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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Author: 진헤이
비록 모두가 이런 상황을 어렴풋이 예상했지만 막상 그 순간이 닥치자 여전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두 사람...”

엔데스 가문이 이렇게까지 빠르게 움직일 줄은 몰랐다. 게다가 아버지인 정국진이 이미 파리를 떠난 뒤였음에도 말이다.

이제 모든 것은 여진우에게 달려 있었다.

로열 글로벌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했고 과거 정국진에게 집중되었던 세력은 고스란히 여진우에게 쏠려 있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해?”

이유영의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아버지를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정씨 가문으로 돌아온 뒤로 아버지는 어머니와 함께 조용히 살아가길 바라왔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드디어 그 오랜 바람이 이루어졌고 이유영과 여진우는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 아름다움은 부모가 오래도록 기다려 얻어낸 평온이었고 자식인 그녀가 감히 흔들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이었다.

“넌 이 일에 신경쓰지 마.”

여진우의 말투는 아버지가 늘 하던 말과 똑같았다.

이유영은 입술을 움직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다.

그때 여진우가 조용히 그녀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제 알겠어? 강이한과 박연준이 왜 너를 그렇게 지키려고 했는지.”

그 말을 듣자 이유영의 숨이 더 막혀 왔다.

그녀가 알기로 두 사람에게 자신은 그저 대체품에 불과했다.

마지막에 어쩌면 작은 자리를 차지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우연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것이었다. 과거에 한지음과 이온유를 위해 한 짓처럼.

그 모든 기억이 떠오르자 이유영의 마음 깊은 곳이 저릿하게 아려 왔다.

“오빠.”

“응?”

“그건 보호가 아니야. 그냥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뿐이겠지.”

‘그 사람들에게 과연 양심이란 게 있었을까? 감정조차 메마른 사람들이 무슨 수로 죄책감을 느낄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그 모든 행동은 무엇이었을까? 이유영은 알 수 없었다.

그저 한 가지 확실한 건 연서라는 존재를 알게 된 이후로 그들의 행동에 더 이상 마음을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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