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anda / 로맨스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 #21. 우글우글 짐승 소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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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우글우글 짐승 소굴

Penulis: silver구슬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5-23 00:05:22
어느덧 매서운 추위를 뚫고 토요일 아침의 시린 햇살이 고층 빌딩 숲 사이로 부서지며 거리 위로 무겁게 쏟아졌다.

지옥과도 같았던 일주일이 마침내 그 길고 긴 끝을 맺는 순간이었다.

평범한 대한민국의 K-직장인들에게야 주말 아침이 달콤한 꿀맛 같겠지만, 24시간 대기조나 다름없는 대기업 대표의 비서인 나에겐 애초에 해당조차 되지 않는 신기루 같은 이야기였다.

그래도 다행인 건, 악마 같은 타이밍으로 연차를 써버렸던 비서 허기찬의 지옥 같던 휴가가 드디어 끝났다는 사실이었다.

다가오는 다음 일주일은 혼자서 그 독박을 쓰지 않아도 되니 조금은 숨통이 트일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을 품은 채, 나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병원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사실 차준호는 원래 어제 날짜로 퇴원 이야기가 진지하게 오갔던 상황이었다.

그가 호소하는 그 지독한 두통의 원인이 혹시 상실된 3년 치의 기억이 수면 위로 돌아오려는 전조증상인 건 아닐까.

조용히 밀려드는 의구심에 잠시 내 머릿속 복잡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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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89. 욕망과 반항의 온도 차

    관계가 시작되기 전, 강소희의 옷을 벗기던 주원형은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며 흉흉하게 말을 뱉었다.“너의 그 가벼운 입방정 때문에 오늘 아침 날아간 주가가 얼마인지 감이나 잡아?”결국 또 돈.강소희는 속으로 냉소했다.이 바닥에서 구른 지 10년이 넘어가니, 어느새 자신은 배우가 아니라 그저 움직이는 매물에 불과하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JW의 든든한 자금줄이었던 자신은 도국에게 서서히 밀려났고, 최근 이렇다 할 흥행작도 없으니 당연한 취급이었다.주원형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그녀의 몸을 탐하려 들자, 강소희는 천천히 단추를 풀며 감정 없는 밀랍 인형처럼 인위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어머, 대표님. 제가 인터뷰에서 누구라고 정확히 밝힌 것도 아니잖아요? 차준호가 아닐 수도 있다는 여지가 있으니까 CH 주가는 건재한 거 아니겠어요?”“······제발 그 입 좀 조심해.”기다리지 못했는지 슬슬 옷자락을 난폭하게 헤집는 주원형의 손길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강소희 역시 이미 각오한 바였기에, 오히려 그의 목덜미를 유연하게 끌어안으며 귓가에 대고 달콤한 교태를 부렸다.“도국이 스캔들 터졌을 때 대표님 톡톡히 이득 보셨잖아요. 이번에 하락장 온 김에 재투자하셔서 다시 메우면 되죠, 안 그래요?”돈, 그리고 돈.그가 목숨보다 사랑하는 돈 이야기를 미끼로 던지면 개처럼 누그러질 것을 알았다.과연 주원형은 그 파렴치한 제안이 마음에 들었는지, 거칠게 짓누르던 손길의 악력을 은근히 늦췄다. 고압적이던 방 안의 공기가 기묘하게 풀어지기 시작했다.&ldqu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88. 그대를 벗어날 수 있을까?

    ·주말의 잔향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잔인하리만치 무심한 월요일 아침이 찾아왔다.청바지에 투박한 롱패딩. 지극히 평범하고 대수롭지 않은 차림으로 출근길에 올랐다.버스를 타고 회사로 가는 동안 거리 곳곳 거대한 빌딩 전광판마다 걸려 있는 강소희의 얼굴이 눈에 들어와 마음이 절로 심란해졌다.지난 토요일, 차준호와 최기범이 불쑥 집으로 찾아왔던 기억.그리고 그들이 떠난 뒤 멍하니 지켜보았던 강소희의 인터뷰 프로그램이 자꾸만 뇌리를 스쳤다.텔레비전 속에서 생글생글 웃던 강소희의 집요한 눈빛은 마치 차준호의 서늘한 뒷모습만을 좇고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지금 내 코가 석 자지.’실소 가벼운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 오만하고 도도한 남자가 내 비좁은 집에 드나들며 수제비나 얻어먹을 위인은 아니지 않은가.조만간 이 나라 경제계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설 차준호였다. 그의 곁에는 그에 걸맞은 정치계 뒷배를 둔 대단한 여자가 서게 될 터.그러니 나와는 애초에 상관이 없어야 했고, 앞으로도 상관없을 일이었다.문제는 마음이었다. 머리로는 명확히 아는 사실이 가슴에는 통 닿지 않았다.신호등을 기다리며 휴대전화를 들어 올렸다. 어제 내내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았던 사진 한 장.우리 세 사람이 어색하게 모여 찍은 사진이 갤러리 한구석에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었다.화면 속 차준호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며, 그가 남긴 잔인한 말들을 하나하나 곱씹었다.늘 끝내야 한다고, 이 관계는 가짜일 뿐이라고 마음속으로 수없이 노래를 불렀건만, 막상 그의 기습적인 선언으로 마침표를 마주하니 이별은 생각보다 훨씬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87. 사각틀 속에 갇힌 정지된 추억

    제일 놀란 건 물론 나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 다 함께 셀카를 찍자는 뜻인가?“진짜요?”“너 갑자기 왜 이래? 역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맞구나?”천하의 차준호가 사적인 기록을 남기겠다니, 최기범 역시 진심으로 경악한 눈치였다.“내 머리가 정상은 아니잖아. 오늘을 또 잊어버릴까 봐.”대꾸하는 차준호의 눈동자에 평소와 다른 망설임이 아주 잠깐 스쳤다.당연히 끝을 앞둔 사람과 사진이 웬 말이냐고 밀어내야 마땅한데, 이상하게 내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튀어 나갔다.“사진 찍으면, 저한테도 보내주세요.”오늘이 정말 그와의 마지막이라 생각해서였을까.나 역시 제정신이 아니었다. 지난 3년간의 추억이 연기처럼 손가락 사이로 허무하게 새어나가 버리자, 무의식중에 아쉬움이 덜컥 삐져나온 모양이었다.“그래.”차준호 역시 내 반응이 의외였는지,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팔을 길게 뻗었다. 그 짧은 찰나에 우리 세 사람은 하나의 좁은 프레임 안에 갇혔다.“그럼 나도 보내줘.”“알았어.”셋이 한데 모여 찰칵.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역사적인 순간이 휴대전화 속에 박제되었다.이별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은 밤이라 생각하며 그들을 배웅하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거실 한구석, 켜져 있던 텔레비전 화면에 강소희가 등장했다.***[역시 여배우는 극한 직업이에요. 저도 관리하느라 늘 다이어트를 달고 살거든요. 드레스 실루엣에 무조건 몸을 맞춰야 하니까요.]강소희의 조목조목한 발언에 진행자는 ‘천상의 몸매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86. 그림자 속에 갇힌 바보

    “거실에서 먹죠.”텔레비전을 계속 보고 있던 그들을 위해 난 만든 음식들을 소파 테이블로 옮겼다.냉장고에 있던 감자와 달걀, 밀가루를 털어 서둘러 수제비를 끓여 냈다. 곁들일 반찬이라곤 파김치와 배추김치뿐인 조촐한 상을 차린 뒤 두 사람에게 수저를 건넸다.얼떨결에 음식을 내어 오자, 차준호와 최기범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신하늘, 재주꾼이네.”“오, 국물 맛도 좋습니다. 다시 봤습니다, 신 과장.”어떻게 그 짧은 새 음식을 뚝딱 완성했냐는 듯, 두 남자가 신기한 눈으로 테이블을 들여다보았다.그동안 날 어떻게 봤길래. 연신 이 둘은 감탄만 자아냈다.차준호의 대저택에서 보았던 화려한 식탁에 비하면 턱없이 초라해 민망했지만, 이게 내 최선이었다.“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최기범은 입에 잘 맞는지 국자로 수제비를 연신 냄비에서 대접에 덜어갔다. 차준호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나름대로 수제비를 즐기는 듯 보였다.평소 이들이 즐길 만한 부류의 음식은 아니었지만, 깨끗이 비워 주니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김치도 제대로네.”“이웃 어르신께 얻은 거예요.”차준호가 파김치를 집어 먹는 모습은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3년을 그리 가까이 지내면서도 이런 소박한 음식을 삼키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다.아픈 날 걱정해 주고, 보일러까지 고쳐주는 남자.하지만 몸은 가까이하면서 마음은 단 한 자락도 내어주지 않고, 과분한 물건을 안겨 주면서 정작 좁혀질 여지는 냉정히 거부하는 잔인한 사람.무엇이 진짜 차준호일까.그렇게 평범한 식사가 이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85. 나만 질척이는 수라장인가

    따뜻하게 데워진 거실 바닥과 공간을 채운 훈훈한 열기.보일러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말끔히 수리된 데다 차준호가 기름까지 채워준 덕분인지, 문을 열자마자 포근한 온기가 나를 맞이했다.그리고 기가 막히게도 내 뒤를 이어 좁은 거실로 밀고 들어오는 두 남자가 있었다.“신하늘, 집이 따뜻한지 확인만 하고 갈 거야.”“차준호, 이 시각에 부하 여직원 뒤를 졸졸 따라다니다니. 참 대단한 오너십이군.”사사건건 으르렁거리는 최기범의 꼴을 보며 혀를 찼다. 그런데 그 말을 하는 본인 역시 대체 왜 남의 집 거실까지 자연스럽게 들어온단 말인가.정말이지 도통 낫지 않는 두통이 더 심각하게 도질 지경이었다. 날 위해 보일러를 고쳐준 차준호와, 우연히 퇴근길에 들렀다는 최기범.둘 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불청객임이 확실했다.“자, 보셨죠? 집이 아주 절절 끓을 정도로 따뜻하니까 확인하셨으면 이만 돌아가 주세요.”밤이 깊었으니 어서 가라고 현관문 쪽으로 손짓을 건네며 축객령을 내렸다.“신하늘, 보일러까지 손수 고쳐준 사람에게 차 한 잔 대접하는 게 최소한의 예의 아닐까?”분명 작동 여부만 확인하고 쿨하게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최기범이 등장하자마자 차준호의 태도는 변덕스러운 여름날 날씨처럼 변화무쌍하게 뒤바뀌고 있었다.“신 과장, 그러고 보니 아까 초밥 먹은 게 그새 다 소화됐는지 입이 좀 궁금하긴 하군요.”최기범마저 거들고 나서다니.하, 한밤중에 다들 왜 저러나 싶었다.머리 한구석에서는 당장 두 남자를 쫓아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머리로는 뭘 대접하나 고민하는 모순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쳤다.“&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84. 불쑥, 마음이 들쑤셔져

    세나는 입술을 말아 물며 머릿속에는 신하늘을 떠올렸다.차준호가 풍기는 그 느낌은 영락 없이 좋아하는 여자를 감싸는 분위기였는데.그렇게 몸만 즐기고 결혼은 다른 여자랑 한다고? 잠시 검색해 보니 이미 차준호를 올해 안으로 결혼시킨다는 뉘앙스로 기사가 도배되어 있었다.심지어 올해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총선도 다가오는 봄이기에 이미 정치 뉴스는 선거 이야기로 도배가 되었다.‘어쩌지······.’차준호의 정략결혼 소식을 도국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 하나 세나는 이 짧은 시간에 수백 번도 더 고민했다.하지만 결국 당분간은 함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괜히 그 사실을 전했다가 도국의 마음만 사납게 들쑤셔질까 봐 두려웠던 탓이다.그와 딱 50일만 사귀기로 약속했던 기한은 다가오는 봄이 되면 끝이 난다. 한시적인 연애라는 걸 알기에 하루하루 감질나게 흘러가는 시간들이 아깝고 또 아까웠다.마치 모래시계의 얇은 목을 지나 거침없이 떨어지는 모래알을 무력하게 바라보는 기분이었다.가뜩이나 모자란 시간인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혹시 몰라. 오빠가 내게 완전히 푹 빠져버리면······.’50일이 아니라 100일 1년으로 기한이 연장될지도.세나는 씁쓸하게 퍼지는 불안을 감추려 입술을 더욱 질끈 깨물었다.비록 지금 도국의 품에서 부서져 사라질 덧없는 별빛에 불과할지라도, 마지막 순간까지는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타오르고 싶다고.그리고 꼭 신하늘과 차준호가 잘 되기를 바라며 뭐라도 다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 결국, 나는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야근을 잘 마무리 되었다.밀린 업무를 모두 끝내고 나니 시간은 이미 밤 12시를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9. 빌런을 좋아한 건가. 이런 망할.

    난 차준호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오전에 회사에 들른 뒤 자료를 챙겨 버스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버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진창에 처박힌 내 마음처럼 흐릿했다.가던 중에 벨이 울려 확인하니 반가운 도국이었다.-하늘아, 어디야?요즘 부쩍 날 챙겨 주는 도국과 이아준이었다. 회사 일로 바쁜 날 염려해 주는 동시에 고민이 있는 엉망인 내 상태를 눈치챘는지 여러모로 신경 써주니 고맙기만 했다.“바쁜데, 뭘 또 전화까지. 난 병원 가는 길.”-어제도 밤새 게임같이 해 놓고 피곤하겠네.“오늘 3시 출근이라 늦잠 잤어. 참,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8. 내가 미쳤지.

    무슨 그런 거짓말을.내 머릿속에선 운명 교향곡이 요동쳤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한 거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수면 부족과 카페인의 부작용일까. 평소 차분함과 다혈질이 공존하던 내 감정은 이미 균형을 잃은 지 오래였다.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화살은 이미 날아갔고 물은 엎질러졌다.“재미있네. 나는 신 비서를 좋아하지도, 사귈 리도 없을 텐데?”차준호는 내 말을 믿지 않았는지 코웃음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난 목에 닿은 펜던트를 무의식적으로 만지다가, 그의 손길이 닿았던 순간이 떠올라 몸을 떨었다.이걸 그가 크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7. 완벽한 타인의 숨결

    사람들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유령처럼 떠돌던 이름의 실체.신하늘, 신 비서. 차준호는 누워 있는 내내 의식의 수면 아래에서 울리던 그 이름이 내심 신경 쓰였다.하지만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실체를 마주한 순간, 관자놀이가 끊어질 듯 욱신거리며 지독한 두통이 밀려왔다.그녀의 이름 세 글자가 왜 이토록 심장 가장 깊은 곳을 거슬리게 긁어내리는 걸까. 기묘한 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졸졸 쫓아다녀 철벽만 치기 바빴던 강소희랑 같이 사고가 났다니. 하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한 톨의 아쉬움도 일지 않았다.대신 눈앞의 신하늘

  • 치명적인 거짓말(The Dearest Lie)   #6. 천하의 나쁜 남자

    기자를 상대하는 동안 나 자신도 성장하고 있었다.카메라 앞에서 당당해지고, 브리핑하거나 질문에 응답하는 순간에도 능숙 능란해져 있었다.차분한 척, 완벽한 듯, 긴장감이 첫날보다는 옅어졌다. 사람은 역시 학습의 동물이라고 무슨 아나운서가 된 양 나는 그리 기자들을 상대했다. -차준호 대표님이 대화가 가능하다던데. 확실히 강소희와 사귀는 사이가 맞는지 확인하셨습니까? 답변 부탁드립니다!“차준호 대표님께서는 일체 사생활에 대하여 언급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회사 측에서도 이번 사건은 아는 바가 없습니다.”-언제 CH에서는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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