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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7 Bab

제2791화

“형, 무슨 소리 안 들려?”위에서 굴착기로 땅을 뚫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자, 한 남자가 수상한 것을 눈치챘다.“아니, 너 취해서 환청이 들리는 거 아니야?”형이라는 남자는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 술을 마셨다.천장에 고정한 돌은 엄청 단단해서 사람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쿵!그런데 그의 예상을 빗나 갑자기 한 사람이 구멍을 뚫고 위에서 내리는 것이었다.“꽤 깊네. 50미터는 되겠어.”염구준은 감탄을 자아냈다.그가 떨어지면서 자갈에 얼굴을 맞은 두 사람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비명을 질렀다.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술 맛이 뚝 떨어졌다.“넌 누구야? 여기는 어떻게 왔어?”한 남자가 비수를 꺼내서 잔뜩 경계하며 물었다.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아직도 무슨 일인지 알지 못했다.염구준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치료하는 것이 급하여 주변을 둘러보다 그 남자에게 물었다.“위로 올려 보냈던 치료약은 어디에 뒀어?”“저놈을 죽여!”두 남자는 공격하려다가 몸이 천근만큼 무거워져서 숨을 가쁘게 내쉬었다.“엄청난 기운이야. 무조건 반보천인 무술인이야.”“사람 불러! 어서!”그들이 지원군을 부르려고 할 때 염구준이 검기로 옆에 놓인 돌을 부수면서 협박했다.“한 발작만 움직이면 바로 죽일 거야.”“죽이지 마!”깜짝 놀란 두 남자는 다급히 나서서 제지했다.“두 번 말하기 싫어. 당장 물건을 내놔.”염구준은 재차 독촉했다.호수 바닥을 뚫어서 큰 소동이 일어났으니, 곧 있으면 극악노인이 올 것이다.일단 극악봉의 고수들이 출동하면 더는 상처를 치료하지 못하게 된다.“대체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확실하게 말해주세요.”한 남자가 어리둥절해하며 질문했다.쿵!염구준은 마음이 급하여 한 줄기 검기를 발사해 상처를 입혔다.“시간을 끌면 바로 죽일 거야.”그리고는 다시 검을 들어 나머지 한 사람을 베려고 공격했다.극악옥에서 타인의 사정을 봐주면 오히려 본인만 손해를 보았다.“저쪽 지하에 있어!”그 남자는 급기야 옆에 있는 공터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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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2화

지하에서 염구준은 탈출하려는 초록색 생명체를 쳐다보고 있었다.생명체는 왠지 그를 아는 것처럼 피하다가, 초록색 에너지 덩어리가 순식간에 맹호로 변했다.“자연에서 응축한 에너지. 진짜 보물이었어.”그걸 본 순간, 염구준의 눈에 생기가 감돌았다.만약 이 기운을 흡수하면 현재 기운이 극한에 도달할 것이다.또 한 단계 실력을 향상시킨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흥분되었다.“아흥!”그때 맹호가 포효하는 동시에 사납게 달려들었다.오랫동안 우리에 갇혀 있어서 성격이 사나워졌는지 심산의 맹호처럼 사나웠다.이 정도로 기운이 사납다면 당분간 흡수하긴 무리였다.“그래, 오늘 무조건 널 잡고야 말겠어.”그는 검을 들고 체내의 에너지를 전부 끌어올리며 맞섰다.“시간이 없어. 속전속결해야겠어.”펑펑!맹호와 염구준이 서로에게 맹렬한 공격을 퍼붓자 지하는 지진이 일어난 듯 흔들리고, 수많은 모래와 자갈이 천장에서 떨어졌다.이러다 지하가 곧 무너질 것만 같았다.이곳을 지켜보던 두 남자는 너무 두려워서 어쩔 바를 몰랐다.“형, 우리 이 틈에 도망치자.”“안 돼. 도망쳐도 극악노인한테 잡혀서 죽어. 일단 지켜보자.”옆에서는 벽에 바짝 붙어서 수근거려도 염구준은 무시하고 초록색 맹호에게 공격을 퍼부었다.“엄청 강해. 일극 반보천인 실력이야.”이 생명체를 이기려면 필살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지금 상태에서 사용하면 상처만 더 깊어질 것이 뻔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아흥!”맹호는 그동안 갇혀 있은 것이 불만인지 연신 포효하면서 한참이나 싸움을 지속했다.“구자검법, 검사참천인!”급기야 염구준은 두 손으로 검을 꽉 잡고 전력으로 맹호를 베었다.스스슥!거대한 검영이 스치는 순간 가차 없이 맹호의 몸통을 잘라버리고는 돌벽까지 강타하여 바위가 충격에 굴러 떨어졌다.막강한 에너지가 폭발하니 지하 전체가 절반이나 무너졌다.“젠장,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결국 내상을 입은 염구준은 선홍빛 피를 뿜고 말았다.억지로 필살기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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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3화

“심각한 부상을 입은 건 사실이에요. 이게 다 영감의 에너지 덕분이죠.”염구준은 이득을 얻은 것을 극악노인에게 사실대로 말했다.고작 3분의 1밖에 흡수하지 않았는데 정상적인 실력으로 돌아갈 정도로 참 귀한 물건이었다.“도둑놈! 뻔뻔한 놈! 괘씸하기 짝이 없는 놈!”극악노인의 욕소리가 전체 산봉우리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당장이라도 상대방의 가죽을 벗기고 거꾸로 매달아 100년은 괴롭히고 싶었다.염구준이 입꼬리를 슬쩍 올리며 왼손을 내밀었다.“이런 적하반장이 어디 있어요? 현청지에서 날 독살하려고 했던 건 어떻게 따질까요?”그는 말이 마치고 체내의 기운을 끌어올리자 검은색 기운이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만약 실력이 강하지 않았다면 독기를 왼팔에 몰아넣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극악노인은 무상으로 현청지에서 치료하도록 허락할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너… 난 그런 적이 없어. 함부로 모함하지 마.”염구준이 따지고 들자 노인은 딱 잡아 시치미를 뗐다.꿍꿍이가 들통나자 어느 정도 기세가 떨어졌다.결국 따지고 보면 극악노인이 먼저 염구준을 해치려고 수작을 부린 것이었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지고 바람만 쌩쌩 불었다.“별일 없으면 이만 갈게요.”염구준은 귀한 에너지를 흡수하여 극악노인에게 참담한 손해를 주었으니, 독살 사건에 대해 따지고 싶지 않았다.지금은 하루빨리 상처를 치료하고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했다.“잠깐만, 연화하고 나머지 응축 에너지는 밖으로 배출해.”역시 곱게 보내줄 극악노인이 아니었다.“그럴 수는 없어요. 날 독살하려던 걸 따지지 않은 것만 해도 감사한 줄 아세요.”짧은 시간에 극한 기운에 도달할지는 나머지 응축 에너지에 달려있기에, 흡수한 에너지를 도로 내놓을 염구준이 아니었다.쌍방의 의견이 대립되자, 극악노인이 단호하게 명령을 내렸다.“진을 치고 모든 대가를 치러서라도 염구준을 처단해!”결국 무력으로 해결하는 방법밖에 없었다.“돌격!”수백 명 무술인들의 외침소리가 산골짜기에 울러 퍼지고,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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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4화

쿵!검과 칼이 부딪치자 지면이 흔들리고 사방으로 퍼지는 기운은 주변에 몰려오는 놈들의 몸을 뚫고 나갔다.극악노인은 그 충격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섰다.“염구준, 우리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붙자!”그는 극악봉을 포기하고 도망칠 작정이었다.“멈춰. 어딜 도망쳐!”스스슥!염구준은 재빨리 수십 개의 기운을 발사하면서 바짝 뒤를 따랐다.극악노인이 흑풍 존주보다 죽는 게 더 두려워서 극악봉을 포기할 줄은 몰랐다.봉주가 기권하자 나머지 부하들은 뿔뿔이 흩어져 도망치기 시작했다.“염구준! 사람 너무 우습게 보지 마!”극악노인은 검기를 막으며 외쳤다.“우습게 본 건 당신이잖아! 내게 독약을 먹이려고 한 걸 벌써 잊었어?”염구준은 계속 쫓아가며 다가오는 놈들의 목을 베었다.이미 원수가 되었으니, 후환을 남기지 않기 위해 기회가 생긴다면 바로 극악노인을 죽일 것이다.탕!극악노인은 두 칼을 교차하여 검을 막고는 다시 뒤로 물러섰다.“그래도 죽지는 않았잖아! 응축 에너지를 그냥 줄 테니까 여기서 끝내자!”목숨이 위협당하는 순간에 그는 다시 한발 물러서서 양보했다.염구준을 상대로 이길 확률이 30%밖에 되지 않기에 괜히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았다.고수들의 싸움에서 일단 지면 그 대가는 목숨을 잃는 것이다.“쓸데없는 말이 많네.”염구준은 노인의 헛소리를 믿지 않고 점점 강력하게 밀어붙였다.그렇게 다시 맞붙은 뒤, 극악노인은 그의 힘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뒹굴고 말았다.싸울 때 망설인다면 이런 큰 대가를 치러야 했다.“악! 죽기 살기로 싸워보자!”극악노인은 어려운 결심하고 허약한 몸을 흔들어 극한 기운을 끌어올렸다.떳떳한 일극 반보천인이라 실력이 결코 약하지 않았다.“진작에 그랬어야지. 무술인의 자존심이 있잖아.”눈앞의 적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에 염구준은 더 많은 검기를 축적하면서 사투를 벌일 준비했다.팍!극악노인은 다리에 힘을 주어 번쩍 뛰어서 산봉우리 아래로 내려왔다.단번에 혼신의 힘을 다해서 속도가 엄청나게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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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5화

”시간 됐어요. 하산합니다.”염구준은 정확하게 시간을 계산하고 산 아래로 내려갔다.“에휴, 아까운 걸 두고 가야 하네.”선장은 창고에 가득 찬 물자를 보고 아쉬워서 눈을 떼지 못했지만 어쩔 수 없이 염구준의 말을 따라야 했다.산기슭에 내려왔을 때, 선장은 앞으로 다가와 공손하게 물었다.“염 선생, 이제 어디로 갑니까?”염구준은 옆에 보이는 숲을 가리키며 대답했다.“저기 가서 붙잡아 와요.”스스슥!그 말에 숲에 기척이 들리면서 몰래 숨어 있던 누군가가 돌아서서 도망쳤다.분명 누구도 눈치채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결국 들키고 말았다.“포위해! 절대 놓치지 마!”선장이 언성을 높여 지시하자 천 명이 우르르 뒤쫓아가더니, 한참 뒤에 한 남자를 잡아서 염구준의 앞에 데려다 놓았다.“염 선생, 잡아왔습니다.”염구준은 잡아온 남자를 힐끗 보며 물었다.“날 찾아왔어, 아니면 극악노인을 찾아왔어?”“그걸 내가 왜 대답해야 하는데?”이 남자는 적룡 존주의 부하라 태도가 강경했다.“죽이지 말고 정체를 밝혀내요.”염구준이 손을 흔들며 끌고 가라 일렀다.질문에 바로 대답하면 될 것을 왜 이것들은 굳이 매를 버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악…!”곧 이어 등골이 오싹해나는 비명 소리가 들렸다 끊겼다 반복했다.무술인들이 오랫동안 극악옥에서 살아서 그런지 심문하는 수법이 하나 같이 악랄하고 잔인했다.“선생님, 전부 말할게요.”남자는 더는 버티지 못하겠는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짧게 말해. 쓸데없는 말을 들을 시간이 없어.”염구준이 미리 경고했다.“곧 만악대회가 열려서 극악노인에게 초대장을 전하러 왔습니다. 이번 대회에 천 톤의 물자 외에 용하인 한 명을 전리품으로 받을 수 있는데 어마어마한 물자와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그는 알고 있는 정보를 간략해서 대답했다.타악!조용히 듣던 염구준이 한 손으로 남자의 목을 조르고 나지막하게 물었다.“용하인의 이름이 뭐야?”“손태석이요.”쿵!이제야 장인의 단서를 찾은 염구준은 마음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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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6화

퍽!염구준은 바로 발을 들어 놈의 면상을 차서 이빨 몇 대를 부러트렸다.“내가 무서워하는 걸로 보였어? 클레드 가문인지 나발인지 들어본 적도 없어.”적룡 존주의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염구준이 클레드 가문이라고 해서 두려워할 리가 없었다.클레드 아타는 입에서 피를 흐르면서 포효했다.“날 때렸어? 우리 가문에서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전에 그에게 덤볐던 사람은 아주 비참하게 죽었었는데 지금 염구준의 앞에서 예전에 사용했던 수법이 먹히지 않았다.“나도 그런 말 적지 않게 들었어. 결국은 다 내 손에 죽었지.”염구준은 발 밑에 돌을 차서 상대방의 두 다리마저 부러트렸다.“악!”클레드 아타가 비명을 지르며 마침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싸울 실력도 없으면서 시비를 걸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니 누굴 탓할 것도 없었다.“제발, 제발 죽이지 마.”만약 클레드 가문이 버티지 못하면 아타도 상대방 방법이 없으니, 염구준의 살벌한 기운을 느끼고 결국 패배를 인정했다.“하, 겁쟁이.”염구준은 코웃음을 치고는 돌아서서 극악곡으로 향했다.클레드 가문이 정말 복수하러 온다면 바로 멸망시킬 것이다.염구준이 멀리 떠나자, 클레드 아타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네가 누구든 반드시 사지를 발라 죽일 거야.”흥미진진하게 구경하던 무술인들도 작은 소리로 수근거렸다.“저 사람 누구야? 클레드 아타까지 해치우다니 정말 대단해.”“지금 이겼겠지만 나중에 큰 대가를 치를 거야.”“누굴 닮은 거 같아. 근데 그럴 가능성은 없겠지.”극악곡의 주변에 점점 많은 무술인들이 모이고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자칫하다 당해서 바로 죽을 수도 있었다.염구준은 극악곡 가운데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너무 많아서 찾기 힘드네.”새까만 머리들이 우글우글 모인 것이 대충 세도 수만 명은 되어 보였다.이처럼 만악대회는 극악옥에서 규모가 가장 큰 행사라고 할 수 있었다.어느 세력의 우두머리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대결에서 이기는 것이 가장 좋은 기회였다.그리고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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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7화

”죽기 싫으면 꺼져!”염구준은 싸늘하게 말하며 상대방에게 선택권을 주었다.극악옥에서 사정을 봐준다면 귀찮은 일들이 계속 벌어질 것이다.“너나 죽어!”남자는 흉악한 표정을 지으며 몽둥이를 들고 염구준의 머리를 내리쳤다.푸악!그 순간, 남자에게 한 줄기 기운이 스쳐가고 피가 튕기더니 그대로 쓰러졌다.자리를 빼앗기 위해 목숨을 헛되이 잃다니, 굳이 이럴 필요가 있나 싶었다.전신경 애송이가 겁도 없이 염구준에게 덤비는 것부터 죽음을 자초한 것이었다.“죽고 싶어서 아주 목을 빼들고 나대네.”그는 한마디만 하고 다시 눈을 감고 운기조식했다.이 일이 지난 후, 다시는 시비를 거는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극악옥의 무술인들은 전부 무식하고 도리를 따지는 법을 몰라서 보자마자 주먹부터 휘둘렀다.염구준이 여려 명을 죽인 뒤에야 주변이 조용해졌다.어느덧 밤이 되어 극악봉에 전등이 반짝이고 치고 박는 소리가 들렸다.만악대회가 시작하기 전에 계곡에 벌써 피비린내가 진동했다.역시나 극악옥은 어디 가나 혼잡했다.그때 염구준은 눈을 뜨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휴, 이제 시작해볼까?”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사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손태석을 찾는다면 굳이 대회에 참석할 필요 없이 구하면 그만이다.“하, 너로 정하지.”탁!마침 순찰하던 무술인을 발견한 그는 손을 세워 뒷목을 쳐서 기절시키고는 아무도 없는 구석으로 끌고 갔다.그리고 순찰원의 얼굴에 차가운 물을 뿌렸는데 꿈쩍도 하지 않았다.“눈을 뜨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살려주세요!”순찰원은 재빨리 몸을 일으켜 무릎을 꿇고는 살려달라 애원했다.염구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너희 담당자는 어디 있어? 손태석은 어디 있는지 말해.”“모, 모릅니다. 저는 그냥 순찰 담당이에요.”순찰원은 어리둥절해하며 두 손을 양쪽으로 벌였다.염구준은 상대방이 시치미를 떼는 것을 알고 아주 가는 검기를 상대방의 체내에 주입시켰다.“악!”순찰원은 바로 비명을 지르면서 바닥에서 뒹굴었다.너무 고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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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8화

이튿날 아침, 동쪽에 피로 물든 것 같은 노을이 피어오르며 태양이 떠올랐다.새빨간 색은 오늘 따라 이상하리만큼 살기로 충만되었다.“만악대회를 시작합니다!”우렁찬 목소리가 널리 퍼지며 동시에 64개 무대가 우뚝 솟아오르자, 참가자들이 입장하고 구경꾼들은 멀리 떨어져 있었다.왕년의 대회를 회상해 보면 참가자들은 시작부터 필살기를 사용하여 죽이거나 중상을 입혔다.쿵!둔탁한 발소리와 함께 대도를 멘 남자가 무대 위에 뛰어오르며 오만하게 소리쳤다.“누가 내 조카를 해쳤어? 당장 나와. 아주 그냥 고깃덩어리로 만들어주겠어.”만악대회의 규칙은 간단하게 하룻동안 무대에서 나가지 않으면 승급할 수 있었다.그런 이유로 먼저 나서는 사람은 일찍 기운이 소모되기에 유리하지 않았다.수많은 참가자들은 이 남자를 꼴사납게 쳐다봤지만 누구도 나서서 도전하지 않았다.“클레드 가문의 혈광도야!”“여기는 왜 왔어? 세력들은 이런 자리에 나와서 다투지 않는데.”“쯧쯧, 아타를 해친 놈은 재수가 없게 되었어.”다른 참가자들은 다른 무대에 올라서지 않고 모두 둘러서서 재밌는 구경을 기다리고 있었다.“셋째 삼촌, 꼭 복수해 주세요!”온몸에 붕대를 감은 클레드 아타가 혈광도를 향해 고래고래 외쳤다.자신을 때리는 것은 클레드 가문을 모욕하는 것이니 가문에서 염구준을 적으로 생각할 것이다.인파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를 들은 염구준은 모두가 자신에 대해 수근거리는 걸 알았다.“귀찮게 들러붙는 거 보니까 내가 많이 봐줬네.”그는 발끝을 살짝 들어 무대에 착지하고 상대방의 도전장을 받아들였다.“너였어?”혈광도는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는 한쪽 눈썹을 치켜들며 의심스럽게 물었다.어떻게 봐도 눈앞의 남자는 고수 같지 않았다.“저 애송이 다리를 부러트린 사람이 바로 나야.”염구준은 무대 아래에 모인 클레드 가문의 부하들을 가리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웅성웅성.주변에서 염구준이 미쳤다고 미련하게 클레드 가문과 맞선다고 나무랐다.그들에게 정확한 선택이란 바로 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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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9화

치열한 싸움이 계속되어 계곡에 피비린내로 가득 찼다.길게 줄을 선 도전자들은 해 질 녘이 되어서야 조금은 줄어들었다.“뭐지?”염구준이 입구에서 수상한 것을 감지하고 그쪽을 쳐다보았다.이것은 본능적으로 그의 관심을 샀다.“이따가 보자.”일단 무시하고 몇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드디어 방송에서 주최자의 말소리가 들렸다.“64명이 결승전에 승급한 것을 축하합니다. 이제부터 만악대회의 최종 우승자를 선발하는 대회가 이어지겠습니다.”와!처음으로 만악대회의 규칙을 바꾼 것에 대해 모든 무술인들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새로운 대결 방식은 전보다 더욱 자극적이고 흥미진진했다.염구준은 번쩍 뛰어 가장 가운데 무대로 옮겼다.“한 번에 덤벼!”그는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천 톤의 물자든 뭐든 관심이 없고 빨리 손태석을 만나고 싶었다.구경꾼들은 열광이 가득한 눈빛으로 결승전을 지켜보았다.무대 위에 오른 무술인들은 서로 눈빛을 교류하면서 누구도 물러나지 않았다.“염구준, 너무 나대지 마!”“그 실력으로 우리 물자를 빼앗지 말라고.”“당신은 강하지만 우리도 약하지 않아”싸울 준비를 마친 일행은 바로 사나운 기운을 드러냈다.지금까지 싸워서 결승전에 참여했다는 것만 봐도 보통 실력은 아니었다.“난 우승만 원해 물자는 너희들이 알아서 나눠가져.”염구준은 본인이 원하는 것만 말하고, 불필요한 상황이라면 굳이 살육하기 싫었다.“그 용하인을 원해? 적룡 존주가 말하길 대량의 물자로 교환할 수 있다고 했어.”한 무술인이 탐욕스러운 질문을 하자, 다들 염구준을 노려보며 대답을 기다렸다.그들은 허명에 관심이 없고 오지 이익만 챙기면 되었다.“인질은 무조건 데려갈 거야. 상의할 여지가 없어.”염구준은 단호하게 대답하며 검갑에 손을 가져갔다.윙!삼척 청봉을 손에 잡았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싸워볼 것이다.지금 눈앞의 서 있는 무술인들의 표정을 보면 전혀 상의할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공격해! 우리 할 수 있어!”“실력이 강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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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00화

“하하하, 성공했어. 우리 힘으로 염구준을 죽였어!”“역시 소문은 믿을 게 아니야. 이렇게 우리 손에 죽었잖아.”무대에서 무술인들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승리의 기쁨에 취했다.방금 일격으로 그들 체력을 대부분 소모했지만 그래도 가치가 있었다.전투 현장에 먼지가 뽀얗게 날려서 구경꾼들은 어떤 상황인지 잘 보이지 않았다.“이렇게 죽었어?”“염구준이 극악노인을 이길 정도로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무대 위에 사람들 봐. 하나 같이 강해.”그들은 이번 대회가 이렇게 빨리 끝날 줄 몰랐다.한 고수가 죽는 것을 보았으니 만악대회에 온 것이 보람이 있었다.휘이이잉!그때 바람이 불어 먼지를 밀어내자, 등에 피를 흘리는 염구준의 모습이 드러났다.“그럴 리가! 죽지 않았어!”누군가 깜짝 놀라 외쳤다.분명 염구준의 방어를 뚫고 등을 공격했는데, 이제 보니 살아남은 것이었다.“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거 같아?”염구준의 모습은 마치 부상을 입은 하이에나 같았다.이렇게 되면 대회는 아직 끝나지 않은 셈이었다.“저놈 다쳤어. 바로 죽여!”무술인들은 다시 싸우려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염구준은 이미 힘이 빠진 상태라 전혀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참가자뿐만 아니라 구경꾼들도 이미 진 싸움이라 여겼다.그런데 염구준이 갑자기 검을 꺼내더니 단번에 두 상대를 죽이는 것이었다.“어디 한 번 죽여봐.”싸움이 다시 시작되자 학살도 계속되었다.실력이 강한 사람이 견제하지 않자, 나머지 무술인들은 저항할 힘도 없었다.구경꾼들은 흉악한 표정으로 염구준을 향해 가슴이 찢어질 듯이 외쳤다.“이 새끼야! 우리 가주를 죽이지 마!”“다들 공격해. 우리도 싸우자!”“만악대회고 나발이고 살인범을 엄벌로 처해라!”또 다시 수천 명이 넘는 무술인들은 죽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무대 위로 뛰어올라갔다.벌떼처럼 몰려드는 수많은 무술인들을 보고서야, 염구준은 적룡 존주가 대회를 주최한 목적을 알아차렸다.“썩을 영감, 간사하기 그지없어.”아직 손태석을 만나지 못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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