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5화

Penulis: 리치 사랑
안다혜는 차분하게 말했다.

“걱정 마세요. 전 진우랑 끝냈어요. 앞으로 제가 안씨 가문을 이끌어 가려면 결혼 생활이 안정적이어야 하니까 제가 싫어하지 않는 사람으로 고를게요.”

김미진은 그녀와 서진우의 관계를 반대했다.

사랑에 눈이 멀어 판단력이 흐려진 것도 못마땅했고 서씨 가문과 안씨 가문이 경쟁 관계라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록 서씨 가문은 안씨 가문보다 규모는 작지만 어쨌든 적이었다.

사실 김미진은 결혼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았고 안소현만큼 안다혜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김미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안다혜를 잠시 살펴보았다.

“좋아.”

그녀가 말했다.

“네가 직접 고르도록 해. 하지만 약속은 약속이야, 다혜야. 나를 실망시키지 마라.”

안다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미진은 바빠서 위층으로 올라갔고 거실에는 안소현이랑 안다혜만 남았다.

두 사람은 자매라고 불렸지만 사이는 좋지 않았다.

안소현은 김미진이 비싼 값에 사준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비웃었다.

“다혜야, 설마 네가 종혁 오빠보다 좋은 남자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이 바닥에서 네가 서진우 때문에 격 떨어지는 짓을 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야. 그러니 누가 널 아내로 맞이하고 싶어 하겠어?”

서씨 가문과 안씨 가문은 다른 계층이었다.

하지만 민성에서는 안다혜가 다른 남자와 놀아났다는 소문이 쫙 퍼져 있었다.

안다혜는 안소현을 흘끗 보았다.

사실 그녀는 이 언니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심지어 허종혁이 파혼을 선언했을 때, 그녀는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안소현은 그녀에게 늘 악의를 품고 있었다.

“허종혁?”

안다혜는 눈썹을 치켜뜨고 비웃으며 말했다.

“네가 좋아하면 데리고 살아. 그런데 초연이 말로는 걔 딴 데서 여자 많이 만난다던데. 언니, 정기 검진 꼭 받게 해.”

“너...”

안소현은 그녀의 말에 화가 나서 가슴이 들썩였다.

그녀는 자신과 안다혜가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김미진은 안다혜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다정했다. 그것은 기대가 크면 요구도 높은 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왜? 왜 안다혜는 안씨 가문을 물려받을 수 있는데 나는 안 되는 걸까? 단지 내가 안씨 가문의 양녀이기 때문에?’

안다혜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안소현의 눈빛은 어둡고 불만스러웠다.

안다혜는 안소현의 기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안다혜의 소식을 들은 친구들은 앞다투어 그녀에게 맞선 상대를 소개해 주려고 했다.

3일 동안 안다혜는 여러 사람을 만났다.

하지만 모두 시큰둥했다.

그녀가 자리를 뜨려는 순간, 저 멀리서 심서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안다혜 씨, 여기서 만나네요.”

그녀는 서진우의 팔짱을 끼고 있었고 비싼 명품 옷을 입고 있었는데 여전히 온화하고 얌전한 모습이었다.

서진우는 그녀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예전과 달라 보였다.

화려한 화장에 붉은 입술과 검은 머리, 나른하고 자유분방한 눈빛은 당돌하고 제멋대로였다.

예전이랑 완전 달랐다.

“네가 여긴 왜 있어?”

서진우는 그런 생각을 떨쳐 내고 차갑게 물었다.

이 레스토랑은 회원제였기에 안다혜 같은 신분은 여기에 올 수 없었다.

안다혜는 재미있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내가 왜 여기 있으면 안 되지?”

“안다혜 씨는 여기서 알바해요?”

심서아는 웃으면서 동정하는 척 말했다.

“여기 월급은 많이 주지만 안다혜 씨는 명문대 졸업생인데 돈 때문에 여기서 서빙하는 건 좀...”

“서빙하는 게 뭐 어때서요?”

안다혜는 심서아가 입고 있는 수십만 원 짜리 옷을 흘끗 보고 무심하게 말했다.

“남자한테 기대서 사는 것보다 내가 벌어서 쓰는 게 낫죠.”

심서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애처롭게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서진우는 짜증 내면서 말했다.

“내가 내 여자한테 돈 쓰는 게 뭐가 어때서? 헤어질 때 2억을 줬는데 네가 거절했잖아. 안다혜, 너 같은 서비스 태도로 여기서 일할 자격이 돼?”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매니저를 불렀다. 옆에 있던 심서아는 조용히 안다혜를 바라보았다.

안다혜는 두 사람을 보고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만약 그녀가 정말 갓 졸업한 가난한 대학생이었다면 서진우의 행동은 그녀의 직장을 잃게 만들고 힘든 삶을 더 힘들게 만드는 짓이었다.

심서아는 그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서진우가 안다혜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첫사랑도 별거 아니네.’

곧 매니저가 왔다.

“이 알바생 태도가 별로네요. 더 이상 여기서 일하게 해서는 안 돼요.”

서진우는 차갑게 말했다.

매니저는 당황하며 황급히 해명했다.

“오해하신 것 같습니다. 안다혜 씨는 저희 고급 회원이시지 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알바생이 아니십니다.”

“네?”

서진우는 놀라 눈살을 찌푸리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안다혜가 어떻게 여기 회원이 될 수 있지? 예전에는 길거리 음식도 아까워하고 딸기도 꼭지 부분만 먹던 애가 어떻게 고급 회원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얘는 진짜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내 관심 끌려고 작정했구나.’

서진우는 완전 정떨어졌다.

“안다혜, 너 진짜 뭐 하는 거야? 나한테 다시 오려고 이러는 거야?”

안다혜는 고개 들고 빨간 입술로 딱 두 글자 말했다.

“병신.”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729화

    하지만 어린 안다혜의 모습을 바라보는 안다혜의 가슴은 미어졌다.원래 천둥을 무서워했을 뿐 아니라 나이도 아직 어리고 이제 겨우 고등학교 2학년일 뿐이었다.그런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그 작은 몸이 이불 속에서 하염없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안다혜는 붉게 물든 입술을 꽉 깨물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그녀는 이전까지 한 번도 이렇게까지 자신을 불쌍히 여겨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야 그동안 자신에게 너무 가혹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사실 자신도 그저 어린아이였다. 그런데 왜 그토록 자신에게 완벽을 강요해 왔던 걸까.다 겪는 어린 시절이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은 완전하지 않았다. 그렇게 힘겨운 나날들을 버텨온 만큼 이제는 오히려 자신을 더 아껴줘야 하지 않을까.안다혜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침대에 몸을 기댄 채 어린 시절의 자신을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큰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린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건네고 싶었다.많은 건 바라지 않았다. 단지 아주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전해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현실적이지 못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안다혜는 그렇게 하고 싶었다.어린 안다혜가 정말로 느낀 걸까, 안다혜의 위로 속에서 어린 안다혜는 천천히 안정되어 가는 듯했다.그 모습을 바라보며 안다혜 자신도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정말로 어린 안다혜가 나의 존재를 느낀 걸까?’그 생각이 들자 안다혜는 더욱 조심스레 어린 안다혜에게 다가가 꼭 껴안았다. 자신의 닿지 못할 관심이라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온기를 나누었다. 마치 두 개의 시간이 서로 충돌하는 것처럼 성인이 된 자신이 어린 자신을 치유하며 서로를 꼭 껴안은 채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주었다.다음 날 안다혜가 눈을 떴을 때, 어린 안다혜는 이미 방 안에 없었다.사실 그녀는 굳이 잠들 필요가 없었지만 지난 며칠간의 압박감이 너무 커서 잠깐 눈을 붙였다.처음엔 아무렇지 않았지만 이내 진짜로 깊은 잠에 빠졌다는 걸 깨달았다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728화

    어릴 적의 안다혜는 정말로 천둥을 무서워했지만 커가면서 조금씩 그 공포를 극복해 나갔다.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바로 지금 이 나이대가 가장 두려움을 많이 느꼈던 시기였다.‘그렇다면 엄마는 뭐 하고 있었던 걸까? 아무리 그래도 자신 역시 엄마의 자식인데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는 걸까?’그 생각이 떠오르자 안다혜의 마음은 서서히 식어갔다.이렇게까지 차별하는 게 정말 김미진이 바라는 일인 건지, 정말 자신이 김미진의 친딸이 맞는 건지 그녀는 한때 이 사실을 의심하기도 했다.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곧장 스스로 부정하게 되었다.의심할 필요조차 없이 김미진과 자기 얼굴을 비교해 보면 외모만 봐도 혈연관계라는 걸 쉽게 보아낼 수 있었다.안다혜의 얼굴은 김미진을 똑 닮았을 뿐 아니라 더 단정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었다.누가 봐도 두 사람은 엄마와 딸이었고 그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제 더는 어리석게 친모인지 아닌지를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지금 남은 문제는 단 하나였다. 김미진과 안창민 두 사람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안다혜는 꽉 쥔 주먹을 천천히 펴며 이제 그 문제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아무리 고민해도 결론이 나지 않는 일이었다. 그럴 바엔 차라리 마음속 깊이 묻어두는 게 낫다.언젠가 김미진이 스스로 말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안다혜는 김미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김미진은 누군가가 자신을 재촉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무슨 일을 처리하든 논리적이고 근거 있는 걸 좋아했고 성급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무모하다고 여기며 경멸하고는 했다.그런 이유로 김미진은 언제나 차근차근, 질서정연하게 일을 처리했다.그렇게 두 모녀는 각자의 공간에서 잠이 들었다.김미진은 하루의 피로가 쌓여 안소현을 품에 안은 채로 깊이 잠들었다.한편, 안소현은 머릿속으로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풀어갈지 생각하고 있었고 밖에서 울리는 천둥소리가 오히려 자장가처럼 들렸다.그녀는 그렇게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김미진의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727화

    그러나 천둥이 치기 시작하자 안소현이 김미진의 품속으로 파고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나 무서워요!” 김미진은 그 말에 생각을 멈추고 곧장 안소현을 끌어안았다.“괜찮아, 괜찮아. 엄마가 있잖아. 뭐가 무서워.”그녀는 안소현을 꼭 껴안고 부드럽게 달래주었다.안소현의 숨소리가 점점 고르게 변하자 김미진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시간이 너무 늦었다.김미진은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베개에 기대 그대로 잠이 들었다.그런데, 김미진이 잠든 뒤 안소현은 천천히 눈을 떴다. 짙은 어둠 속에서도 그녀는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밖에서는 천둥소리가 요란하게 울려 퍼졌지만, 그 눈빛에는 일말의 두려움도 없었다.그녀는 김미진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이렇게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았는데 자신이 연기하는 것도 김미진은 눈치채지 못했다. 참 우스운 일이었다.안소현은 사실 어릴 적부터 천둥을 무서워하는 척 연기를 했다.그 시작은 아주 사소한 계기였다.어느 날, 진짜로 천둥을 무서워하던 안다혜를 보았었다. 그때 안다혜는 천둥이 칠 때마다 온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겁을 먹었다.그래서 안소현은 그걸 흉내 내기로 했다. 자신이 무서운 척을 하면 김미진이 자신 곁에 더 머물러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럼 더 이상, 안다혜가 엄마의 사랑을 나눠 가지 못하게 된다.김미진은 한 명뿐이다. 그렇다면 엄마를 곁에 붙잡아 둘 수 있는 사람이 승자였다.어릴 적부터 안소현은 이 점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는 밤에 같은 이불 속에서 엄마와 함께 있는 그 시간은 무엇보다 강력한 유대를 형성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안소현은 그 사실을 이용했다. 그 덕에 김미진에게서 많은 애정을 얻었고 시간이 갈수록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가까워졌다.‘안다혜, 네 것이었던 건 내가 하나씩 다 빼앗을 거야. 그리고 내 것인 건 절대로 뺏기지 않을 거야.’안소현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오늘 김미진의 방에 온 것도 단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726화

    솔직히 말해서 안소현은 이런 틈을 파고드는 데 정말 능했고 다른 사람의 동정심을 이용하는 데에도 탁월했다.바로 그래서 김미진이 안다혜에게 느끼는 감정이 점점 나빠진 것이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안소현의 개입이 있었다.방으로 돌아온 김미진은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앉았다. 그러나 생각하면 할수록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자신과 안창민 사이의 원한은 지나간 세대의 일이었고 이미 오래전에 끝난 이야기였다.그렇다면 왜 그 앙금을 안다혜에게까지 끌어와야 한단 말인가, 그 아이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었다.솔직히 말해서 안다혜가 태어나지도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안다혜는 그때 태어나지도 않았을뿐더러 자신과 안창민을 부모로 선택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이 모든 책임을 어린 안다혜가 지고 있었다.안창민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이제 자신도 이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할 때가 온 듯싶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김미진의 마음은 점점 죄책감으로 무거워졌다.그녀는 지난 세월 동안 안소현에게만 마음을 쏟느라 정작 안다혜에게는 너무 많은 것을 소홀히 했다는 걸 깨달았다.특히 안창민이 아직 세상을 뜨기 전 몇 년 동안 그녀는 제대로 안다혜를 안아준 적도 거의 없었다.이제 와서 아이가 그런 질문을 던지게 될 줄이야, 이건 어쩌면 모녀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졌다는 신호일 지도 몰랐다.그 생각이 드는 순간, 김미진은 가슴이 먹먹해졌다.그녀는 벌떡 일어나 문을 확 열었는데 문 앞에는 안소현이 서 있었다.베개를 품에 안고 서 있던 안소현은 문이 열리자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김미진 또한 잠시 넋이 나갔다. 거의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었고 지금쯤이면 안소현은 자기 방에서 자고 있어야 했다.그런데 왜 여기에 와 있는 건지 의아했지만 그래도 김미진은 습관적으로 최대한 부드럽게 물었다.“소현아, 왜 그래? 지금 열두 시가 다 됐는데 내일 수업 있다며? 아직 안 자고 뭐 하고 있어?”김미진의 말투는 부드럽고 다정했다. 안다혜에게는 한 번도 보여준 적 없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725화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그 생각이 든 김미진은 안소현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안소현은 고개를 들어 김미진을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엄마, 왜 그래요?”김미진은 대답하지 않고 그저 눈을 내려다보았다. 자신과는 전혀 닮지 않은 그 얼굴을 보며 가슴 한편에서 막연한 혼란함과 거부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엄마가 좀 피곤해서 그래.”안소현은 다정하게 말했다.“엄마, 얼른 쉬어요. 저도 내일 수업 있어서 이제 자야 해요. 우리 일찍 자는 게 좋겠네요.”“그래, 네 말이 맞아. 일찍 자야지.”김미진은 이마를 짚으며 눈썹을 살짝 눌렀다. 오늘 하루는 정말이지 마치 전쟁이라도 치른 것처럼 너무 피곤했다.하지만 그 전쟁에서 과연 이긴 건지, 진 건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단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녀는 절대 안다혜를 미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다만...김미진은 시선을 떨구었다. 그녀는 단지 안다혜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을 뿐이다.특히 자신과 너무 닮은 그 얼굴을 볼 때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조차 몰랐다.설명이 필요 없이 그 얼굴만으로도 분명 자기 핏줄이라는 게 느껴졌는데 그런 아이에게 모질게 대하고 싶을 리는 없었다.하지만 안다혜가 그 남자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김미진의 마음속에는 본능적인 거부감이 솟구쳤다.그 생각만으로도 숨이 막혔다.김미진은 자신의 이런 태도가 명백하게 불공평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도무지 그 벽을 넘지 못했다.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안소현은 혼란스러워하는 듯한 김미진의 표정으로 보며 속으로는 오히려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엄마 마음속에는 도대체 무슨 생각이 있는 걸까? 혹시 이제 와서 안다혜를 달래주지 않은 걸 후회하고 있는 건가?’하지만 이미 늦었고 안다혜는 완전히 상처받은 상태였다.안다혜가 그 질문을 했을 때부터 김미진은 안다혜가 사랑을

  •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제724화

    때때로 당사자보다 곁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더 상황을 파악하기 쉬운 법이다.안소현은 이미 김미진의 마음을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사실 그녀도 왜 김미진은 분명 안다혜를 신경 쓰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는 건지 궁금했다.이 점만큼은 아무리 관찰해봐도 김미진의 진심을 이해할 수 없었다.안소현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예를 들어 혹시 안다혜가 김미진의 친딸이 아닌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르자마자 곧바로 부정해버렸다.안다혜와 김미진은 너무도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안다혜는 김미진의 장점만 쏙쏙 빼닮은 그야말로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고 할 만했다.그녀는 전체적으로 정교하고 아름다워 꼭 인형 같은 느낌이었다.어릴 적부터 안소현은 그런 안다혜의 외모가 몹시 부러웠다. 도대체 어떤 유전자가 그렇게 작용한 건지, 안다혜는 김미진을 닮은 것도 모자라 예쁜 부분만 골라 닮았다.이건 지금까지도 안소현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둘 다 김미진의 친딸인데 왜 자신은 김미진과 닮지 않은 건지 분했다.그리고 왜 김미진은 두 딸을 차별하는 건지 여전히 미스터리였다.안소현은 김미진이 같은 말을 두 번 되풀이하는 걸 보고 그저 가볍게 미소 지었다.“네, 엄마, 알겠어요.”그리고는 얌전하게 덧붙였다.“동생이 아직 어려서 그런 거겠죠. 저희도 다 이해해줍시다. 누구나 다 어릴 땐 그런 시기가 있잖아요.”그 말을 들은 김미진은 마음이 한결 놓였다.그녀는 안소현의 어깨를 감싸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소현아, 역시 우리 딸이 제일 엄마 마음을 잘 알아주는구나. 엄마 마음속에서 넌 언제나 소중한 존재야.”안소현은 온순한 딸의 모습을 하며 자연스럽게 김미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미소를 지었다.그 작은 행동 하나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한층 더 가까워졌지만, 안소현의 마음속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그녀는 김미진이 여전히 안다혜를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