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MELDEN의외의 말에 이현성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대신, 성공 보수 방식이었으면 합니다. 제가 선수님의 코칭을 맡은 이후, 선수님의 연봉이 인상되거나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경우, 그 인상분의 일정 비율을 저의 보수로 지급하는 겁니다. 만약 성과가 없다면, 저도 한 푼도 받지 않겠습니다.”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이현성에게는 아무런 손해가 없는 밑져야 본전인 계약. 동시에 이 제안은 강지훈이 자신의 능력에 얼마나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왜… 왜 그렇게까지…?”
“저도 증명해야 하니까요. 제 능력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이현성 선수는 그 최고의 증명이 되어줄 겁니다.”
지훈의 말에는 힘이 있었다. 이현성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는 망설임 없이 테이블 위에 놓인 펜을 집어 들고 합의서의 서명란에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
‘이현성’
2년 만에 처음으로, 미래를 향한 계약에 사인을 했다.
사인을 마친 이현성이 고개를 들었다.
“이제 뭘 하면 됩니까?”
“우선 제대로 된 인솔부터 맞춰야 합니다. 제가 아는 전문가에게 연락해서 선수님의 발에 완벽하게 맞는 걸로 제작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2주. 2주간 제가 짜주는 프로그램대로만 움직여 주십시오.”
시스템 창에 떠올랐던 ‘예상 교정 기간: 2주’라는 문구가 지훈의 머릿속에 선명했다.
“2주 후에는 어떻게 되는데요?”
“2주 후에, 당신은 1군 마운드에 다시 서게 될 겁니다. 예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진 모습으로.”
지훈의 단호한 선언에 이현성은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때, 이현성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은 ‘김민철 실장’이었다. 그의 정식 에이전트였다. 이현성은 잠시 망설이다가 지훈을 쳐다봤다. 지훈은 고개를 끄덕여 받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네, 실장님.”
[“너 지금 어디야? 오늘 2군 등판 엉망이었다며? 구단에서 연락 왔잖아. 너 그냥 은퇴시키는 게 어떻겠냐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차갑고 무심했다. 이미 자신에게 모든 기대를 접었다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예전 같았으면 이 말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겠지만, 지금의 이현성은 달랐다. 그의 곁에는 강지훈이 있었다.
“실장님. 저, 당분간 개인 훈련에 들어가겠습니다.”
[“개인 훈련? 또 무슨 헛소리야. 너 지금 그럴 상황 아니…”]
“2주만 시간을 주십시오. 2주 후에 모든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이현성은 단호하게 말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의 행동에 지훈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이현성이 지훈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였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코치님.”
‘코치님’.
평생을 듣고 싶었던 그 한마디가 지훈의 심장에 묵직하게 박혔다.
해고당한 말단 사원에서, S급 포텐셜을 가진 천재 투수의 개인 코치가 되기까지. 모든 것이 단 하루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훈은 자신을 바라보는 이현성의 신뢰 가득한 눈빛을 마주하며 생각했다.
‘그래, 이제 시작이다.’
이현성을 다시 리그 최고의 투수로 만드는 것. 그것은 자신의 능력을 세상에 증명할 첫 번째 무대이자, 거대한 스포츠 매니지먼트 제국을 건설하기 위한 장대한 서막의 시작일 뿐이었다.
“코치님, 정말… 여기 맞습니까?”
이현성은 내비게이션이 알려준 목적지 앞에서 망설이며 물었다. 그의 눈앞에 있는 것은 최첨단 장비가 즐비한 스포츠 과학 연구소나 전문 클리닉이 아니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낡은 상가 건물. ‘수제화 전문, 발 편한 구두’ 따위의 빛바랜 간판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네, 여기가 맞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발과 균형에 관해서는 최고인 분이 계신 곳이죠.”
강지훈은 태연하게 대답하며 건물의 좁은 계단을 올라갔다. ‘미래 수제화’라는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낡은 나무 문이 그들을 맞았다. 문을 열자, 가죽과 접착제, 그리고 오래된 먼지가 뒤섞인 쿰쿰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작업장 안은 온갖 종류의 구두 골과 가죽, 낡은 재봉틀과 연장들로 발 디딜 틈 없이 어지러웠다. 그 한가운데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 한 명이 두꺼운 돋보기를 쓴 채 묵묵히 망치질을 하고 있었다.
“어른, 저 왔습니다.”
지훈의 목소리에 망치질이 멈췄다. 장인은 돋보기를 이마 위로 밀어 올리며 날카로운 눈으로 지훈과 그 뒤에 서 있는 이현성을 훑어봤다.
“웬 놈들이냐. 젊은 놈들이 올 곳이 아닌데.”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왔습니다. 이쪽은 야구선수 이현성 군입니다.”
장인의 시선이 이현성의 하체, 특히 발 쪽으로 향했다. 수십 년간 발만 봐온 장인의 눈은 그 어떤 측정 장비보다 정확했다.
“몸뚱이는 쓸 만해 보이는데, 서 있는 폼이 영 불안하구먼. 중심이 살짝 바깥으로 빠져있어. 운동선수, 특히 투수한테는 최악의 밸런스지.”
이현성은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자신의 문제를 한눈에 꿰뚫어 보는 노인의 안광에 압도당했다.
“역시 장인어른은 못 속이겠네요.”
지훈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이 친구 발에 맞는 인솔을 좀 제작해 주셨으면 합니다. 투구 시에 디딤발 역할을 하는 왼쪽 발에 필요합니다.”
장인은 코웃음을 쳤다.
“투수가 공을 못 던지는 건 어깨나 팔꿈치 문제지, 발바닥에 종이 쪼가리 좀 깐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야. 헛걸음했으니 돌아가.”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지훈은 당황하지 않고 한 걸음 다가섰다.
“물론 어깨와 팔꿈치가 중요하죠. 하지만 모든 힘의 시작은 지면입니다. 장인어른께서도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러고는 이현성의 발을 가리키며, 시스템이 알려준 정보를 바탕으로 주문을 시작했다.
“왼쪽 발입니다. 중족골 아치는 지금보다 7mm 정도 높여주시고 아치 끝에서 뒤꿈치로 이어지는 부분은 부드럽게 경사지게 처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착지 시 발목이 바깥으로 약 2.3도 정도 외회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측 세로 아치 부분은 고탄성 카본 소재로 보강해서 무너지는 걸 막아주십시오.
발가락 부분은 힘 전달이 잘 되도록 유연한 소재를 써주시고요.”
망치 자루를 닦던 장인의 손이 허공에서 멎었다.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7mm… 2.3도 외회전… 내측 세로 아치 보강…’
그때부터, 쇼케이스는 리카도의 원맨쇼가 되었다.메이저리그 레벨의 타자들은, 그의 마구 앞에서 어린아이처럼 무력했다. 그들은 직구라고 생각하면 슬라이더가 날아왔고, 슬라이더를 예상하면 평범한 직구에 타이밍을 빼앗겼다. 그들은 공을 치는 것을 넘어, 자신의 감각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2이닝. 6명의 타자. 6개의 탈삼진. 단 한 명도, 배트에 공을 맞히지 못했다.완벽한, 그리고 잔인할 정도로 압도적인 지배였다.쇼케이스가 끝나고, 필드 위에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모든 스태프들을 필드 중앙으로 불러 모았다.그는 먼저, 비극의 주인공이 된 잭슨 콜의 상태를 물었다.“진단은… 어깨 관절와순의 대규모 파열입니다. 시즌 아웃은 물론, 선수 생명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게 1차 소견입니다.”닥터의 보고에, 모두의 얼굴이 어두워졌다.프리드먼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오늘, 우리는 두 가지를 보았다. 하나는, 구시대의 낡고 무책임한 철학이 맞이한 비극적인 종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그의 시선이, 조용히 서 있는 강지훈에게 향했다.“우리가 나아가야 할, 명백하고 압도적인 미래다. 경쟁은 끝났다. 논쟁도 이걸로 끝이다.”그는 지훈에게로 걸어갔다.“강 디렉터.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은 이 조직의 모든 투수들의 건강과 메커니즘, 그리고 성장에 대한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다. 당신의 말이, 곧 다이스의 법이다.”그는 충격에 휩싸인 코치진을 둘러보며 선언했다. 
[경고: 어깨 관절 안정성 F-. 회전근개 스트레스 98% (임계점 돌파).][경고: 내측 측부 인대 긴장도 95% (위험).][최종 경고: 운동 사슬의 완전한 붕괴. 현재의 투구는, 선수의 신체 부위를 파괴하며 구속을 만들어내고 있음. 즉시 중단하지 않을 시, 영구적인 손상 발생 확률 99%.]“저건… 영광이 아니라, 비명이구나.”옆에 앉은 최세연이 창백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녀 역시 전직 운동선수로서, 지금 잭슨 콜의 투구가 얼마나 위태로운 상태인지를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잭슨 콜의 폭주는 계속되었다. 그는 2이닝에 걸쳐, 메이저리그 레벨의 타자들을 압도하며 4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그의 투구는 화려하고 눈부셨다. 마치, 마지막 순간에 가장 밝게 타오르는 불꽃처럼.그리고, 비극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6번째 타자를 상대하던 중이었다. 그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다시 한번 온몸을 실어 102마일짜리 강속구를 던지려 했다. 그의 팔이 정점을 향해 올라가는 순간.“뚝-!”아주 작지만, 섬뜩할 정도로 선명한 파열음이 마운드 위에서 울려 퍼졌다.“끄아아아아아악-!!!”잭슨 콜의 입에서, 짐승의 비명과도 같은 고통스러운 외침이 터져 나왔다. 그는 마운드 위에 쓰러져, 자신의 어깨를 부여잡고 미친 듯이 몸부림쳤다.고요했던 구장에, 그의 끔찍한 비명만이 메아리쳤다.쇼케이스는 중단되었다. 의료진이 급하게 달려 나왔고, 선수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모레슨은, 그 자리에 얼어붙어 있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끔찍한 결과를 마주한 그의 얼굴은,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
세연은 그런 그의 마음을 읽고 가만히 그의 손을 잡았다.“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그녀의 따뜻한 체온이 그의 복잡했던 마음을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그는 잠시 모든 것을 잊고 그녀의 존재가 주는 평온함에 기댔다.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그녀는 그의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고 있었다.고요한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결전의 아침이 밝았다.지훈의 이메일 함에, 드류 프리드먼 사장 비서실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최종 쇼케이스는 오늘 오전 10시, 1번 필드에서 진행됩니다. 메이저리그 코칭스태프 전원과 프런트 핵심 임원, 그리고 각 지역 스카우팅 총괄 디렉터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입니다.단순한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닌, 메이저리그 주전 포수와 타자들이 참여하는 실전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니 최종 준비에 만전을 기해주시기 바랍니다.]판은 예상보다 훨씬 더 커져 있었다. 단순한 코치들 간의 자존심 대결이 아닌, 다이스 구단 전체가 주목하는 공식적인 평가전이 된 것이다.지훈이 메일을 확인하고 있을 때, 그에게 한 통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와 친해진 젊은 트레이너 중 한 명이었다.[지훈! 큰일 났어. 방금 모레슨 코치가 잭슨 콜의 어깨에 코티손 주사를 맞혔어. 내일 쇼케이스를 위해, 통증을 강제로 억제하려는 거야. 이건 미친 짓이야!]지훈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코티손 주사. 통증을 일시적으로 없애주지만, 장기적으로는 관절과 인대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극약 처방.그렉 모레슨은 자신의 자존심과 철학을 증명하기 위해, 결국 선수의 미래를 도박판 위에 던져버린 것이다.지훈은 조용히 주
10분이 채 지나지 않아, 협회장으로부터 ‘모든 조건을 수락하겠다’는 문자가 도착했다. 강지훈은 답장하지 않았다. 그에게 협회장은 더 이상 대화할 가치조차 없는 존재였다.그 시각, 대한민국 재계의 심장부.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있던 하눌그룹의 박성진 부회장은 자신의 아버지이자 그룹의 총수인 박현수 회장 앞에서 고개도 들지 못한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네 이놈!”박현수 회장의 손에 들려 있던 서류 뭉치가 그의 얼굴 위로 폭풍처럼 쏟아졌다. 서류에는 그가 유도협회와 검은 거래를 한 내역과 그 과정에서 조성한 비자금의 흐름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었다. 최건호 회장이 보낸 자비 없는 공격이었다.“고작 아들놈 금메달 하나 따게 하겠다고 그룹 전체를 위기에 빠뜨려? 그것도 감히 JK의 새로운 파트너를 건드려? 네놈은 사업가의 자격이 없다!”박현수 회장의 분노는 단순히 아들의 어리석은 행동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최건호라는 늙은 호랑이가 이 사건을 빌미로, 자신들의 약점을 얼마나 더 파고들지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즉시 결단을 내렸다.“너는 오늘부로 그룹의 모든 직위에서 해임이다. 그리고 당장, 경영 일선에서 손 떼고 베트남 지사로 떠나. 거기서 평생 반성하면서 썩어. 내 눈에 띄는 날이, 네 제삿날인 줄 알아라!”그것은 사실상의 가문에서의 추방 선고였다. 박성진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아버지를 올려다봤지만, 아버지의 눈에는 일말의 동정심도 없었다. 거대한 제국의 전쟁에서, 그는 그렇게 버려진 말이 되었다. 강지훈이라는 이름은 이제 대한민국 스포츠계를 넘어 재계에까지 그 파급력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틀 후. 대한민국 서울.대한유도협회 회장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JK 그룹에서, 우리 협회에 대한 모든 후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문체부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지시했습니다! 당장 징계 위원회를 취소하지 않으면, 협회 예산 전체를 삭감하겠다고 합니다!”협회장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파에 주저앉았다. 하눌그룹 박 부회장의 사주를 받아, 강지훈이라는 젊은 디렉터 하나만 쳐내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다.그런데 자신이 건드린 것이, 벌집이 아니라 용의 둥지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그의 개인 전화가 불길하게 울렸다. 발신자는 문체부 장관이었다.장관의 목소리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회장님, 지금 제정신이십니까! 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최고의 금메달 후보 선수를 망가뜨리려 하다니요! 이번 사태, 당장 깨끗하게 수습하지 않으면… 회장님 목이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제 말, 명심하십시오.”전화가 끊겼다. 협회장은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손으로, 다른 곳에 전화를 걸었다.그 시각, 애리조나의 지훈은 리카도의 투구 데이터를 분석하며, 그렉 모레슨에게 ‘스핀 효율성’의 개념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의 일상은 한국의 폭풍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평온했다.그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국제전화였다. 낯선 번호였지만, 그는 받았다.수화기 너머로, 잔뜩 겁에 질린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가 강지훈 디렉터님! 제가… 제가 죽을 죄를 졌습니다!&rdqu
“절대, 그 어떤 언론과도 접촉하지 마십시오. 협회의 그 어떤 요구에도 응답하지 마시고요. 윤태웅 선수가 동요하지 않도록, 코치님께서 곁을 지켜주십시오. 제가… 모든 것을 해결하겠습니다.”그는 박 코치를 안심시키고 전화를 끊었다. 그의 눈에는 새로운 적을 향한 서늘한 투지가 불타오르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 강지훈은 다이스의 최고 퍼포먼스 책임자(CPO)로서 첫 공식 회의를 주재했다. 어제의 충격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임무를 조금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회의실에는 그렉 모레슨을 포함한 모든 투수 파트 코치들이 무거운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어제의 쇼케이스는 그들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지훈은 자신의 통치 철학, 혹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오늘부터, 다이스의 모든 투수 육성 프로그램은 제 시스템을 기반으로 전면 재설계될 것입니다.”그는 스크린에 몇 가지 핵심 지침을 띄웠다.부상 위험군으로 분류된 모든 투수들의 고강도 투구를 즉시 중단한다.모든 투수는 주 1회, K 퍼포먼스 랩의 시스템을 통한 정밀 생체 역학 분석을 의무적으로 시행한다.모든 코칭스태프는 오늘부터 데이터 해석 및 운동 신경학에 대한 의무 교육 세미나에 참석해야 한다.그것은 명령이었다. 그렉 모레슨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그는 어제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지만, 수십 년간 지켜온 자신의 철학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에는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꼈다.“잠깐, 강 선생. 당신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야. 하지만 잭슨 콜의 경우, 그에게는 휴식이 아니라 경쟁이 필요해! 지금 그의 구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