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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겨울은 아직

Author: 비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31 17:00:00

시의장 약방에 다시 촛불이 켜졌다.

선반마다 이름표 붙은 유리병이 빼곡했고, 말린 약초와 식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오스발드가 죽은 뒤 그 자리를 이어받은 젊은 시의가 석판 앞에 섰다.

석판 위에 베네딕트가 누워 있었다.

아무도 감겨 주지 않은 눈이 천장의 그을음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엘로라는 문틀에 기대 서 있었다.

산파는 사흘은 누워 있으라고 했다.

그녀는 반나절 만에 일어났다.

"들어가지 마."

"안 들어가요. 여기서 봐요."

"보지도 마."

"그건 약속 못 해요."

칼리안이 혀를 찼다.

그러고는 그녀가 기댄 문틀 반대편에 제 어깨를 붙이고 섰다.

넘어지면 바로 받을 수 있는 거리였다.

은바늘이 대사제의 손톱 밑으로 들어갔다.

아무도 숨소리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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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군이 뻐꾸기 황녀에게 집착한다   231. 시의의 제자

    칼리안이 피 웅덩이에서 단검을 건져 올렸다.칼날이 깨끗했다.칼집에서 반 뼘도 빠져나오지 못한 채였다.뽑기도 전에 뒤에서 당한 것이다."쫓아."낮은 천장에 부딪힌 목소리가 수로를 따라 우르르 굴러갔다.기사들이 핏줄기를 따라 물속으로 뛰어들었다.칼리안이 그 맨 앞이었다.물이 허리까지 차올랐다.누군가 발을 헛디뎌, 횃불 하나가 치익 소리를 내며 물에 잠겼다.남은 불빛이 반으로 줄었다.그 어둠 저편에서 물살 가르는 소리가 났다.철벅, 철벅, 다급하게 멀어지는."저기!"세드릭이 외쳤다.횃불 끝자락에 사람 그림자 하나가 걸렸다.흰 시의복 자락이 물 위에서 펄럭였다.갈림길에서 그림자가 고개를 돌렸다.앳된 얼굴이었다.칼리안은 그 얼굴을 알았다.엘로라가 해독제를 달이던 밤, 구석에서 오스발드의 흑단 함을 정리하던 조수.베네딕트의 시신 앞에서 은바늘을 들었던 손.오스발드가 죽은 뒤 약방을 물려받은, 아무도 두 번 쳐다보지 않던 얼굴."율리안."젊은 시의가 입꼬리를 올렸다.다음 순간, 그는 갈림길의 어둠 속으로 꺼지듯 사라졌다.*서쪽 별채의 창이 잿빛으로 바래 갈 무렵, 칼리안이 돌아왔다.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수로의 구정물을 뒤집어쓴 꼴이었다.한 손에 에녹의 단검, 다른 손에 젖은 종이 뭉치.율리안은 놓쳤다.에녹은 찾지 못했다.엘로라는 밤새 입구를 지키다 로웰에게 끌려 들어와 억지로 눕혀진 참이었다.회랑에서 그의 발소리가 들리자마자 그녀는 이불을 걷어찼다.밤새 반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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