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은 최지습을 부축하여, 마차에 태웠다.마차 안에는 필요할 약과 음식이 구비되어 있었다.또한 최지습이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푹신한 베개까지 넣어 두었다.최지습은 눈앞이 보이지 않았어도, 마차 안은 여인의 기운으로 가득한 것을, 냄새만으로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은은하게 퍼지는 향기에, 기분마저 좋았다.이후 이틀간, 김단이 마차를 몰았다.마차의 속도는 말보다 느렸다.허나, 마차는 도중에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그 덕분에 사람도, 말도 힘들지 않았다.여정을 떠난 지, 삼일 째 되던 날.갑자기 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밖에서 부슬부슬 빗소리가 들려왔다.최지습은 서둘러 천을 거두었다.“우선 비를 피하는 게 좋겠소, 들어오시오.”김단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마차를 옆에 세우고 나서 들어가겠나이다.”곧이어 그녀는 마차를 길가에 멈춰세웠다.말 고삐를 나무에 묶고 나서야, 서둘러 마차 안으로 들어갔다.그 잠깐 사이에, 옷이 이미 흠뻑 젖고 말았다.최지습이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잠시 나가 있겠소. 풍질이 걸리기 전에, 서둘러 옷을 갈아입으시오.”곧이어 김단이 그를 잡았다.“밖에 비가 작지 않습니다. 도령께서 나가시면 풍질에 걸릴 수 있사옵니다. 그저 몸만 돌아 주시 옵소서.”최지습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렸다.김단은 최지습의 뒷모습을 보고 나서야, 옷을 벗었다. 마차 밖으로는 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다.김단은 보따리 안에서 깨끗한 옷을 꺼냈다.옷을 입으려고 하자, 마차 구석에 가느다란 뱀이 눈에 들어왔다.김단이 뱀과 눈이 마주치자, 뱀이 붉은 살구를 뱉어 냈다.“아!”비명 소리가 마차를 가득 채웠다.최지습이 깜짝 놀라, 김단을 향해 손을 뻗었다.“왜 그러시오?”“뱀! 뱀이 있습니다!”김단은 살면서 벌레나, 쥐도 무서워한 적이 없었다.허나 미끌거리는 것을 가장 무서워했다.그녀는 앞뒤도 돌아 보지 않고, 최지습에 몸에 기대어 뱀을 피하기 바빴다.허나 그의 눈은 천에 가려져, 앞이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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