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금은 전혀 엄두가 나지 않았다.이도현이 대진제국에서 저지른 일만 떠올려도 겁이 나는데 싸울 용기는 더더욱 없었다.반면에 주작제국의 병사는 사기가 엄청나게 올랐다.이도현이 있는 한 그들은 절대 서북성을 잃지 않을 것이다.그들도 공인아에게 이렇게 강력한 후배가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악마 같은 후배가 지켜주고 있으니 주작제국에서 누구를 두려워하겠는가?공인아는 사람들의 눈길을 무시한 채 이도현에게 다가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도현 후배, 수고했어.”“아니에요, 선배. 시켜만 주세요. 이 사람들은 어떻게 처리할까요? 죽일까요, 아니면 살려 둘까요?”이도현이 웃으며 물었다.“저들을...”공인아는 청운제국 사람들을 한번 훑었다.그러자 성문 위에 있는 청운제국 사람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들은 단 한 번도 자신의 생사가 한 여자의 말에 달려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공인아의 아름다운 눈길이 스쳐 지나가자 그들은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리고 겁에 질려 심장이 쿵쾅쿵쾅 뛰고 숨이 가빠졌다.그들은 눈을 부릅뜨고 잔뜩 긴장한 얼굴로 공인아를 바라보았다. 설사 죽이라는 말을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공인아의 대답을 기다렸다.“주작제국은 줄곧 청운제국을 건드리지 않고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어. 그런데 청운제국에서 우리 주작제국의 남쪽 화산에 맹수가 출몰해 고수들이 관문을 지키러 간 틈을 타 서북성을 침략했지. 함부로 우리의 병사를 죽이고 백성을 학살했어. 오늘 너희들은 죽어도 마땅해. 이건 다 너희들이 자초한 거니까. 남을 탓하지 말고 탐욕스러웠던 너희 청운제국을 탓해.”“도현 후배, 저 사람들을 죽여줘. 부탁 좀 할게.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지만, 사망한 우리 주작제국 병사와 백성들을 생각해서... 저 사람들을 전부 죽여야 할 것 같아.”공인아는 가장 부드러운 말투로 가장 잔혹한 말을 했다. 그녀의 가벼운 몇 마디가 청운제국 수백 명 병사의 생사를 결정했다.“공주마마, 그... 그러시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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