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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동반자의 팀

Autor: 데이지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6-21 07:04:00

아침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빛으로 창문 틈새를 타고

조유리의 방 안으로 스며들었지만 그녀의 마음 속엔 여전히 어둠이 깊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녀는 낡은 앨범을 펼치고 자신의 과거를 정면으로 마주보았다.

수십 번 부정하고 수천 번 외면했던 그 이름. 그 얼굴.

‘아버지.’

그 이름은 유리의 입 안에서 한참을 맴돌다

쉽게 소리 내어 말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 이름을 도망치지 않고 직접 입에 올려야 했다.

그래야만 그녀는 이현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그래야만 자신의 과거를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자신 스스로 정리하고 그 이후의 삶으로 한 걸음 내디딜 수 있었다.

그날 오후. 유리는 가장 오랫동안 외면해왔던 아버지가 머무는 병원으로 향했다.

좁고 오래된 복도. 인공 조명 아래 차가운 바닥 위를 구두 소리 하나 없이 그녀는 천천히 걸어갔다.

병실 문 앞. 이름표 위에 쓰여 있는 친부의 이름이 마치 오래된 채무처럼 유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녀는 숨을 들이쉬고 한참을 문 앞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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Último capítulo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66. 일상의 허락

    그는 더 이상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그녀의 곁에 그녀와 같은 속도로 걸으려 했다.그들은 함께 있는 순간에도 서로를 바라보지 않았다.그러나 서로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건 확실했다.그날 밤. 유리는 이현에게 처음으로 무겁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이현 씨.”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다.“…나 오늘 당신 옆에 있어도 되죠?”그녀의 말은 어쩌면 그녀가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고백이었다.이현은 그녀의 그런 말을 단순히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였다.“네. 언제든요.”그의 대답에는 과거처럼 조급함도, 소유하려는 마음도 없었다.그것이 유리를 더 편안하게 했다.그날 이후. 그들은 더 이상 숨지 않았다.유리는 가게 문을 닫은 뒤 이현과 함께 조용히 골목을 걷기도 했고,작은 라면 가게에 들어가 한 그릇을 조용히 나눠먹기도 했다.둘의 대화는 많지 않았고, 그들의 움직임도 서툴렀다.그러나 그 서툼조차 이제는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 자연스러운 호흡이 되어 있었다.유리는 그렇게 이현이라는 남자를 처음으로 있는 그대로 자신의 곁에 두고 있었다.그녀의 손끝은 예전처럼 긴장하지 않았고, 그의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그녀는 그에게 자신의 상처를 숨기지 않았고, 그의 상처도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었다.그들이 서로를 향해 가는 길은 더 이상 폭풍 같지 않았다.조용했고, 묵직했고,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자신의 속도로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발걸음 속에서 조금씩 녹여내고 있었다.유리는 그게 사랑보다 더 힘든 일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더 이상 서이현이라는 남자를 쉽게 밀어내지 않으려 했다.그녀는 그의 곁에 자신의 자리를 조용히 만들어두고 있었다.그들의 겨울은 어느새 다른 온도로 흐르고 있었다.그들은 그 온도를 서로의 속도로 같이 걸으며 받아들이고 있었다.그날 밤, 유리는 처음으로 이현에게 자신의 식탁을 허락했다.그녀가 만든 요리를 같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그와 마주 앉는 것이 이렇게 조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65. 묵직한 고백

    하윤서였다.그녀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와 유리 앞에 앉았다.“오랜만이네요. 조유리 씨.”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지만그 속에는 숨기지 않는 도발과 비아냥이 섞여 있었다.유리는 그녀를 보자 순간 숨이 막혔다.하윤서. 그녀는 유리와 이현의 세계를 가장 잔인하게 무너뜨렸던 여자였다.유리는 그녀가 자신의 가게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모든 균형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윤서는 익숙하게 자신만의 미소를 지었다.“아직… 서이현 씨랑 끝난 거 아니었군요.”그녀의 말은 가벼웠지만 유리의 가슴을 정확히 찔렀다.유리는 입술을 깨물며 말없이 윤서를 바라보았다.“…여기선 원하시는 대접 못해드립니다.”그녀의 목소리는 차가웠지만 그 속의 미세한 떨림을 숨길 수 없었다.윤서는 그녀의 그런 반응에 흐느끼듯 웃었다.“아니에요. 저 오늘… 그냥 구경하러 왔어요. 유리 씨가 어떻게 사나 궁금해서.”유리는 그녀가 왜 지금 나타났는지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그녀는 더 이상 그녀와의 대화가 자신을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윤서를 등지고 조용히 가게를 정리했다.그러나 그녀의 손끝은 작게 떨리고 있었다.그날 밤. 이현은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그가 가게 앞 벤치에 앉아 있었을 때 유리는 그를 향해 아무 말 없이 커피를 건넸다.그러나 그 커피는 평소와 다르게 식어 있었고 그녀의 손끝도 차갑게 굳어 있었다.이현은 그녀의 그런 변화를 애써 모른 척했지만그의 마음 역시 알 수 없는 불안에 휩싸이고 있었다.유리는 그날 밤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그녀만의 방식으로 자신의 벽을 다시 높게 쌓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그러나 그녀의 그 억지스러운 방어선은 그녀 스스로도 견디기 힘든 모래성처럼 무너지려 하고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세계로 다시 하윤서가 들어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모든 게 흔들리는 걸 자각하고 있었다.그리고 이현 역시 그 밤의 유리를 이전처럼 쉽게 읽지 못하는 자신을 자각했다.그들의 조용했던 일상에 다시 균열이 생기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64. 온도의 회복

    그녀는 그 말 한마디를 내뱉으며 그에게 커피 한 잔을 내밀었다.그녀의 행동은 의도적이지 않았다.그러나 그녀의 손끝이 자신도 모르게 그를 향하고 있다는 걸 그녀는 부정할 수 없었다.이현은 그 커피를 고맙다고 말하지 않았다.대신 조용히 받아 손안에 담았다.그들의 대화는 그것뿐이었다.그러나 그 작은 대화 속에서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감은 조용히 좁혀지고 있었다.그날 이후. 유리는 그의 존재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그가 가게 앞에서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이그녀에겐 더 이상 불편함이 아니라 일상의 풍경이 되어갔다.그녀는 그에게 요리를 대접하지 않았고 그 역시 요청하지 않았다.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녀의 요리는 점점 온도가 돌아오기 시작했다.그녀의 손끝에서 그 사람과 함께 나눈 익숙한 레시피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그녀는 그것이 자신의 몸에 남아 있는 기억 때문이라고 스스로를 속였다.그러나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것이 이현이라는 사람을 다시 받아들이려는 자신의 마음 깊은 곳의 움직임이라는 걸.그들의 감정은 더 이상 과거처럼 격렬하지 않았다.천천히, 서서히, 조용히 서로의 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그것은 어쩌면 두 사람이 가장 두려워했던 가장 견고한 사랑의 시작이었다.유리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그녀의 일상 속 이현의 존재는 이제 지우려 해도 지울 수 없는자연스러운 공기처럼 그녀의 곁에 머무르고 있었다.그녀는 그걸 받아들이는 순간이 곧 자신이 마지막으로 붙잡고 있던자존심의 벽조차 허물어질 시간이라는 걸 느끼고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아직 그 벽 앞에서 마지막까지 조용히 스스로를 버티려 했다.그녀의 온기 속으로 이현이 조용히 스며들고 있었다.그녀는 그걸 허락하고 있었고 그걸 부정하지 않으려 천천히 준비하고 있었다.그들의 겨울은 서서히 다른 계절로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유리와 이현 사이에는 더 이상 무겁고 숨막히는 긴장도,아프게 부딪히는 감정도 남아있지 않았다.그들은 서로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았고그저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63. 스며드는 거리

    그래서 다음 날 아침.그녀는 이현이 서성이는 골목 끝에서 그를 붙잡았다.“…이현 씨.”그녀의 목소리는 낮았고, 작았다.이현은 그녀의 그런 부름에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돌렸다.“지금 당신 기다리게 하는 거…당신한테 못할 짓인 거 알고 있어요.”유리는 자신의 숨결이 떨리고 있다는 걸 숨기려 하지 않았다.“그런데… 나… 당신한테 지금 아무것도 줄 수 없어요.”이현은 그 말에도 피하지 않았다.“…그거 괜찮아요.”그의 대답은 짧고 담담했다.그녀는 그의 그런 태도에 더 아팠다.“그래도 당신 기다릴 거니까. 유리 씨가 나한테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아요.”그의 말은 더 이상 과거의 서이현이 아니었다.그녀는 그 말에 숨이 막혔다.그날, 그들은 서로의 가장 약한 부분을 처음으로 정면으로 마주했다.그들의 관계는 이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그리고 그 새로운 감정의 시작은 그들이 상처만 남긴 과거보다더 아프고, 더 뜨거운 시간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었다.그날 이후, 유리는 더 이상 과거처럼 쉽게 자신을 속이지 않았다.그녀의 벽은 이미 이현 앞에서 너무도 깊게 금이 가 있었다.그녀는 그걸 억지로 부정하려 하지 않았다.그렇다고 쉽게 받아들이지도 않았다.그녀의 마음은 여전히 이현이라는 이름 앞에서두려웠고, 아팠고, 조금만 더 건드리면 다시 무너져 내릴 만큼 위태로웠다.그녀는 그걸 누구보다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그와의 거리를 의식적으로 유지하려 했다.필요 이상 그의 앞에 나서지도, 필요 이상 그의 눈을 바라보지도 않았다.그러나 그녀의 그런 방어조차 더 이상 과거의 그 철벽 같지는 않았다.그녀는 이현의 기다림이 이제는 과거처럼 억지로 들어오려는 것이 아니라조용히 자신의 곁에 머무르려는 태도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것이 오히려 더 깊게 그녀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이현은 변해 있었다.그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그저 그녀의 가게 앞 작은 벤치에 앉아한참 동안 멍하니 그녀가 불 꺼진 주방 안에서 혼자 앉아있는 모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62. 균열의 시작

    유리는 자신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스스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녀의 세계에 이현이라는 이름이 다시 천천히 스며들고 있었다.그녀는 그걸 부정하려 더 독하게 더 완고하게 그를 밀어내려 했다.그러나 그녀의 하루 곳곳에는 이미 그의 그림자가 묻어나기 시작했다.이현은 무엇 하나 강요하지 않았다.그저 그녀의 가게 앞 비 오는 날이면 조용히 우산을 두고 갔고,그녀가 만든 메뉴판 한 구석엔 이현이 조용히 앉아있던 자리의 흔적만이 조용히 남아 있었다.그녀는 그런 흔적들이 자신의 공간을 서서히 물들이고 있다는 걸 인정하기 싫었다.그러던 어느 날. 소소한 소란이었다.가게 앞에서 취객이 실랑이를 벌였고, 유리는 무시하려 했다.그러나 이현이 가장 먼저 그 남자 앞에 나섰다.이현은 한마디도 상대를 자극하지 않았다.그저 조용히 유리를 가게 안으로 보호하듯 막아섰다.그녀는 그의 그런 모습이 더 견딜 수 없었다.“…당신 뭐 하는 거예요. 여긴 내 가게예요.”유리는 그에게 화를 냈다.그러나 이현은 조용히 말했다.“…그래요. 유리 씨 세상이니까. 나는 그 세상에 더 이상 들어갈 자격 없다는 거 알아요.”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그 속엔 자신조차 어찌할 수 없는 체념과 절박함이 뒤섞여 있었다.“그래도… 당신이 위험한 건 못 본 척 못 해요.”그녀는 그의 그런 태도에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그녀의 마지막 선이 조용히 금이 갔다.“…왜요.왜 이러는데요, 서이현 씨.”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졌고, 터질 듯 떨렸다.“왜 지금 와서 이런 식으로… 내 앞에 서 있어요.”그녀의 숨결이 거칠어졌다.그녀는 이현 앞에서 처음으로 참아왔던 눈물이 복받쳐 오르는 걸 멈출 수 없었다.이현은 그녀의 그런 무너짐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였다.“…그냥…당신이 울고 있는 것도 더 이상 외면 못 하겠어요.”그의 말은 낮고, 서글펐다.유리는 그런 그의 말이 더 미웠다.“그럼… 그럼 당신이 그때 날 밀어내지 말았어야죠…”그녀는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쳤다. 작고,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61. 묵묵한 침투

    그녀의 마지막 선은 그녀 자신조차 견딜 수 없는 가장 높은 벽처럼 자신을 감싸고 있었다.그녀는 그렇게 그를 뒤로하고 가게 안으로 몸을 던지듯 사라졌다.그녀의 발끝은 이미 무너져 있었지만 그녀의 등은 끝까지 곧게 펴져 있었다.이현은 그녀의 그런 등을 아프게 바라봤다.그녀의 차가운 말도 그녀의 매정한 태도도 모두 그녀가 스스로를 지키려는 마지막 선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그녀가 그 벽 뒤에서 스스로 울고 있다는 걸 그는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았다.그 밤. 이현은 유리의 세상 앞 혼자 남겨졌지만 이번에는 돌아서지 않았다.그는 그녀가 외면해도 그녀가 무시해도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처음으로 누군가를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그들의 세계는 더 이상 쉽게 서로를 밀어내지 못할 만큼 깊고, 깊게 엉켜버리고 있었다.유리는 그날 이후 더 단단하게 자신을 가두었다.이현이 그녀를 기다리겠다고 했던 말.그것은 유리의 자존심을 더 깊고 더 차갑게 자극하고 있었다.그녀는 그런 식으로라도 자신 앞에 남으려는 이현이 치사하다고, 비겁하다고 자신을 속였다.그러나 그녀의 심장 어딘가는 그런 이현의 변화가 자꾸만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그녀는 그의 기다림을 철저히 무시했다.그의 전화, 그의 문자, 그의 그림자. 모두 무시했다.그녀는 그것만이 자신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었다.그러나 그녀가 모르는 사이, 그녀의 가게 주변에선서이현이라는 남자가 조용히 그녀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었다.그는 과거처럼 강제로 그녀의 문을 열려 하지 않았다.대신 그녀가 만든 음식에 손님으로 다가갔다.그녀가 만든 소스를 아무 말 없이 먹었고, 그녀가 내민 계산서에 묵묵히 돈을 냈다.그녀의 세계에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묻어가듯. 유리는 그런 그를 더 싫어했다.그녀의 공간 안에서 자신이 모르는 사이 스며들고 있는 그 남자의 기척이 너무도 두려웠다.그래서 그녀는 더 차갑게 그를 내쳤다.“…서이현 씨. 여기 오지 마세요.”그녀의 말은 칼날 같았다.“당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27. 당당하게, 당신 곁에

    자신의 과거, 상처, 무너질까 두려웠던 진실까지 그 모든 걸 안고 감싸며 보호하고 있었다.그리고 유리는 처음으로 그렇게 생각했다.‘이제는 나도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서야겠다.’그날 밤. 이현은 아무 말 없이 가게 문 앞에 섰다.문이 열리고, 유리가 나왔다.“진상님.”그의 눈빛이 흔들렸다.“…이제 괜찮아요?”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니요. 하지만, 그래도 내일 문 열고 싶어요.”“제가 도와줄게요.”“괜찮아요. 대신… 옆에만 있어주세요.”그리고, 유리는 조용히 말했다.“…이제, 나도 회장님 지키고 싶어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26. 세상 앞에 선 방패

    그 시각. S가의 저택,넓은 응접실 한가운데에 앉은 이현의 눈빛은 차분했지만 단단했다.“유리 씨를, 공식적으로 내 옆 사람으로 받아주세요.”어머니는 찻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물었다.“그 사람, 너무 많이 가진 것 없어.”“가진 게 없다는 말, 나도 들었어요. 근데요 어머니. 그 사람이 가진 건, 그 어떤 상속보다도 단단한 신뢰예요.”어머니는 고개를 끄덕이지도, 고개를 젓지도 않았다.그저 한참을 바라보다가 이현에게 말했다.“가족으로 받아들이라는 말은, 지금 하지 마.”“하지만”“대신, 당신이 그 사람과 함께하려는 게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25. 꼬리표의 무게

    “조유리 씨.”문이 열리고 이현이 들어섰다.유리는 고개를 돌리지도 못한 채 서 있었다.“…다 봤어요? 저에 대한 이야기들.”“네…. 다 봤어요.”그 말에 유리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눈가가 벌겋게 달아오른 채,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회장님, 저… 정말 말하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저한테 붙은 그 꼬리표들,그거 다 떼어내느라 얼마나 오랜 시간 걸렸는지 몰라요.”“그래서 숨겼던 거예요. 나쁜 마음은 아니었어요. 그냥… 당신 앞에 당당하고 싶었어요.”이현은 조용히 그녀 앞으로 다가와 말없이 손을 내밀었다

  • 회장님, 어떤 맛을 원하세요?   24. 빈 접시의 기억

    유리는 오늘 아침이 유난히 무겁게 느껴졌다.겨우 되살린 가게의 문을 열며 손끝으로 열쇠를 돌리는 감각조차,어딘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괜찮아. 오늘은 그 사람 옆에 선 첫날이니까.’그녀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며 주방 앞에 조용히 섰다.오늘은 이현과 함께 S그룹 재단 기부 갈라 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날이었다.“이런 자리에 제가 가도 괜찮을까요?”유리는 전날 밤, 이현에게 조심스레 물었다.이현은 짧게 웃었다.“나랑 같이 있는 건데 왜 안 돼요.”“모두가 쳐다볼 거예요.”“봐요. 보고 뭐라고 하든, 내 손 잡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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