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는 왜 눈치채지 못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안소현은 안다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교묘하게 자신을 감출 줄 아는 사람이었다.지금처럼 이렇게 과거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일의 배후가 안소현이였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역시나, 안소현은 먼저 은비를 만나러 갔다. 어린 안소현은 은비에게 간식을 잔뜩 건네며 웃었다.“은비야, 이번 일 정말 고마워. 다음에 내가 밥 살게.”은비는 공손하게 웃으며 답했다. 두 사람은 누가 봐도 절친한 친구 같았다.“소현 언니, 그러지 않아도 돼요. 그 애가 먼저 못되게 굴었잖아요. 늘 언니를 괴롭히다가 이번에 제대로 한번 혼쭐난 거죠. 다 자업자득이에요.”그 말을 들은 안다혜는 충격에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두 사람이 정말로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니, 이는 자신이 초등학교 때 겪었던 가장 큰 악몽, 그 사건이 안소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가 될지도 모른다. 왜 안소현은 그렇게까지 자신을 미워했을까, 이건 말이 안 됐다.예전의 안소현은 분명 안다혜에게 이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안다혜를 좋아하진 않았어도, 그래도 줄 건 주고, 해야 할 건 해줬다.그 점만으로도 어린 안다혜는 충분히 만족했었다. 적어도 드라마 속의 악독한 언니처럼 괴롭히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지금 안다혜는 자신이 완벽하게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안소현은 겉모습이 그럴듯했지만, 속마음이 악독했다. 싫으면 그냥 싫은 거였고 이유나 명분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은비의 말을 들은 안소현은 고개를 숙이며 일부러 두려운 척했다.“어쩔 수 없어. 엄마가 어릴 때부터 늘 동생만 아꼈거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혜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뿐이야. 그렇게 해야 엄마가 나도 좀 봐주실 테니까.”그 말에 은비는 더더욱 측은한 표정을 지었다.“소현 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그 애가 또 언니를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요. 제가 꼭 언니 편이 되어줄게요.”그 당시 은비의 가문과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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