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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4화

Auteur: 민들레
그는 신지아가 고우빈을 데리고 그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반면 고우빈은 서인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집을 나섰다.

멀지 않은 곳에 작은 섬이 있었는데 섬 바깥쪽 해면은 은은하게 반짝였고 짙은 푸른색 바다는 멀리 보이는 수평선과 고요하게 이어져 있었다.

섬에서 덜덜 떨고 있던 주민들은 윤재혁이 데려온 보디가드들에게 붙잡혀 고우빈의 행방을 추궁당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어린아이들도 많았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품에 안겨 몸을 웅크린 채 크게 울고 있었다.

보디가드들은 아이들의 울음에도 꿈쩍하지 않고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가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몇 분 후, 보디가드들은 모두 밖으로 나와 멀지 않은 곳으로 걸어오고 있던 윤재혁 앞에 멈춰 섰다.

“윤 대표님, 없습니다.”

“저도 찾지 못했습니다.”

“이쪽에는 사람을 숨길 만한 곳이 없습니다.”

윤재혁의 두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고 입꼬리는 사악하게 비틀려 있었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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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80화

    변도영의 표정이 어두워졌다.불쾌한 마음이 들었다.“그쪽은 신지아를 만난 지 고작 몇 달밖에 안 됐지만 우린 5년 동안 부부로 살았어요.”변도영은 ‘결혼한 지 5년’이라는 말을 일부러 강조하며 말했다.윤형우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래요. 오랫동안 부부로 지냈으니 지아 씨가 지금 무슨 마음인지도 잘 알겠네요.”윤형우는 옆 침대 머리맡에 놓인 죽 그릇을 힐끔 쳐다보았다.변도영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여태 입원해 있어도 신지아는 제대로 그를 보러 온 적이 한 번도 없었다.변도영이 그토록 그리워하던 신지아가 직접 만든 죽도 더 이상 맛볼 수 없었다. 몇 번이나 재촉했지만 돌아오는 건 신지아가 시킨 배달 음식뿐이었다.하지만 윤형우가 아프니 신지아는 밤새 침대 곁을 지켰고 깨어나면 아침까지 사다 직접 먹여주곤 했다.이 모든 게 원래 자기 것이라는 생각에 변도영은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윤형우가 말한 것처럼 신지아와 결혼한 지 5년이나 됐고 그녀가 자신을 사랑하던 모습을 봤기에 누구보다 더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신지아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그 생각이 들자 변도영은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겉으로는 표정을 최대한 평온하게 유지했지만 속으로는 저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신지아는 날 사랑하지 않아. 하지만 윤형우도 사랑하지 않아. 그렇다면 왜 나를 버리고 떠났을까?’과거 변도영이 아팠을 때 신지아는 한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었다.게다가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신지아는 200억을 주면 재혼하겠다고 약속했었다.200억쯤은 금방 모을 수 있는 금액이었다.그 생각에 변도영의 자신감이 조금씩 되살아나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갑게 웃었다.“그래도 한때 부부로 지낸 정이 있는데 단지 오해가 있어서 날 미워하는 거예요. 오해가 풀리면 결국 내 곁으로 돌아올 거예요. 나와 신지아는 윤재혁 그 사람들과 달라요. 신지아는 진심으로 나를 사랑했었고 설령 지금은 사랑하지 않더라도 그 감정은 남아 있어요. 어쩌면 언젠가 마음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9화

    성훈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할게요.”고청산이 떠난 뒤 고이진은 성훈을 바라보며 복잡한 심경을 느꼈다.고맙다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성훈은 그녀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3년이면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그 말을 듣고서야 고이진은 비로소 깨달았다.조금 전 성훈이 했던 말은 단지 그녀에게 숨 돌릴 시간을 주기 위해 고청산을 붙잡아둔 것이라는 걸.그런데 마음속으로는 왠지 모를 상실감이 밀려왔다.고이진이 물었다. “그러니까 단지 내가 시간을 벌 수 있게 도와주려고 그렇게 말한 거야?”성훈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넌 나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으니까 당연히 그러기 위해 한 말이지. 하지만...” 고이진은 멈칫하는 그의 눈가에 미소가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네가 날 싫어하지 않고 나와 결혼하길 원한다면 방금 그 말들은 내가 한 약속이고 내 진심이야.”성훈의 눈동자에 미묘하게 눈에 띄지 않는 단호함이 스쳤다.고이진은 순간 당황했다.“주도권은 네 손에 있어. 잘 생각해 봐.” 성훈은 웃으며 고이진의 뺨을 살짝 꼬집었다.남자의 손길은 부드러웠고 길쭉한 눈매가 휘어진 모습이 예쁜 초승달을 닮아 있었다.성훈은 그날 이후로 고이진에게 별다른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 고이진은 그가 매일 아침 일찍 나가 밤늦게 돌아오며 돌아올 때마다 지쳐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하지만 곧 고이진은 또 다른 소문을 듣게 되었다. 그녀와 윤재혁, 그리고 성훈 사이의 관계 때문에 성훈이 윤씨 가문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윤씨 가문 자식들이 성훈의 방에 뱀을 풀어놓거나 바닥을 닦은 더러운 물을 그의 침대에 쏟아붓고 심지어 그를 화장실에 가둔 뒤 윤씨 가문에서 나가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이런 일이 처음은 아니었다. 성훈이 윤씨 가문에 막 들어왔을 때 외부에서는 그가 사실 윤씨 가문의 사생아이며 윤재혁과 상속자 자리를 다투기 위해 윤씨 가문에 들어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이에 윤씨 가문 사람들은 성훈의 기를 꺾으려고 짐을 호수에 던져버렸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8화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아직 짐을 정리하고 있던 성훈을 바닥에 제압했다.정신을 차린 고이진이 당황하며 그를 도와주려 했지만 다가가기도 전에 손목이 커다란 손에 꽉 잡혔다. 상대가 힘을 주자 몸이 제멋대로 움직이더니 비틀거리며 윤재혁의 품으로 쓰러졌다.윤재혁은 온몸으로 살기 어린 냉기를 뿜어내며 눈동자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심지어 억울함마저 묻어났다.“남녀 단둘이 외국에서 일주일이나 지냈어?” 윤재혁이 이를 갈며 묻자 고이진은 살짝 긴장했지만 이내 단호한 눈빛을 보냈다.“윤재혁, 우린 이미 헤어졌어. 그건 너도 동의한 바잖아. 내가 누구와 있든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그리고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와 성훈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어.”윤재혁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기 전까지 아무리 성훈에게 호감이 있더라도 그저 한때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웠던 친구로만 여겼다.해외에 있는 동안에도 둘은 친구로서 적절한 선을 지키고 있었다.하지만 윤재혁은 고이진의 단호한 첫 마디를 듣자마자 온몸이 분노의 불길에 휩싸였다.고이진이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그와의 이별을 강조하는 걸로만 들렸다.윤재혁의 시선이 성훈에게 향하더니 움켜쥔 주먹에서 손가락 마디가 삐걱거렸다.성훈을 친구로, 형제로 여겼는데 상대는 이 기회를 틈타 그를 배신했다.분노가 순식간에 윤재혁을 집어삼켰다.주먹을 꽉 쥔 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성훈을 향해 세게 내리쳤다.고이진은 윤재혁이 이성을 잃은 것을 감지한 뒤 고민도 하지 않고 재빨리 그와 성훈 사이로 뛰어들었다. 눈을 감고 꿋꿋이 그 주먹을 막아내려 했다.윤재혁의 동공이 확 움츠러들며 힘을 풀자 주먹이 고이진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주먹이 매섭게 스치며 일으키는 바람이 느껴졌다. 만약 얼굴에 맞았다면 어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뼈가 부서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윤재혁 역시 뒤늦게 두려운 기색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죽음을 무릅쓰고 성훈 앞을 막아선 그녀를 보며 화가 치밀고 분노가 솟구쳤지만 곧 끝없는 허탈감으로 바뀌었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7화

    하지만 고청산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고이진이 윤재혁과 헤어진 사실을 알게 되자 고청산은 격분했다.나중에 윤씨 가문이 이유 없이 고씨 가문에 대한 프로젝트 투자를 중단했을 때 고청산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고이진에게 윤씨 가문에 사과하러 가라고 강요했다. 심지어 고이진이 거절하자 고씨 가문과 관계를 단절하라고 협박하기까지 했다.한때 고청산이 화내는 걸 두려워했던 고이진이었지만 이번에는 마음을 굳게 먹고 홧김에 고씨 가문을 떠났다.고씨 가문을 떠난 후 고이진은 신지아를 찾아가려 했지만 당시 신지아는 엄마의 심각한 병을 알게 되어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기에 자신까지 신경 쓰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우빈도 학업 때문에 정신없이 바빴다.다른 재벌가 아가씨들에게는 사정을 알리고 싶지 않아 거듭 고민한 끝에 결국 성훈에게 전화를 걸었다.만나자마자 고이진이 상황을 설명하기도 전에 성훈은 그녀의 붉게 물든 눈가를 보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했다.“아저씨와 싸웠어?” 성훈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고청산과는 고이진 때문에 고작 한번 만났지만 대화를 통해 고청산이 고이진을 윤씨 가문에 기어오르는 도구로 여긴다는 것을 대략 느낄 수 있었다.고이진은 남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성훈을 찾은 것도 딱히 갈 곳이 없었던 참에 기분을 전환하고 싶어서였다.그런데 성훈의 말을 듣자 왠지 모르게 억눌러 뒀던 서러움이 밀려와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고이진은 성훈을 껴안고 쌓여 있던 억울함과 무너진 마음을 모두 쏟아냈다.성훈은 그저 휴지를 건네주며 기다렸고 그녀가 울음을 그친 후에야 말했다. “일단 여기를 떠나자.”성훈은 고이진을 데리고 곧장 공항으로 가서 해외를 돌며 보름 동안 여행을 다녔다.그들은 섬에 놀러 갔고 해협을 건너 남쪽 들끓는 작은 마을에도 갔다.마지막으로 성훈은 고이진을 교회로 데려가 그곳 사람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었다.결혼식에서 잘생긴 신랑과 예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사회자의 서약문을 따라 읊었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6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자신과 성훈이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깨달았다. 성훈 역시 윤씨 가문 사람이고 윤재혁의 친구라는 사실을.윤재혁에게 고개를 숙이라고 한 사람들 속에 성훈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고이진은 순식간에 마음이 차갑게 식으며 말투도 한결 차가워졌다.“안 해.”“왜?”성훈이 물었다.“재혁이한테 사과하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더 많을 텐데, 왜 망설이는 거야?”“난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성훈이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너 때문에 우리가 병원에 못 들어갔어.”조금 전 고이진도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 때문에 윤재혁이 병원에 가는 걸 방해해서 강아지가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된 거라고 여겼다.하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것과 성훈이 말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고이진은 눈앞에 서 있는 남자가 성훈이 아닌 윤재혁에게 사과하라고 강요하는 고청산처럼 느껴졌다.화가 난 고이진이 얼굴을 붉히며 화를 냈다.“내가 병원에 들어가지 못하게 방해한 것도 아니잖아. 난 잘못한 게 없고 나 역시 피해자야.”눈시울이 붉어진 채 내뱉는 말에는 저도 모르게 서러움이 묻어났다.성훈을 다시 바라봤을 때 두 눈에는 약간의 반항심까지 보였다.2초간 정적이 흐르다가 성훈이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너도 피해자인데 왜 나한테 미안하다고 해? 넌 이미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잖아.”성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아니었다면 난 강아지를 병원으로 데려갈 능력도, 살 수 있는 희망을 줄 기회도 없었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돼. 굳이 이런 일 때문에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타협할 필요는 없어.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성훈의 눈빛은 진지했다.겹쳐 보였던 고청산의 그림자가 마치 한순간에 흩어지듯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왠지 모르게 고이진은 온몸의 긴장이 탁 풀리며 묘한 상쾌함을 느꼈다.고청산의 자식이 수두룩한 덕분에 고이진도 남매가 많았지만 같은 배에서 태어난 고우빈을 제외하고는 다들 고청산의 눈에 들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475화

    윤재혁은 그저 고이진이 한발 물러서 주기를 바랐을 뿐이었다.성훈과도 관련된 일이라 고이진이 한발 물러선다면 정말로 그냥 내버려둘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고이진의 말을 듣자 윤재혁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개 한 마리 때문에 나랑 헤어지겠다는 거야? 좋아, 고이진. 넌 후회하게 될 거야. 오늘 내가 있는 한 어느 병원에서도 그 개를 받아주지 않을 거야.”윤재혁이 홧김에 고이진에게 이런 말을 뱉은 뒤 과연 어느 병원에서도 이 개를 받아주지 않았다.고이진은 성훈과 함께 여러 병원을 돌았지만 병원에선 번번이 정중한 말로 거부했다. 그들이 둘러대는 핑계조차 하나같이 똑같자 윤재혁이 이번에는 진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도 고개를 숙여 사과할 수 없었다.고이진도 나름대로 고집이 있었다.이번 일에 자신이 잘못한 건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고개를 숙이면 윤재혁이 날이 갈수록 횡포를 부릴 것이고 본인의 무정함이 옳다고 생각하며 위협하는 게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생각할 것 같았다.성훈은 그녀의 망설임을 눈치챘다.“괜찮아, 개인 병원도 있잖아.”그러면서 성훈은 전화를 걸어 강아지를 한 개인 병원으로 보냈다.“부상이 너무 심해서 저희가 최선을 다해 살려보겠지만 마음의 준비는 하셔야 합니다. 게다가 저희는 개인 병원이라 의료 장비도 당연히 다른 대단한 병원들만 못합니다. 그래도 저희 능력 내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의사의 솔직한 말에 고이진의 가슴이 조여들었다.고이진은 무의식적으로 성훈을 바라보았다. 성훈이 슬퍼하며 그녀를 탓할 줄 알았다. 그녀가 윤재혁을 건드린 탓에 지금 이런 처지가 되었다며 화를 낼 줄 알았다. 심지어 성훈이 걱정되는 마음에 당장 윤재혁에게 사과하라고 부탁하는 상상까지 했다.예전 고청산이 그랬던 것처럼.고이진이 윤재혁을 화나게 하면 윤재혁이 고씨 가문에 대한 투자나 다른 이익을 도로 가져갈까 봐 고청산은 끈질기게 윤재혁과 화해하라고 구슬렸다.“체면 따위 뭐가 중요해? 돈이 제일 중요한 거지. 고씨 가문이 여기까지 올 수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170화

    차 안은 고요했다.변도영은 눈을 살짝 감은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양준명은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할 수 없이 그는 다시 창문을 열었다.‘이러다 들키면 큰일인데.’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대로 속도를 높여 신지아 옆을 빠르게 지나가려는 순간 그녀는 걸음을 멈추었다.그리고 고개를 들어 정확히 그들의 차를 바라봤다.양준명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그는 반사적으로 액셀을 밟았다.브레이크 대신, 더 세게.차는 순식간에 속도를 높여 신지아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찰나의 순간. 신지아는 눈앞에서 스쳐 가는 풍경 속에서 이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167화

    그 시각, 변씨 저택.급히 돌아온 변도영은 문을 열자마자 소파 위에 앉아 있는 이나은을 발견했다.두꺼운 담요에 몸을 감싼 채 그녀는 온몸을 떨고 있었다.젖은 머리카락이 목덜미에 달라붙어 있었고 얼굴은 처연할 만큼 초라했다.“무슨 일이야?”변도영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자 이나은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그저 눈가에 맺힌 서러운 기운만이 그녀의 답이었다.대신 옆에 있던 오영희가 먼저 나섰다.“아까 나은 씨랑 마트에 갔다가 계산대 앞에서 어떤 사람이 갑자기 나은 씨한테 물 한 양동이를 부었어요! 게다가 욕까지 하더라니까요. 남의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155화

    신지아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화면에는 변도영의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찍혀 있었다.요즘 들어 그가 자주 연락해 오는 게 눈에 띄게 늘었다.변도영이 무슨 용건으로 전화를 한 건지, 굳이 알고 싶지 않았다.신지아는 메모지를 대충 테이블에 내려놓고 전화를 걸지 않은 채 욕실로 향했다.따뜻한 물이 몸을 적실 때까지도 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차가웠다.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머리를 닦고 있을 때 휴대폰이 또다시 울렸다.변도영.이번에도 받지 않으면 몇 시간 동안 계속 울릴 게 뻔했다.신지아는 짧게 숨을 들이쉬고 통화 버튼을 눌렀

  • 첫사랑만 구한 남자   제161화

    신지아는 아직 퇴원 허락을 받지 못했다.답답한 병실 안에서 하루가 1년 같이 느껴지던 그때, 그녀는 고우빈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업무용 노트북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잠시 후 병실 문이 열리고 고우빈이 들어섰다.그런데 그의 광대뼈 근처가 살짝 붉게 부어 있었다.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상처였지만 신지아는 곧 떠올랐다.변도영의 얼굴에도 똑같은 자국이 있었다는 걸.“혹시 변도영 씨랑 싸운 거예요?”고우빈은 고개를 잠시 숙였다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왜요?”신지아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둘의 성격이 맞지 않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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