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안녕하세요. [치명적인 거짓말]읽어주신 독자님들! silver구슬입니다. 반갑습니다!
한달 정도 GoodNovel에 글을 써서 플랫폼 사용이 서툽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계약한지는 겨우 보름도 되지 않아, 글 내용도 아직 시작에 불과하네요. 그러나 사랑을 주시고 읽어 주신 분들께 인사는 드려야 할 것 같아 이제 메모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정길순]님, [babara]님, [장수자]님, [제니142]님, 후원을 주신 분들(아직은 검색이 되지 않아 나중에 확인이 되면 다시 인사드릴게요) 감사 인사는 하고 싶어 오늘 추가 메모 기능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작가 코멘트를 어쩔때 달아도 자꾸 사라지고, 평범하게 가입해서 제가 글을 읽고 댓글을 달면 작품 데이터에 독자가 아닌데 영향을 주니 그건 민망하여... 이곳으로 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1화에 메모를 드렸지만,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잠깐 소개드리고 글은 꾸준하게 이어나가겠습니다.
제 작품 중에서 유일하게 이 작품만 전 세계 딱 [굿노벨 플랫폼] 한군데에서 서비스 한다는 것 강조드립니다.
그만큼 전 굿노벨에 애정을 갖고 공모전도 성실하게 임해야겠다 결심하여 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최초로 완결도 이곳에서 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매일 1~2회차는 완결까지 꾸준하게 선보여 드릴게요.
전 원래 제가 쓰고 제가 읽기 위해 소설을 썼습니다. 글솜씨가 별로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워 세상에 발표를 차마 하지 못했죠. 하지만 계기가 있습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제가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셨습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성공하여 번듯한 직업인이 되라고 하셔서 말이죠.
일단 저는 그래서 대한민국 대입 관문을 잘 뚫고 또 사회인이 되기 위해 거대한 산을 넘어 나름 부모님께서 원하는 직업을 가진 당당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사회생활을 하다 고속도로에서 엄청난 사고를 당해 차는 폐차되고 내장기관이 엉망이 되어 119 구조대원 분들의 도움을 받아 구급차에 실려 중환자실 신세를 진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내가 퇴원하고 나면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살아야지. 그래도 내가 사랑하고 날 사랑해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것 다 표현하고 살아야지, 단 1분 1초도 헛되이 보내지 말아야지! 결심을 했습니다.
그렇게 전 고통스러운 병원 생활을 마치고 잘 건강을 회복하여 다시 직장 생활을 이어가면서 퇴근후 은밀한 취미 생활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
이 글의 주인공 신하늘은 성장하게 됩니다. 많은 사건 사고를 겪으며 스스로 가진 역량을 발견하고 세상을 향해 터트리게 되죠.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알아가게 됩니다.
이 글은 제 이전 작품을 사랑해 주시는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범죄 자문 형사님이신 이회림 (드라마 시그널, 더킹, 보이스, 영화 사냥의 시간, 선물 등 시나리오 감수 다수)님의 범죄 자문을 해주시면서 글은 더 내실이 깊어졌습니다.
그리고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송X 의사 선생님께서 추후 의학 자문을 해주셨습니다. 작품 일체(닥치고 내게로 와!, 라ON, 언더커버 스캔들, 맥락없는 그 요물 '걔', 아기를 품은 앙큼한 그녀)까지 의학적인 소설 설정 검증을 해주신 분입니다.
전 평범한 현대 로맨스 소설을 전혀 읽지 않아 다른 분들의 로맨스 소설의 경향을 전혀 모릅니다. 대신 판타지, 형사물, 추리물, 영미 문학 등을 즐기거든요. 그래서 제 취향대로 글을 쓰는 바람에 우리 독자님들께는 재미가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저랑 취향 맞는 분들! 환영합니다!)
혹시 공감하셔서 재미있다! 화가 난다! 남주 굴려! 여주 힘내라! 댓글을 주시면 제가 반응을 하면서 아! 저랑 취향이 비슷한 분이 계시는구나! 감동을 받으면서 글 쓰는 힘을 내겠습니다.
전 단 1명의 독자를 위해서라도 무조건 완결까지 가는 사람이거든요.
모두들 건강하시고, 꼭! 인생의 단 하루를 살아도 하고 싶은 것 하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하기! 그리고 나 자신을 많이 사랑하기!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 글이 재미 없으면 다른 굿노벨의 훌륭한 작가님들 글! 즐겨주시면서 인생의 즐거움을 만끽하시길요.
긴 인삿말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무사히 게시되면 이렇게 중간 챕터로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꾸벅!
아스팔트 위로 지독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한여름 8월의 삼복더위가 막 열리고 있었다.밤이 깊어도 열대야 때문에 곳곳에서 덥다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강소희는 드라마 촬영 짬을 내어 테헤란로에서 촬영을 하다 서둘러 CH-컴퍼니 본사를 찾았다. 오늘 그녀의 착장은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붉은색 민소매 원피스였다.옛날에 최기범이 차준호는 원피스를 입어야 진짜 공주님이라는 말을 농담처럼 던진 이후로 항상 강소희는 원피스만 즐겨 입었다.“안녕하세요, 허기찬 실장님. 우리 준호 안에 있어요?”높은 하이힐 소리를 짓개며 비서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류를 검토하던 허기찬의 눈이 둥그렇게 커졌다.갑작스러운 강소희의 등장에 당황한 빛이 역력했던 허기찬은 이내 비즈니스용 미소를 지으며 차분히 고개를 가로저었다.“아, 강소희 씨. 대표님께서는 지금 일본 출장 중이십니다.”“출장이요?”그 순간, 소희의 시선이 차준호의 방 옆, 단정하게 정돈되어 비어 있는 비서 책상으로 향했다. 미간을 한껏 찌푸린 소희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어머, 그러고 보니 그 토끼 비서님은요?”허기찬은 특유의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 올려 보이더니, 입꼬리를 씰룩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 신 비서요? 대표님이랑 같이 갔습니다.”강소희의 예쁜 입매가 단숨에 험악하게 비틀어졌다. 설마 했던 상상이 현실이 되자, 그녀의 입에서 절로 아연실색한 한숨이 터져 나왔다.“설마, 말도 안 돼. 둘이서 벌써 그런 사이가 되었다니.”강소희는 히스테릭하게 이마를 짚고 서둘러 비서실을 나가며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비어 있는 신하늘 자리를 노려보았다.기분
나는 졸지에 CH-컴퍼니의 숨은 유능한 전략가가 된 셈이었다.차준호가 테이블 너머로 내민 것은 어젯밤 나와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정통 RPG를 직접 플레이한 유저의 관점에서 본 '가치 소비'와 '연출 퀄리티'에 대한 보고서였다.단순히 수치만 나열된 차가운 데이터가 아니라, 게임을 진심으로 애정해 온 진성 유저의 시각이 담긴 생생하고도 직관적인 프리젠테이션이었다.대체 언제 이걸 다 정리해서, 그 중요한 비즈니스 회의에 나와 나눈 사담을 최상의 무기로 내놓은 걸까.일본 파트너사의 총괄 디렉터가 자료를 넘겨보더니 깊은 인상을 받은 듯 눈을 번쩍였다.“차 대표님, 게임에 대한 아주 뛰어난 감각과 깊은 직관을 가지셨군요.”“내가 뽑은 직원이 워낙 유능해서 말입니다.”내가 뭘 했다고. 나는 그저 어제 그와 와인을 기울이며 속마음을 털어놓았을 뿐이고, 지금도 그저 그림자처럼 곁을 지키고 있을 뿐인데.하지만 그 한마디를 시발점으로 분위기는 완전히 다른 물살을 탔다. 굳어 있던 임원들의 얼굴이 풀어지며 편안하게 게임의 본질을 논하기 시작했고, 차준호는 중간중간 슬쩍 고개를 숙여 내게 의견을 물었다.귓속말로 조심스레 건네는 나의 소소한 조언들이 차준호의 묵직한 입을 거쳐 완벽한 비즈니스 언어로 다듬어져 나갔다. 밀도 높은 교감이 회의실 안을 팽팽하게 채웠다.척박했던 환경 속에서 내 유일한 안식처는 게임이었고, 제지할 부모도 없는 데다 든든한 파티원들과 함께 상위 길드를 독차지했던 그 치열한 경험들이 여기서 빛을 발한 것이다.길고 긴 마라톤 협상 끝에, 계약은 우리가 제시했던 최상의 조건으로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빌딩을 나서는 길에 차준호는 짐짓 무심한 척 걸음을 옮겼지만 입꼬리 끝에 옅은 뿌듯함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어느 각도에서 바라보아도 그는 치
차준호는 닫힌 원목 문 너머에서 숨죽여 잠들어 있을 신하늘을 의식하며, 거실 소파에 깊게 기대앉아 도쿄의 야경을 바라보았다.치명적으로 자신을 유혹하는 와인처럼, 지금 신하늘이라는 존재가 딱 그러했다.단숨에 품에 안고 짙게 삼키는 순간, 독이 되어 제 삶을 갉아먹게 될 텐데.그럼에도 그는 아찔한 변수를 결국 제 눈앞에 끌어다 놓게 되었다.‘내가 생각해도 미쳤지.’스스로 생각해도 집요하고 악랄할 만큼 무모한 방법으로 그녀를 제 삶에 길들이는 중이었다.자신에게 남아 있던 모래시계가 멈췄다며 방만하게 운명을 비웃던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장기의 통증이 벼락처럼 일상을 덮쳤었다. 사실 얼마 전 몸이 급격히 무너져 입원을 했던 차준호였다.죽는 것 따위는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제 이름을 걸고 벌여놓은 사업을 완벽히 궤도에 올리지 못하는 것, 그리고 혼자서 가련하게 인생을 꾸역꾸역 버텨내고 있는 신하늘에게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는 것은 섭섭함으로 남을 것 같았다.본래 CC그룹은 서울의 명문대마다 장학금을 아낌없이 기부해 왔고, CH-컴퍼니는 그룹이 후원하는 대학의 공과대학마다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공고문을 붙였었다.그리고 채용 입사 원서 더미 속에서 등장했던 S대 공대 수석 졸업생 신하늘이라는 이름과 사진을 보는 순간 차준호는 아득한 현기증을 느꼈었다.이유는 설명할 수 없었다. 고운 얼굴 때문이었는지, 어려운 형편의 학생에게만 후원한 인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게임계의 유명한 [스카이 블루] 헤비유저라는 정체가 원인인지 몰라도.그저 차준호는 그녀를 제 곁에 두고 소유하고 싶었다. 자신이 신이라도 된 듯 경제적으로 묶어 오만하게 말이다.합격시킨 뒤 확인한 자기소개서에 적혀 있던 예쁜 옷과 구두를 사고 싶어도 맛있는 음식을 누군가와 나눠 먹는
갑자기 입을 맞추다니.차준호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내게 나른한 경고를 남기더니, 묵직한 가죽 캐리어를 끌고 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지?’나는 너무 황당하고 가슴이 쿵쾅거려 거실 한복판에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일단, 내 인생의 첫 키스가 이렇게 순식간에, 찰나의 전율로 벌어져 버렸다.고백을 들은 것도 아니고, 앞으로 사귀자는 약속도 없었으며, 입을 맞출 거라는 작은 예고조차 없는 기습이었다. 이건 그저 서양식 인사 같은 건가? 그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스킨십에 불과했던 걸까.생각이 꼬리를 물며 헷갈리기만 했다.차준호는 나를 완벽히 흔들어 놓고는 미련 없이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고, 나는 터덜터덜 건너편 객실로 캐리어를 끌고 들어왔다. 각자의 방과 욕실이 철저히 분리된 최고급 스위트룸이라는 사실에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도, 한편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이 가슴 한구석을 간지럽혔다.일단 방에 딸린 넓은 욕실로 들어가 온수를 채운 뒤 하루의 피로를 씻어냈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있어도 입술에 스쳤던 그의 감촉과 묵직한 체온이 지워지지 않았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휴대전화 화면에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신하늘, 이야기 좀 하면서 뭐라도 먹을까?]침이 절로 삼켜졌다. 피곤해서 일찍 잔다고 답신을 보낼까 하다 무심코 닫힌 객실 문 너머의 그를 떠올렸다. 키스까지 해놓고 이 문을 열고 나가면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하는 아슬아슬한 고민이 밀려왔다.하지만 생애 첫 해외여행, 이토록 아찔한 야경을 품은 호텔 펜트하우스에서 치명적으로 매력적인 차준호와의 달콤한 시간을 뒤로하기엔 너무도 아까운 밤이었다.‘설마, 무슨 일이야 있겠어?’차준호는 완벽한
식당에서 나온 우리는 호텔로 향하는 세단의 묵직한 정적 속에서 나란히 앉아 있었다.호텔 방을 하나만 잡았다니.머릿속이 복잡한 열기로 들끓었다. 그래서 그가 나를 정면으로 바라볼 때마다 그 짙은 눈빛으로 자꾸 '어른' 운운했던 걸까.그럼 난 이제 차준호와 연인 사이가 되는 걸까. 설마, 그게 아니라면 세간에서 흔히 말하는, 재벌가 대표 옆에 끼워 다니는 몸만 가까운 비서 사이?하지만 지금까지 그와 나 사이에 그런 은밀한 기류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가 둔해서 눈치를 못 채었던 건가한숨을 길게 내쉬며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도쿄의 아찔하고 화려한 야경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오늘 밤은 대체 어떻게 처신해야 할까. 대한민국 손꼽히는 거대 재벌의 후계자이자 CH컴퍼니의 수장인 차준호가 출장 경비 몇 푼이 아까워서 객실 하나만 예약했을 리는 없고. 그렇다고 한 침대에서 손만 잡고 자자거나, 나를 소파로 내모는 유치한 그림을 그리는 상황은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속내가 사정없이 얽혀 골치가 아파 오는데, 옆자리에 깊게 기대앉은 차준호가 낮게 가라앉은 음성으로 넌지시 물어왔다.“신하늘, 갑자기 왜?”낮에는 오타쿠의 성지에서 신나서 눈이 반짝였지만,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정중하고 완벽한 행보를 넘어서 갑자기 남자로 밀고 들어오니 심장이 제멋대로 날뛰는 건 당연했다.“대표님, 온갖 효율을 떠나서 다음부터는 꼭 허기찬 실장님과 오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요.”먼저 단단히 철벽부터 쳐야 했다. 담담하게 털어놓는 내 목소리에는 어쩔 수 없는 자조가 묻어났다.가죽 시트 너머로 나를 가만히 건너다보던 차준호가 나른하고도 묵직한 실소를 흘렸다.“신하늘이 허 실장보다 게임 기획에 대해서 많이 알고, 무엇보다 미인이라 일본 바이어들의 경계심
공항 문을 열고 들어서자 타국의 여름 열기와 함께 묵직한 오렌지빛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미리 전용 탑승 게이트 앞에 대기하고 있던 짙은 검은색 명품 세단에 올라타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대한민국을 벗어나 도쿄에 발을 디뎠다는 실감이 피어올랐다.가죽 시트의 묵직한 향과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섞여 드는 차 안은 한없이 밀폐되어 있었다. 도쿄 외곽을 벗어나는 동안 창밖으로 스쳐 가는 풍경은 어딘가 우리나라의 여름 시골길을 닮아 있었다. 낮게 깔린 지붕들, 나지막한 목조 건물, 너른 들판 너머 완만하게 뻗은 산 능선까지.그러나 도심 한복판에 접어들자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마천루가 빽빽하게 하늘을 가리고, 낯선 가타카나 네온사인들이 아찔하게 반짝였으며, 반대편으로 숨 가쁘게 달리는 도로 위의 차들이 어지러운 열기를 뿜어냈다.차준호는 내 옆자리에 깊숙이 기대앉은 채, 순간순간 짙고 아득한 눈빛으로 내 옆모습을 모조리 담아내고 있었다. 그 집요한 시선에 숨이 막혀, 나 역시 그의 안색을 살피는 척하며 가만히 눈길을 돌렸다.무심하게 접어 올린 셔츠 소매 아래, 단단하고 매끈한 팔목 근처로 나도 모르게 시선이 자꾸만 떨어졌다.걱정과 의구심을 품은 채 뚫어져라 바라보다, 끝내 그가 고개를 돌려 나와 시선을 마주치고 말았다.“신하늘,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낮게 가라앉은 그의 음성이 밀폐된 차 안을 간지럽히며 울렸다. 뭐라 둘러댈까 찰나의 고민을 하다, 나는 조금 솔직한 속내를 에둘러 건넸다.“대표님 팔목에 주삿바늘 자국이 보여서요. 혹시 어디 아프셨던 건가 해서 그렇습니다.”그러자 차준호가 나른하게 입꼬리를 접어 올리며, 시트 위로 몸을 기울여 내 쪽으로 거리를 바짝 좁혀왔다. 그가 다가오는 순간, 특유의 고급스럽고 시원한 향수 향과 함께 은밀한 체온이 살끝에 소름처럼
사람들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유령처럼 떠돌던 이름의 실체.신하늘, 신 비서. 차준호는 누워 있는 내내 의식의 수면 아래에서 울리던 그 이름이 내심 신경 쓰였다.하지만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실체를 마주한 순간, 관자놀이가 끊어질 듯 욱신거리며 지독한 두통이 밀려왔다.그녀의 이름 세 글자가 왜 이토록 심장 가장 깊은 곳을 거슬리게 긁어내리는 걸까. 기묘한 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졸졸 쫓아다녀 철벽만 치기 바빴던 강소희랑 같이 사고가 났다니. 하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한 톨의 아쉬움도 일지 않았다.대신 눈앞의 신하늘
기자를 상대하는 동안 나 자신도 성장하고 있었다.카메라 앞에서 당당해지고, 브리핑하거나 질문에 응답하는 순간에도 능숙 능란해져 있었다.차분한 척, 완벽한 듯, 긴장감이 첫날보다는 옅어졌다. 사람은 역시 학습의 동물이라고 무슨 아나운서가 된 양 나는 그리 기자들을 상대했다. -차준호 대표님이 대화가 가능하다던데. 확실히 강소희와 사귀는 사이가 맞는지 확인하셨습니까? 답변 부탁드립니다!“차준호 대표님께서는 일체 사생활에 대하여 언급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회사 측에서도 이번 사건은 아는 바가 없습니다.”-언제 CH에서는 공식
종일 정신 없다가 이제는 머리가 하얗게 비어버린 것 같았다.커피에 의지해온 탓일까. 카페인의 날카로운 자극이 현기증을 부추겼다.그가 왜 하필 기억을 잃은 걸까.3년치 기억만 사라지다니. 비극 같으면서도 우습게 느껴졌다.빌어먹게도 나는 잊혀진 존재가 되어버린 것 아닌가.카메라 군단이 다시 몰려들었다. 간신히 버티던 나는 기계적인 목소리로 답변했다.그런데 병실 안에서 흘러나오는 고미주와 강진욱의 대화에 일순 어깨가 흠칫거려졌다.[강 박사님, 차 대표는 언제 일반 병동으로 이동하나요?][네, 최종 검사가 끝나는 대로 오늘
이아준은 통화 도중,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신하늘과 도국과의 옛 기억 속에 깊게 잠겼다.화려한 마천루가 즐비한 강남의 이면, 세종동 서쪽 끝자락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빈민가가 있었다. 그곳에 위치한 ‘하늘 보육원’은 세 사람의 유년이 뿌리내린 곳이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고 나이도 제각각이었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유일한 세계이자 가족이었다.이아준은 태어나자마자 차가운 보육원 앞마당에 버려진 신세였다. 그러나 운명은 잔인하고도 변덕스러웠다. 뒤늦게 그가 국내 최고 재벌가인 L그룹의 잃어버린 혈통임이 드러났고, 하루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