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정은 일어서서 걸어갔다.이지원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다가 갑자기 일어섰다.“민정아!”박민정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보았다.이지원은 어느새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민정아! 내가 잘못한 것 같아!”지난 십여 년간 이지원은 계속해서 과거의 꿈을 꾸었고, 그 꿈은 계속해서 반복되었다.꿈에서 가장 선명한 것은 과거, 그녀가 박민정의 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았을 때였다.그때는 그녀가 그렇게 많은 속셈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박민정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박민정이 특별히 좋다고 느꼈다.박민정은 예쁜 옷을 그녀에게 입혀주었고, 맛있는 것을 남겨주었으며, 용돈도 나눠주었다.아마 나이가 들어서일 것이다. 그녀는 가장 처음의 기억이 점점 더 선명해졌고, 점점 더 그리워졌다.박민정은 그녀가 잘못한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다 지난 일이야.”그녀는 단지 한마디만 했을 뿐, 용서하지 않았다.이지원은 그녀가 떠나는 것을 오랫동안 시선에서 떼지 못했다.그녀의 머릿속에는 왜인지 모르게 한마디가 떠올랐다.‘원래, 우리는 좋은 친구가 될 수도 있었는데.’...박민정은 이것이 이지원을 마지막으로 보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앞으로 두 사람은 다시는 아무런 관계도 없을 것이고, 죽은 후에도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바랐다.그때. 그녀의 전화가 다시 울렸다.집어 들고 보니 낯선 번호였다.박민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세요?”“윤소현.”박민정은 가슴이 철렁했다.“출소했어?”윤소현은 모범수로 복역하여 십여 년 만에 풀려났다.비록 일찍 나왔지만, 그 세월 동안 그녀도 늙었다.“어. 출소했어.”윤소현이 잠시 멈췄다.“박민정, 내 딸을 만나야겠어!”감옥에서 나온 후, 윤소현은 아버지가 이미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이 세상에 남은 그녀의 가족은 박민호와 딸 유다혜뿐이었다.박민정은 그녀가 유다혜를 만나겠다고 하자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미안하지만, 도와줄 수 없어.”과거 유다혜가 아파서 입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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