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죽기 전엔 못 놔줘: Bab 2161 - Bab 2170

2202 Bab

제2161화

그녀의 말을 들은 강재민이 대답했다.“일찍 나가서 더 큰 집을 알아봤어요. 깊이 잠들어 있길래 차마 깨우지 못했어요. 주아 씨가 일어나기 전에 집안 물건을 정리해 새로 구한 집으로 옮기려고 준비 중이었어요.” 유주아는 그의 말을 듣고 마음 한구석에 무겁게 눌려있던 돌이 확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이 바보 멍청이! 왜 저한테 말하지 않았어요. 저는...저는...”“주아 씨는 뭐라고 생각했어요?”강재민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유주아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줄 알았다는 말을 차마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작게 중얼거렸다.“별일 아니에요.”“그래요. 배고플 텐데 아침 먹어요.”말을 마친 강재민은 아침을 차려왔다.“언제 깨어날지 몰라 아침을 전기밥솥에 보온시켰어요. 지금도 따뜻해요. 한번 어떤지 봐봐요. 안되면 다시 가서 사 올게요.”유주아는 그가 사 온 고기만두를 한입 베어 물고 그에게 물었다.“이거 서대문에서 사 온 거예요?”“네.”강재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유주아는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 서대문은 여기에서 꽤 먼 거리에 있었다.게다가 그 만두 가게는 매일 한정 수량만 판매하기에 일찍 가야만 살 수 있었다.“고마워요.”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근데 어제 이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잖아요.”강재민이 말했다.“안 돼요. 이미 주아 씨를 너무 힘들게 했는데 더 이상 힘들게 하면 안 돼요.”강재민은 남자로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좋은 삶을 주고 싶었다.비록 최고는 주지 못할지라도 자신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었다.유주아는 그 말을 듣고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재민 씨는 바보예요. 전 전혀 힘들지 않아요. 같이 이사 준비해요.”강재민이 말렸으나 유주아는 고집을 부리며 꼭 같이 집 안 정리를 하겠다고 했다.물건을 함께 정리하고 옮기다 보니 어느새 집 안이 깔끔하게 정리됐다.강재민이 새로 구한 집은 예전에 살던 곳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은 아파트단지 안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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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2화

진서연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아직 돌아오지도 않았어요. 걱정할 필요 없어요.”얼마 전 진서연은 정민기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그때 진서연은 정민기의 가문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됐다.일부 친척들은 겉으로는 친절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음흉한 속내를 감추고 있었다.정민기는 그녀의 안전을 보장한 뒤 혹시 모를 사고 방지를 위해 그녀를 박민정 곁으로 돌려보냈다.“아이고, 너 정말…”박민정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진서연이 낄낄대며 웃어넘겼다.조금 전 강재민이 청소하는 사진을 올린 유주아는 이번에 그가 직접 만든 음식 사진을 올리며 글을 추가했다.[우리 집 아줌마가 하는 음식보다 훨씬 더 맛있어요.]박민정은 평범한 가정식인 것을 보고 허탈하게 웃었다.“역시 사랑만 있으면 물만 마셔도 배부르다니까.”진서연은 사진을 보고 무언가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순간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며 토할 것만 같았다.“으엑!”참을 수 없었던 진서연은 휴지를 움켜쥐고 휴지통으로 달려가 토하기 시작했다.박민정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왜 그래? 어디 아픈 거야?”한참을 토한 뒤 속이 조금 나아진 진서연은 고개를 저었다.“저도 모르겠어요. 요 며칠 계속 속이 울렁거려요.”박민정은 그녀의 말을 듣고 머릿속에 문득 생각이 스쳤다.“서연이 너 혹시 임신한 거 아니야?”진서연의 표정이 굳어버렸다.“네?”박민정은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번 달 생리는 했어?”진서연이 고개를 저었다.“일주일이나 늦었는데도 안 왔어요.”그녀의 눈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설마 진짜로 임신한 거야?”박민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왜 그렇게 조심성이 없어?”진서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분명 약을 먹었는데.”그녀는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박민정은 그녀의 이상한 모습을 눈치채고 물었다.“서연아, 무슨 일 있어?”정신을 차린 진서연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웃음을 지었다.“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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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3화

잠시 멍하니 있다가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린 박민정은 진서연을 탓하지 않고 평온한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래? 무슨 말 못 할 사정이라도 있어?”진서연은 박민정을 한쪽으로 끌어당겼다.“차에 가서 말해요.”“그래.”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차에 오른 후 히터가 작동했지만 진서연은 여전히 추위를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두 손을 바라보았다.“전에 민기 씨가 얘기했어요. 아이는 약점이 될 수 있으니 원치 않는다고.”박민정은 이제야 비로소 이해했다,“그렇다면 미리 피임했어야지. 이미 임신한 상황에서 아이를 지운다면 네 몸도 상할 거야.”진서연은 손을 꽉 움켜쥐며 말했다.“이건 민기 씨 탓 아니에요. 정말이에요.”박민정은 그녀의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이는 혼자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어떻게 민기 씨 탓이 아니라는 거야?”진서연은 말을 덧붙였다.“지난달에 제가 민기 씨를 찾아갔을 때 누군가 그에게 몰래 약을 탔어요. 그래서 결국...”그 말이 끝나자 박민정의 눈빛에 출렁이던 분노가 조금씩 수그러들었다.박민정은 줄곧 정민기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나쁜 남자라서 진서연의 마음을 다치게 할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이미 벌어진 이상 어쩔 수 없어, 민기 씨에게 말해서 뭐라고 하는지 봐.”진서연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박민정의 손을 꽉 움켜쥐었다.“보스, 제발 부탁이에요. 이 일을 절대 민기 씨에게 말하지 말아 주세요.”박민정은 마지막으로 임신 사실을 숨겨 달라는 부탁을 받은 건 조하랑 때였던 게 떠올랐다.그녀는 또다시 임신 사실을 숨겨달라는 부탁을 받을 줄은 몰랐다.“비밀은 지켜줄게. 하지만 그래도 말하고 싶어. 민기 씨에게 알리는 게 좋을 거야·둘이 함께 이 일을 해결해야 해.”진서연은 다시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할 거예요.”“어떻게 처리하겠다는 거야? 정말 아이를 포기할 생각인 거야?”박민정은 진서연의 눈빛에서 그녀가 아이를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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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4화

박민정은 전혀 놀랍지 않았다.진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결혼했어요. 상대는 대기업 대표였는데 잘해주지 않아 이혼했대요.”이현기가 물었다.“그럼 에리 부모님이 허락할까요?”곧이어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저렇게 잘생긴 에리가 뭐 어떤 여자를 못 만나서, 왜 하필 결혼 경력에 애까지 있는 여자를 선택했을까요?”“그게 진짜 사랑인가 보죠.”진서연과 이현기는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수다를 이어갔다.박민정은 그들 옆에서 그들의 수다를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마침내 집에 도착했다.박민정은 멀리서 누군가 패딩을 입고 마스크를 한 채 대문 앞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몸매가 어딘가 낯이 익었다.“에리 씨?”진서연이 제일 먼저 그를 알아보았다.“왜 여기 온 거죠?”박민정도 의문스러운 표정이었다.이현기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진서연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보스 찾으러 온 거 아니에요?”박민정은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어. 내려가 보자.”차 소리가 들리자 몸을 돌린 에리는 차에서 내리는 박민정과 진서연의 모습을 보았다.운전기사인 이현기는 그 자리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싶었지만 차를 그대로 두기에는 너무 눈에 띄어 어쩔 수 없이 지하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가야 했다.박민정과 진서연은 에리를 향해 걸어갔다.“에리 씨, 여긴 무슨 일로 오신 거예요?”진서연이 물었다.일 년 만에 다시 만난 에리는 약간의 수염을 길렀다. 영화를 위해 꽤 터프한 이미지로 변신해 있었다.하지만 입을 여는 순간 그 이미지는 무너져버렸다.“서연 씨, 민정 선생님, 오랜만이에요”“오랜만이에요 에리 씨, 너무 달라져서 못 알아볼 뻔했어요.”진서연이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에리는 웃으면서 말했다.“그래요? 이게 다 일 때문이에요.”진서연이 무언가 더 말하려는 순간 에리의 시선이 박민정에게로 향했다.“민정 선생님, 잠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박민정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네.”진서연도 눈치껏 자기 집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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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5화

그녀의 말을 들은 에리는 눈가에 쓴웃음을 흘렸다.“알아.”그는 어딘가 허전한 표정을 지었다.“난 그냥 너에게 설명하고 싶었을 뿐이야.”에리는 속으로 박민정이 자신을 조금이라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미약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하지만 박민정은 오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고 애매모호한 태도로 헛된 희망을 주고 싶지도 않았다.“앞으로 이런 설명을 나에게 하지 마. 나는 전혀 관심 없으니까.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단순한 호기심일 뿐이야. 만약 정말 신경 써야 할 게 있다면 네가 회사 이미지를 훼손했을 때야. 그땐 너도 설명이 필요할 거야.”에리는 그녀의 차가운 말투에서 느껴지는 거리감에 다시 한번 그녀가 자신에게 마음이 없다는 것을 확신했다.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이지만 그는 배우답게 표정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하...내가 자꾸 폐만 끼치는구먼.”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다른 일 없으면 들어갈게.”박민정이 말했다.에리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박민정은 더 이상 머물지 않고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에리는 그녀의 뒷모습이 사라진 곳을 오랫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그녀가 떠난 후 그의 기사가 천천히 차를 몰고 그의 곁으로 왔다.“대표님.”“응.”에리는 대답한 후 차 문을 열고 차에 탔다.“어디로 모실까요?”“회사로 가자.”차가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에리는 넋을 잃은 사람처럼 창밖을 응시하고 있었다.그때 어머니의 전화가 걸려 왔다.에리는 화면을 한참 바라보다가 간신히 전화를 받았다.“엄마, 무슨 일이세요?”“너와 그 여자 연예인 이야기가 사실이니? 엄마가 들었는데, 결혼도 했었고 애도 있는 사람이며?”조미연은 한숨을 내쉬었다.“왜 하필 그런 여자를...”에리가 대답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아버지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저건 미친 짓이야.”에리는 부모님에게 설명하려고 했지만 이 순간 그 생각이 싹 사라져 버렸다.“엄마, 아빠가 전에 제가 결혼만 하면 상대방이 남자만 아니면 뭐든 괜찮다고 하셨잖아요.”조미연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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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6화

뭔가 심각한 일이 터졌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에리 이야기였다.박민정은 피식 웃으며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남준 씨, 나 못 믿죠? 에리가 왔다는 소식 듣고 이렇게 급하게 달려온 거 보면 말이에요.”유남준은 그녀를 품 안에 더 꽉 끌어안으며 조용히 속삭였다.“당신을 못 믿는 게 아니라 내가 자신이 없는 거야.”‘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던 남준 씨조차 이렇게 흔들리게 만드는 걸 보니 에리의 존재감이 정말 엄청나긴 한가 보다.’박민정은 남편의 등을 토닥이며 담담하게 위로했다.“알았어요, 아무 일 없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애초에 나랑 에리는 다른 세계 사람이에요. 그 애가 젊고 잘생기긴 했지만 나도 내 주제를 잘 안다고요.”그러나 위로랍시고 던진 그 말에 유남준의 눈썹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지금 이게 위로인가? 결국 나보다 에리가 더 잘생겼단 얘기잖아.’게다가 그녀가 에리를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라니, 유남준은 더욱 마음이 편치 않았다.예전 같았다면 이런 배우 하나쯤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겠지만 지금 유남준의 마음은 달랐다. 박민정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수록 젊고 인기 많은 에리가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상황은 그에게 불안을 주었다.마침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이 부부가 꼭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박예찬은 순간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슬쩍 시선을 돌려 방으로 들어갔지만 박윤우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는 두 사람이 자신이 온 줄도 모르는 틈을 타 조용히 다가가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봤다.갑자기 아이의 존재를 알아챈 박민정이 깜짝 놀라 물었다.“윤우야, 너 언제 돌아왔어? 여긴 언제부터 있었던 거니?”박윤우는 한숨을 길게 쉬며 투덜댔다.“엄마는 정말 나한테 관심이 없어. 나랑 형은 벌써 오래전에 돌아왔거든요? 내가 두 분이 껴안고 있는 걸 본 시간이...”아이는 손가락을 하나씩 꼽으며 장난스레 말을 이었다.“아마 다섯 손가락을 열 번은 꼽았을 정도로 길었을걸?”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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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7화

유남준은 싸늘한 시선으로 아들을 내려다보며 엄격한 목소리로 경고했다.“더 이상 선을 넘지 마.”박윤우는 입술을 삐죽이며 금세 풀이 죽어 고개를 떨궜다. 아이의 시무룩한 모습에 박민정은 가슴이 아파 슬쩍 남편을 흘겨보며 서둘러 아들을 달랬다.“윤우야,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해도 돼.”그 말에 박윤우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지만 그는 여전히 아빠 유남준의 눈치를 보았다. 유남준은 아내의 말을 거스를 마음이 없었기에 마침내 짧게 말했다.“그래, 데리고 와.”“와! 신난다!”박윤우의 입꼬리가 활짝 올라가며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이 방을 가득 채웠다.그날 저녁, 박윤우는 반 단체 채팅방에 조동민을 비롯한 여러 친구들을 초대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글을 올렸다. 그 메시지를 본 유지훈의 가슴에도 설렘이 싹텄다.“엄마, 내일 친구네 집에 놀러 가도 돼요?”최현아는 과일을 먹다 무심히 아들의 말을 듣고는 반문했다.“선생님이 내준 숙제는 다 끝냈어?”유지훈은 입을 다문 채 슬쩍 고개를 저었다.“숙제도 안 했으면서 놀러 간다고?”최현아는 손에 쥐고 있던 과일 접시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아들 앞으로 다가섰다.“지훈아, 넌 다른 아이들과는 달라. 너는 열심히 공부해서 할아버지 회사도 물려받아야 하고 적어도 작은삼촌네 아이들한테는 뒤처지면 안 돼. 알겠니?”유지훈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하지만 전 박예찬처럼 똑똑하지 않잖아요...”아들의 말에 최현아는 마음속에서 화가 치솟았다.“누가 그래? 네가 게으르니까 그런 거지. 네가 노력만 하면 그 박예찬보다 훨씬 뛰어날 수 있어!”“엄마...”유지훈은 여전히 나가 놀고 싶은 눈치였다. 그때 회사 일에서 물러난 후 모든 것에 흥미를 잃고 조용히 살아가던 유성혁이 아내를 바라보며 조심스레 한마디를 던졌다.“아이를 너무 몰아붙이지 마. 아직 어린데.”유지훈의 얼굴이 잠시 밝아졌으나 최현아가 차갑게 남편을 돌아보며 날카롭게 말했다.“당신이 뭘 안다고 그래요?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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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8화

다음 날, 주말 아침이 밝았다.눈을 비비며 간신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 유지훈은 채 정신을 차리지도 못한 채 최현아의 재촉에 밀려 차에 태워졌다. 차는 또 다른 과외 선생님의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그는 뒷좌석에 앉아서도 꾸벅꾸벅 졸았다. 가는 내내 손목시계에서 알림음이 끊임없이 울려댔고 졸린 눈을 비비며 시계를 살짝 열어 보니 친구들이 벌써 박윤우의 집에 도착했다고 신나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그걸 보자 유지훈의 눈가엔 금세 부러움이 짙게 드리워졌다.밤새 내린 눈으로 도로 위의 차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느릿느릿 움직이다 목적지가 눈앞에 보일 무렵, 길이 완전히 막혀 더 이상 꼼짝할 수 없게 되었다.운전기사가 초조하게 중얼거렸다.“이걸 어쩌지? 이렇게 막혀서 기다렸다가는 분명히 늦겠는걸요.”그 순간, 유지훈의 눈이 번쩍 빛났다.“그럼 나 혼자 걸어갈게요.”“그건 안 됩니다. 사모님께서 꼭 제가 도련님을 선생님 댁까지 안전히 모시라고 하셨습니다.”운전기사가 단호하게 고개를 젓자 유지훈의 얼굴에 불만 가득한 표정이 서렸다.“내가 늦으면 엄마한테 아저씨 때문이라고 말할 거예요.”순간 운전기사의 얼굴이 싸늘히 굳어졌다. 평소 이 아이가 제멋대로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억지를 부릴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금 이 직장을 잃는다면 가족의 생계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 뻔했기에 결국 기사는 긴 고민 끝에 조심스럽게 제안했다.“그럼 차를 갓길에 세우고 저랑 함께 걸어가시죠.”유지훈이 주변을 둘러보니 차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어 차를 세울 공간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후진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좋아요, 그러면 빨리 좀 해요. 안 그러면 엄마한테 말해서 아저씨를 해고하게 할 거니까요.”기사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유지훈이 한 번 한 말은 반드시 지킨다는 걸 잘 알고 있던 터였기에 운전기사가 망설이며 다시 물었다.“도련님, 조금 늦는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니겠죠?”유지훈이 비웃듯 콧방귀를 뀌며 대답했다.“그걸 지금 몰라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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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9화

저택 안은 아이들의 맑고 경쾌한 웃음소리로 가득 찼고 아이들과 노는 것을 특히 좋아하는 진서연도 밝은 얼굴로 아이들과 어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바라보는 박민정의 표정은 걱정스러웠다.“서연아, 너 조심해야지. 지금 임신 중인데 혹시라도 다치면 큰일이잖아.”박민정의 걱정 어린 말에 진서연은 살짝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아이들은 모두 얌전하고 철이 들어서 별다른 문제 없이 잘 어울려 놀고 있었다. 그러나 그 평온함은 오래가지 않았다.유지훈이 새로 온 몇몇 아이들과 함께 나타나자, 조동민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쟤는 왜 여기 온 거야?”조동민이 낮게 중얼거렸다.그의 옆에 있던 짝꿍 진주도 마찬가지로 고개를 저으며 조심스럽게 속삭였다.“나도 잘 모르겠어.”그 순간 유지훈이 그들을 발견하고 곧장 다가왔다.“조동민, 너도 왔구나?”유지훈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그의 눈빛은 어딘가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진주에게도 말을 걸었다.“네가 진주지?”진주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무언가 두려웠는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이를 본 조동민이 그녀를 보호하듯 앞으로 나섰다.“너 여기 왜 왔어?”조동민의 목소리가 차가웠다.“놀러 왔지, 뭐 하러 왔겠냐?”유지훈은 겉으로는 미소를 띠었지만 그의 표정엔 미묘한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진주가 조심스럽게 조동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우리 그냥 딴 데 가서 놀자.”그러나 조동민은 망설이지 않고 단호히 말했다.“아니, 여긴 윤우네 집이지 지훈이 집이 아니잖아. 우리가 왜 피해?”그 말에 유지훈의 표정이 금세 불쾌하게 변했다.“그래, 조동민. 요즘 너 배짱이 아주 많이 늘었구나?”조동민은 지지 않으려는 듯 주먹을 단단히 쥐었다.“유지훈, 너야말로 조심하는 게 좋을걸!”유지훈은 자신이 힘으로는 조동민을 당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잠시 두 아이를 매섭게 노려보다 결국은 몸을 돌려 떠나갔다.유지훈의 모습이 사라지자 진주는 그제야 한숨을 내쉬며 낮게 말했다.“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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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0화

저택 안은 순식간에 긴장된 공기로 가득 찼다. 결국 진서연은 억누르던 화를 참지 못하고 손바닥을 크게 휘둘러 유지훈의 엉덩이를 쳤다.찰싹!유지훈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감히 내 엉덩이를 때렸어요?”진서연은 태연하게 혀를 쏙 내밀며 도발했다.“그래, 때렸다. 어쩔래? 너도 한번 때려볼래?”순간 유지훈은 얼굴이 붉어지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분노가 치민 그는 진서연을 향해 맹렬히 달려들었다. 하지만 성인 남자도 거뜬히 제압할 수 있는 진서연이 이 어린아이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었다. 그녀는 재빠르게 아이의 손목을 잡고 다른 손으로 그의 옷깃을 쥐어 들어 올렸다.“내가 보기엔 예찬이랑 윤우가 널 초대한 것 같지 않은데? 얌전히 집에 가는 게 좋겠어.”주변의 아이들은 유지훈이 혼나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학교에서도 악명 높은 전학생이 남의 집에서까지 오만하게 행동하는 모습이 영 보기 싫었다.공중에서 두 발이 허공을 맴돌자 유지훈은 그제야 공포를 느끼고 발버둥을 쳤다.“어서 내려놔! 날 내려놓으란 말이야!”“싫다면?”진서연이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그때 박예찬과 박윤우 형제가 상황을 알아차리고 다가왔다. 박윤우는 하늘에 매달린 유지훈을 올려다보며 차갑게 말했다.“유지훈, 우리는 너를 초대한 적이 없는데 왜 왔어?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냐?”유지훈은 얼굴이 더욱 붉어졌다.“네가 단톡방에 글을 올렸으니까 당연히 나도 초대받은 줄 알았지! 그리고 내가 오고 싶으면 오는 거고, 가고 싶으면 가는 거야!”“야, 이 녀석이 아직도 말대꾸를 해?”진서연은 유지훈을 공중에서 살짝 흔들었다. 그러자 그는 겁에 질려 눈을 질끈 감고 비명을 질렀다.“악! 제발, 떨어뜨리지 마요!”하지만 진서연은 아이를 진짜로 떨어뜨릴 생각이 없었고 곧 그 사실을 깨달은 유지훈은 분이 풀리지 않아 다시 큰소리로 협박했다.“이 나쁜 아줌마! 정말 날 떨어뜨리면 우리 엄마 아빠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직 협박할 기운이 남았나 보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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