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차가운 남편은 알고 보면 여우: Chapter 661 - Chapter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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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이전에는 왜 눈치채지 못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안소현은 안다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교묘하게 자신을 감출 줄 아는 사람이었다.지금처럼 이렇게 과거로 돌아오지 않았다면 아마 평생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일의 배후가 안소현이였다는 사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었다.역시나, 안소현은 먼저 은비를 만나러 갔다. 어린 안소현은 은비에게 간식을 잔뜩 건네며 웃었다.“은비야, 이번 일 정말 고마워. 다음에 내가 밥 살게.”은비는 공손하게 웃으며 답했다. 두 사람은 누가 봐도 절친한 친구 같았다.“소현 언니, 그러지 않아도 돼요. 그 애가 먼저 못되게 굴었잖아요. 늘 언니를 괴롭히다가 이번에 제대로 한번 혼쭐난 거죠. 다 자업자득이에요.”그 말을 들은 안다혜는 충격에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두 사람이 정말로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니, 이는 자신이 초등학교 때 겪었던 가장 큰 악몽, 그 사건이 안소현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가 될지도 모른다. 왜 안소현은 그렇게까지 자신을 미워했을까, 이건 말이 안 됐다.예전의 안소현은 분명 안다혜에게 이 정도로 나쁘지 않았다. 안다혜를 좋아하진 않았어도, 그래도 줄 건 주고, 해야 할 건 해줬다.그 점만으로도 어린 안다혜는 충분히 만족했었다. 적어도 드라마 속의 악독한 언니처럼 괴롭히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지금 안다혜는 자신이 완벽하게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안소현은 겉모습이 그럴듯했지만, 속마음이 악독했다. 싫으면 그냥 싫은 거였고 이유나 명분 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다.은비의 말을 들은 안소현은 고개를 숙이며 일부러 두려운 척했다.“어쩔 수 없어. 엄마가 어릴 때부터 늘 동생만 아꼈거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혜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것뿐이야. 그렇게 해야 엄마가 나도 좀 봐주실 테니까.”그 말에 은비는 더더욱 측은한 표정을 지었다.“소현 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그 애가 또 언니를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요. 제가 꼭 언니 편이 되어줄게요.”그 당시 은비의 가문과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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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선생님의 마음속 생각을 옆에 서 있던 안다혜는 알지 못했다.하지만 그 은행카드를 보는 순간, 안다혜도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게 정말 열 살짜리 아이가 할 수 있는 짓인가? 선생님에게 뇌물을 준다고? 그것도 현금이 아니라 은행카드를? 이런 짓을 대체 누가 가르친 거야?’안다혜는 진심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안소현의 뒤에는 그녀를 조종하는 누가 있는 건지, 아니면 어릴 때부터 남들보다 유달리 성숙했던 건지 정말 궁금했다.하지만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런 수단을 친동생을 해치는 데 쓴다는 게 말이 되는 일인지, 안다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도대체 어떤 원한이 있기에 안소현이 자신을 이렇게까지 미워하는 걸까, 그리고 그 선생님은 자신이 안다혜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남겼는지 알고 있기나 할까?안다혜의 가슴이 거칠게 오르내렸다. 그녀는 안소현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왔고 그 얼굴에 번진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았다.그 표정만으로도 충분했다. 자신을 괴롭히는 게 이제 안소현에게는 즐거움이 되어버렸다는 걸 명확히 알 수 있었다.“안소현, 그래도 지금껏 언니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 없을 것 같네.”안다혜는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 순간, 그녀는 더는 안소현을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이 끔찍한 곳에서 벗어나면 김미진이 뭐라 하든 다시는 안소현에게 관심을 주지 않을 것이다.너무나 무서운 인간이었다.이런 사람과 함께 사는 건 위험한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뼈도 못 추리고 잡아먹힐 것이다.이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하지만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안다혜는 왜 안소현의 진짜 모습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안소현의 마음속 깊숙이 숨겨진 야망을 왜 이제서야 알아챘을까.안다혜는 깨어나면 반드시 안소현을 철저하게 조사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어쩌면 자신이 모르는 일들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 뒤로 벌어진 일들은 차마 떠올리기도 두려운 일들이었다.어린 안다혜는 그 사건 이후, 반 친구들에게 완전히 외면당했다. 아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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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그 말을 듣고도 김미진의 행동은 멈추지 않았다.“지난번 일 때문인가요?”이 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요즘 제가 직접 아이를 데리러 학교에 가보면 다른 아이들이 우리 둘째 아가씨를 따돌리고 있더라고요. 둘째 아가씨의 성격은 제가 누구보다 잘 압니다. 절대 물건을 훔칠 애가 아니에요. 게다가 그 시계는 집에도 얼마든지 있잖습니까.”이 집사가 이렇게 길게 설명하자 점점 짜증이 난 김미진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탁 덮으며 말했다.“알겠어요. 이 집사님 생각대로 알아서 처리하세요. 지금 회사를 인수한 지 얼마 안 돼서 정신이 없고 일이 산더미예요. 저도 지금 많이 힘들다고요.”그 말을 들은 이 집사는 더는 뭐라 말할 수 없었고 결국 자기 생각에 따라 일을 진행하기로 했다.이게 안다혜에게 좋은 일일지 나쁜 일일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다만 분명한 건, 안다혜가 이렇게 숨 막히는 환경에 더 이상 있으면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하여 이 집사는 학교를 옮기는 게 낫다고 믿었다. 그래야 어린 안다혜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편해질 것이다.실제로 이 집사의 결정은 안다혜에게 도움이 되었다. 그가 제때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지 못했다면 안다혜는 아마 그 학교에서 평생 입을 닫은 채 살아갔을지도 모른다.그 후, 안다혜는 이 일을 민초연에게 털어놓았고 민초연은 주저하지 않고 부모님께 안다혜랑 같은 학교로 전학 가겠다고 말했다.그때 어린 민초연은 작고 통통한 손으로 안다혜를 꼭 안아 주었고 안다혜의 등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괜찮아, 다혜야. 내가 평생 옆에 있을게. 너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은 신경 쓰지 마. 그 사람들은 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이야.”어린 민초연은 머리를 굴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로를 건넸다.진지하게 말하는 친구의 표정을 보며 안다혜는 피식 웃고 말았다. 서로를 꼭 껴안은 두 아이의 모습은 참 따뜻하고도 안쓰러웠다.안다혜는 그때 민초연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느꼈다.민초연이 없었다면 그녀는 절대 그렇게 빨리 회복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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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어차피 앞으로 살아갈 날이 길다. 설사 이 꿈에서 그 시간을 다시 겪는다고 하더라도 단지 꿈속에서 잠시 머무는 것이니 기껏해야 시간을 조금 낭비하는 것뿐이다.그 생각에 안다혜는 이내 담담한 마음으로 곧이어 발생하는 일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자신이 이렇게 느끼는 게 전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삶이 즐거우면 어디든 무대였다.게다가 안다혜는 지난 기억의 조각들을 보면서 안소현의 진짜 모습을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지금의 안다혜는 오히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기대되기까지 했다. 자신이 당사자가 아니라 관찰자의 시점으로 이 모든 것을 본다면 더 많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궁금해졌다.안다혜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녀의 마음은 이후에 벌어질 일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또한 안소현에 대해 아직 자신이 모르는 일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도 궁금했다.혹시 안소현이 계속 은밀히 자신을 겨냥해 왔던 건 아닌지, 또는 앞으로 자신이 겪게 될 시련들이 전부 안소현과 연관된 건 아닌지, 그 생각에 안다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안다혜의 앞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장면들은 마치 영화 속 장면들 같았다.그러다 문득 화면이 갑자기 멈췄고 안다혜는 무중력의 상태에 던져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눈을 뜨자, 그녀는 자신이 골목길 안에 서 있음을 깨달았다.안다혜는 어리둥절했다. 그 골목은 기억에 남을 만큼 익숙한 골목이 아니었고 낯설었다.‘언제 일어난 일이지? 도대체 왜 아무 기억이 없지?’안다혜는 낮인 줄 알았고 눈 부신 햇살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바로 그때, 몇몇 흥분한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번 건 잘됐네. 예쁜 여자도 있고 돈도 벌 수 있게 됐어.”“그래. 게다가 상대가 중학생 여자애라서 다루기 쉽게 됐네.”“그리고 돈도 꽤 썼더라고. 여자애 하나 건드리는 데 이 정도면 괜찮지.”그 말을 들은 안다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이 골목에서 민초연이 중학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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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곧 민초연이 그 골목길을 지나갔다.그 모습을 본 안다혜는 정말로 놀랐다.예전에는 단순한 우연이라 생각했지만, 지금 보니 모든 게 계획된 일이었다.그렇지 않고서야 민초연이 이 길을 지나는 정확한 시간까지 그렇게 딱 맞출 리가 없었다. 그 장면을 본 안다혜는 안소현에 대한 의심이 한층 더 깊어졌다.안다혜는 예상 밖으로 지독한 인물이었다.이렇게 많은 일을 겪고 민초연이 안다혜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이런 일을 벌이다니, 정말 질기고도 뻔뻔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안다혜는 두통이 몰려왔다.안소현은 정말 죽지 않는 바퀴벌레 같았다.이때, 양아치들은 민초연을 발견하자마자 눈빛이 번쩍였다.민초연의 달콤한 미소를 본 순간, 그들의 표정은 더욱 음흉하게 일그러졌다.그 모습을 본 안다혜는 반사적으로 민초연 앞에 막아서서 절박하게 소리쳤다.“초연아, 이쪽으로 오면 안 돼! 앞에 나쁜 사람들이 있어! 제발 잘 봐봐, 위험하다고!”안다혜는 울먹이고 있었다. 정말로 민초연이 다시 그런 일을 겪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민초연은 너무 착하고, 다정하고, 세상에서 가장 순한 아이였다. 그런 아이는 절대 이런 끔찍한 일을 겪으면 안 됐다.만약 이 모든 게 정말 안소현의 짓이라면 안다혜는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 생각이었다.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하지만 안다혜가 아무리 외치고 애써도 민초연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민초연의 몸이 그대로 안다혜의 몸을 뚫고 지나가 버렸다.이 세계에서 그녀의 몸은 정말 아무런 쓸모가 없었다. 그저 관찰자일 뿐, 뭘 만질 수도, 바꿀 수도 없는 존재였다.깊은 무력감이 안다혜의 가슴을 짓눌렀다.안다혜는 정말로 민초연이 다시 그 일을 겪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만약 이날 자신이 제때 도착하지 못했다면 그 이후에 있을 일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그때, 민초연이 발걸음을 갑자기 멈췄다.안다혜는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가슴속에 희미한 기대감이 피어올랐다.‘설마 초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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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이 모든 일이 정말 안소현의 짓일까?’안다혜는 점점 두렵기 시작했다.어린 나이에 이런 일을 꾸밀 수 있다니, 그렇다면 성인이 된 지금의 안소현은 도대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일지 상상하기 어려웠다.게다가 지금의 안소현은 흠잡을 곳이 전혀 없었다. 겉보기엔 완벽했고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그런 생각이 들자 안다혜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녀는 아직 어른이 된 안소현과 깊게 감정을 나눠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만약 그 시절의 본성이 그대로라면 반드시 멀리해야 했다.안소현은 너무나도 위험한 사람이었다.그리고 지름길로 간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됐다.민씨 가문에서 민초연은 외동딸이었다. 운전기사가 오지 않았다면 분명 다른 사람이 대신 데리러 왔을 것이다.그런데 이번엔 아무도 오지 않았는데 이건 분명히 이상했다.예전엔 미처 몰랐지만, 지금의 안다혜는 점점 깨닫고 있었다. 이 사건들 전부 어딘가 이상한 부분이 존재했다.확실히 관찰자의 시점으로 보는 게 달랐고 그녀는 지금껏 보지 못했던 진실들을 하나둘 마주하고 있었다.안다혜는 주먹을 꽉 쥔 채 민초연이 골목 안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이어 두려움에 휩싸인 민초연의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안다혜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차마 들어가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민초연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그 끔찍한 장면을 다시 보는 건 너무나도 두려웠다.게다가 설령 본다 한들 지금의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고통받는 사람이 한 사람 더 늘어날 뿐이었다.그 생각에 안다혜는 눈을 꼭 감았다. 그녀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그래도 봐야 한다고 결심했다.아무리 무섭더라도 민초연은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가족’이었다.지금 이렇게 과거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이상, 안다혜는 반드시 그 양아치들의 얼굴을 기억해야 했다.그래야 훗날 복수하더라도 상대를 제대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안다혜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긴 마음의 준비 끝에 그녀는 마침내 골목 안으로 발을 들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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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이를 깨달은 양아치들은 곧바로 자신들의 입장을 판단했다.그들은 잠시 망설이는 눈빛이었고 안다혜는 그 작은 주저함을 놓치지 않았다.역시 누군가 사주한 게 틀림없었다. 그게 아니라면 이들이 조금 전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이다.망설이는 그 눈빛은 분명 이득과 손해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었다.즉 민초연에게 돈을 받는 게 더 이득일지, 아니면 사주한 사람에게 돈을 받는 게 더 이득일지를 생각하고 있었다.안다혜는 이 모든 일이 바로 안소현의 짓이라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그때는 어째서 이 간단한 이치를 깨닫지 못했을까.안소현은 원래부터 질투심이 강했고 게다가 안다혜는 어릴 적부터 민초연과 관계가 좋았으니, 안소현은 그 점을 부러워했을 것이다.그렇지 않다면 뒤에 일어난 수많은 일들이 설명되지 않았다.안다혜가 딴생각하는 사이, 양아치들은 이미 민초연에게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민초연은 겁에 질려 계속 뒤로 물러섰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서 곧 흘러내릴 것 같았다.그녀는 가방을 꼭 움켜쥐고 있었는데 마치 그게 마지막 한 줄기 동아줄인 양 놓지 못했다.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손을 놓을 수도 없었다.그 순간 민초연은 지금 가방을 쥐고 있는 손을 놓으면 더 이상 무엇으로 자신을 구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물건조차 사라져버릴까 봐 두려웠다.그 생각에 민초연은 더욱 슬퍼졌고 특히 양아치들의 흉악한 표정을 보자 점점 더 공포가 몰려왔다.“제발... 제발 보내주세요.”민초연은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집은 돈이 있어요. 집에 가면 아빠가 돈을 줄 거예요. 제발 기다려줘요.”민초연도 영리한 아이였다. 이럴 때는 최대한 시간이라도 벌어 도망칠 기회를 만드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살그머니 뒤로 한두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이들 중에도 영악한 놈들이 있었다.그들 중 하나가 민초연의 의도를 간파하고는 안다혜의 몸을 지나쳐 앞으로 다가와서는 길을 막았다.“꼬마야, 오빠들이 이렇게 우리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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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이제 안다혜가 눈을 뜨기만 하면 제일 먼저 찾아가서 따질 사람은 안소현이었다.김미진이 뭐라고 하든, 안소현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했다.민초연은 안쓰럽게 작은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하지만 그 양아치들은 그런 민초연을 보고도 멈출 생각이 없었고 오히려 더한 짓을 하려 했다.안다혜는 누군가 카메라를 설치하고 민초연을 향해 촬영을 시작하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그 순간, 안다혜는 억장이 무너졌다. 민초연은 겨우 십 대 초반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였다.‘정말로 안소현이 이런 짓을 시킨 거라면,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정말 그렇게까지 민초연이 미운 걸까? 민초연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민초연은 그저 착하고 사랑스러운 아이일 뿐이었다.그들이 카메라를 다 설치한 뒤에야 안다혜는 이 사건이 발생한 진짜 목적을 깨달았다.이 사람들의 목적은 단순히 돈이 아니었다. 그들은 민초연을 괴롭히려는 것이었다.그렇게 어린아이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이건 인간이 할 짓이 아니었다.세 사람이 번갈아 가며 나서서는 민초연의 옷을 억지로 찢기 시작했다.민초연은 아무리 어려도 눈앞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알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기본적인 상식은 가지고 있었다.민초연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이거 놔! 이 미친놈들아, 당장 놔! 싫어! 손대지 마! 역겨운 인간들!”민초연의 저항이 거세질수록 그 양아치들은 오히려 더 흥분했다.처음에는 그냥 아이 취급하며 대충 사진만 찍고 끝낼 생각이었지만 민초연의 하얗고 고운 피부, 그리고 여린 몸매를 보고는 더러운 욕망을 품기 시작했다.그들이 원하는 것은 점점 더 추악해졌다.“형님, 피부 진짜 하얗네요. 몸매도 괜찮고요.”침을 삼키는 놈을 보며 두목은 손바닥으로 그의 머리를 세게 때렸다.“찬물도 위아래가 있는데 감히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해? 줄 서서 기다려.”그 말에 부하는 화가 나도 감히 반항하지 못했다.안다혜는 그들이 사람을 물건처럼 취급하며 떠드는 모습을 보며 속이 뒤집혔다.자신이 오기 전, 민초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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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부하가 두려운 표정으로 화가 난 두목을 바라보았다.“형님, 제가 당장 이 고양이를 죽여버리겠습니다. 감히 형님의 얼굴을 할퀴다니, 이놈은 살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그 말을 들은 순간, 민초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안 돼요! 제발요! 부탁할게요. 제발 그러지 말아 주세요. 저 고양이는 고의가 아니에요. 그냥 지나가던 길이었어요.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네?”고양이를 죽이겠다는 말을 듣자 민초연은 진심으로 겁에 질렸다.조금 전 그저 간식을 조금 나눠준 것뿐인데 고양이는 무모하게도 이곳으로 쳐들어온 것이다. 안다혜는 민초연의 간절하고 초라한 모습에 마음이 미어졌다.민씨 가문 사람들은 도대체 뭐 하는 건지, 이 시간이 되도록 아이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데 왜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는 건지, 안다혜는 점점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꼈다.이 정도면 민씨 가문 사람들이 벌써 찾으러 나왔어야 했다. 민초연은 그 가문의 외동딸인데 부모가 이렇게 무심할 리가 없다.게다가 만약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운전기사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안다혜가 그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였다.민초연이 갑자기 절규하듯 외쳤다.“안 돼!”그 찢어질 듯한 비명에 안다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급히 고개를 돌리자 양아치들은 고양이를 세게 차버렸고 고양이는 마치 헝겊 인형처럼 멀리 날아가더니 잠시 뒤 고개가 축 처진 채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양아치들은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다.“짐승이 감히 우리한테 덤벼? 두 번씩이나 나타나다니, 진짜 죽고 싶었나 보네.”“짐승은 짐승이지,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리가 있나.”그 장면을 본 안다혜는 눈빛이 흔들렸다.바깥은 밝고 사람들의 소리로 시끄러웠지만, 골목 안은 지옥처럼 참혹했다.민초연은 옷이 흐트러진 채 바닥에 엎드려 있었고 조금 떨어진 곳에는 민초연을 구하려다 죽은 고양이가 누워 있었다.하지만 그 양아치들은 죄책감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었고 오히려 더 즐거워하며 비웃었다.이제 그들은 더 이상 사람이라고 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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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더구나 그 눈빛이 한낱 어린 소녀의 얼굴에서 나왔다는 게 두목을 더욱 오싹하게 했다.그는 몸을 부르르 떨며 말까지 더듬었다.“뭘, 뭘 봐? 어디서 눈을 그렇게 떠? 이 짐승이 죽은 것도 다 네 탓이야. 네가 아니었으면 우린 이놈을 알지도 못했을 거고, 손대지도 않았을 거야.”그 뻔뻔한 궤변을 들은 안다혜는 분노가 차올랐다.‘이 인간들은 어쩌면 이렇게 뻔뻔할 수 있을까? 자기들이야말로 짐승 같은 짓을 하고 있으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그 말을 들은 민초연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그 두목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안다혜는 옆에서 애타게 소리쳤다.“초연아, 그 말 듣지 마! 저 자식이 거짓말하는 거야! 잘못한 건 네가 아니야! 저놈들이야말로 악마야! 너는 전혀 잘못 없어!”그러나 목이 다 쉬도록 아무리 외쳐도 바닥에 쓰러진 민초연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안다혜의 말은 허공으로 흩어질 뿐이었다.안다혜는 깊은 무력감이 밀려왔다. 지켜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도 괴로웠다.예전엔 몰랐지만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걸 직접 보니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민초연은 모든 의지를 잃은 듯 그저 멍하니 죽은 고양이만 바라보고 있었다.그 모습에 안다혜의 가슴은 찢어질 듯 아팠다.민초연은 너무 착해서 이런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했다.안다혜는 양아치들이 민초연의 옷을 벗기는 것을 보고 있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녀는 슬쩍 시간을 확인했다. 기억이 맞는다면 그때의 자신이 곧 도착할 것이다.안다혜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일찍 도착하기를, 단 1초라도 더 빨리 와주기를 간절하게 빌었다.민초연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 때문에 고양이가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 죄책감이 너무나 커서 스스로 모든 것을 포기하려 했다.하지만 무엇 때문인지 갑자기 머릿속에 안다혜의 얼굴이 스쳤다.‘내가 이렇게 포기한다면 다혜는 어떻게 하지? 다혜가 혼자 이 세상에 남겨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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