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다시 태어난 구공주, 그녀의 당찬 인생: Chapter 101 - Chapter 110

161 Chapters

제101화

초아는 이경을 멍하니 바라보고는, 감히 한 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반면 이경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세상이 불공평하긴 해. 좋은 사람이 되려 하면 남들이 가만있지 않고, 진심으로 누군가를 대해주려 하면 언젠가는 뒤통수를 맞게 되고.”그녀는 자신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젠 몸이 많이 회복되긴 했지만 그녀는 흉터를 볼 때마다 당시의 그 고통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공주마마...”그러나 초아는 공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알 리가 없었다. 다만 차가운 공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앞의 공주는 점점 자신에게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닿을 수 없을 만큼 멀게 느껴졌다. “난 이곳에서 단지 평범한 사람으로 지내고 싶었어. 그런데 이제 와보니 난 결국 괴롭힘을 당할 운명인 것 같아.”“공주마마, 그 누구도 공주님을 괴롭힐 일은 없을겁니다!”초아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말했다. “죄송합니다, 공주마마. 제가 약해져서는 안 되는 건데… 저희는 잘못한 것도 없는데요!”“그래, 우리는 죄지은 것도 없는데 왜 당황하는 건데?”이경은 웃는 얼굴로 창가에 기대어 그녀를 돌아보았다. “상아의 죽음은 그 애가 스스로 자초한 거야. 애초에 두 시녀가 누군가를 해치려는 마음을 품고 있었으니, 그러한 결말을 맞게 된 것도 자업자득이지.”“내가 이서영이 건넨 술을 마시고 있을 때, 하필 그 순간 세자가 들이닥쳐서 내가 다른 남자들과 뒤엉킨 장면을 보게 된다면… 너랑 나 과연 좋은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까?”그녀는 공주의 신분을 가지고 있었기에, 윤세현이 얼마든지 그녀를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윤세현은 큰 모욕을 당했고, 게다가 자신의 여자가 다른 남자와 함께 한 공간에서 구르고 있는 것을 보게 되면 분명히 언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초아의 운명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누군가가 덫을 던진 상황에, 그녀들은 어떻게든 살기 위해서라도 그 덫을 내린 사람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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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침대 위 이서영은 비록 몸에 이불을 감싸고 있긴 했지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건 분명했다. 펑펑 울던 그녀는 윤서현을 마주한 순간 크게 당황하여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그녀는 당황한 눈빛으로 침대보를 내려다보았고, 크게 퍼진 검붉은 핏자국에 이서영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냅다 이불로 그 검붉은 핏자국을 가리려 했다. 자신의 오라버니한테 이러한 더러운 흔적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이 흔적들은 그녀의 더러운 사생활을 의미하는 증거니까. 그녀가 달려드는 순간, 몸을 감싸던 이불이 미끄러져 떨어졌고 뽀얗기만 할 줄 알았던 그녀의 등에는 멍자국이 얼룩덜룩했다. 부주의한 남자가 밤새 그녀의 몸에 남긴 자국들이었다. 윤세현은 바로 눈을 돌려 병풍 뒤에서 나와, 다시 그 세 남자에게 다가갔다. “형님...”윤원호는 괜히 불안에 떨었다. 그가 왔을 때 이미 늦은 상황이었고, 이서영과 세 명의 남자는 이미 무언가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가 뒤늦게 끌어내리려 했을 때, 그중 한 남자는 이서영의 몸에 눌려 있었고 두 사람은 딱 붙어있었다. 윤원호는 생각할수록 괜히 얼굴이 빨개지고 마음도 불안 해났다. 윤세현의 등장에 세 남자는 크게 놀라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세자님, 부디 저희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모든 게 현주가 시킨 일입니다. 현주가 먼저 스스로 달려들었다고요!”“세자 나리, 제발 살려주세요. 저희는 공주마마의 분부에 따라 현주를 찾아 상을 받으러 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현주가 이럴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아악! 아아아......”이때 침대 위에 있던 이서영이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처량한 비명소리가 세 사람의 말을 끊었다. 그녀는 더 이상 남자들의 변명을 들을 수가 없었다. 더 들으면 당장이라도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세자... 세자 나리! 이 일은 정말 저희랑은 상관없는 일입니다. 정말이에요... 세자 나리, 제발 저희 좀 살려주세요!” 이내 그들의 앞에 선 남자는 시위의 허리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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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이경은 오히려 윤세현에게 가까이 다가갔다.그녀는 정말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반면 윤원호는 자신의 큰 형님이 눈앞에서 이 여자를 목 졸라 죽이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필경 그녀는 황실 사람이니까.“형님...”“꺼지라고!”윤세현의 눈은 어느새 붉어졌다.바로 그때, 그가 손을 번쩍 치켜들고는 쾅하고 내려치자, 이경 뒤 켠에 놓인 한 탁자가 단번에 산산조각이 나버렸다.윤원호는 깜짝 놀란 나머지 간담이 서늘해져 재빨리 이경의 소매를 잡아당겼다.“공주마마, 먼저 돌아가세요.”어떻게든 그녀를 끌고 나가려 했다.이경은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었지만, 윤원호는 이 상황이 정말 무서웠다.일단 큰 형님이 그녀에게 손을 대기만 한다면, 공주는 틀림없이 죽게 될 테니까. 이경은 주먹을 꽉 쥐고는, 입술을 오므린 채 차가운 표정을 보였다.그러다가는 결국 윤원호의 손에 이끌려 문밖으로 걸어 나오게 됐다.사실 그녀 또한 자신이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를 알지를 못했다. 그녀는 결코 승리 후에 위세를 떨치는 성격의 사람은 아니다.전생에 크고 작은 상황들을 너무나도 많이 목격하고, 크고 작은 승리들도 여러번 맛보았기에 이 정도 사소한 일은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그런데도 그녀는 기어코 이곳을 찾아왔다.아무런 영문도 모른 채!“멈춰!”이경이 몸을 돌려 떠나려는 순간, 침대 위에 앉은 이서영이 갑자기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미천한 년! 멈춰! 도망갈 생각 하지마!”이내 그녀는 벌거벗은 채 침대 밑으로 달려들어, 화장대에서 가위를 꺼내들고는 미친 듯이 병풍 뒤에서 뛰쳐나왔다.벌거벗은 모습에 놀란 윤원호는 황급히 얼굴을 돌렸다.마찬가지로 놀란 윤세현은 병풍 위의 옷 한 벌을 들고는 이서영의 몸을 감쌌다.그러나 이서영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가위 칼끝을 들고는 미친듯이 이경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경은 그런 그녀를 전혀 안중에 두지도 않았고, 여유롭게 막아내 이서영을 쉽게 밀어냈다.그러자 이서영은 손을 떨며 가위를 땅에 떨어뜨렸다.그러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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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가위의 칼끝은 바로 이경의 가슴을 겨누었다.전생에 특수 부대에서 십여 년동안 머물면서 쌓아온 고도의 경각심 덕에 이경은 무의식적으로 몸을 옆으로 피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충분히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그러나 윤세현한테 붙잡힌 탓에, 그녀는 치명적인 일격은 피했지만 어느 정도 부상을 입게 됐다.가위가 그녀의 어깨에 깊이 박히게 되자마자, 핏물이 순식간에 그녀의 옷자락을 붉게 물들였다.바로 그때, 윤세현이 뒤돌아 이서영을 바라보았다.이서영은 여전히 살아남은 이경을 노려보고는 가위를 들고 계속하여 달려들려 했다.그 순간 윤세현이 그녀를 가로막았다.“이거 놔! 이거 놓으라고!”이서영은 이미 단단히 미쳐버렸다.그녀는 벌거벗은 상태였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이경을 어떻게든 죽이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가득한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의 나체를 보게 된 것에 대해서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다.윤원호는 내내 얼굴 들지도 못한 채 한 번도 감히 직시하지 못했다.윤세현은 그녀의 손을 꽉 잡고는 크게 소리쳤다.“정신 차려!”“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릴 거라고!”이서영은 여전히 울부짖으며 자신의 이미지와 모습은 전혀 신경도 안 썼다. 단단히 미쳐버린 것이다. 그녀의 몸은 이미 세 남자들에 의해 완전히 망가져버린 상황이었기에, 윤세현이 자신을 더이상 원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고 더 이상 다른 기회도 없을 거라 생각했다.사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놔! 죽여버릴 거야! 내가... 아악! 다가오지 마!”이경은 그녀가 발버둥치는 틈을 타 그녀의 손에 든 가위를 빼앗아 도리여 이서영을 찔렀다.이서영은 본능적으로 피했고, 윤세현은 곧바로 이경을 밀쳤다. 어느 정도 이미 상처를 입은 이경은 그에게 밀려 탁자에 몸이 쿵 부딪히게 됐다.그러자 어깨의 피가 더욱 세차게 솟구치기 시작했다.그러나 이렇게나 다쳤음에도 그녀의 얼굴에는 고통스러운 표정 하나 없었다.그녀는 여전히 가위를 꽉 쥐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윤세현을 주시하다가 웃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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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아악!”이서영은 비명을 지르고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윤세현이 나서서 이경의 손에 들린 가위를 떨어뜨리려는 순간, 이경이 뜻밖에도 이서영이 아닌 윤세현을 향해 칼을 들이대고 있었다. 순간 윤세현의 몸에서는 화기가 드러나 그의 몸을 감쌌다. “공주마마, 조심하세요!”뒤늦게 달려온 연지는 혼비백산했다. 세자 나리가 화기까지 드러낸 상황에, 공주가 뜻밖에도 그를 죽이려 하다니. 일단 칼을 내리꽂게 되면, 구공주는 화기에 의해 흔들려 적어도 중상을 입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막 입구에 도착한 연지는, 당장 구공주를 말릴 겨를이 없었다. 줄곧 얼굴을 돌리고 있었던 윤원호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알 리가 없었다. 이서영의 비명을 듣고 나서야 고개를 돌린 그는, 이경이 가위를 휘두르며 큰 형님의 가슴을 찌르려는 모습을 보게 됐다. 순간 그는 어안이 벙벙했다. “구, 구공주님...”지금 그는 큰 형님이 걱정되는 게 아니라... 구공주가 이러다가 정말 죽게 될까 봐 불안했다. 큰 형님은 내력이 매우 단단하기에 보통 사람은 전혀 상처를 입힐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가위를 들고 달려들었다. 한편 이서영은, 윤세현이 화기로 이경을 밀쳐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가위가 내려 꽂히게 된 순간, 뜻밖에도 윤세현이 피를 흘리게 됐다. “형님!”윤원호는 재빨리 달려들어 이경을 밀어냈다. 연지도 바로 뛰어들어 이리저리 휘청이는 이경을 부축했다. “공주마마!”윤세현은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가슴을 바라보았다. 그는 온통 빨갛게 물든 자신의 가슴을 보고도 동공이 흔들리지 않았다. “이제 만족해?”그는 무덤덤한 눈빛으로 이경을 바라보았다. “꺼져!”이내 이경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 “공주마마!”연지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 “공주마마, 이 상처는...”초아도 겨우 일어나 나른해진 다리와 함께 비틀거리며 뒤를 따랐다. “공주마마... 얼른 의사 불러, 당장! 공주마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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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한편 이경은 돌아간 뒤, 붕대로 상처를 잘 감싸고는 잠에 들었다. 그녀는 의사가 치료해 주는 건 원치 않았다. 그 상처는 초아가 보기에도 매우 끔찍했지만, 정작 이경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픈 줄도 모르고 약만 먹고 대충 붕대로 싸맸다.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 옷을 갈아입고는,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깊이 잠들었다. 연지는 원래 문밖을 지키려 했지만, 초아는 혹시나 공주가 너무 슬픔에 빠진 나머지 밤에 안 좋은 생각이라도 할까 봐 불안했다. 필경 세자는 지금 이서영의 곁에 남아 있으니까. 결국 연지는 초아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방 밖 사당을 지키면서 병풍을 사이에 두고 공주를 지켰다. 초아는 침대 옆에 앉아 한 발자국도 떠나지 않았다. 그나저나 이경은 정말 빨리도 잠이 들었다. 누가 봐도 자는 척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어깨가 많이 아프긴 하지만 긴장은 쉽게 풀리게 되어 인차 잠에 들게 됐다. 깊은 잠 속에서도 그녀는 어렴풋이 마치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부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됐다. 이 팀장, 이 팀장 당신 어디 있는 거야? 그녀의 영혼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았다. 차가운 눈빛으로 아래에 선 모든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넓은 땅에서 자신을 찾고 있었다. 곧이어 한 헬리콥터가 그녀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내려놓았고, 대원들은 절벽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보았지만, 그녀의 자취는 없었다. 절벽 아래까지 찾아보아도 그녀를 찾을 수는 없었다. 순간 이경은, 눈앞의 장면이 점점 흐려지고 시선 속 모든 것이 왜곡되고 움직이는 것을 느끼게 됐다. 곧이어 갑자기 한 줄기 빛이 엄습했다. 이경은 무의식 중에 눈을 떴다가 감았다가를 반복하면서,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깨가 아닌 가슴이 아파났다. 놀랍게도 가슴에는 피 묻은 단검이 꽂혀 있었다. 이내 그녀의 시선 속에서는, 더 이상 익숙할 수가 없는 얼굴이 점차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체 왜?”마주한 사람은 바로 특수부대 전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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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이경은 오늘 확실히 몸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상처도 유독 아플 뿐만 아니라 몸도 무거워졌다. 게다가 상처에는 염증까지 생겨 운이 지지리도 없이 감기까지 걸려버렸다. 아마 곧 열도 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결국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그녀는 방에서 나와 약국으로 향하기로 했다. “공주마마, 필요한 것이 있으시면 의원더러 준비해 달라고 할게요.”초아가 그녀의 뒤를 따랐다. 마찬가지로 연지 역시 뒤를 따랐지만, 너무 가까이 가지는 못했다. 이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약재는 반드시 자신이 직접 고르고 싶었다. 고대에는 서방의 약이 없었기에 외출하기가 매우 불편했다. 그리하여 그녀는 길에 오를 때마다 스스로 약을 한 무더기씩 준비했었다. 손에 약만 있으면 얼마든지 천하를 돌아다닐 수 있으니까. 날이 밝자마자 대군은 북성문에서 집합을 하고는, 황성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북성문 안에는 백성들이 도로 양쪽에 가득 서 있었다. 그들은 그동안 북진 대군의 침공을 오랫동안 받아왔었다. 최근 반년 동안만 해도 북진 대군은 때때로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여 모두의 생활을 어지럽혔다. 특히나 전에 진 장군이 중상을 입게 된 상황에, 북진 대군은 도시까지 점령할 뻔했다. 당시 모두들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고, 백성들조차도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세자와 구공주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들의 등장과 함께 불과 며칠 만에 북진 대군이 대패하였다. 두 부부는 그야말로 백성들에게 두 번째 목숨을 가져다준 제2의 부모라고도 할 수 있었다. 그런 생명의 은인들이 이젠 황성으로 돌아가려 하니, 백성들이 그들을 마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오늘 구공주랑 세자가 함께 있지 않네? 진 장군과 지방관이 이경과 함께 그들과 작별을 고했다. 임 씨는 이경을 바라보며 감격 가득한 표정을 보였다. “공주마마, 마음고생이 많으십니다.”사실 그녀는 어젯밤, 세자가 현주와 함께 밤을 보낸 소식을 듣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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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윤세현의 질문에 옆에 선 백성이 바로 대답했다. “나리, 구공주님과 지방관께서는 작물 재배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습니다.”“작물 재배?”궁에서 평생 살아오면서 열 손가락에 물 묻히지 않는 귀염둥이 공주가? 윤세현은 구공주를 조금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문정수 또한 이 사실이 다소 의아했다. “공주님께서는 지방관더러 사람들을 찾아 성 밖 산계에 가서 고구마를 재배하고, 남진과 쌀을 교환하라고 하셨습니다.”“남진은 국토가 비옥해서 고구마가 전혀 부족하지도 않아.”역시나 공주는 공주지. 아무것도 모르네. “하지만 나리, 부하들은 공주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정수는 세자의 관점을 반박해서는 안된다는 걸 잘 알지만, 방금 그들의 계획을 자세히 듣고 나서는 납득이 됐다. “공주님께서는, 모성의 땅이 달콤한 고구마를 재배하기에 적합하고 남진은 햇빛이 너무 강하여 마른 고구마 밖에 만들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게다가 공주님께서는 임 씨한데 가족들과 함께 장미를 심으라고 했고, 장미 오일을 만드는 방법도 가르쳐 주셨습니다...”“오일?”그 얘기에 윤세현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건 또 뭐야? “여자의 피부색을 빨갛고 매끄럽게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저도 들어 본 적이 없긴 하지만 만드는 방법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문정수의 말투는 다소 격동되어 있었다. 그는 공주의 곁을 둘러싸 그녀의 말을 귀담아듣고 있는 백성들을 보고는 따라서 가서 듣고 싶었다. “공주님께서는, 남진 처녀들은 배불리 먹고 마시면서 살기에 자신들의 피부 관리도 특히 중시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피부 관리?”이 여자, 대체 뭔 이상한 말들을 내뱉고 있는 거야?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이 모든 게 공주님의 생각인 건 맞습니다.”문정수는 얘기를 이어갈수록 점점 흥분하였다. “그리고 공주님께서는, 모성의 수토가 물자라를 양식하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하시면서 자라를 양식하는 걸 제안하더군요. 게다가 얼마든지 먹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물속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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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이내 이서영이 가마를 타고 모습을 나타냈다.사실 그녀는 지금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어젯 밤 윤세현은, 그 누구도 발생한 모든 일을 외부로 알리지 말라고 명령까지 내렸었다. 어기는 자라면 죽음을 맞이할 도 있다고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감히 사람을 만날 용기가 나지 않았다.연약한 모습으로 조용히 가마에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을 본 윤원호는, 그 속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마음이 아팠다.곧이어 주위 사람들이 다시금 유아를 소환하였다. 한편 상아는 이미 몽둥이에 맞아 그 자리에서 죽게 되었다.유아는 윤세현의 곁으로 가 공손하게 말했다.“세자님, 현주... 현주께서 만나뵙고 싶어 하십니다.”그러자 윤세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의 시선 속, 이경과 진 장군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한 처녀가 한 무리의 사나이들 사이에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하지만 도대체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이때 유아가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세자님, 현주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그제서야 주위 사람들 모두 듣게 됐다.그러나 누구도 감히 말을 하지 못했고, 심지어는 약간의 미동도 내지 못했다.세자가 어젯밤 현주의 방에서 밤을 보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이 순간에, 현주의 시녀가 직접 세자를 모시러 왔다는건 이는 세자가 정말 현주와 함께 있게 됐다는 것을 모두에게 알리려는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그때 윤세현이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천천히 이서영의 가마 옆으로 걸어갔다.길 양쪽을 지키고 있던 백성들의 표정은 실망으로 가득했다.구공주는 기개가 고귀하고 문무에 능하며 백성들에게도 엄청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인데, 세자는 이런 여자를 소중히 여길 줄 모르는 것 같았다.반면 현주는 공주와 세자가 혼인한 관계인 것을 알면서도 계속하여 세자를 꼬셔왔다.공주가 백성의 복지를 위해 애쓰고 있을 때, 반면 현주는 연약한 모습을 보이며 세자를 꼬시고 있으니 누가 봐도 정말 뻔뻔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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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이경은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방관을 떠날 당시, 그녀는 자신을 위한 알약을 만들려고 직접 약재를 좀 챙겼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녀의 손에는 도구가 부족했다. “공주마마, 몸 괜찮으신가요? 차라리 의원을 불러올까요?”초아는 그녀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는 것을 보고는 걱정하기 시작했다. “제가 지금 당장...”“괜찮아. 나 혼자 약 달이면 돼.”이경은 손을 흔들었다. “내려가있어, 내가 알아서 할게.”초아는 다시 한번 자신이 미움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그러나 공주의 안색은 정말 좋지 않았다. “얼른 내려가, 나 쉴 거야.”초아가 마차의 뒤켠으로 지키기 시작했고, 이내 이경은 마차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 몸이 점점 좋아지는 상황에 빨리 약을 달여야 했다. 그러나 행군 도중에 언제 멈춰서 따로 약을 달일 시간이 있겠는가? 게다가 알약이 없으니 정말 불편한 상황이었다. 그나저나 연지가 문백훈에게 얘기를 잘해줬는지 한편으로는 신경 쓰였다. 그녀는 사실 연지더러 물건을 다 만든 후 사람을 시켜 물건을 황성으로 보내라고 명령을 내렸었다. 그녀는 지금 약을 만드는 도구가 절실히 필요했다. 점심쯤이 되어서야 이경은 겨우 깨어났다. 깨어날 무렵, 그녀는 초아가 마차 옆에서 연지와 불평을 털어놓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나 사실 문정수한테 얘기도 했었어. 공주가 몸이 엄청 아프다고. 근데 세자가 여태까지도 공주를 보러 오지 않네?”그러자 연지가 입을 열었다. “목소리 좀 낮춰. 공주가 듣지 못하게 해. 듣게 되면 또 슬퍼할 거라고.”이경은 옅은 웃음을 보였다. 슬플게 뭐가 있어? 지금 그녀는 단지 약을 만드는 도구를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이 슬플 뿐이었다. “공주마마?”이경이 창을 여는 것을 보고는 초아가 얼른 확인하였다. “공주마마, 내리셔서 좀 쉬시겠습니까?”“그래.”비록 마차는 그녀가 디자인한 스프링이 장착되어 충격 흡수 효과가 크게 향상되긴 했지만, 오래 타도 몸이 불편하고 피곤한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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