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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그깟 선물?

Penulis: 루니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11-01 04:42:29

“그걸 어머님 마음대로 사소한 일로 결정하세요?”

세령의 문자를 읽은 혜란은 곧장 전화를 걸었다. 다짜고짜 저녁에 저택으로 오라는 말이었다. 세령은 작업실 문을 잠그고서야 대답했다. 오늘 처리하지 못한 일이 남아 있으니 8시 이후에 가겠다고. 누구의 며느리도 아닌 사람에게 당장 달려오라는 명령이 여전히 자연스럽게 나오는 집이었다.

8시가 조금 지나 세령이 응접실에 들어섰다. 소파에는 혜란과 유건, 서윤이 앉아 있었다. 태겸은 그녀 뒤에서 외투를 받아 들었다. 정혁과 이도는 보이지 않았다. 탁자에는 찻잔 4개가 놓여 있었다. 애초에 세령이 올 자리가 준비되지 않은 모양이었다.

창밖 정원등이 유리창에 번지고 있었다. 세령은 한때 저 소파에 앉아 혜란이 허락할 때까지 찻잔에도 손을 대지 못했다. 그 시절엔 불쾌한 일이 생겨도 식구들 분위기를 망치지 말라는 말을 먼저 들었다. 오늘은 그 말을 들으러 온 게 아니었다.

“오래 안 걸릴 거예요.” 세령이 말했다. “대답만 듣고 갈게요.”

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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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85화. 이름을 훔친 여자

    “좋아, 모두 있는 데서 끝내자.”세령은 서류철을 덮지 않았다. 혜란이 사소하다던 선물의 발송 의뢰인 이름이 종이 맨 위에 찍혀 있었다. 응접실 시계는 밤 9시를 넘겼고, 서윤은 그 이름을 보지 않으려는 듯 손수건만 접었다 폈다.“아버님하고 이도 씨도 부르세요. 저한테 조용히 넘어가라고 하실 거면, 누가 뭘 했는지 듣고 결정하셔야죠.”정혁은 서재에서 내려왔고 이도는 외출했다가 막 돌아온 참이었다. 세령이 다시 저택에 들어왔다는 사실부터 못마땅해하는 정혁의 얼굴에는 지난 식탁 소동 때의 표정이 남아 있었다. 정혁이 상황을 묻자 혜란은 고가 선물 때문에 오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세령은 그 말에 끼어들지 않고 정혁 앞에 반송 접수증부터 놓았다. 예전 같으면 집안 어른의 말을 끊을까 봐 끝까지 기다렸겠지만, 오늘은 증빙을 먼저 펼쳐 자신이 왜 찾아왔는지 보여주고 싶었다.“전 주문한 적 없고, 받은 적도 없습니다. 배송된 상태 그대로 돌려보냈어요. 이게 회수 기록이에요.”이도가 문서를 들여다봤다.“우리 집 선물은 왜 받는 사람이 안 받은 걸 증명해야 하죠? 주는 사람이 영수증 들고 설명하면 끝날 텐데.”유건은 고개를 들었다.“전 주문도, 카드 작성도 안 했습니다.”“그런데 카드엔 네 이름이 적혔다고?”정혁이 묻자 세령은 투명 봉투를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우리가 함께한 시간을 잊지 마. — 문유건.’오래전 헤어진 부부의 사연을 누군가 마음대로 한 줄로 압축해놓았다.서윤이 혜란의 팔에 손을 얹었다.“저 좋은 뜻으로 보낸 거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유건 씨 마음이 편해지길 바랐어요.”“네가 내 마음을 왜 대신 정해?”유건이 되물었다.“내 이름 쓸 거면 나한테 먼저 물었어야지.”“허락받았으면 반대했을 거잖아요!”대답이 너무 빨리 나왔다. 이도가 웃지도 않고 그녀를 바라봤다.세령은 다음 장을 정혁 앞으로 밀었다.“판매처의 출고 회신입니다. 배송 의뢰인 이름은 차서윤. 카드에 인쇄된 이름은 문유건. 다른 항목이에요. 결제수단은 확인되지 않았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84화. 그깟 선물?

    “그걸 어머님 마음대로 사소한 일로 결정하세요?”세령의 문자를 읽은 혜란은 곧장 전화를 걸었다. 다짜고짜 저녁에 저택으로 오라는 말이었다. 세령은 작업실 문을 잠그고서야 대답했다. 오늘 처리하지 못한 일이 남아 있으니 8시 이후에 가겠다고. 누구의 며느리도 아닌 사람에게 당장 달려오라는 명령이 여전히 자연스럽게 나오는 집이었다.8시가 조금 지나 세령이 응접실에 들어섰다. 소파에는 혜란과 유건, 서윤이 앉아 있었다. 태겸은 그녀 뒤에서 외투를 받아 들었다. 정혁과 이도는 보이지 않았다. 탁자에는 찻잔 4개가 놓여 있었다. 애초에 세령이 올 자리가 준비되지 않은 모양이었다.창밖 정원등이 유리창에 번지고 있었다. 세령은 한때 저 소파에 앉아 혜란이 허락할 때까지 찻잔에도 손을 대지 못했다. 그 시절엔 불쾌한 일이 생겨도 식구들 분위기를 망치지 말라는 말을 먼저 들었다. 오늘은 그 말을 들으러 온 게 아니었다.“오래 안 걸릴 거예요.” 세령이 말했다. “대답만 듣고 갈게요.”혜란은 차를 권하는 대신 미간을 짚었다.“세령아, 너도 알다시피 서윤이가 경솔했어. 유건이도 주의를 줬고. 그런데 그 선물 하나로 거래처에까지 설명하고 집안에 소문을 내면 뭐가 좋아지겠니?”오전에는 납품 일정까지 밀렸다. 작업실 동료들은 배송 상자를 다시 옮기느라 준비해둔 원단을 걷어야 했고, 거래처 담당자는 협찬 계약이 없는 이유를 묻느라 20분을 썼다. 그 시간을 돌려줄 사람은 없었다.“제가 거래처에 소문냈어요?”“그런 뜻이 아니라, 굳이 일을 키우지 말라는 거야.”세령은 서 있던 자리에서 한 발도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탁자 옆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누가 마련해준 자리가 없어도 이야기를 듣고 대답할 수 있었다.“제 작업실에 주문하지 않은 물건이 왔어요. 제 허락 없이 유건 이름을 적었고요. 거래처에서 먼저 확인 전화를 했어요. 그러면 제가 거짓말이라고 설명하지 말고 가만있어야 해요?”서윤이 손수건을 꺼냈다.“죄송하다고 했잖아요. 제가 좋은 마음으로 보낸 건데 일이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83화. 발신인은 차서윤

    “내 앞에서 다시 말해봐. 실제로 보낸 사람이 누구라고?”세령이 묻자 미래는 작업대 위에 출고 확인서를 펼쳤다. 카드에 적힌 발신인은 문유건. 그러나 판매처가 배송 접수번호로 확인해준 발송 의뢰인 칸에는 전혀 다른 이름이 있었다.차서윤.“언니, 이거 봐요. 카드 문구는 주문할 때 따로 입력하는 거래요. 실제로 배송을 의뢰한 사람 이름하고는 별개고요.”세령은 종이를 받아 들었다. 발송 의뢰인은 카드 서명과 다른 칸에 찍혔고 접수 시각도 남아 있었다. 서윤이 전시장에서 유건의 미련을 들먹인 바로 그날 밤이었다. 전날 문 앞을 막았던 조명 상자는 이미 반송됐다. 그런데 물건이 사라진 자리에 소문이 들어앉아, 작품을 설치할 때마다 거래처에서 전남편 이야기를 물었다. 납품 업체까지 ‘재회 축하’라며 웃었고, 세령은 설치 도면을 접어야 했다.“담당자한테 다시 확인해줘. 어느 이름이 무슨 기록인지, 말 바꿀 여지 없게.”미래는 판매처에 전화를 걸어 스피커를 켰다. 담당자는 수취인에게 안내할 수 있는 출고 내역을 확인해주었다. 주문 접수와 배송을 요청한 명의는 차서윤이며, ‘문유건’은 구매자가 지정한 선물 카드의 서명 문구라는 설명이었다. 결제 정보와 연락처는 제공하지 않았다.미래는 통화 시간과 담당자의 답변을 함께 적었다. 세령은 녹음 대신 업체가 보내준 공식 회신을 보관했다. 몇 줄의 문자였지만 누가 무엇을 주장했는지 구분하기에는 충분했다.“카드에 이름 적는다고 그 사람이 물건을 산 게 되는 건 아니네.”“그러게요. 이름만 빌려서 사람 하나 바보 만들기는 참 쉽네요.”그때 혜란과 가까운 지인에게서 또 연락이 왔다. 전날 서윤에게 이야기를 듣고 세령이 선물을 받았다고 믿었던 사람이었다. 이번에는 유건이 전처에게 아직 마음이 있는 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세령이 대답하기 전에 미래가 통화 상대의 허락을 구하고 곁에서 말했다.“제가 반송 기록 확인한 직원입니다. 개봉도, 수령 서명도 없었어요. 출고 확인서에 적힌 발송 의뢰인은 차서윤 씨입니다.”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82화. 거짓말의 발신인

    “끝까지 우연이라고 우길 거야?”유건이 묻자 서윤은 전화기를 쥔 손을 등 뒤로 숨겼다. 불과 30분 전, 그녀는 혜란과 왕래하는 지인에게 전처의 작업실로 값비싼 선물이 갔다고 말했다. 그 지인은 놀라 혜란에게 사실을 확인했고, 혜란은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유건은 선물의 존재조차 그 통화에서 처음 들었다.“무슨 우연이요? 저는 카드에 유건 씨 이름이 적혀 있다고만 했어요.”“어머니 친구분한테는 내가 보냈다고 했다며.”“그분이 잘못 들으신 거겠죠. 나도 남한테 들은 말 옮겼을 뿐인데.”유건은 서윤의 휴대전화에 남은 통화 시간을 보았다. 전시장에선 옷의 각도까지 우연이라고 했고, 저택에선 세령의 방을 우연히 궁금해했다고 했다. 이번에도 서윤은 누가 확인하기 전까지만 성립하는 설명을 꺼냈다.“누구한테 들었어?”“배송됐다는 얘기요.”“누가?”“그걸 일일이 기억해야 해요? 유건 씨는 내가 억울한 건 안 보여요?”그녀는 눈시울을 붉혔다. 가방 속 휴대전화에는 전날 판매처에서 받은 결제 알림이 남아 있었다. 배송이 보류됐다는 사실까지 직접 확인한 사람이면서도 지금은 출처를 모르는 척했다. 유건이 손을 내밀자 서윤은 위로받으려는 듯 가까이 섰지만, 그가 기다리는 건 그런 기회가 아니었다. 자신이 주문하지 않은 물건에 왜 자신의 이름이 붙었는지, 그걸 서윤이 어떻게 남들보다 먼저 알았는지가 먼저였다.혜란도 곧 응접실로 들어왔다. 지인에게서 전달받은 메시지에는 서윤이 했다는 말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유건 씨가 세령 씨 작업실에 엄청 비싼 걸 보냈대요.’ 서윤은 그 화면을 보더니 혜란의 손목을 붙잡았다.“어머님, 전 상처받아서 말이 좀 헛나온 거예요. 일부러 거짓말하려던 건 아니에요.”“네가 상처받았다고 없는 사실이 생기니?” 혜란이 물었다.“어머니, 그렇게까지 말씀하실 필요는 없잖아요. 전 정말 유건 씨를 좋아해서…….”“좋아하면 내 이름을 남의 입에 올려도 돼?” 유건이 잘랐다.서윤은 미안하다고 했다. 그러나 선물이 반송됐다는 사실도, 주문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80화. 선물에 적힌 남자

    “좋아, 모두 있는 데서 끝내자.”서윤은 고가 조명 작품의 결제 화면을 열고 배송 담당자에게 말했다. 받는 사람은 한세령, 장소는 그녀의 작업실. 그리고 발신인 명의에는 자신의 이름 대신 ‘문유건’을 적었다. 서윤은 액자도, 옷도 원하는 결과를 주지 못하자 이번에는 남자의 이름을 이용하기로 했다.“카드도 같이 넣을까요?”“넣으세요. 누가 보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요.”직원이 가격이 적힌 주문서를 다시 확인했다. 전시용 조명 한 점을 사기에는 지나치게 큰 금액이었다. 서윤은 영수증만 자기 연락처로 보내달라고 했다. 배송업체는 주문자가 지정한 선물용 발신인 문구를 그대로 인쇄할 뿐이었다. 서윤은 결제 연락처가 남는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받는 사람이 보는 건 송장과 카드뿐이었다. 먼저 소문을 퍼뜨리고 나면 나중에 해명해도 늦는다는 계산이었다. 그녀가 노리는 건 작품이 아니라, 세령의 작업실에 유건의 이름이 걸리는 순간이었다.다음 날 오전, 세령의 작업실은 새 전시 설치를 위한 재료로 가득했다. 긴 작업대 위에는 천 견본과 도면이 겹쳐 있었고, 미래는 벽면 치수를 재느라 바닥에 무릎을 대고 있었다. 세령은 조명 위치를 고치며 손목에 붙은 연필 가루를 털었다. 그때 문 앞에 배송 차량이 멈췄다.“한세령 님 앞으로 특수 배송 왔습니다. 수령 확인 부탁드립니다.”직원 둘이 두꺼운 보호 상자로 감싼 대형 물건을 들여왔다. 상자에는 파손 주의 표시가 여러 장 붙어 있었다. 예약한 재료와 다른 규격에 세령은 작업 도면부터 살폈다. 손수레가 들어오자 직원은 부딪힐까 봐 사다리를 옆으로 밀었다. 누군가의 선물 때문에 세령이 계획한 작업 순서가 틀어지기 시작했다.“저희가 주문한 게 아닌데요?”배송 담당자는 태블릿 화면을 보여줬다. 물품명은 한정 제작 조명 작품, 수령인은 한세령. 발신인란에는 ‘문유건’이 적혀 있었다.미래가 세령의 얼굴을 바라봤다.“유건 씨가 보냈다고요? 혹시 연락받으셨어요?”“아니. 연락도 없었고, 이런 걸 부탁한 적도 없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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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 모두 있는 데서 끝내자.”서윤은 고가 조명 작품의 결제 화면을 열고 배송 담당자에게 말했다. 받는 사람은 한세령, 장소는 그녀의 작업실. 그리고 발신인 명의에는 자신의 이름 대신 ‘문유건’을 적었다. 서윤은 액자도, 옷도 원하는 결과를 주지 못하자 이번에는 남자의 이름을 이용하기로 했다.“카드도 같이 넣을까요?”“넣으세요. 누가 보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요.”직원이 가격이 적힌 주문서를 다시 확인했다. 전시용 조명 한 점을 사기에는 지나치게 큰 금액이었다. 서윤은 영수증만 자기 연락처로 보내달라고 했다. 배송업체는 주문자가 지정한 선물용 발신인 문구를 그대로 인쇄할 뿐이었다. 서윤은 결제 연락처가 남는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받는 사람이 보는 건 송장과 카드뿐이었다. 먼저 소문을 퍼뜨리고 나면 나중에 해명해도 늦는다는 계산이었다. 그녀가 노리는 건 작품이 아니라, 세령의 작업실에 유건의 이름이 걸리는 순간이었다.다음 날 오전, 세령의 작업실은 새 전시 설치를 위한 재료로 가득했다. 긴 작업대 위에는 천 견본과 도면이 겹쳐 있었고, 미래는 벽면 치수를 재느라 바닥에 무릎을 대고 있었다. 세령은 조명 위치를 고치며 손목에 붙은 연필 가루를 털었다. 그때 문 앞에 배송 차량이 멈췄다.“한세령 님 앞으로 특수 배송 왔습니다. 수령 확인 부탁드립니다.”직원 둘이 두꺼운 보호 상자로 감싼 대형 물건을 들여왔다. 상자에는 파손 주의 표시가 여러 장 붙어 있었다. 예약한 재료와 다른 규격에 세령은 작업 도면부터 살폈다. 손수레가 들어오자 직원은 부딪힐까 봐 사다리를 옆으로 밀었다. 누군가의 선물 때문에 세령이 계획한 작업 순서가 틀어지기 시작했다.“저희가 주문한 게 아닌데요?”배송 담당자는 태블릿 화면을 보여줬다. 물품명은 한정 제작 조명 작품, 수령인은 한세령. 발신인란에는 ‘문유건’이 적혀 있었다.미래가 세령의 얼굴을 바라봤다.“유건 씨가 보냈다고요? 혹시 연락받으셨어요?”“아니. 연락도 없었고, 이런 걸 부탁한 적도 없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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