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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마녀의 딸

Penulis: 비밀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27 14:11:06
대전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대신과 귀족, 흰 법의를 입은 사제들까지.

높은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한 빛이 바닥에 핏빛과 보랏빛 얼룩을 흩뿌렸다.

향로에서 피어오른 유향 냄새가 목구멍에 텁텁하게 걸렸다.

그 얼룩 한가운데 엘로라가 혼자 서 있었다.

옥좌에는 칼리안이 턱을 괴고 앉아 있었다.

아무 표정도 없었다.

대전 문 앞에서 그가 한 말은 하나뿐이었다.

고개 숙이지 마.

엘로라는 그 말을 이 사이에 문 채 버티고 있었다.

손끝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떨리는 손은 치맛자락 속에 숨기고, 턱만은 들었다.

귀족들 틈에 에녹의 얼굴이 보였다.

미간을 모은 채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 곁에 갈색 곱슬머리의 서기관이 서류철을 끌어안고 서 있었다.

"그레이스의 심장은."

레이너드가 한 걸음 나섰다.

목소리가 대전 천장을 때리고 되돌아왔다.

"이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은빛을 낸 적이 없소."

"옳소."

"그럼 그 빛은 뭐란 말이오?"

누군가 맞장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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