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용강한은 순간 손을 들어 소우연을 잡았다. 그가 손을 한 번 휘두르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며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정신을 차려보니 소우연은 이미 현명루 안에 들어와 있었다.밖에서 들리는 정 대인의 목소리가 희미해지다가 점차 사라졌다.그야말로 신의 경지에 다다른 것이다.소우연은 병약해 보이는 남자의 손에 잡힌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는 분명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지만, 그 힘은 너무나 강력했다. 그녀가 현기증을 느낄 정도로 강했다.“이곳이 현명루 1층입니다.”용강한은 소우연의 손을 놓으며 담담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그는 위층으로 올라가는 곳을 가리켰다. 계단은 보이지 않고 천장이 뻥 뚫려 있었으며,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온통 위패들뿐이었다. “걸려 있는 것은 역대 감정들의 죽은 영혼을 기리는 위패들입니다.”소우연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한동안 말을 잃었다.주위에는 은은한 불빛이 감돌았다. 마치 허공을 떠도는 반딧불이처럼, 아니, 유성처럼 흐르는 듯한 빛이 보였다.그녀가 서 있는 곳에 있던 도가의 음양팔괘도가 은은한 빛을 발하며 그녀와 용강한을 감싸고 있었다.그녀의 심장은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불안한 예감이 들어 용강한의 소매를 잡았다. “왜 인지 꺼림직한 곳입니다.”심지어 알 수 없는 두려움마저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용강한을 믿었다.용강한은 옆에 선 여인을 흘깃 바라보았다. 분명 소녀의 모습이었지만, 그녀는 곧 엄마가 될 사람이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며, 이 짝사랑을 묵묵히 지켜왔다. 꿈속에서 수없이 그녀의 손을 잡았고, 수없이 그녀를 안았지만, 그저 꿈일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손을 잡고 있으니 그의 내면에선 기쁨과 경계심이 강하게 충돌하며 그를 기쁘게도 하고 슬프게도 했다. 이곳에는 이육진이 없었다.황후 마마도 없었고, 오직 소우연과 용강한만이 존재했다.그는 손을 뒤집어 그녀의 가느다란 손을 잡았다. “조심하십시오. 제가 모시고 가는 곳에 가시게 되시면 아마 이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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