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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앞으로 나아가되, 작게 그리고 분명하게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7-16 03:44:00

일요일 아침. 유리는 커피를 내리며 한 손으로 태블릿 화면을 넘겼다.

‘출간 제안서 초안’ ‘요리 콘텐츠 정규화 미팅 일정’

‘로컬 푸드 콜라보 브랜드’

각기 다른 언어로 도착한 제안들은 모두 “더 보여주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더 많은 레시피, 더 넓은 영향력, 더 분명한 이름.

유리는 스크롤을 멈추고 화면을 천천히 꺼버렸다.

그다음, 텅 빈 부엌에 앉아 창문 너머의 바람 소리를 들었다.

“요즘은 말이 많아질수록 내가 줄어드는 기분이야.”

이현은 그날 오전 마트에서 장을 보고 돌아왔다.

손엔 바질 모종이 하나 들려 있었다.

“이거, 당신이 말한 ‘어디든 잘 자라는 품종’이라는데요?”

유리는 작게 웃었다.

“그래요? 그럼… 우리도 그렇게 자랄 수 있을까요?”

이현은 바질 화분을 식탁 위에 올리며 말했다.

“자라기보다 잘 버티는 게 먼저일 수도 있죠. 그다음에 어느 날 자라 있는 거예요.”

점심 식사 후, 유리는 오랜만에 이현과 함께 자신의 노트를 펼쳤다.

종이에 큼직하게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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