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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처음으로 맞선 딸

Author: 화니보스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6-03 16:49:30

"도현 씨."

윤서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도서관 안.

사람들이 힐끔거리는데도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시선은 오직 강도현의 상처에 고정되어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도현은 잠시 말을 아꼈다.

그리고 억지로 웃어 보였다.

"별일 아닙니다."

"그게 별일 아닌 얼굴이에요?"

서연의 눈가가 붉어졌다.

그 모습에 도현은 괜히 시선을 피했다.

누군가 자신을 걱정해주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특히 이렇게까지.

"정말 괜찮습니다."

"거짓말."

짧은 한마디.

도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

잠시 후.

도서관 밖 벤치.

서연은 약국에서 사 온 연고를 꺼냈다.

"가만히 계세요."

"제가 할 수 있습니다."

"싫어요."

단호한 목소리.

도현은 결국 가만히 앉아 있었다.

서연은 조심스럽게 그의 입술 옆 상처에 연고를 발랐다.

손끝이 살짝 닿을 때마다 이상하게 심장이 빨라졌다.

도현도.

서연도.

둘 다 평소와 다르게 말을 아꼈다.

너무 가까웠기 때문이다.

"아프죠?"

"별로."

"또 거짓말."

서연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도현 씨는 왜 맨날 괜찮다고만 해요?"

도현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말했다.

"걱정할까 봐."

순간.

서연의 손이 멈췄다.

심장이 크게 뛰었다.

도현도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뒤늦게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두 사람 사이에 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

그날 저녁.

윤가 저택.

윤서연은 식탁에 앉아 있었다.

평소 같으면 조용히 식사를 마쳤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아버지."

윤태성이 포크를 내려놓았다.

"무슨 일이냐."

"강도현 씨 이야기입니다."

순간.

식당 안 공기가 무거워졌다.

집사들도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윤태성은 태연하게 물었다.

"그 평민이 왜?"

서연은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정말 모르십니까?"

윤태성은 대답하지 않았다.

"도현 씨가 다쳤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하신 겁니까?"

순간 정적.

집사들조차 숨을 죽였다.

*

윤태성은 천천히 물잔을 내려놓았다.

"내가?"

"아니면 아버지 밑에 있는 사람들이."

서연의 목소리는 흔들렸지만 시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처음이었다.

이렇게까지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윤태성은 잠시 딸을 바라봤다.

그리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다."

서연은 순간 당황했다.

거짓말하는 눈이 아니었다.

"정말입니까?"

"나는 반대한다."

윤태성은 분명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런 비열한 짓은 하지 않는다."

서연은 처음으로 혼란스러워졌다.

*

한편.

같은 시각.

도현은 집으로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검은 카드를 꺼냈다.

윤가 경호실.

손가락으로 카드 모서리를 문지르던 그가 피식 웃었다.

"대체 누구입니까."

윤태성?

아니면 다른 사람?

확실한 건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휴대전화가 울렸다.

[윤서연]

도현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올랐다.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잠시 침묵.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보고 싶어요."

순간.

도현의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

서연도 자신의 말을 듣고 놀랐다.

너무 충동적이었다.

당황한 나머지 급히 말을 이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

"오늘 괜찮은지 궁금해서..."

도현은 웃음을 참았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저도요."

짧은 한마디.

하지만 그 의미는 충분했다.

전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

이상하게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했다.

*

전화를 끊은 후.

서연은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봤다.

얼굴이 뜨거웠다.

'보고 싶어요.'

생각 없이 튀어나온 말이었다.

그런데.

후회는 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강도현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

같은 시각.

윤태성의 집무실.

비서실장이 조심스럽게 들어왔다.

"가주님."

"말해."

"중국 쪽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윤태성의 눈빛이 변했다.

"중국?"

"예."

비서실장은 서류를 건넸다.

"최근 급성장 중인 투자회사인데..."

윤태성은 무심코 서류를 넘겼다.

그리고 멈칫했다.

회사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조선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거대 자본.

앞으로 수십 화 뒤.

강도현의 운명을 바꿀 나라.

중국이었다.

- 10화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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