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아영은 자신이 조금 더 일찍 나와서 그를 말려야 했다고 생각했다.도아림이 언니로서 그녀를 대신해 화를 풀어주려는 마음이었기에 어느 정도 전이혁이 진심을 보여줄 시간을 준 뒤에야 나설 수 있었던 것이다.입원 절차를 마친 뒤 전이혁은 병원 침대에 누워 수액을 맞고 있었다.도아영은 따뜻한 물을 한 컵 가져와 약을 먹일 준비를 했다.“먼저 해열제부터 드세요. 지금 열이 너무 많이 올랐어요.”병원에서 체온을 쟀을 때 전이혁의 열은 39.8도까지 올라갔다.기침은 쉴 틈 없이 이어졌고 얼굴도 열로 붉어지더니 정신조차 흐릿해졌다.전이혁은 기운 없이 윗몸을 일으켜 물컵을 받자 그녀가 의사의 처방 약 약을 건네주었다.“물 조금 더 드세요.”약을 삼킨 뒤, 도아영은 다시 한 컵의 물을 따라 건넸다.“못 마시겠어요.”전이혁은 침대에 다시 누웠다. 수액을 맞는 동안 기침이 조금 줄었고 그는 금세 잠에 빠졌다.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전씨 할머니였다.도아영은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할머니.”“아영 씨, 난 이혁 할머니예요.”“네, 할머니.”“그 녀석은 괜찮나요? 고추를 그렇게 먹으면 후유증이 있을 텐데. 많이 나아졌나요?”도아영은 잠든 전이혁을 바라보며 조용히 답했다.“지금 병원에 입원했어요. 열이 나고, 기침도 하고, 목이 붓고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아요. 의사 선생님께서 며칠 정도는 쉬어야 한다고 하셨어요.”전씨 할머니가 물었다.“죽지는 않겠죠?”도아영이 답했다.“네, 생명에는 위험이 없어요. 다만 목과 배가 아파서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요.”“겨우 고추 조금 먹은 것뿐인데... 어휴!”도아영은 조용하지만 또렷하게 말했다.“적은 양이 아니었어요. 많이 먹었어요. 그리고 할머니께서도 계속 조금 더 먹으라고 응원하셨잖아요. 그때 이미 입술이 붓고 목도 부어서 말이 잘 나오지 않았어요. 지금은 후유증이 한꺼번에 밀려와서 열이 나고 정신도 흐릿해요. 말도 잘 못해요. 제가 이따가 사진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할머니께서 너무 가볍게 생각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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