발걸음을 하여 곤히 잠든 아들의 안색을 살피는 것이었다.

이토록 핏줄을 끔찍이 아끼고 염려하는 이라면, 필시 대부인과의 부부 금슬 또한 대단히 깊고 애틋할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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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민영과 배정현의 시선이 마주쳤다. 공기가 그대로 얼어붙은 듯 했다.유민영은 머릿속이 얼마간 새하얘졌다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첫째 나으리께서 분명 자신을 대부인 마님로 착각하신 것이 틀림 없었다!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한낱 유모에게 이토록 선을 넘는 친밀한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유민영은 몇 걸음 물러나 그의 팔에서 벗어나며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첫째 나으리, 용서해 주십시오. 소인은 나으리께서 오신 줄 미처 몰랐습니다.”방금 전 손끝에 남은 따스한 감촉과 코끝에 맴도는 은은한 젖내에, 배정현은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그는 방금 자신이 한 행동을 스스로도 설명할 수 없었다. 결국 시선을 피하듯 돌려, 글상 위에 놓인 장부를 바라보았다."이걸 네가 정리한 것이냐?"유민영은 감히 제 공을 내세우지 않고, 대부분의 공을 은정서에게 돌렸다. "소인이 장부 정리를 조금 배운 적이 있어, 대부인 마님께서 집안일을 돌보느라 바쁘시고 장부를 보실 때마다 머리 아파하시는 것을 보고 자청하여 조금 거들었을 뿐입니다. 그것도 마님께서 부족한 소인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여러 가지를 가르쳐 주신 덕분입니다.”배정현은 그 말을 듣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시선은 여전히 글상에 머물러 있었다. 그 장부들은 그가 예전에 보았던 것들보다 훨씬 더 명확하고 알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다.예전 은씨의 방식과는 전혀 달랐다.유민영은 고개를 한껏 숙이고 있었다. 그러다 곁눈질로 문 쪽을 살피는 순간, 연분홍빛 치맛자락 한 자락이 스치듯 사라졌다.아까 뒷간에 다녀온다던 그 시녀였다.그 순간, 유민영의 머릿속에 한 가지 가능성이 번뜩 스쳤다.그 시녀가 돌아온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방금의 그 아찔한 장면을 혹시 보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만약 그 일이 퍼져 나가, 한낱 유모인 자신이 첫째 나으리를 유혹했다는 말이 돌기라도 한다면, 입이 열 개라도 해명할 수 없었다.가볍게는 쫓겨날 것이고, 심하면 목숨조차 보전하기 어려웠다.위태로운 순간, 유민영의 머릿속에 문득

  • 쫓겨난 유모, 유국공부를 접수하다   제25화

    “대부인 마님께 아뢰옵니다. 소인의 이웃 중에 상점에서 장부를 보는 서생이 있었습니다. 곁에서 보고 들은 것이 많다 보니, 겉핥기로나마 조금씩 기억해 둔 것뿐입니다.”은정서는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감탄하며 말했다. “너를 그저 유모로만 두기엔 좀 아깝구나.”유민영은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 왔음을 짐작했다.“대부인 마님, 과찬이십니다. 소인은 감히 그런 말씀을 받을 수 없습니다. 마님께서 거두어 주신 덕분에 이 저택 안에 몸 둘 곳을 얻고, 소공자님께 젖을 먹여 키울 수 있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하늘 같은 복입니다. 그저 훗날에도 계속 저택에 남아 밥벌이를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은정서가 어찌 그 말에 담긴 속뜻을 알아차리지 못하겠는가.방금 유민영이 보여 준 셈 솜씨와, 평소 엽이를 정성껏 돌보던 모습을 떠올린 은정서는 옅게 웃었다.“넌 참 괜찮은 사람이다. 마음가짐도 바르고 매사에 정성을 다할 줄 알지. 걱정 마라. 훗날 엽이가 젖을 떼게 되더라도, 저택에서 네 앞날을 모른 척하지는 않을 것이다.”그 말은 분명한 약속이나 다름없었다!가슴 한편을 짓누르던 불안이 그제야 조금 가라앉았다. 유민영은 저도 모르게 무릎을 굽혔다.“감사합니다, 마님! 반드시 이 은혜를 잊지 않고 갚겠습니다!”그날 대부인 앞에서 장부를 계산하는 솜씨를 보인 뒤, 유민영의 소임에 은근한 변화가 생겼다.소공자 배엽헌을 돌보는 일 외에도, 은정서의 뜻에 따라 밀린 재산 장부를 정리하고 계산하는 일을 돕게 된 것이다.쉴 틈은 줄었지만, 유민영은 오히려 달게 여겼다.그녀는 장부 양식을 새로 손보았다. 수입과 지출 항목을 종류별로 나누어 정리하니, 훨씬 또렷하고 보기 쉬워졌다.또 은정서에게 보조 장부를 따로 두어 외상 거래와 재고 변동을 별도로 기록하자고 권했다.은정서도 처음엔 그저 시험 삼아 맡겨 보자는 마음이었기에, 유민영이 정리한 것도 직접 다시 점검하곤 했다.그러나 결과를 본 뒤에는 감탄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침내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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