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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Chapter 1341 - Chapter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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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1화

잔뜩 굳어버린 박연준을 바라보던 이유영은 앞에 있는 차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선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말해봐. 이번에는 또 누구 빽으로 협박할 건지. 손 대지 말라고 얘기할 거잖아.”“유영아...”“어차피 눈이 이렇게 됐으니 강서희가 먼저 덤벼들어도 놔줘야 한다는 거야?”박연준은 가슴이 미어졌다.강서희는 강이한에게 늘 경계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강서희가 잡혀간 후 진영숙이 무슨 수를 써도 강이한은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오히려 진영숙이 손을 쓰지 못하게 막았으니 강이한이 허락하지 않는 한, 아무도 강서희를 빼낼 수 없다.‘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나온 거지?’ “말을 못 하네?” 말이 없는 박연준을 보며 이유영은 웃었고, 그 웃음은 더욱 비꼬는 듯했다.그것은 박연준의 가슴을 더욱 조이게 했고 생전 느껴본 적 없는 괴로움이 밀려왔다.“내가 먼저 알아볼게.”“알아내면 어쩔 건데?”박연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유영이 받아쳤다. 어떻게 할 거냐는 이유영의 날카로운 질문과 눈빛은 박연준의 가슴은 더욱 조여왔다.강서희가 파리에 온다는 소식은 박연준에게도, 이유영에게도 충격이었다.아무도 엔데스 가문이 다음에 어떤 수를 쓸지, 이유영과 강이한이 다시 어떤 상황에 처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박연준의 마음은 폭풍 속에 놓인 듯 좀처럼 진정되지 않았다.오랜 시간이 흐른 뒤, 박연준은 이유영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유영아, 내가 지금 얼마나 힘든지 알아?”서주와 파리, 어디에 있든지 박연준은 항상 주도권을 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유영을 마주할 때마다, 특히 그들이 수술을 받은 이후로 박연준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그녀 앞에서 무기력함을 느꼈다.이유영은 마치 절대 양보할 줄 모르는 사람 같았다.차갑게 모든 상황을 마주하며 날카롭게 몰아붙여 사람을 숨 막히게 만들었다.“무기력하겠지. 나도 그래.”“내가 연준 씨랑 강이한의 그림자에서 얼마나 벗어나고 싶었는지 알아? 두 사람은 단 한 번도 나한테 안정감을 준 적이 없어.”‘힘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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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2화

박연준은 자신이 강이한에 대해 언급할 때마다 이유영이 혐오감을 드러낸 이유를 알것만 같았다.그렇게 한참이 흘렀다.박연준은 할 말을 잃은 듯 멍하니 이유영을 바라봤고 그녀는 무표정으로 모든 걸 대했다.그 무덤덤함은 박연준에게 확실히 알려주었다. 지금 이유영의 마음속에서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를.더 이상 이유영의 안중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박연준이든 강이한이든 이제는 아주 작은 자리조차 차지하지 못했고 이런 느낌은 그를 숨 막히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한참 뒤 박연준이 일어섰다.이유영을 보고 뭔가 말하려 했지만 지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그러다가 결국 말없이 떠났다.박연준이 떠난 뒤, 여진우가 돌아왔다. 박연준이 찾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돌아온 모양이었다.“너한테 뭐라고 했어?” 여진우는 걱정스럽게 이유영을 바라보았다.그는 정말 제대로 된 오빠였다. 정국진이 파리를 떠난 후 여진우는 진심으로 이유영을 보살피며 곁을 지켰다.“안 봐도 뻔하지 뭐. 내가 진영숙을 해칠까 봐 걱정하던데?”“박연준...” 여진우는 박연준에 대해 뭐라고 말하기는 난감한 입장이었다.서주에 있을 때 여진우는 항상 박연준을 매우 우러러보며 영리한 사람으로 여겼다. 아무도 그의 마음속을 알 수 없었고 두 눈은 마치 모든 걸 감출 듯 깊고 그윽했다.하지만 강이한의 문제를 마주한 지금은 다소 어리석어 보였다. “오빠.”“응?”“내 눈... 다시 수술해야 할 것 같아.”“너...”이유영을 바라보던 여진우의 얼굴은 수심이 깊어졌다. ‘재수술이라니?’‘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도 않았는데...’의학지식이 조금이나마 남아있던 여진우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유영의 결정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아챘다.이미 수술을 받은 눈으니 재수술한다면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여진우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그 인간이 너한테 진 빚이야. 잊었어?”“알아. 주니까 받았는데... 솔직히 역겨워.”여진우는 말문이 막혔다.‘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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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3화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을 만큼의 증오는 사실 사람에게 꽤나 편안한 느낌을 준다. 엮이지만 않다면 평생 무시한 채 살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 닥친 문제는 진영숙이 계속 눈앞에 나타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강서희까지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떻게 마음을 놓겠는가?“유영아...” “강서희가 왜 파리에 오는지 아직 몰라.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상황이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게 흘러갈 수도 있어.” 이유영은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으나 사실 속으로는 이미 온갖 감정이 뒤섞여 있었다.강씨 가문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이유영의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여진우는 이유영을 더욱 단단히 끌어안았다.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다행이야. 오빠가 있어서.”가족이 곁에 있으니 힘든 순간에 조금이나마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었다. 한동안 여진우의 품에 안겨있자 이유영의 마음도 어느새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했다.그 후 두 사람은 나란히 소파에 앉았다.여진우는 이유영에게 물 한 잔을 건넸다. “마시고 진정해.” “응.” 물 한 잔을 마시고 나니 비로소 불안하던 마음이 평온해졌다. 여진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진영숙과의 일은 엔데스 신우 씨가 정리했어.”“응.”예상했던 일이었다. 현재 엔데스 신우는 정씨 가문에게 어떤 요구도 하지 않은 상태라 이유영의 모든 행동에 신중을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코 순진한 사람이 아니니 엔데스 가문에서 앞으로 어떤 조건을 제안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이런 시점에서는 엔데스 신우가 무슨 짓을 하든 이유영은 거리를 유지하는 게 정확하다.“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겨우 안정을 되찾은 이유영과 달리 여진우의 표정은 오히려 더욱 어두워졌다.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유영이 분명히 미쳐 버릴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뭔데?”심각한 그의 표정에 이유영은 심장이 저절로 철렁 내려앉았다.지금까지 벌어진 일도 감당하기 버거웠으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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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4화

지난 몇 년 동안 혼자 잘 지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과연 그럴까?정씨 가문에 돌아온 순간부터 이유영의 모든 것이 변했다.그때는 억누르고 참았다면 지금은 마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그날 밤.이유영은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인감에 대한 소식이 있다며 여진우는 이른 시간에 나갔고 이유영은 수심 가득한 얼굴로 아침을 먹었다.이때 박연준이 왔다.그의 등장에 이유영은 더욱 흥미를 잃은 표정이었다.“왜? 아직도 내가 진영숙을 해칠까 봐 걱정이야? 그렇다면 안심해. 어차피 아무것도 못 하니까. 엔데스 가문이 지켜주고 있거든.”최근 들어 박연준은 강이한이 떠나기 전에 부탁한 일이라며 이유영이 엔데스 가문의 일에 관여하지 못하게 막았다. 다행히 이유영은 연루되지 않았지만 강이한의 어머니인 진영숙은 오히려 그 중심에 서 있었다.“떠날게.”‘떠난다고?’그 말을 들은 이유영은 웃음을 터뜨렸다. “완전히?”단어를 강조하며 말하는 이유영의 모습에 박연준은 눈빛이 흔들렸다.‘완전히 떠나라는 뜻인가?’‘정말 사라졌으면 해?’곧이어 입가에 쓴웃음이 떠올랐다.“네가 원하는 거라면... 이번엔 완전히 떠날게.”“그게 제일 좋지.”이유영은 무덤덤하게 답했다.누군가 손을 뻗어 심장을 꽉 움켜쥔 듯 숨 막힐듯한 고통이 박연준을 덮쳤다.“강이한은 우천시에 있어, 네가 예전에 살던 그 작은 집에서...”“박연준.”말이 끝나기 전에 이유영이 날카롭게 끊어냈고 그녀의 눈에는 위엄이 서려 있었다.‘진짜 지긋지긋하네.’“일부러 그러는 거야?" 가장 듣기 싫어하는게 강이한의 소식이라는 걸 알면서도 박연준은 또 언급했다.“네가 예전에 살던 그 작은 집에 머물고 있었어. 매일 비를 맞으면서 네가 했던 것처럼 몸소 느끼고 있다고!”“박연준.”“그런데 이제 사라졌어.”둘 사이의 분위기는 폭발 직전이었다.‘사라졌다니?’“사람을 보냈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몰라.”“온유는 우천시에 남겨두고 떠났어. 짐작 가는 곳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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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5화

그 희망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을까?박연준은 멍하니 이유영을 바라보았다. 몸을 뚫고 나오는 그녀의 강한 증오에 박연준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말 하지 않아도 이유영의 증오가 지금 얼마나 깊은지를 알 수 있었다.뭔가 말하려 했지만 말문이 막혀 그 어떤 단어도 나오지 않았다.“나더러 강이한에게 희망을 주라는 뜻이야?”과거, 강이한이 그녀에게 희망을 줬었나?이유영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강이한은 뭘 하고 있었던가?힘들어하는 이유영을 버려두고 떠나지 않았는가? ‘맞아. 그게 옳은 선택이지.’‘더 이상 말해봤자 뭐해,’ 그런 이유영을 보며 박연준은 말해도 소용없다는 걸 깨달았다.매번 말할 때마다 이유영의 반응은 늘 이랬으니 더 이상의 설명은 입 꾹 닫고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일지도 모른다....결국 박연준은 입도 벙끗 못한 채 떠났다.마지막까지 아무 말 없이 떠나는 모습에 이유영은 그를 무너뜨렸다는 확신이 들었다.끊임없는 냉담함과 차가움으로 박연준을 물리친 것이다. 하지만 박연준이 떠났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건 아니다....반산월 뒤편.소은지가 이유영에게 차 한 잔을 건넸다.“네가 이렇게까지 난폭해질 줄은 몰랐어.”진영숙에 대한 일을 말하는 게 틀림없다. 비록 엔데스 신우가 아무도 보도하지 못하게 완전히 덮어두었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전부 다 알고 있다.“강씨 가문 사람들 앞에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쉽지가 않네.”사실이다.다른 사람들 앞에선 어느 정도 차분해질 수 있지만 유독 강씨 가문을 마주치면 통제가 안 된다. “강씨 가문 사람들?” 소은지는 이유영의 호칭을 듣고 웃었다.강이한이 왜 희망을 보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지금 이유영에게 강씨 가문은 증오의 대상에 불과했고 낯선 호칭을 쓸 정도로 혐오하고 있었다.“솔직히 이제는 너와 강씨 가문만의 일이 아니야.” 소은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반응을 보니 엔데스 예준이 무슨 짓을 했는지 소은지도 알고 있는 모양이다.정씨 가문이 현재 파리에서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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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6화

“은지야.”“응?”“걱정되어서 하는 얘기인데... 지금 같은 중요한 시기에 절대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돼. 알겠지?” 이유영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니 오직 자신의 입장에서 소은지에게 충고할 수밖에 없었다.엔데스 현우에 대한 소식은 여전히 들려오지 않았다.금유산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엔데스 현우는 대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항상 긴장하고 있어.”소은지는 매우 단호하게 말하며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비록 감정이 그녀를 방해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판단을 흐려지게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소은지는 항상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그녀의 답을 들은 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네가 알아서 잘할 거라고 믿을게.” “응.” 이유영의 뜻을 알아챈 소은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감정으로 인한 싸움이 얼마나 큰 화를 불러올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 설령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옳고 바른 선택을 할거라고 스스로를 믿었다.“너 요즘 명우 씨랑 사이가 많이 안 좋던데?”“말도 꺼내지 마.”엔데스 명우를 꺼내자 소은지는 격렬한 반응을 보이며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이유영이 강이한을 증오하는 것처럼 소은지 역시 엔데스 명우에게 똑같은 감정을 품고 있었다.비록 그들 두 사람은 감정적으로 어떤 교집합도 없었지만 소은지의 세상에서 엔데스 명우는 모든 것을 파괴한 자였다.이 점 하나만으로도 절대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다.또한 자신과 엔데스 현우가 왜 얽히게 되었는지, 그 계약이 대체 무슨 이유로 존재하는지도 잊을 수 없었다.“됐어,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마치 이유영이 강이한에 대해 말하기를 꺼리는 것처럼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에 대해 언급하는 걸 원치 않았다.이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만하자.” 그녀 역시 이 일에 대해 조금도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소은지와 한참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심지어 저녁까지 함께 한 후에야 이유영은 차를 몰고 백산 별장으로 돌아갔다.정국진과 임소미가 없으니 그녀는 거의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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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7화

엔데스 회장이 살아계셨을 때 그의 태도는 항상 수수께끼 같았다. 겉으로는 엔데스 현우를 가장 아낀 것처럼 보였지만 정작 대저택에 계속 머물던 사람은 엔데스 예준이었다.이유영과 함께 굽이굽이 길을 돌던 집사는 마침내 어느 정원에 멈췄고 그곳에는 전설적인 엔데스 예준이 있었다. 그동안 엔데스 예준과 접점이 아예 없진 않았지만 실제로 마주한 시간은 극히 적었다. 게다가 이유영은 항상 의도적으로 그를 피했기에 이렇게 직접 대면한 적은 거의 없었다. 엔데스 가문의 유전자는 매우 강했고 하나같이 절세 미모를 지녔다. “유영 씨를 만나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은 몰랐네요.” 남자는 돌아서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웃고 있는 입과 달리 눈에는 음침함이 가득했고 특히나 온몸으로 뿜어내는 싸늘한 기운은 엔데스 명우와 맞먹을 정도였다. 아니, 오히려 더 위함하게 느껴졌다.“안 그래도 바쁘실 텐데 제가 어떻게 도련님의 시간을 방해하겠습니까.” “말주변이 좋네요.” 남자는 나무라지 않고 근처 등받이 의자로 걸어가서 앉더니 손짓으로 이유영에게도 앉으라 권했다. 이유영은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 앉았다. 남자가 차를 따라주자 이유영 곧바로 거절했다.“감사하지만 사양할게요. 전 물을 더 좋아해서요.” “차에 약이라도 탔을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이유영은 고개를 든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뭘 뜻하는지 알았던 엔데스 예준은 피식 웃었다.“유영 씨처럼 항상 경계심을 가지는 게 맞아요. 정 회장님이 아주 잘 가르치셨네요.” 이유영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말을 꺼내는 순간 끝없는 질문이 이어질 게 뻔하니 지금처럼 무관심한 반응을 보이면 상대도 흥미를 잃고 말을 줄이게 된다.하지만 그는 이유영의 속내를 읽은 듯 조급해하지 않았고 차를 마시지 않아도 전혀 화내지 않았다. 곧이어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정원 한켠이 흔들리더니 누군가 강서희를 밀고 들어왔다. 이유영이 미처 반응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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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8화

그리고 이 모든 건 이유영 때문이다. 강서희를 완전히 무너뜨린 그녀는 지금 우아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강서희의 눈앞에 나타났다. “엔데스 예준 도련님은 뭘 원하시는 거죠?” 이유영이 물었다.엔데스 예준이라는 이름을 듣자 강서희는 동공이 급격하게 흔들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봤다.‘이 사람이 엔데스 가문 소속이라고?’‘그렇다면... 날 빼낸 것도...’사건이 막 일어난 그해 진영숙은 강서희를 빼내기 위해 불철주야 돌아다녔으나 번번이 실패했다.감옥에 들어간 강서희조차도 자신이 곧 나올 거라고 확신했고 청하시에서 그녀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며 자부했다.하지만 결국 그녀의 생각이 틀렸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강서희는 직감했다. 이번에 풀려난 게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걸.어쩌면 더 큰 음모에 휘말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강서희는 불안한 눈빛으로 이유영을 바라봤다. 때마침 엔데스 예준은 웃으며 말했다. “현우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내면 이 여자는 유영 씨한테 줄게요. 파리에서 원하는 대로 다뤄도 좋아요.” 강서희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날 마음대로 다뤄도 된다고?’‘완전히 자유로워진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 또 이유영...’‘왜 엔데스 가문의 남자들은 하나같이 이유영한테 매달리는 거냐고,’ “싫다고 거절하면요?”이유영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남자를 바라보았고 강서희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엔데스 가문의 사모님 자리는 단 하나밖에 없어요. 유영 씨와 이 여자 중 한 명만 되겠죠? 생각이 조금 달라져싸요?” 얼굴이 창백해진 강서희와 달리 이유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남자를 응시했고 눈빛은 더욱 깊어졌다.“지금 저한테 선택을 강요하시는 건가요?”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3일 정도면 괜찮죠?” 이유영에게 고민할 시간을 주겠다는 뜻이었다. “필요 없어요. 지금 당장 답해드리죠.” 그녀는 말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강서희를 바라보았다. 강서희는 그 말을 듣자 온몸을 부들부들 떨렸다. 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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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9화

중요하다는 말을 듣자 강서희의 불안하던 마음이 더욱 꽉 조여드는 느낌이 들었다.‘그래서 이유영은...’강서희가 생각하기도 전에 엔데스 예준이 애정어린 목소리로 물었다.“원한다는 뜻이죠?”목소리에 담긴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과거에 강이한이 이유영을 대하던 태도와 똑같았고 그럴 때마다 온갖 사랑을 독차지하는 이유영의 모습을 목격했다.그 장면에 눈이 멀었던 강서희는 이유영을 끌어내리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눈앞에서 다른 남자가 이유영을 탐내는 모습을 보니 강이한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한편으로는 이유영이 엔데스 예준을 선택할까 봐 두려웠다. 만약 두 사람이 함께면 강서희는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으니까.이유영과의 악연을 생각하면 순순히 넘어가지 않을 게 분명하다.감옥에 갇혀 있던 지난 몇 년 동안 강서희는 수많은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밖에 나가는 게 오히려 더 고통스러울 상황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물론 감옥에 갇혀 있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그녀에게 실망하고 완전히 등을 돌린 강이한을 마주할 바에는 조용히 안에 있는 생활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게다가 이유영은 정씨 가문의 아가씨가 되었으니 마음 가는 대로 그녀를 처리하는 건 식은 죽 먹기에 불과하다.사실이 증명하듯 그 생각들은 모두 맞았다. 눈앞의 이유영을 보며 강서희는 자신과 이유영 사이의 격차를 더욱 뼈저리게 느꼈다.비록 어릴 때부터 강씨 가문에서 자랐지만 뼛속까지 스며든 열등감은 어떻게 해도 감출 수 없었다.반면 밖에서 자랐어도 돌고 돌아 정씨 가문의 아가씨는 결국 이유영이다.감옥에서 그녀가 정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걸 알았을 때 강서희는 미칠 듯이 질투했다.그리고 오늘에야 비로소 그들 사이의 격차가 얼마나 큰지 몸소 느꼈다.이런 느낌은 강서희에게 정말 고통이었다.“싫습니다.”강서희가 머릿속으로 생각을 정리하는 틈을 타 이유영이 엔데스 예준에게 당당하게 말했다.‘제안을 거절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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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엔데스 예준은 그동안 머리를 쥐어짰고 심지어 이유영의 과거까지 철저하게 조사해 놓은 상태였다.할 말을 잃은 엔데스 예준은 다소 달라진 눈빛으로 이유영을 바라봤다.예전에 이유영이 막 정씨 가문에 막 돌아왔을 때 그녀의 출생을 알게 된 엔데스 예준은 바깥에서 자란 여자가 뭐 대단한 일을 할 수 있겠냐며 한동안 깔보았다. 정국진이 아무리 열심히 가르친들 소용없을 거라고 확신했다.오히려 이유영이 정씨 가문 몰락의 원인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이유영을 보고 나니 그간의 편견을 접어둘 수밖에 없었다.그녀의 사고는 매우 논리정연했고 그 어떤 상황에서 차분함을 유지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그 정신력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제가 유영 씨를 과소평가했네요.” 엔데스 예준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이때 이유영이 자리에서 일어섰다.“더 하실 말씀이 없다면 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제안에 대한 명확한 답을 준 데다가 처음부터 가까운 사이가 아니니 더 이상 얽힐 필요가 없었다.“잠깐.”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이분은 앞으로 제 아내가 될 사람이니 유영 씨도 예의를 갖추고 대해주세요.”이유영의 가슴에 칼을 꽂는 한마디였다.그 말을 들은 강서희는 당당한 표정으로 이유영을 노려봤다.‘개천에서 용 난다는 게 이런걸 뜻하는 건가?’강서희는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높은 자리에 앉게 되었다.“도련님과 사모님의 행복을 빕니다.” 이유영은 특히 사모님이라는 단어를 강조해 발음하며 고상한 품격과 몸에 배인 우아함을 맘껏 뿜어냈다.엔데스 예준이 이유영에게서 느낀 건 완벽한 방어였다.강철처럼 단단한 멘탈을 가진 이유영은 그 어디에서도 약점을 찾을 수 없었다.옛 원수를 마주한 지금 이 순간에도 품위를 유지하니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녀가 엔데스 신우와 함께한다면 자신의 강적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엔데스 신우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예전에...”“도련님.” 그의 말이 끝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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