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차연지의 눈가를 따라 또르르 굴러떨어졌다.차연지는 온몸이 힘이 빠져 무력감에 휩싸였다. 차연지는 너무 약했다.“진서야, 내가 그동안 네 곁에서 얼마나 오래 간호했는지 알잖아. 제발 지율 씨만은 다치게 하지 마. 부탁할게... 나, 지금 당장 너랑 같이 갈게. 다시는 헤어지자고 안 할게.”단진서의 눈동자에 차가운 기운이 서렸다.“넌 고작 그런 하찮은 여자 하나 때문에 나한테 빌어?”차연지가 얼마나 자존심 강한 사람인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안다.그때처럼 사면초가였던 때에도 차연지는 단 한 번도 굽히지 않았으니까 말이다.조금만 고개를 숙이면 단진서가 풀릴 걸 알면서도, 차연지는 차라리 노숙을 택했고, 심지어 단진서를 차단했다.그런데 지금, 그런 여자를 위해 무릎을 꿇는다고?분노와 놀라움이 한꺼번에 치밀었다.단진서가 실명했을 때, 차연지가 이렇게 했던 적이 있었지만...단진서와 하지율은 다르다.차연지의 마음속에서 단진서와 견줄 수 있는 존재라니. 절대 남겨둘 수 없다.단진서의 눈에 살기가 드리웠다. 그러나 입꼬리는 부드럽게 올라갔다.“연지야, 네가 다른 사람을 더 아끼고, 다른 사람을 위해 빌수록... 난 그 사람부터 부숴버리고 싶어져.”그 사이 경호원 두 명이 성큼 다가와 있었다.한 명이 손쉽게 차연지의 팔을 꺾어 제압했다.차연지는 미친 듯 몸부림쳤지만, 훈련된 사람 앞에서는 역부족이었다.“단진서, 넌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인간쓰레기야! 평생 용서 못 해!”단진서는 미동도 없이 차연지를 내려다봤다.약자의 독설과 증오는, 그의 눈엔 그저 무력한 헛발질일 뿐이다.차연지는 그의 여자 친구였다. 그러니 여기서 선을 넘지 않는 게 맞았다.하지만 잠깐의 자유만으로 차연지의 마음은 이미 달아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달래는 방법은 효과도 미미했다.하지율을 치는 게 가장 빠르다. 하지율을 본보기로 삼아 앞으로도 두려움 속에 살게 하면 된다.차연지가 다른 사람한테 기댈수록, 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면 된다.그리하면, 단진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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