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이번 판은 사람 둘이 아니라 기업 64곳이 말이 됐습니다. 서율이 첫 수부터 정석대로 둘 리 없겠죠.
“한번 인정했으면.”태혁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오늘은 끝까지 인정하게 해줄게.”서율이 눈을 가늘게 떴다.“말은 잘하네요.”“아직도 도발할 여유 있어?”“왜 없어요?”태혁은 대꾸하지 않았다.이번에는 말보다 행동이 먼저였다.서율이 다음 말을 꺼내기도 전에 입술이 겹쳤다.처음부터 밀어붙이지 않았다.서율이 따라오면 그만큼 속도를 높였고, 그녀가 셔츠를 움켜쥐면 허리를 받친 팔에 힘을 실었다.“음….”작은 소리가 입술 사이로 흘렀다.태혁은 놀리지 않았다.서율의 반응을 눈으로 확인한 뒤 다시 고개를 숙였다.입술이 턱 아래를 지나 목선에 닿았다.서율의 손끝이 그의 어깨를 움켜쥐었다.“태혁 씨….”“응.”대답은 짧았다.서율은 눈을 감았다.앞선 플레이에서는 다음 명령을 기다렸다.지금은 아니었다.태혁이 전체 흐름을 가져갔고, 서율은 그 안에서 원하는 만큼 반응했다.움찔하면 속도를 바꾸고.먼저 가까워지면 그대로 받아냈다.서율이 그의 셔츠를 밀어냈다.이미 풀려 있던 단추 사이가 조금 더 벌어졌다.“하고 싶은 대로 하라면서요.”“그래서?”서율의 손바닥이 가슴께에 닿았다.“하는 중인데요.”태혁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그럼 제대로 해.”“뭘 얼마나 제대로—”말이 끝나기 전에 다시 입술이 막혔다.“읏….”서율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태혁이 입술을 떼었다.“조용해졌네.”“말 못 하게 해놓고.”“계속 말해도 돼.”“그러면 또 막을 거잖아요.”“그건 내 마음이고.”서율이 그를 노려봤다.“진짜 마초 같아.”“이제 알았어?”결국 웃음이 터졌다.그러나 가벼운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태혁의 손이 등을 받치자 서율이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켰다.이번에는 그녀가 먼저 목에 팔을 둘렀다.“내 차례.”먼저 입을 맞췄다.태혁은 그대로 받아줬다.서율이 방향을 바꾸고 원하는 만큼 끌어당겼다.잠시 동안은 정말 자신이 흐름을 가져간 것 같았다.“좋아?”“네.”“뭐가.”“지금은 내가 하는 것 같아서.”태혁
“그 말이면 됐어.”태혁이 더는 설명하지 않았다.서율도 굳이 묻지 않았다.방금 전까지 둘 사이를 채우던 건 규칙과 말이었다.이번에는 달랐다.태혁이 몸을 숙이자 서율의 시야가 순식간에 가려졌다.입술이 맞닿았다.짧게 끝내지 않았다.서율이 따라오면 더 깊게 파고들었고, 그녀가 셔츠를 움켜쥐면 허리를 감싼 팔에 힘을 실었다.“읏….”서율의 입술 사이로 작은 소리가 새었다.태혁이 잠깐 거리를 벌렸다.“방금 뭐야.”“뭐가요.”“못 들은 척해?”서율의 얼굴에 열이 올랐다.“키스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죠.”“그래?”태혁의 시선이 느릿하게 내려갔다가 돌아왔다.“그럼 더 들어봐야겠네.”“차태혁 씨.”이름을 다 부르기도 전에 다시 입술이 막혔다.이번에는 서율도 지지 않았다.팔을 뻗어 태혁의 목을 감싸고 적극적으로 끌어당겼다.태혁은 막지 않았다.오히려 서율이 원하는 만큼 받아준 뒤, 그녀가 익숙해질 즈음 자연스럽게 흐름을 바꿨다.입술이 턱선을 스쳤다.목 가까이에 온기가 닿자 서율의 손가락이 태혁의 셔츠를 세게 구겼다.“아… 잠깐.”태혁의 움직임이 즉시 느려졌다.서율이 눈을 떴다.“왜 진짜 멈춰요.”“잠깐이라며.”“그 잠깐이 그 잠깐이 아닌데.”태혁이 낮게 웃었다.“그럼 똑바로 말해.”서율이 그를 노려봤다.“알면서.”“오늘은 알아도 당신 입으로 듣고 싶은데.”“계속해요.”이번에는 태혁이 되묻지 않았다.곧바로 이어졌다.목덜미를 스치는 입술에 서율이 고개를 살짝 젖혔다.태혁의 손은 허리선을 따라 움직이다 등을 받쳤다.강제로 자세를 만들지 않았다.하지만 서율이 어느 쪽으로 움직여도 결국 태혁이 만든 흐름 안으로 돌아왔다.서율은 그게 더 자극적이었다.“진짜….”“왜.”“말 안 한다면서 계속 물어보잖아요.”태혁이 고개를 들었다.“그럼 안 물어볼게.”말 그대로였다.그 뒤부터 태혁은 필요한 말 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대신 서율을 봤다.눈빛이 달라지는 순간.손에 힘이 들어가는 순간.가까워지려는
서율의 손이 태혁의 어깨 위에 놓여 있었다.태혁은 그 손을 한 번 내려다봤다.“이제 됐어.”“뭐가요?”“연습.”서율의 눈썹이 올라갔다.“지금까지 연습이었어요?”“응.”태혁은 짧게 대답했다.“당신이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지도 알았고. 내가 어디까지 가져가야 하는지도 알았으니까.”말투부터 달랐다.앞에서는 규칙을 하나 정하면 설명이 뒤따랐다.왜 필요한지.어떻게 해야 하는지.언제 바뀌는지.이번에는 없었다.태혁은 이미 결론을 내린 사람처럼 말했다.“이제 내가 할게.”“뭘요?”“당신이 원했던 거.”서율이 그를 바라봤다.“내가 주도하는 거.”그 말에 서율의 입꼬리가 올라갔다.“이제야 제대로 하려고요?”태혁의 표정이 바뀌었다.“도발하지 마.”“왜요?”“오늘은 져줄 생각 없으니까.”서율의 웃음이 잠깐 멎었다.평소라면 한마디 더 받아쳤을 것이다.그런데 이번에는 태혁이 먼저 등을 돌렸다.침대 옆에 놓인 물잔을 치우고 휴대전화를 뒤집어 놓았다.손목시계도 풀었다.탁.테이블 위로 떨어졌다.서율이 그 모습을 지켜봤다.“시간도 안 봐요?”“당신이 정하지 말랬잖아.”435화 마지막에 했던 말이었다.시간 정하지 말고.태혁은 그걸 기억하고 있었다.“그러니까 오늘은 안 재.”태혁이 돌아섰다.“언제 끝날지도 내가 안 정해놨어.”이번에는 서율도 장난스럽게 받지 못했다.10분처럼 끝을 알고 시작하는 것과 달랐다.태혁은 몇 분짜리 규칙도.몇 단계짜리 순서도 준비하지 않았다.그저 서율 앞에 섰다.“싫은 건 말해.”딱 한마디였다.서율이 고개를 끄덕였다.“그거면 됐어.”그 뒤로는 묻지 않았다.태혁이 먼저 거리를 좁혔다.서율이 자연스럽게 손을 뻗자 이번에는 막지 않았다.셔츠를 잡아도.자신 쪽으로 당겨도.그대로 두었다.대신 흐름이 서율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려는 순간에는 태혁이 가져왔다.서율이 입을 맞추려 하면 태혁이 먼저 닿았고.서율이 방향을 바꾸려 하면 그보다 먼저 자리를 바꿨다.서율은 몇 번 반복
“이번에는.”태혁의 손이 서율의 허리를 잡았다.“내가 멈추라고 할 때까지.”서율이 그를 바라봤다.“먼저 멈추지 마.”조금 전까지와 정반대였다.멈추라는 말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그 말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해야 했다.서율이 먼저 태혁의 셔츠 깃을 잡았다.그대로 끌어당겼다.입술이 맞닿았다.이번에는 태혁도 바로 받아줬다.서율은 처음부터 속도를 높이지 않았다.언제 ‘멈춰’라는 말이 나올지 의식하면서 천천히 움직였다.그러나.아무 말도 없었다.서율이 그의 목 뒤를 감쌌다.태혁의 손이 허리를 끌어당겼다.더 가까워졌다.그래도.“멈춰.”그 말은 나오지 않았다.서율이 먼저 입술을 떼려는 순간.태혁의 손이 뒷목을 받쳤다.“안 했어.”서율이 멈칫했다.“뭘요.”“멈추라고.”아.서율이 다시 가까워졌다.태혁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이번에는 서율도 알았다.자기가 또 먼저 끝낼 순간을 정하려 했다는 걸.태혁이 다시 입을 맞췄다.이번에는 아까보다 길었다.서율은 물러나지 않았다.손끝이 셔츠 깃을 지나 어깨를 잡았다.태혁의 손도 허리에서 등을 따라 올라왔다.서율이 순간 움찔했다.그래도 멈추지 않았다.“잘하고 못하고 생각하지 마.”태혁이 가까운 거리에서 말했다.“그냥 계속해.”서율이 다시 그를 끌어당겼다.이번에는 더 이상 다음 명령을 기다리지 않았다.자기가 원하는 대로.단.멈추는 순간만 만들지 않았다.태혁이 한 걸음 움직이자 서율도 따라갔다.침대 끝에 다리가 닿았다.그녀가 자연스럽게 앉으려는 순간.“그대로.”서율이 선 채 멈췄다.태혁이 시선을 내렸다.“앉으라고 안 했어.”“…이건 명령이잖아요.”“맞아.”“먼저 멈추지 말라면서.”“키스를 먼저 끝내지 말라는 뜻이었지.”서율이 어이없다는 듯 바라봤다.“규칙 너무 세세한 거 아니에요?”“그러니까 지금 알려주잖아.”태혁은 서율의 허리를 잡은 채 말했다.“내가 정하는 건 당신 행동 전부가 아니야.”그리고 침대를 가리켰다.“앉아.”서율
“멈춰.”서율의 움직임이 그대로 멎었다.손은 태혁의 목 뒤에 있었다.입술은 닿을 듯 가까웠다.조금만 움직이면 다시 이어질 거리.그런데 움직이지 않았다.태혁은 그런 서율을 한동안 바라봤다.“이제부터가 더 어려울 거야.”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이 상태로 얼마나 있으라고요.”“내가 다시 움직이라고 할 때까지.”“시간제한 없다면서요.”“없지.”태혁이 태연하게 답했다.“그래서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거고.”서율은 대꾸하려다 말았다.자기가 고른 규칙이었다.움직이는 건 자유.멈추는 순간만 태혁이 정한다.문제는 그 ‘멈추는 순간’이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이었다.태혁이 먼저 한 걸음 물러났다.서율의 손이 그의 목 뒤에서 자연스럽게 떨어졌다.하지만 그 이상은 움직이지 않았다.“아직.”“알아요.”태혁이 침대 옆으로 이동했다.서율은 시선만 따라갔다.조금 전까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던 몸이 명령 하나로 멈춰 있다는 사실이 묘했다.태혁은 일부러 서두르지 않았다.물을 한 모금 마시고.컵을 내려놓고.다시 서율 앞에 섰다.“움직여.”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서율이 기다렸다는 듯 태혁의 셔츠를 잡았다.“이제 진짜 마음대로죠?”“멈추라고 하기 전까지.”서율이 그를 끌어당겼다.이번에는 먼저 입을 맞췄다.태혁도 곧바로 받아줬다.아까처럼 하나씩 허락을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서율이 원하는 만큼 가까워졌다.손도 자유롭게 움직였다.태혁의 어깨를 감싸고.목 뒤를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몇 번이나 기다렸던 만큼 적극적이었다.태혁은 막지 않았다.오히려 허리를 감싸 거리를 완전히 좁혔다.그래서 서율은 순간 방심했다.이제 당분간은 멈추지 않을 거라고.그렇게 생각한 순간.“멈춰.”서율이 그대로 굳었다.이번에는 더 어려웠다.태혁의 셔츠를 잡은 손에도 힘이 들어간 상태였다.“손도.”서율은 움켜쥔 손가락까지 멈췄다.태혁이 그녀를 내려다봤다.“방금 예상했지.”“…뭘요.”“한동안 안 멈출 거라고.”정확했
“내가 말하는 것만 들어.”서율은 대답 대신 태혁을 바라봤다.태혁은 맞잡고 있던 손을 천천히 놓았다.“일어나.”서율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끝으로 가.”침대 끝까지 움직였다.“멈춰.”서율이 그대로 섰다.태혁은 바로 따라가지 않았다.조금 전까지 이어지던 흐름과 달리 거리를 두었다.서율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를 좇았다.“나 봐.”시선이 정확히 맞았다.“이제부터 내가 말하지 않은 건 하지 마.”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대답.”“알겠어요.”그제야 태혁이 다가왔다.한 걸음.두 걸음.서율 바로 앞까지.“손.”서율이 손을 내밀었다.태혁이 잡았다.“가까이 와.”서율이 한 걸음 들어왔다.“더.”다시 한 걸음.거의 맞닿을 만큼 가까워졌다.태혁이 손을 놓았다.서율의 손이 그대로 그의 셔츠를 향하려 했다.“안 시켰어.”손끝이 멈췄다.서율이 태혁을 올려다봤다.“일부러 놓은 거죠?”“응.”너무 태연한 대답에 서율의 눈이 가늘어졌다.“잡나 보려고.”“시험 안 한다면서요.”“시험 아니야.”태혁이 그녀의 손끝을 내려다봤다.“당신이 지금 뭘 먼저 하고 싶은지 보는 거지.”서율은 손을 내렸다.“잡고 싶었어요.”“알아.”“그럼 잡아도 돼요?”태혁은 잠깐 기다렸다.그리고.“잡아.”서율이 기다렸다는 듯 셔츠를 움켜쥐었다.이번에는 태혁이 막지 않았다.“당겨.”서율이 힘을 줬다.태혁이 그대로 가까워졌다.입술이 닿을 듯한 거리.서율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그러자 태혁이 멈췄다.“그건 안 시켰는데.”서율의 눈이 커졌다.“…이것도?”“내가 말하지 않은 건 하지 말랬잖아.”서율은 그대로 멈췄다.셔츠를 잡은 손만 남았다.태혁은 그런 서율을 몇 초 바라봤다.그리고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입술이 닿았다.서율은 움직이지 않았다.태혁이 먼저 시작했으니.어디까지 따라가도 되는지 기다렸다.태혁이 아주 조금 떨어졌다.“따라와.”그제야 서율이 움직였다.이번 키스는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