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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시어머니가 들은 말

Auteur: 루니
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09-26 03:26:25
“어머님, 아드님이 다른 여자랑 호텔에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저더러 시아주버님과 한편이라네요?”

세령이 돌아보자 윤혜란이 문 앞에서 멈춰 섰다. 찻잔을 얹은 쟁반이 살짝 기울었지만, 혜란은 곧 반듯하게 고쳐 들었다. 조금 전 유건이 ‘형이랑 한편 하고 싶었어?’라고 소리치는 것까지 들은 얼굴이었다.

“세령아, 그게 무슨 소리니? 아침부터 식구들끼리 왜 이래?”

유건이 얼른 어머니 쪽으로 몸을 돌렸다.

“엄마, 아무 일 아니에요. 세령이가 옛날 일 때문에 예민해서 그래요.”

“문유건. 내 입에서 말 나오는 것까지 네가 대신 정하지 마.”

세령은 태블릿을 끌어안고 혜란을 똑바로 바라봤다. 태겸은 문 옆으로 비켜섰고, 이도는 입을 다문 채 기기의 충전선을 정리했다.

“어머님, 유건이가 임라온이라는 여자랑 호텔 1708호에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했어요. 끝냈다더니 어젯밤에도 그 여자한테 연락이 왔고요.”

혜란의 손가락이 쟁반 손잡이에서 움찔했다.

“뭐? 유건아, 그게 사실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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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60화. 네 여자부터 막아

    “내가 네 사진을 넘겨도 된다고 했냐고?”유건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굳었다. 세령은 작업실 문을 다시 열었다. 복도에서 발을 떼지 못한 서윤의 얼굴이 보였다. 미래는 문턱에 선 채 물기에 젖은 꽃 상자를 발끝으로 밀어놓았다. 사진 속 결혼식은 4년 전 끝났는데, 그 사진 때문에 오늘의 전시 도면이 몇 시간째 방치돼 있었다. 복도에는 꽃 상자의 단 향과 작업실 접착제 냄새가 뒤섞였다. 화사한 꽃과 냉정한 설계도 사이에 낯선 여자가 서 있었다.“좋아. 모두 있는 데서 끝내자.”세령은 통화를 스피커로 전환해 서윤에게도 들리게 했다.“유건아, 서윤 씨가 네가 허락했다며 내 결혼사진을 촬영업체에 보냈어. 내가 있던 위치까지 표시해서 똑같이 찍어달라고 했고. 사실이야?”잠깐의 침묵 뒤 유건이 말했다.“서윤이가 내 휴대전화에서 사진을 봤어. 그거 가져도 되냐고 물어서, 나한테도 있는 사진이니까 알아서 하라고 했지. 그런데 촬영업체에 보낸 줄은 몰랐어.”“그럼 그 말이 허락이 아니라고 우길 거야?”“아니. 내가 경솔했어.”세령은 대답이 빠르다는 사실에 오히려 화가 났다. 유건은 이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법을 알았다. 그렇지만 인정은 일이 벌어진 다음에 하는 것이고, 그 사이에 남의 사진이 누구 손으로 건너갔는지는 되돌릴 수 없었다. 결혼식 날 웃던 자신이 낯선 여자의 촬영 지시서에 붙어 있었다. 세령은 그날 행복하지 않았다고 거짓말할 생각이 없었다. 유건이 베일을 들어 올려줄 때 분명 설렜고, 끝까지 잘 살아보려 애썼다. 그렇다고 서윤이 그 표정을 가져다가 자신의 연애가 더 진짜라고 증명할 권리는 없었다.서윤이 휴대전화를 쥔 손을 들어 올렸다.“보셨죠? 허락하셨잖아요. 세령 씨만 왜 이렇게 예민하세요?”“아니, 지금 그게 변명이라고 나오는 소리야?”유건이 끼어들었다.“내가 사진을 쓰라고 했어도 세령한테 물어봤어야지. 너 어제 식당도 그렇고 왜 자꾸 이 사람한테 가?”“이 사람이요?”서윤의 웃음이 사라졌다.“전처는 이름으로 부르고, 여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59화. 전처의 얼굴값

    “유건 씨가 허락했는데, 왜 세령 씨한테 허락받아야 하죠?”서윤은 휴대전화를 세령의 코앞까지 밀어 올렸다. 화면에는 유건과 주고받은 대화가 떠 있었고, 그 아래에 4년 전 결혼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세령의 드레스 자락과 유건의 손, 두 사람이 나란히 웃던 얼굴까지 한 화면에 담겨 있었다. 서윤은 자신이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누가 제 얼굴까지 당신 마음대로 정하래요?”세령은 휴대전화를 빼앗지 않았다. 대신 화면의 문장을 읽었다. ‘앨범에 남은 사진은 봐도 돼.’ 유건이 보냈다는 말은 거기까지였다. 촬영업체에 넘겨도 된다는 허락은 없었고, 사진 속 세령의 의견을 물었다는 흔적도 없었다.“읽어보니까 더 우습네요. 유건이가 보라고 한 걸, 당신은 따라 찍어도 된다고 해석했어요?”“같은 사진에 있는 사람이 허락했다잖아요. 두 분이 이미 이혼했는데 무슨 권리가 더 필요해요?”“이혼했다고 내 얼굴도 유건이한테 두고 나온 줄 알았어요? 남편은 반납했지만 얼굴까지 양도한 적 없는데.”작업대 옆에서 미래가 웃음을 삼키다가 이내 입술을 다물었다. 서윤은 얼굴이 벌게진 채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으려 했다. 세령은 문턱을 가리켰다. 열어둔 문 너머 복도에는 전시용 판넬 두 장이 벽에 기대어 있었고, 안쪽 바닥에는 설치 위치를 표시한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서윤이 구두 굽으로 그 선을 밟으며 들어오자 세령이 앞을 막았다.“거기까지요. 여기는 내 작업실이에요. 허락 없이 들어오거나 시안 찍으면 바로 내보낼 겁니다.”“아니, 지금 제가 무슨 도둑질이라도 한 것처럼 말하시네요?”“남의 결혼사진에 선 긋고 촬영업체로 보냈으면, 최소한 내 앞에서 그게 예의라고 우기진 말아요.”서윤은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눈시울을 문질렀다.“전 유건 씨랑 예쁜 사진 한 번 남기고 싶었을 뿐이에요. 세령 씨가 그렇게 행복해 보였으니까요. 그걸 부러워한 게 잘못이에요?”그 말에 세령은 오래된 사진 속 자신의 웃음을 떠올렸다. 그날의 행복은 진짜였지만, 사진 밖에서 어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58화. 똑같이 찍어줘

    “내 앞에서 다시 말해봐요. 그 사진, 왜 갖고 있어요?”세령의 질문에 서윤은 휴대전화를 뒤집었다. 화면이 꺼지기 전까지 보였던 것은 오래전 결혼식 대기실 사진만이 아니었다. 세령과 유건이 서 있던 자리에는 가느다란 선이 그어져 있었고, 어깨 높이와 카메라 위치에는 작은 숫자까지 적혀 있었다. 추억을 우연히 저장한 사람은 그런 표시를 남기지 않는다.사진 속 세령은 하얀 드레스의 긴 자락을 한 손으로 잡고 있었다. 유건이 옆에서 웃던 순간, 그녀는 결혼하면 마침내 자기 편이 생기는 줄 알았다. 그때 찍힌 표정이 이렇게 다른 여자의 촬영 견본이 될 줄은 몰랐다. 사진을 보는 것과 사진 속 인생을 빼앗아 입으려는 것은 달랐다.작업실 문은 반쯤 열린 상태였다. 복도로 새어 나간 페인트 냄새가 서윤의 향수와 섞였고, 미래가 안쪽에서 천 견본을 접다가 고개를 들었다. 서윤은 휴대전화를 가방 속으로 넣으려 했다.“유건 씨 사진 정리하다가 본 거예요. 옛날 사진 하나 가지고 왜 그러세요?”“사진이 어디서 났느냐고 물었는데, 왜 자꾸 제가 화내는 이유부터 정해요?”“그냥 예뻐 보여서 참고하려고요. 제가 사진 찍는 걸 좋아하거든요.”세령은 서윤의 옷자락을 살폈다. 식당에서 마주쳤던 원피스와 오늘 재킷의 색, 자신이 입은 옷과 묘하게 비슷한 길이까지. 몇 번은 우연이라고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자기 결혼식 사진에 촬영 위치를 표시해놓은 여자를 앞에 두고도 우연을 믿어줄 이유는 없었다.“그럼 그 선들은 누가 그었어요? 손님 자리에서 카메라 놓을 곳까지 재는 게 취미예요?”서윤의 손가락이 가방 지퍼 위에서 멈췄다.“요즘은 사진 구도 참고 많이 해요. 세령 씨만 그런 사진 찍을 권리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미래가 작업대 앞으로 걸어왔다.“사진이 문제가 아니라 그걸 어디에 쓰려고 가져왔는지가 문제죠. 여긴 지금 전시 설치 준비 중이에요. 할 말 없으면 나가주세요.”“아, 친구분이시구나.”서윤은 금세 웃었다.“제가 세령 씨랑 오해를 풀러 왔는데 이렇게 몰아세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57화. 남의 인생 견학

    꽃 상자의 리본도 풀기 전에, 보낸 사람이 작업실 문 앞에 나타났다.“끝까지 우연이라고 우길 거야?”세령은 카드에 적힌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었다. ‘제가 세령 씨 계신 곳으로 직접 갈게요.’ 바로 그때 유리문 너머에서 차서윤이 손을 흔들었다. 초인종을 누른 것도 아니었다. 배송 기사가 돌아선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서윤은 기다렸다는 듯 웃고 있었다. 미래가 가벽 견본을 내려놓으며 세령의 얼굴을 살폈다.“아는 사람이야?”“알게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지겨운 사람.”미래는 꽃 상자를 들었다가 카드와 서윤을 번갈아 봤다. 조금 전까지 세령과 함께 조명 위치를 정하던 작업대에는 재단 칼과 견본 천이 널려 있었다. 외부인이 함부로 만졌다가는 설치 일정 전체가 밀릴 수 있는 물건들이었다. 세령은 친구에게 시안부터 치우라고 눈짓하지 않았다. 숨길 이유가 있는 쪽은 자신이 아니었다.세령은 문을 열되 안으로 들어오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복도까지 퍼진 페인트 냄새 사이로 서윤의 향수가 섞였다. 서윤은 전날 식당에서 입었던 것과 비슷한 재킷을 걸치고 있었다. 손에는 커피 두 잔이 들려 있었고, 문틈으로 보이는 작업대를 눈으로 훑었다.“어머, 정말 여기 계셨네요.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들렀어요.”“꽃 보내면서 찾아오겠다고 적었잖아요. 근처에 올 일이 있었던 게 아니라 여기 오려고 나온 거겠죠.”“말이 그렇다는 거죠. 사과드리고 싶어서요. 어제 제가 좀 예민했잖아요.”“좀?”미래가 뒤에서 기침을 삼켰다. 서윤은 커피를 내밀다가 세령이 받지 않자 문 옆 선반에 놓으려 했다. 세령이 그 자리를 손으로 막았다. 선반 위에는 갓 도착한 전시 견본이 놓여 있었다.“음료는 밖에서 드세요. 작업물에 쏟으면 다시 만들 사람이 저예요.”서윤은 커피를 도로 끌어안았다. 얼굴에는 억울함을 억지로 누르는 표정이 떠올랐다. 세령은 그 모습이 익숙했다. 상대가 자신을 거절한 게 아니라 괴롭힌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표정이었다. 어제 식당에서도 서윤은 자리를 지정해놓고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56화. 전처까지 초대해?

    “그 자리에 한세령 씨도 부르세요.”서윤의 말이 맞은편 테이블까지 들리자 세령은 포크에 감긴 파스타를 내려놓았다. 전남편의 새 여자친구가 시어머니가 될 사람에게 인사하는 자리에 전처를 앉히겠다니. 식당에서 한 차례 망신을 당하고도 저 여자는 아직 자기 몫의 저녁을 빼앗을 궁리를 하고 있었다.“그거 지금 당장 치워.”유건이 서윤의 휴대전화를 가리켰다. 화면에는 ‘어머니께 인사드릴 날’이라는 일정과 초대할 사람을 적는 칸이 떠 있었다. 서윤은 빈칸에 세령의 이름을 입력하던 손을 멈췄다.“왜요? 다 아는 사이인데 피하면 더 이상하잖아요. 어머님도 편하시고, 세령 씨도 저를 직접 보시면 오해가 풀릴 거예요.”“오해는 네가 만들었지. 오늘 저 사람 데이트에 끼어든 것도 너고.”“와, 유건 씨. 전처 앞에서 새 여자친구 혼내니까 기분 좋아요?”그 말에 유건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세령은 그 표정까지 읽으려다 그만두었다. 어느 쪽이 더 상처받았는지 재판할 마음은 없었다. 다만 자신의 이름이 저 휴대전화에 입력되는 꼴은 보고 싶지 않았다.“서윤 씨.”서윤이 고개를 돌리자 세령은 의자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말했다.“누가 누구 만나러 가는 자리인데 나를 불러요? 그걸 왜 제게 묻지도 않고 정해요? 본인이 한 행동부터 설명해봐요. 오늘 내 자리까지 알아보고 찾아온 이유도 아직 못 들었거든요.”“전 그냥 잘 지내고 싶어서요. 전처랑 사이좋은 여자친구, 보기 좋잖아요.”“친해지고 싶은 사람한테 허락도 없이 초대장부터 보내요? 사이좋은 척할 배역은 다른 데서 구하세요.”서윤은 자신의 입술을 손등으로 문질렀다. 불과 1시간 전에는 우연히 들어온 식당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세령이 가족 행사에 나타나야 서로 오해를 풀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세령은 서윤이 가져온 논리의 빈칸을 보았다. 전처가 와서 웃어주면 새 여자친구의 자리가 정당해진다는 계산이었다. 그 계산에 세령의 의사가 들어갈 곳은 없었다.태겸이 냅킨을 접어 세령 옆에 놓았다. 그녀가 손을 올리자 자연스럽

  • 형수는 내게만 허락돼   제155화. 네 자리는 없어

    “좋아, 모두 있는 데서 끝내자.”세령이 메뉴판을 덮자 서윤의 입꼬리가 굳었다. 조금 전까지 남의 첫 데이트를 훼방 놓고도 피해자인 척하던 여자가, 이번에는 태겸에게 세령의 식성을 아느냐고 묻고 있었다. 하필 두 사람이 옮겨 앉은 테이블까지 따라와서였다. 책임자가 몇 걸음 뒤에서 상황을 살피고 있었고, 맞은편 유건은 서윤의 이름을 부르려다 멈췄다. 서윤이 지켜본 건 세령의 반응보다 태겸의 얼굴이었다. 전처의 취향을 들추면 장남도 흔들릴 거라 믿는 듯했다. 세령은 그 계산을 알아차리자 오히려 침착해졌다. 싸움의 상대를 태겸으로 바꿔 자신을 구경거리로 만들게 둘 생각은 없었다.“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태겸 씨보다 잘 안다고 자랑하러 왔어요?”“자랑이라뇨. 가까운 사람이라면 그 정도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해서요.”서윤은 메뉴판의 생선 요리를 짚었다. “세령 씨, 원래 이런 거 안 드시잖아요. 담백한 국물 좋아하시고, 후추도 싫어하시고. 유건 씨랑 결혼했을 때부터 그랬다면서요.”세령은 손끝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낯선 여자가 아는 체한 것은 음식이 아니라, 자신이 4년 동안 살았던 식탁이었다. 아침마다 바쁜 유건에게 맞춰 먹던 메뉴, 혜란이 손님상에 올리면 별말 없이 삼켰던 음식들. 좋아서 먹은 날도 있었지만, 싫다고 말하기 귀찮아 먹은 날도 많았다. 그 구별은 정작 세령 자신만 할 수 있었다.“그걸 누가 알려줬는데요?”“그게 중요해요? 태겸 씨는 세령 씨가 뭘 좋아하는지 아시냐고요.”서윤은 태겸을 향해 몸을 돌렸다. “7년이나 사랑했다면서 음식 하나 모르시면 좀 곤란하잖아요. 저는 만난 지 얼마 안 돼도 이렇게 아는데.”태겸은 잠시 세령을 살폈다. 화가 났다는 걸 알면서도, 그의 시선은 서윤에게 되돌아가지 않았다. 예전의 그는 세령을 대신해 괜찮다고 말하거나, 자신이 알던 세령의 취향을 정답처럼 내놓았을 것이다. 지금은 두 사람이 카페에서 정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다.“내가 안다고 해서 세령이가 오늘도 그걸 먹어야 하나요?”“그럼 아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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