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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화

Author: 라라
잠시 회의실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모두 서로를 쳐다보면서 맞은편에 있는 진수혁을 감히 쳐다보지 못했다. 특히 방금 진명훈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던 주주들은 지금 후회하고 있었다.

진수혁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사람들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곧이어 귓가에 갑자기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유태오는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고 수많은 시선을 받으며 휴대폰을 들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을 했는지 그의 안색이 한순간 보기 흉하게 변했다.

시선은 때때로 둥근 탁자 옆에 있는 주주들을 향했다.

유태오는 전화를 끊고 입을 딱 벌리고 할 말을 잃은 채 옆에 있는 진수혁을 바라보았다.

“대표님, 보고드릴 중요한 일이 있어요.”

진수혁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돌아서서 긴 다리로 회의실을 떠났다.

그가 떠나자 사람들은 천천히 숨을 내쉬며 다시 살아난 것 같았다.

한편, 유태오와 진수혁은 계단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인터넷에 갑자기 대표님에게 불리한 소문이 퍼졌어요. 대표님이 사랑에 눈이 멀어 사업을 돌보지 않고 외지에 아내를 찾으러 갔다고요.”

“게다가 대표님이 강성을 떠난 후로 진씨 가문 사람들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어요. 많은 가짜 뉴스를 만들어 조금씩 풀어내고 있어요.”

“회사의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주주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어요.”

...

진수혁의 안색이 점점 더 굳어졌고 입가에 냉소가 감돌았다.

“내가 겨우 며칠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그걸 못 참은 거야?”

사방의 온도가 뚝 떨어졌다.

유태오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진수혁의 가장 유능한 비서로서 곧 해결책을 생각해냈다.

“지금 가장 좋은 방법은 사모님을 초대하여 기자회견을 열어 두 분의 감정에 문제가 없음을 선포하는 거예요.”

진수혁은 유태오를 무표정하게 흘겨보았고 그 눈빛은 마치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콜록콜록.”

유태오는 가벼운 기침을 하고 나서 자기 생각이 그다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계속 말했다.

“또 다른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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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이킬 수 없는   제500화

    진수혁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한 대표님은 자기 일부터 잘 챙기시죠. 남 일에 괜히 참견하지 마시고...”“진 대표님!”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뒤에서 달콤하고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수혁의 얼굴은 마치 먹물이 떨어진 듯 급격히 어두워졌다.유태오는 도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건지 짜증이 났다. 자기 개인 일정까지 스크레라한테 말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생각하며 순간 그는 유태오의 연말 보너스를 삭감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래야 유태오가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다.스크레라는 허리를 살짝 흔들며 들어왔다.주변을 한 바퀴 둘러본 뒤 강시연을 보자 놀란 척하며 말했다.“강시연 씨가 심리 상담사셨다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존경스러워요. 저는 그저 아빠의 사랑만 받고 하루 종일 쇼핑만 하는 철부지 딸이에요. 이제야 겨우 일을 맡게 됐는데 아직 진 대표님과 계약을 완전히 마무리하지 못했어요.”“두 분이 업무 이야기를 하셔야 한다면 전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게요.”강시연은 냉담하게 말했다.한정훈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말을 보탰다.“진 대표님, 방금 시연 씨도 말씀하셨잖아요. 여긴 심리 상담소예요. 업무 이야기는 다른 데서 하시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시면 곤란해요.”진수혁은 강시연의 팔을 잡았다.무언가 설명하려던 그때 진료실 문이 열리며 황민수가 졸린 눈으로 걸어 나왔다.그는 눈앞의 상황을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여기 심리 문제 있는 사람이 꽤 많네요. 나 혼자인 줄 알았는데...”진수혁의 얼굴이 더 굳어졌다.“저 사람이 왜 여기에 있어? 혹시 시연아, 이 사람하고 계속 이혼 얘기하는 거야? 내가 몇 번을 말했어? 나는 절대 너와 이혼하지 않을 거라고!”그때 한민주도 다가왔다.양팔을 꼬고 진수혁을 노골적으로 째려보며 말했다.“진수혁 씨, 진짜 웃겨요. 내 것도 놓치기 싫고 다른 사람 것도 탐나나 봐요? 시연 언니랑 잘 살 생각이 없으면 왜 이혼은 안 하는 건데요? 혹시 시연

  • 돌이킬 수 없는   제499화

    황민수가 강시연의 진료실로 들어섰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황민수의 눈에 미묘한 빛이 스쳤다.“강시연 씨, 이런 우연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여기가 시연 씨의 상담소라니요.”강시연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동명이인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진짜 황 변호사님이셨네요. 그런데 보기엔 상태가 꽤 좋아 보이시는데요. 심리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 같진 않아요.”그 말을 들은 황민수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얼굴의 미소가 순식간에 씁쓸하게 변했다.강시연은 그를 소파 앞으로 안내하며 앉히고 차 한 잔을 따라주었다.더 이상의 담소는 나누지 않고 바로 한 장의 설문지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황민수가 작성을 마치자 강시연은 그것을 대충 훑어보더니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자주 불면증을 겪으세요? 그리고 매일 악몽을 꾸신다고요?”황민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부터 이런 증상이 생겼어요. 잠들기만 하면 악몽을 꾸게 되고 그게 계속 반복되다 보니 결국 불면증이 된 거죠... 어젯밤부터 상태가 점점 심해졌어요. 지금까지 한숨도 못 잤어요.”강시연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며 황민수를 믿기 힘들다는 듯 바라보았다.어젯밤부터 지금까지 한숨도 못 잔 건 놀라운 일이었다.만약 어머니의 죽음이 원인이라면 그때의 일이 꽤 비극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그로 인해 깊은 심리적 트라우마가 생겨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결국 불면증까지 생긴 것이다.강시연은 그에게 우선 휴식을 취하라고 한 뒤 최면을 걸었다.그가 조용히 잠드는 모습을 확인한 후 강시연은 간단히 사무실을 정리했다.아직 다른 고객이 있었기 때문에 황민수가 여기서 쉬는 동안 그녀는 휴게실 쪽으로 자리를 옮겨 다른 고객을 진료했다.강시연이 자리를 뜬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황민수는 천천히 눈을 떴다.그의 눈 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며 있었고 곧 결연한 빛으로 변해갔다.한정훈은 한민주를 찾아왔다가 강시연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면서도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마침 그녀가 진료실에

  • 돌이킬 수 없는   제49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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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이킬 수 없는   제497화

    강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진수혁이 떠나는 걸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무슨 일이든 다른 사람이 한마디만 해도 그는 언제나 그들을 뒤로한 채 자신과 아들을 버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떠나버렸다.진도현은 강시연 앞으로 다가오며 이 장면이 어딘가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았다.순간 기억이 났다. 예전에 심하은이 아빠를 자주 찾아왔고 늘 뭔가 일이 있었다그럴 때마다 아빠는 엄마를 버리고 그 여자를 따라 떠나곤 했다.진도현은 강시연을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엄마, 괜찮아요. 제가 있잖아요. 아빠는 나쁜 사람이에요. 자꾸 엄마를 버리고 가잖아요. 안 되겠으면 저한테 다른 아빠를 찾아줘요.”진도현은 장난이 아니었고 그 말을 할 때 그의 얼굴엔 진지함이 가득했다.그는 벌써 일곱 살로 어른들 사이의 일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컸다.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르는 게 아니었다.엄마와 아빠가 행복하지 않다면 차라리 엄마가 새로운 행복을 찾아가길 바랐다.무슨 결정을 하든 자신은 엄마를 지지할 거라고 생각했다.강시연은 자기의 사랑스러운 아들이 드디어 자라서 철이 든 모습을 보고 감동했다.“엄마는 괜찮아. 그런데 엄마가 나중에 네 아빠랑 이혼하면 도현이는 엄마 편이야? 아빠 편이야?”“그야 당연히 엄마 편이죠.”진도현은 단호하게 대답했다.강시연은 부드럽게 그를 바라보며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저녁을 먹은 뒤 강시연은 진도현을 데리고 호텔로 돌아와 씻기고 잠자리에 들게 했다.다음 날 아침 강시연은 진도현을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강성으로 돌아왔다.강씨 가문 본가에서 강민석은 두 모자가 함께 돌아온 걸 보고 기쁘게 달려 나왔다.“아이고, 우리 사랑스러운 외손주가 드디어 돌아왔네. 외할아버지가 너무 보고 싶었어.”강시연은 힘없이 말했다.“아빠, 제 기억이 맞다면 도현이는 하루밖에 집을 안 비웠어요. 마치 몇 년 만에 본 것처럼 말씀하시네요.”강민석은 전혀 상관없다는 듯 아이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강시연을

  • 돌이킬 수 없는   제496화

    진도현은 너무나 신이 나서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아빠, 엄마, 우리 앞으로도 계속 같이 있는 거죠?”진수혁은 주저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손으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우리 앞으로도 영원히 같이 있을 거야...”“진 대표님.”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뒤에서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수혁의 미간이 순식간에 찌푸려지며 표정엔 짜증이 살짝 비쳤다.하필 지금 이 타이밍에 등장하는 것이 달갑지 않았다.오늘 하루 종일 함께 지내면서 그는 분명히 강시연의 태도가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있음을 느꼈다.그런데 스크레라가 등장하는 순간 그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가 버릴 게 뻔했다.오늘의 스크레라는 유난히 화려했다.아주 짧고 몸에 착 붙는 드레스로 굴곡진 몸매를 완벽하게 드러내고 있었다.그녀가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시선이 한꺼번에 그쪽으로 쏠릴 정도로 너무 도발적인 차림이었다.스크레라는 자연스럽게 진수혁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다가왔다.“진 대표님, 하루 종일 전화드렸는데 왜 안 받으셨어요?”강시연은 아무 말 없이 스테이크를 썰며 묵묵히 식사만 했다.진도현은 얼굴을 찌푸리며 불쾌한 듯 말했다.“이모, 손을 왜 우리 아빠 어깨에 올려요? 학교에서 남녀는 함부로 스킨십 하면 안 된다고 안 배웠어요. 게다가 우리 아빠는 이미 엄마가 있는데 그렇게 가까이 붙는 건 잘못된 거예요.”그 말에 강시연은 꾹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며 속이 시원했다.역시 강시연의 아들이었다. 하는 말마다 핵심을 콕 찌른다.스크레라는 그제야 아이의 존재를 알아차렸다.아마 진수혁의 아이라고 직감했다. 게다가 꽤 귀엽게 생겼다.그녀는 허리를 숙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안녕, 꼬마야. 난 스크레라라고 해. 너희 아빠의 친구야. 다음에 다시 볼 때 선물 꼭 가져올게. 알겠지?”“난 이모 선물 필요 없어요. 그냥 우리 아빠한테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제일 좋은 선물이에요.”진도현은 눈앞의 여자가 심하은과 같은 부류임을 본능적으로 느꼈다.겉으론 다정하

  • 돌이킬 수 없는   제495화

    진수혁은 진도현과 황민수가 신나게 놀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봤다.그 옆에는 강시연이 서 있었고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번져 있었다.세 사람은 마치 한 가족처럼 조화로워 보였다.그 모습을 본 진수혁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진 대표님, 어젯밤에 말씀하신 건 아직 조사 결과가 안 나왔어요. 몇 명 건달은 이미 하야섬을 떠난 상태라 확인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그럼 여기서 이러지 말고 얼른 가서 끝까지 알아봐. 업무 보고는 내가 돌아가서 듣도록 할게.”유태오는 순간 움찔하더니 바로 발걸음을 재촉해 떠났다.진수혁은 강시연 쪽으로 걸어가며 표정이 완전히 싸늘하게 굳어 있었다.“강시연, 너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내 아들을 다른 남자랑 같이 시간을 보내게 하는게 어떤 의미지? 둘이 정이라도 들게 만들려는 거야?”강시연은 무심하게 눈동자를 굴리며 말했다.“머리에 문제가 있으면 얼른 치료나 받아요. 늦으면 치료도 못 받아요.”“나 정말 머리가 다쳤었거든.”진수혁은 그렇게 말하며 강시연을 똑바로 바라봤다.그의 머리는 정말로 다쳤고 병원에서 퇴원한 지 아직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강시연은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산사태 속에서 자신을 미친 듯이 구해냈던 그때의 모습이 떠올랐다.차갑게 굳었던 마음이 또다시 흔들렸다.그녀는 시선을 피하며 두 팔을 가슴 앞에 모았다.“태오 씨가 어젯밤에 도현이를 급하게 데려왔어요. 오늘 같이 놀아주기로 약속했거든요.”“그리고 당신은 지금 스크레라 씨랑 같이 있겠죠. 난 방해할 생각 없어요.”진수혁은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쉬었고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기뻤다.강시연이 저렇게 화내는 건 결국 자기를 신경 쓰고 있다는 거였다.자기가 다른 여자랑 있는 걸 보고 질투하는 것은 분명히 좋아하는 거라고 여겼다.그는 목소리를 한층 부드럽게 낮췄다.“시연아, 나랑 스크레라 씨 사이엔 아무 이성적인 관계도 없어. 그냥 협력사 관계야. 전에 유 비서가 출장 간 것도 그 회사와의 계약 준비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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