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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성철의 부하가 움직인 것을 보자 겁이 많은 사람들은 눈을 막으면서 이 피비린내 나는 장면을 감히 보지 못했다.

성철은 부하를 막지 않았다. 자신이 죽을 거라고 계속 말하던 사람이 어떻게 죽는지 보고 싶었다.

하지만 시퍼런 칼이 서준의 팔에 닿으려 할 때 그는 움직였다.

서준은 손을 내밀어 두 손가락으로 칼을 잡았는데 아주 안정적이었다.

성철의 부하는 덩치도 컸고 키도 190이 넘었다. 몸엔 근육이 단단히 잡혀있었는데 마치 큰 돌덩이 같았다. 그러니 그의 힘은 비리비리한 서준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서준은 두 손가락으로 그의 목숨을 앗아갈 뻔한 칼을 허공에 멈추게 했다.

다들 입을 크게 벌렸고 성철도 제법 놀란 듯했다.

젊었을 적 성철이라 해도 두 손가락으로 칼을 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감히 나한테 칼을 휘두르다니, 죽지 못해서 안달이네요.”

서준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가락을 세게 튕겼다.

펑!

큰 소리 후 칼은 절반으로 갈라졌다.

성철의 그 부하는 연이어 뒤로 물러서면서 탁자에 부딪혔다. 그때야 간신히 힘을 빼고 제대로 섰다.

그때 그는 자신의 손이 찢기면서 선홍색 피가 용솟는 것을 발견했다.

성철의 눈동자는 미세하게 떨렸다. 그는 서늘하게 말했다.

“좀 배운 놈이구나. 그러니까 이렇게 날뛰는군.”

“하지만 넌 상대를 잘 못 골랐어!”

성철이 손을 쓸 거라고 생각한 찰나, 그의 머리 위에 달려 있던 샹들리에가 예고 없이 떨어졌다.

이 위기의 순간에 성철의 부하 한 명이 힘껏 그를 밀어냈다.

결국 이 부하는 성철 대신 떨어지는 샹들리에에 맞아 핏덩이로 되었다.

서준도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순간 아직 경악 속에서 헤매고 있던 사연을 안고 새처럼 뒤로 몸을 날렸다.

성철은 이 장면을 보자 심장이 미세하게 떨렸고 눈동자엔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만약 부하가 목숨으로 그를 구하지 않는다면 죽는 건 아마 그였을 거다.

원래 성철은 이게 단순히 우연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금 있다가 벌어지는 일은 그로 하여금 아까 서준이 했던 말을 믿게 하였다.

홀의 양쪽엔 검을 들고 있는 장군 동상이 놓여있었다.

장군 동상은 손으로 검을 들고 사방을 가리켰는데 아주 패기있어 보였다.

긴 검은 가짜 같지 않았고 아주 날카로워 보였는데 쇠도 벨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렵게 목숨을 건진 성철이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장군 동상 하나가 폭발하면서 검이 생각이 있는 것처럼 성철을 향해 날아갔다.

“어르신, 조심하세요!”

성철과 가장 가까이에 있던 부하 한 명이 이 장면을 보고 성철을 덮쳤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긴검은 성철의 얼굴에 핏자국을 남겼다.

선홍빛 피가 푹 나오자 성철의 몸에 핏자국이 남겨졌다.

이 순간, 성철은 철저하게 두려웠다. 한기가 발바닥으로부터 척추까지 올라오면서 결국 심장에 멈췄다.

멀찍이 서있던 이 씨네 부자도 너무 놀란 나머지 식은땀이 났다.

만약 성철이 여기에서 죽었다면 그들은 아마 성철의 부하의 손에 잡혀 함께 죽었을 수도 있다.

서준은 불안에 떨고 있는 성철을 보면서 담담하게 웃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을 거라고 했죠? 지금은 믿어집니까?”

사람들은 시선을 서준의 몸에 두었는데 많이 놀란 것 같았다.

이놈이 설마 하늘의 뜻을 알아챘단 말인가? 그럴 리가!

하지만 아까 발생한 두 일은 이 점에 대해 반박할 수 없게 만들었다.

성철은 잠시 멈칫하더니 재빨리 서준의 앞에 다가가 예를 갖추면서 말했다.

“선생님, 절 구해주세요!”

성철의 이런 태도를 보자 이 씨네 부자는 아연실색했다.

“어르신, 이놈은 분명 어르신을 속이고 있는 겁니다. 절대 저놈의 말을 믿으시면 안 됩니다.”

뒤에 있던 지성이 소리를 치면서 성철이 서준에 대한 태도를 바꾸려고 했다.

성철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차갑게 말했다.

“뺨을 치거라!”

검은색 양복을 입은 건장한 남자가 지성의 앞에 다가가 뺨을 쳤다.

너무 세게 쳐서 지성은 머리가 어지러우면서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혁진은 너무 화 난 나머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감히 아무 말도 못 한 채 서준을 노려보았다.

서준의 입가엔 비릿한 웃음을 머금었다.

“아까는 날 죽이려 하지 않았습니까?”

“아까는 제가 선생님에게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성철은 자세를 낮추며 말했는데 아까 콧대를 세우던 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인간이라면 죽음을 두려워한다. 성철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렵게 이 자리에 올라왔는데 몇 년간 더 누리면서 살고 싶었다.

서준의 뒤에 서 있던 사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놀람을 금치 못했다.

성철이 이런 태도로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서준은 팔짱을 끼면서 물었다.

“이씨 집안에 진 신세는 갚지 않을 생각입니까?”

“갚아야죠. 하지만 다른 방법을 쓸 겁니다.”

말을 마친 성철은 나무막대기를 찾아 고개를 돌려 혁진을 보았다.

“진 선생님은 지금 내 귀인이네. 그러니 감히 무례를 저지르지 않을 걸세. 이씨 집안에 진 신세는 내 팔 하나로 갚을 거야!”

말을 마친 성철은 굳건한 표정으로 자신의 왼쪽 팔을 향해 막대기를 휘둘렀다.

콰직!

뼈가 부러지는 소리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선명했다.

성철은 혁진을 보며 말했다.

“이씨 집안에 진 신세는 난 다 갚았다네.”

혁진은 반박하고 싶었지만 성철의 미움을 살까 봐 우는 얼굴로 고개를 푹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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