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예린은 늘 생각했다.자신이 충분히 좋지 않으니까 아빠가 자신을 싫어하는 거라고.그래서 엄마까지 덩달아 미워하게 된 거라고.그 말에 최수빈의 가슴은 먹먹하고 답답해졌다.그녀는 주예린을 똑바로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딸의 눈물을 닦아주며 부드럽게 달랬다.“예린아, 사랑한다는 것도, 사랑하지 않는 것도 네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야. 아무리 좋은 것도 마음에 안 들면 결국 좋아할 수 없는 거거든. 이런 건 네가 조금 더 크면 알게 될 거야.”주예린은 코를 훌쩍거리며 엄마를 바라보았고 눈망울엔 기대가 어려 있었다.곧 최수빈은 조심스럽게 아이를 품에 안았다.“좋지 않은 건 그냥 버리자. 괜히 마음에 두지 말고.”그녀는 주민혁을 이미 꿰뚫고 있었지만 아이는 여전히 아빠에게 기대를 품고 있었다.어린 나이에 그저 아빠의 사랑을 바라는 마음뿐이니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최수빈은 아이의 마음에서 아버지라는 개념을 단번에 지워줄 수 없었지만 긴 세월 속에서 언젠가 주민혁의 냉담함에 아이도 결국 눈을 뜨게 되리라 믿었다.지금 그녀가 해줄 수 있는 건, 그 상처가 주예린의 마음에 깊게 새겨지지 않게 최소한으로 줄여주는 것뿐이었다....다음 날, 이른 아침.최수빈은 주예린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바로 천공 연구원으로 향했다.프로젝트가 실행 단계에 들어선 만큼 직접 챙겨야 할 일이 많았다.한편, 병원.박하린은 아침 일찍 식사를 주문해 두고는 주민혁의 병실로 향했다.그의 온몸을 감싼 붕대를 보는 순간, 눈앞이 아찔했다.“어쩌다가... 도대체...”박하린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진정하려 했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다.“괜히 감정적인 말 하고 싶진 않은데 이 상처를 보니까... 도무지 마음이 놓이질 않네요.”“사람이 걱정되면 이성도 잃게 되는 거죠. 박하린 씨가 다치는 걸 눈앞에서 보면서도 형이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습니까?”진승우의 느긋한 목소리가 병실 문가에서 흘러들었다.그 또한 소식을 듣자마자 곧장 달려온 것이다.박하린은 고개를 돌려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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