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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2화 : 사라진 승객의 거짓말》

Author: 에이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8 18:42:38

다음 날 오전 10시 23분.

“주인님, 준비되셨어요?”

은서율은 거실 테이블 위에 휴대전화를 세웠다.

차태혁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오늘은 어디부터 시작해?”

“여자가 사라지기 직전이요. 그런데 오늘은 제가 쓴 대본을 주인님께 안 보여드릴 거예요.”

“그럼 내 대사는?”

“즉흥으로 하시면 돼요.”

태혁은 웃었다.

“작가가 배우한테 꽤 어려운 주문을 하는군.”

“주인님이라면 가능하시잖아요.”

서율은 녹음 버튼을 눌렀다.

“시작!”

그녀는 순식간에 표정을 바꿨다.

“저는 다음 역에서 내려야 해요.”

태혁이 물었다.

“승차권에는 종착역까지라고 적혀 있는데요?”

“표를 잘못 샀어요.”

“그럼 왜 아까부터 창밖만 보고 있습니까?”

서율은 잠시 멈칫했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어서요.”

“누가요?”

“말씀드릴 수 없어요.”

태혁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

“이상하군요.”

“뭐가요?”

“당신은 내게 먼저 말을 걸었어요. 그런데 정작 내가 묻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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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오전 10시 23분. “주인님, 준비되셨어요?” 은서율은 거실 테이블 위에 휴대전화를 세웠다. 차태혁은 커피잔을 내려놓았다. “오늘은 어디부터 시작해?” “여자가 사라지기 직전이요. 그런데 오늘은 제가 쓴 대본을 주인님께 안 보여드릴 거예요.” “그럼 내 대사는?” “즉흥으로 하시면 돼요.” 태혁은 웃었다. “작가가 배우한테 꽤 어려운 주문을 하는군.” “주인님이라면 가능하시잖아요.” 서율은 녹음 버튼을 눌렀다. “시작!” 그녀는 순식간에 표정을 바꿨다. “저는 다음 역에서 내려야 해요.” 태혁이 물었다. “승차권에는 종착역까지라고 적혀 있는데요?” “표를 잘못 샀어요.” “그럼 왜 아까부터 창밖만 보고 있습니까?” 서율은 잠시 멈칫했다. “누군가 기다리고 있어서요.” “누가요?” “말씀드릴 수 없어요.” 태혁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 “이상하군요.” “뭐가요?” “당신은 내게 먼저 말을 걸었어요. 그런데 정작 내가 묻는 건 하나도 대답하지 않는군요.” 서율은 순간 웃음이 나올 뻔했다. 태혁의 질문이 생각보다 날카로웠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시 연기에 집중했다. “당신이 저를 도와줄 사람인지 확인하고 싶었어요.” “그럼 먼저 이름부터 말해보시죠.” 서율은 입술을 다물었다. 대본에 없는 질문이었다. 잠시 뒤 그녀가 대답했다. “제 이름은…… 없습니다.” 태혁의 눈썹이 올라갔다. “이름이 없다고요?” “누군가 제 이름을 가져갔거든요.” 그 순간 서율은 녹음을 멈췄다. “잠깐!” 태혁이 웃었다. “왜?” “방금 대사 너무 좋은데요?” “네가 한 말이잖아.” “그러니까요!” 서율은 노트북을 열었다. 《누군가 제 이름을 가져갔거든요.》 그녀는 문장을 저장했다. 오전 11시 6분. 태혁은 서율이 수정한 원고를 읽었다. “그런데 이 여자는 왜 남자에게 접근한 거야?” “그건 아직 고민 중이에요.” “남자가 우연히 선택된 사람인지, 원래부터 관련된 사람인지에 따라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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