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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Author: 루니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16 09:27:13

준혁은 아내의 불륜 증거를 돈 주고 샀다.

자기가 저지른 외도는 증거라고 부르지 않았다.

“한서윤이랑 서도현. 둘이 붙어 있는 사진 전부 가져와요.”

사설업체 직원이 준혁을 바라봤다.

“기간은요?”

“최근 한 달. 밤 시간 위주.”

“주거지까지 따라가는 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준혁이 비웃었다.

“내 아내예요.”

그 말이면 모든 문이 열려야 한다고 아직도 믿는 얼굴이었다.

준혁은 휴대전화에서 서윤의 메시지를 다시 찾았다.

‘나 아직 이혼 안 했어.’

뒤에 이어진 문장은 잘랐다.

‘하은이 문제까지 내가 결정할 거야.’

그 부분도 지웠다.

화면에는 한 문장만 남았다.

‘나 아직 이혼 안 했어.’

준혁은 캡처 파일 이름을 바꿨다.

‘혼인 유지 인정.’

자기에게 유리한 문장만 남기니 서윤은 갑자기 배신한 아내가 됐다.

반대로 세라에게 보낸 메시지는 지웠다.

‘자?’

‘한 번만 만나.’

‘남편이랑 끝낼 생각 없어?’

읽지 않음이 붙은 문장들이 하나씩 사라졌다.

준혁은 삭제 버튼을 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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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제 불능   70화

    준혁은 친자검사 결과도 나오기 전에 서윤의 밥부터 통제했다.아이가 자기 것인지도 모르면서, 아내의 몸은 벌써 자기 것처럼 굴었다.“점심 먹은 거 사진 찍어 보내.”아침 일곱 시부터 메시지가 쌓였다.‘산부인과는 내가 알아본 데로 옮겨.’‘운전하지 마.’‘커피 끊어.’‘야간 일정 취소해.’‘서도현은 당분간 만나지 마.’서윤은 마지막 문장에서 손을 멈췄다.아이 걱정인 척하다가 결국 도현이었다.‘내 일정에 관여하지 마.’보내자마자 전화가 왔다.“관여? 내 애일 수도 있는데 내가 왜 못 해?”“도현 씨 애일 수도 있어.”“그 새끼 이름 좀 처꺼내지 마!”“그럼 당신도 아빠 행세 그만해.”준혁이 욕을 삼키듯 말했다.“임신했으면 몸조심부터 해야 될 거 아니야. 네가 알아서 하다가 지금 이 꼴 난 거잖아.”서윤의 얼굴이 굳었다.“이 꼴?”“말꼬리 잡지 마.”“임신이 이 꼴이야, 아버지를 모르는 게 이 꼴이야?”“한서윤.”“둘 다 당신이 평가할 일 아니야.”서윤은 전화를 끊었다.회사에 도착하자 다정이 기다리고 있었다.“대표님, 강준혁 상무님 쪽에서 연락 왔습니다.”“뭐래요?”“당분간 대표님 외근이랑 저녁 일정 전부 빼고, 식사도 챙겨드리라고요.병원 일정은 본인한테 공유해달라고 했고요.”서윤은 잠깐 웃었다.기가 막힐 때 나오는 웃음이었다.예전에는 살이 쪘다고 밥을 빼앗았다.이제는 임신했다고 밥을 검사하려 했다.이유만 바뀌었지 하는 짓은 같았다.“아무것도 따르지 마세요.”“네.”“그리고 오늘 이사회 그대로 진행해요.”다정이 눈을 들었다.“대표님, 괜찮으시겠어요?”“숨기면 저 사람이 내 임신을 자기 권한처럼 쓸 것 같아서.”한 시간 뒤 회의실.서윤은 앉자마자 말했다.“개인적인 사실 하나 먼저 공유하겠습니다. 저 임신했습니다.”몇 사람의 표정이 달라졌다.축하한다는 말이 나오기 전에 서윤이 이어갔다.“아직 초기고 검사 중입니다. 주치의가 업무 중단을 권고한 상태도 아닙니다.”준혁이 보낸 메시지를 화

  • 통제 불능   69화

    준혁은 아내의 불륜 증거를 돈 주고 샀다.자기가 저지른 외도는 증거라고 부르지 않았다.“한서윤이랑 서도현. 둘이 붙어 있는 사진 전부 가져와요.”사설업체 직원이 준혁을 바라봤다.“기간은요?”“최근 한 달. 밤 시간 위주.”“주거지까지 따라가는 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준혁이 비웃었다.“내 아내예요.”그 말이면 모든 문이 열려야 한다고 아직도 믿는 얼굴이었다.준혁은 휴대전화에서 서윤의 메시지를 다시 찾았다.‘나 아직 이혼 안 했어.’뒤에 이어진 문장은 잘랐다.‘하은이 문제까지 내가 결정할 거야.’그 부분도 지웠다.화면에는 한 문장만 남았다.‘나 아직 이혼 안 했어.’준혁은 캡처 파일 이름을 바꿨다.‘혼인 유지 인정.’자기에게 유리한 문장만 남기니 서윤은 갑자기 배신한 아내가 됐다.반대로 세라에게 보낸 메시지는 지웠다.‘자?’‘한 번만 만나.’‘남편이랑 끝낼 생각 없어?’읽지 않음이 붙은 문장들이 하나씩 사라졌다.준혁은 삭제 버튼을 누르며 중얼거렸다.“지나간 건 지나간 거지.”자기 외도는 과거였다.서윤의 외도만 현재였다.며칠 뒤 첫 번째 봉투가 왔다.도현의 차에서 내리는 서윤.주차장에서 마주 선 두 사람.늦은 시간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진.준혁은 한 장씩 넘기다가 봉투를 책상에 내리쳤다.“이딴 걸 어디다 써먹어요?”직원이 말했다.“함께 이동한 정황입니다. 성관계 증거는 아닙니다.”“둘이 잤다니까?”“그건 대표님 주장이고요.”준혁의 눈이 번뜩였다.“호텔 들어가는 걸 찍으라고 했잖아.”“호텔 출입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그럼 어디서 처박혀 있었는데?”직원은 대답하지 않았다.준혁은 사진 한 장을 집었다.도현이 서윤에게 차 문을 열어주는 장면이었다.별것도 아닌 사진이었다.그런데 손에 힘이 들어갔다.자기는 세라에게 차 문을 열어줬고, 다른 여자 허리를 감고 호텔 로비를 걸었다.그때는 다 아무 의미 없다고 했다.그런데 다른 남자가 자기 아내에게 차 문 하나 열어주는 건 견딜

  • 통제 불능   68화

    아이 아버지는 둘 중 하나였다.그런데 날짜는 어느 쪽도 지워주지 않았다.서윤은 사무실 문을 잠그고 달력을 펼쳤다.마지막 생리 시작일.서도현과 처음 잔 날.강준혁과 다시 잔 날.나흘.딱 나흘 차이였다.한 번 더 셌다.생리 앱의 예상 날짜도 다시 눌렀다.결과는 같았다.둘 다 가능했다.서윤은 휴대전화를 엎어놓았다.“미치겠네.”병원에서는 임신만 확인했다. 지금 단계에서 날짜만으로 친부를 단정할 수 없다는 말도 들었다.그런데도 답이 없으면 숫자라도 붙잡게 되는 모양이었다.도현과의 밤은 자신이 먼저 선택했다.준혁과의 밤도 자신이 허락했다.어느 쪽도 지워버릴 수 없었다.더 끔찍한 건 그 두 밤 사이가 고작 나흘이라는 사실이었다.서윤은 달력 위 두 날짜를 손가락으로 번갈아 짚었다. 어느 밤을 지워도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어제 도현에게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오늘은 남편 아이일 수도 있다고 말해야 했다.서윤은 결국 도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오늘 볼 수 있어요?’답은 바로 왔다.‘갑니다.’한 시간 뒤 도현이 사무실에 들어왔다.그는 서윤 얼굴을 보고 물었다.“무슨 일입니까?”서윤은 돌려 말하지 않았다.“나 임신했어요.”도현이 멈췄다.손에 들고 있던 차 키가 테이블 위에 천천히 놓였다.서윤이 먼저 말했다.“당신 아이일 수도 있어요.”도현의 시선이 고정됐다.“그리고 준혁 아이일 수도 있고.”침묵이 길어졌다.“시기가 겹칩니까?”“네.”서윤은 휴대전화를 밀었다.화면에는 세 날짜가 표시돼 있었다.도현은 한 번 보고 다시 돌려놓았다.“병원에서는요?”“계산으로는 모른대요.”“몸은 괜찮습니까?”서윤이 그를 봤다.“뭐요?”“출혈이나 통증은 없어요?”“없어요.”“감염검사 결과는?”“아직.”“언제 나옵니까?”서윤이 헛웃음을 냈다.“당신 애인지부터 안 물어요?”“궁금합니다.”대답은 즉시 나왔다.“강준혁 씨 아이일 수도 있다는 말도 싫습니다.”그는 잠깐 턱을 쓸었다.“질투도 납니다. 많이.”“그런

  • 통제 불능   67화

    임신은 맞았다.그런데 아이 아버지는 몰랐다.의사가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서윤은 웃지 못했다.초음파 화면 한쪽에 작은 임신낭이 보였다.하은을 가졌을 때는 저 점 하나만으로 준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번에는 휴대전화를 꺼버리고 싶었다.“마지막 생리일은 적어주신 날짜가 맞으세요?”“네.”“평소 주기는요?”“대체로 일정해요.”의사는 몇 가지를 더 확인했다. 서윤은 날짜를 떠올리지 않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도현과의 밤.준혁과의 밤.나흘 차이.둘 다 자신의 선택이었다. 술 탓도, 실수 탓도, 강요 탓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 끔찍했다.“기본 산전검사 진행하고 감염검사도 같이 하겠습니다.”서윤이 바로 말했다.“가능한 건 다 해주세요.”의사가 시선을 들었다.“특별히 걱정되는 부분이 있으세요?”서윤은 잠깐 망설였다.“배우자가 여러 사람과 관계한 적이 있어요.”말하고 나니 이상하게 속이 쓰렸다.남편의 외도가 이제는 상처나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었다.자기 몸과 아이에게 닿을 수 있는 현실이었다.“알겠습니다. 필요한 항목 확인해서 안내드릴게요.”의사는 비난도 동정도 하지 않았다. 그게 오히려 편했다.채혈실에서 서윤은 바늘이 들어가는 걸 그대로 봤다.예전 같으면 준혁에게 무섭다고 전화했을 순간이었다.지금은 그 남자가 남긴 가능성 때문에 검사를 받고 있었다.남자는 그럴 수 있다.몸과 마음은 다르다.집으로 돌아오면 된다.준혁이 늘 하던 말들이 떠올랐다.그 말 뒤에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은 서윤이었다.서윤은 봉투를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아이가 생겼다는 사실보다 남편에게서 옮았을지도 모를 병을 먼저 걱정하는 자신이 비참했다.하지만 감정 때문에 검사를 미룰 생각은 없었다.누가 아버지든 자기 몸은 자기 것이었다.적어도 그것만큼은 준혁도, 도현도 대신 책임져줄 수 없었다.진료실을 나오기 전 의사가 말했다.“결과 나오기 전까지 너무 앞서 걱정하지 마세요. 이상이 있으면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서윤은 고개

  • 통제 불능   66화

    생리가 일주일 늦었다.서윤은 임신보다 먼저 두 남자의 이름을 적었다.서도현.강준혁.회의실 화면에는 다음 달 광고 일정이 떠 있었지만 서윤의 눈에는 숫자만 들어왔다.마지막 생리 시작일. 도현과 처음 잔 날. 준혁과 다시 잔 날.나흘 차이.도현과의 밤은 자신이 원해서 선택했다.준혁과의 밤도 강요가 아니었다. 어느 쪽도 술이나 실수 탓으로 밀어낼 수 없었다.그래서 더 무서웠다.만약 임신이라면 누군가를 탓하며 빠져나갈 구멍이 없었다.자신이 선택한 두 밤의 결과를 자신이 받아들여야 했다.서윤은 달력의 두 날짜를 번갈아 보다가 화면을 껐다. 숫자를 더 본다고 답이 생기지는 않았다.서윤은 날짜를 다시 셌다. 한 번 더. 또 한 번.아무리 계산해도 겹쳤다.“대표님?”다정의 부름에 서윤이 고개를 들었다.“괜찮으세요?”“네.”대답하고 나서 서윤은 잠깐 멈췄다.괜찮아요.예전부터 정말 괜찮지 않을 때 가장 많이 하던 말이었다.“오늘 회의 여기까지 할게요.”화장실로 들어간 서윤은 문을 잠갔다. 생리 앱을 열자 예정일이 일주일 전으로 찍혀 있었다.스트레스 때문일 수도 있었다.체중 변화 때문일 수도 있었다.주기가 흔들린 적도 있었다.핑계는 많았다.그런데 머릿속에는 계속 두 남자의 얼굴만 떠올랐다.도현.준혁.임신 자체보다 먼저 든 생각이 ‘누구 아이지?’라는 사실이 서윤을 더 세게 때렸다.하은을 가졌을 때는 두 줄을 본 순간 준혁에게 전화했다. 지금은 반대였다.만약 두 줄이 나오면 가장 먼저 숨기고 싶은 사람이 남편이었다.그 사실만으로도 결혼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알 수 있었다.서윤은 오후 일정을 끝내고 회사에서 세 블록 떨어진 약국으로 갔다.“임신 테스트기 두 개 주세요.”약사는 아무 표정 없이 봉투를 건넸다.약국을 나오는 길, 진열대 끝에 작은 아기 양말이 걸려 있었다. 서윤은 시선을 피했다.하은을 가졌을 때는 모든 것이 단순했다. 두 줄이 나오면 축하할 사람도,아이 아버지라고 부를 사람도 한 명뿐이라고 믿었다.

  • 통제 불능   65화

    “가지 마요.”도현이 계약 종료서를 거두려던 손을 멈췄다.서윤은 자기 입에서 나온 말을 되돌리지 않았다.“사업 말고요. 당신.”도현의 눈빛이 달라졌다.“지금 저를 붙잡는 겁니까?”“네.”“강준혁 씨와 계속 부부로 지내면서도?”서윤은 잠깐 입을 다물었다. 듣기 싫은 질문이었지만 피할 생각은 없었다.“그럴 수도 있어요.”도현의 손이 서류 위에서 멈췄다.“그런데 저한테는 빠지지 말라고요?”“이기적인 거 알아요.”“많이 이기적입니다.”“그래도 싫어요.”“뭐가요?”“당신 없어지는 거.”처음으로 도현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서윤은 계속 말했다.“나 준혁이랑 잤어요. 내가 원해서. 그걸 후회한다고 말할 생각도 없어요.”도현의 턱이 굳었다.“그런데 끝나고 당신한테 ‘보고 싶다’고 보냈어요.”“압니다.”“왜 그랬는지 이제 알아요.”서윤이 그를 똑바로 봤다.“섹스만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니까.”도현의 시선이 서윤에게 박혔다.“좋아해요.”말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았다.“당신이 다른 여자 만난다고 하면 싫을 것 같고, 아까 빠질 수 있다고 했을 때 겁났어요.그 정도면 나도 인정해야겠죠.”“사랑입니까?”서윤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지금 이름 붙이라고 하지 마요.”“왜요?”“또 남자 때문에 내 인생 결론 내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으니까.”도현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었다.“저 때문에 이혼하지 않겠다는 뜻입니까?”“정확히는 당신 때문에 이혼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에요.”“좋아한다면서요.”“그래서 더 그래요.”서윤은 계약 종료서를 손가락으로 밀어냈다.“준혁과 끝내는 이유는 준혁이어야 해요. 그 인간이 한 짓,내가 더는 못 견디는 것, 하은이한테 필요한 것.당신을 선택하려고 남편을 버리는 모양으로 만들기 싫어요.”“그 사이에 강준혁 씨와 또 잘 수도 있고요?”아픈 질문이었다.서윤은 피하지 않았다.“가능성까지 거짓말하진 않을게요.”도현이 창밖을 봤다.“그 말은 정말 싫습니다.”“알아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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