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유지영이 예상한 대로, 유선주는 저택의 시종들을 내쫓은 뒤 곧바로 방바닥 벽돌 아래 숨겨두었던 은표를 꺼냈다."아가씨...""쉿!"유선주는 도둑이라도 된 듯 황급히 은표를 챙겨 품에 넣으며 불안한 기색으로 속삭였다."훗날 세자에게 시집갈 때 체면을 세우기 위해 모아둔 것인데, 이것이 내 마지막 보루가 될 줄은 몰랐구나."말을 마친 그녀는 서둘러 옷을 갈아입었다."정왕부의 죄목이 확정되기 전에 서둘러 경성을 빠져나가자."두 사람은 몰라보게 변장한 뒤, 저택을 헐값에 팔아넘겼다.과정은 순조로웠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무사히 경성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같은 시각, 국공부 대문 앞에는 두 사내아이가 꿇어앉아 있었다.한 명은 여덟 살, 다른 한 명은 열두 살쯤 되어 보였다.부관은 그들을 보고 서둘러 유정남에게 보고하려 했으나, 공교롭게도 그는 저택에 없었다.결국 하는 수 없이 경왕부로 전갈을 보냈다."노부인께서 아직 저택에 계시지 않습니까. 노부인도 엄연한 이 댁의 안주인이신데 어찌 고하지 않으십니까?"곁에 있던 시종이 물었다.부관은 한심하다는 듯 시종을 흘겨보았다."노부인께서 아시면 필히 두 도련님을 저택으로 들이시겠지. 아직도 돌아가는 판국을 모르겠느냐? 지금 국공부의 진정한 주인은 오직 국공 어르신과 군주님뿐이다. 잔말 말고 어서 경왕부로 사람이나 보내거라!""예."그렇게 한 시진 후, 유지영은 사람을 보내 두 아이를 외곽의 장원으로 보내라 명했다. 얘기를 들은 한 아이는 자신은 절대 가지 않겠다며 대성통곡을 했다."할머니를 뵈어야겠다!""국공부가 우리 집이란 말이다!"아이는 반나절 넘게 목놓아 울어댔다.그 바람에 거리를 오가던 사람들까지 점점 몰려들기 시작했다.그런데 그때, 마차의 휘장이 걷히며 유지영이 얼굴을 드러냈다."국공부는 진작에 너희 집이 아니게 되었다. 계속 여기서 버틴다면 관아에 고발해 옥살이를 하게 만들 것이다!""큰 누님!"두 아이는 일제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쳐다보았다.유원랑이 유지영을 향해 입을
정왕비는 그 말에 섣불리 호응하지 못했다.호위들은 수색 끝에 열 개의 큰 상자와 몇 장의 은표를 찾았다.그러자 정왕비가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의아해하며 물었다."이게 다라고?""왕비 마마, 안팎을 샅샅이 뒤졌으나 남은 건 이게 전부인 듯합니다."호위가 고했다.정왕비는 경멸스러운 눈으로 유선주를 흘겨보고는 손을 저어 전부 거둬가라 명했다."안, 안 됩니다..."유선주는 발버둥 치며 상자를 향해 달려들었으나, 숙태비가 다가와 그녀의 손등을 무자비하게 짓밟았다."요망한 것! 준형이를 꼬드겨 대체 얼마나 많은 은자를 뜯어낸 것이냐! 일찍 죽은 네 어미에게 감사하거라. 안 그랬으면 이렇게 넘어가진 않았을 테니!"연거푸 발길질을 당한 유선주는 반항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그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마당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흐윽!"유선주는 분통이 터져 오열했다.시녀가 다가와 그녀를 부축하며 다급히 고했다."듣자 하니 어제 정세자의 혼례 날, 경세자께서 금군을 이끌고 와 정세자를 잡아갔다 하옵니다. 지금 밖에서는 정왕부의 가산이 전부 몰수되고 멸족에 처해질지도 모른다 수군거리고 있습니다."그 말에 유선주는 울음을 멈추고 의아한 눈빛으로 시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어제가 혼례 날이라, 시녀들에게 그 이야기를 일절 꺼내지 말라고 엄명을 내려둔 상태였다.홀로 방에 틀어박혀 밤새 속을 끓였건만, 그런 변고가 생겼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시녀가 밖에서 주워들은 소식을 전하자 그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배준형이 자신에게 주었던 은표와 패물들이 전부 장물이었다니!"아가씨, 저희는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시녀는 엉망이 된 마당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유선주가 대책을 생각할 새도 없이, 몇몇 시종들은 이미 봇짐을 싸 들고 밖으로 도망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그녀가 거기 서라며 고함을 쳤으나 누구 하나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아가씨! 정왕부로 시집가기 전에 어서 도망치십시오! 여기 남았다간 꼼짝없이 엮이게 생겼습니
숙태비는 어제 경황이 없었던 탓에 유선주를 떠올리지 못했지만, 시종의 말을 듣자 그날의 기억이 되살아났다.당시 자객이 들이닥쳤을 때, 유선주가 자신을 방패막이로 삼고 혼자 도망쳤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른 것이다."어머님, 유선주는 사고 당시 어머님을 구하고 저희 저택에서 며칠 쉬어가기까지 했었습니다. 줬던 물건을 다시 빼앗아 오면 의리 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요?"정왕비는 입으로는 그리 말했으나, 속으로는 당장이라도 물건을 거둬들이고 싶었다.다만 유선주가 숙태비의 생명의 은인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어, 혹여 시어머니의 심기를 거스를까 두려워 섣불리 말을 꺼내지 못한 것이었다."그 계집이 자기가 나를 구했다고 하더냐?"숙태비는 날카롭게 언성을 높였다."그 계집이 나를 자객 쪽으로 밀어버리지만 않았어도 내가 팔을 잃지는 않았을 게다!"당시 문밖에는 금군이 있었다.자객들은 금군의 적수가 되지 못했으니, 잠시 몸을 숨기고 시간만 끌면 될 일이었다.유선주가 그녀를 밀어 넘어뜨리지만 않았어도 자객에게 붙잡힐 일은 없었다!정왕비는 놀란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유선주는 분명 자신이 온몸을 던져 어머님을 지켰다 했습니다. 금군이 제때 오지 않았다면 어머님께서 위험하셨을 거라고요.""새빨간 거짓말이다!"정신이 온전해진 숙태비는 그날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정왕비는 그 말을 듣자마자 다급히 맞장구를 쳤다."참으로 뻔뻔한 계집이로군요. 어머님, 당장 가서 준형이가 보낸 물건들을 모조리 찾아오시지요."그녀는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마차를 대령하라 명했다.유선주네 저택에 도착했을 때, 빈소는 이미 치워져 있었고 마당은 조용했다.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자 누군가 문을 열어주었다."유선주 안에 있느냐?"정왕비가 묻자, 문을 연 시녀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예, 정왕비 마마. 소인이 바로 아가씨를 모셔오겠습니다."유선주는 정왕비가 문안을 왔다는 말에 하던 일을 팽개치고 부리나케 달려왔다.하지만 지팡이를 짚고 선 숙태비를 본 순간, 얼굴이
한씨는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했다.이번 방문은 담성국 몰래 벌인 일이었다.담성국은 절대 유지영을 찾아가선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지만, 그녀가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몰래 온 것이었다."지영아, 꼭 이렇게까지 해야 속이 시원하겠느냐?"한씨가 굳은 얼굴로 따져 물었다."융통성 없이 꼿꼿하기만 한 성격은 훗날 왕부에서 큰 화를 부를 게야."유지영은 한씨의 비난을 가볍게 무시했다.반 시진 후, 얼굴이 흙빛이 된 담성국이 다급한 걸음으로 나타났다.그는 한씨를 매섭게 노려본 뒤, 유지영을 향해 말했다."지영아, 넌 이 일에 신경 쓸 것 없다. 네 외숙모가 어리석어 사리 분별을 못 하는구나. 내 당장 데려가마."유지영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외삼촌인 담성국에게만큼은 깍듯하게 예의를 갖추었다.발길을 돌리기 전, 담성국이 한마디 덧붙였다."무슨 일이든 네 가정이 먼저다. 넌 조금도 잘못한 게 없으니 마음 쓰지 말거라. 훗날 일이 잠잠해지거든 외가에 들르거라. 그때 내 친히 네게 사과하마.""외삼촌, 별말씀을 다하십니다."담성국은 그제야 한씨를 데리고 황급히 경왕부를 떠났다.마차에 오른 후, 담성국은 어두운 얼굴로 침묵에 잠겼다.부부의 연을 맺고 수십 년을 함께 산 한씨가 부군의 이런 모습을 본 것은 시누이인 담혜정이 세상을 떠났을 때뿐이었다.그녀는 덜컥 겁이 났다."당장 짐을 챙겨 연성으로 내려가시오."담성국이 차갑게 말했다.조급해진 한씨가 따졌다."지금 절 쫓아내시려는 겁니까?"담성국의 눈빛이 매섭게 번뜩였다."정작 정왕부도 조용히 몸을 사리고 있거늘, 왜 당신이 먼저 나서서 설친단 말이오! 재물을 빼돌리고 병기를 숨긴 건 엄연한 반역이오. 엮이는 순간 멸족을 당할 중죄인데, 감히 지영이에게 비호해 달라 떼를 쓰다니!"사실 한씨도 유지영의 불같은 호통에 정신이 번쩍 든 뒤로는 내심 후회하고 있었다.그저 알량한 체면 때문에 입 밖으로 내지 못했을 뿐이었다."그럼 저희 시령이는 어쩝니까!"한씨가 울먹이며 물었다."이미
한씨는 유지영의 맞은편에 앉아서 따져 묻기 시작했다."그날 우리 집에서 너는 이 혼사가 부당하다며 정왕부가 폐하의 눈 밖에 났다고 하지 않았느냐.""정왕부가 눈 밖에 난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 아닙니까. 친척으로서 좋은 혼처가 아니라고 충고해드린 것에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정곡을 찔린 한씨는 속이 부글거렸다."해서 정녕 내막을 몰랐다고 끝까지 잡아뗄 셈이냐!""외숙모께서 경왕부에 시비를 걸러 오신 것이라면, 더는 상대해 드릴 수 없습니다."유지영은 당당히 고개를 들고 시녀에게 손님을 배웅하라 명했다.한씨는 억울하고 창피한 마음에 언성을 높였다."지영아, 나 네 외숙모야! 정왕부에 큰일이 터져 네 언니까지 엮이게 생겼는데, 몇 마디 물어본 것 가지고 어찌 이리 매정하게 구느냐? 네가 인주 본가에 내려가 있을 때, 널 걱정해서 수고도 마다치 않고 해마다 찾아갔거늘..."가만히 듣고 있던 유지영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번졌다."외숙모께서 지난날 제게 베푼 것들을 이리 철저히 따지시겠다면, 저도 더는 체면을 봐드리지 않겠습니다."싸늘하게 가라앉은 유지영의 얼굴에, 한씨는 흠칫 놀랐다."제가 철든 이후로, 외숙모께서 매년 선물을 잔뜩 싸 들고 인주를 찾으신 것은 맞습니다. 허나 제가 직접 외숙모를 뵌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이지요. 가져오신 물건 중 절반만 유씨 가문에 주고, 나머지 절반은 어찌하셨는지 제가 낱낱이 읊어드려야겠습니까?"유지영은 하얗게 질린 한씨의 얼굴을 보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외할머니와 외삼촌을 보아 그나마 예의를 갖춰 대했거늘, 정도껏 하셨어야지요!""너... 어찌 감히 내게 이런 식으로 말하느냐!"한씨는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유지영을 가리켰다."경왕부로 시집와 든든한 뒷배가 생겼다고, 옛정은 이리 헌신짝처럼 내팽개칠 셈이냐?"쾅!유지영은 탁자를 거칠게 내리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매서운 기세에 한씨는 숨이 턱 막힐 것만 같았다."날 낳아 기른 것도, 살뜰히 보살핀 것도 아니면서! 그저 외삼촌의 체면을
한씨의 서신을 정중히 거절하고 나니, 이번에는 경왕이 대청으로 오라는 전갈을 보냈다.경왕이 왜 날?유지영은 차마 경왕의 부름까지 거절할 수는 없었다.결국 그녀는 보던 장부를 덮고 대청으로 향했다.대청에는 경왕과 경왕비뿐만 아니라 몇몇 친척들도 모여 있었다.배현준의 위상이 높아진 탓인지, 모두 호기심 어린 얼굴이었다.친척들은 오늘따라 유지영에게 유난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그녀가 들어서자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앞다투어 조카며느리라며 반겼다.그 모습을 보던 경왕이 헛기침을 하자, 유지영은 그제야 앞으로 무릎을 꿇고 예를 표했다."경왕 전하를 뵙습니다."배현준과 마찬가지로 아버님이 아닌 전하라 부르며 선을 긋는 호칭이었다.그러나 호칭 문제로 이미 체면을 구긴 적이 있는 경왕은 굳이 따지고 들지 않았다.그는 손을 뻗어 빈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우선 앉거라. 네게 몇 가지 물어볼 말이 있어 불렀다."아침 일찍부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경왕을 찾아와 묵산마을 사건의 내막을 물었다.하지만 경왕 본인도 아는 게 없으니 섣불리 답을 해줄 처지가 아니었다.결국 경왕비의 제안으로 유지영을 부른 것이었다."지영아, 묵산마을 일에 대해 묻고 싶구나. 네가 아는 대로 말해 보거라."경왕비도 곁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거들었다."밖에서는 이 일로 아주 난리가 났어.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도 엮이지 않게 피해야 할 것이고, 만약 현준이가 그저 분풀이로 벌인 일이라면 결코 장난으로 넘어갈 수준이 아니지 않느냐."경왕의 생각도 같았다.받은 것은 반드시 갚아줘야 되는 배현준의 성격으로 볼 때, 하필 배준형의 혼례 날에 들이닥친 것은 고의적인 보복일 가능성이 충분했다.유지영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 일은 경조윤 대인이 적발하여 조정에 고하였고, 폐하께서 부군께 조사를 명하신 것입니다. 이리 중대한 일을 두고 부군께서 어찌 장난으로 여기시겠습니까?"경왕은 그 말을 듣고 무거운 침묵에 잠겼다."허나 여태 조용하다가 왜 갑자기 누군가 확실한 물증까지 들고
유지영은 깊이 잠든 유정남을 바라본 채로 애써 분노를 억누르며 경조 판사에게 청했다."나으리, 이 여인이 가장 확실한 증인입니다. 엄히 심문하신다면 숨겨진 내막이 드러나 무고한 제 아버지의 결백이 밝혀질 것입니다."관직에 오래 몸담았던 경조 판사가 이 판국의 배후를 눈치채지 못할 리 없었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으로 여인을 끌고 가게 하고, 서풍각 점주 역시 조사를 위해 함께 압송했다.유지영 역시 유정남을 마차에 태워 서둘러 자리를 떴다.홀로 남겨진 유정혁의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졌다.그는 계단을 천천히 내려오는 정왕
그도 그럴 것이, 멀쩡한 사람이 낙태약을 챙겨 서풍각에 올 리는 없었기 때문이다.유지영 역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아버지를 찾는 일이었기에, 그 말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술 냄새를 짙게 풍기는 유정남이 동금의 부축을 받으며 걸어 나왔다.비틀거리며 중심도 잡지 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대기하고 있던 국공부의 호위들이 잽싸게 달려들어 그를 부축해 일층으로 옮겼다.수많은 눈이 지켜보는 앞에서 유정남이 모란각에서 발견되자 정왕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정왕은 속으로 일을 제대로 처리하
북명대사가 마차에서 내리자 유정혁은 다급해졌다.그는 유지영에게 눈짓을 보내며 차갑게 꾸짖었다."지영아, 네 어머니가 베푼 은혜를 빌미로 대사님을 곤란하게 해선 안 된다. 어디서 감히 버릇없이 굴어. 당장 그만두지 못할까!"유정혁을 바라보는 유지영의 눈빛도 차갑게 번뜩였다."삼촌, 생판 남인 여인이 아버지를 모함했습니다. 저 여자의 치마폭에 흐르는 피를 보십시오. 지금 당장 명백히 밝히지 않으면 아버지의 명예는 진흙탕에 처박힐 것입니다."이어 그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쐐기를 박았다."설마 삼촌께서 부광비단 일로 파면당하
바깥에서는 요란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마침 근처를 순찰하던 관군들이 이쪽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경조 판사 나으리, 어서 서풍각을 봉쇄하고 저희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게 해주십시오!""맞습니다!"경조 판사는 미간을 찌푸렸다.자초지종을 파악한 그가 서풍각 점주에게 명했다."서풍각의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라. 오늘 이곳에 머문 손님들은 전부 조사해야겠다."관군들이 일제히 사방의 출입구를 가로막았다.바로 그때, 서풍각 문 앞에 마차 한 대가 멈춰 섰다.휘장이 걷히며 유지영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녀는 잔뜩 초조하고 걱정스러운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