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빈은 두 팔을 가슴에 끼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를 보더니 비웃듯 말했다.“그냥 본인의 그 소중한, 애지중지하는 보물이 질까 봐 걱정된다고 솔직히 말하지 그래요?”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미련 없이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천공에 막 도착하자, 육민성이 어두운 얼굴로 다가왔다.그는 태블릿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화면에는 뉴스가 떠 있었다.“문제가 생겼어.”최수빈이 순간 멈칫했다.“뭔데요?”그녀는 곧바로 태블릿을 집어 들어 내용을 훑었다.어젯밤, 그들은 술자리를 가지며 한창 협상 중이었다. 그런데 협력사가 자리를 뜬 뒤, 곧장 넥스트 테크와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분명 어젯밤 술자리에서만 해도 협력 쪽 기류는 긍정적이었다.게다가 지금 그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정부와 직접 연결된 대형 사업, 뒷배경에는 대기업과 플랫폼까지 있다.최수빈이 태블릿을 쥔 손에 힘을 더했다. 그러더니 시선을 들어 육민성을 보며 물었다.“협력사 쪽에 왜 그런지 확인했어요?”육민성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쪽 말로는 우리가 넥스트 테크와 이미 파트너십이 있어서 누구랑 계약하든 상관없다고 하더라고.”“하!”최수빈은 저도 모르게 냉소를 터뜨렸다. 곧 태블릿을 책상 위에 내던졌다.‘그럼 그렇지.’오늘 아침 주민혁이 어린이집 앞에서 그녀에게 ‘분수를 지키라’며 은근히 훈계를 던진 이유가 있었다.이미 다 짜놓은 판이었던 것이다.그들의 움직임은 번개처럼 빨랐다. 어젯밤 협력사가 갑자기 자리를 뜬 것도 누군가 불러낸 게 분명했다.자신들은 죽어라 술을 마시며 협상을 붙들고 있었는데 주민혁 쪽은 한가롭게 휴가를 즐겼다. 결국 결과는?자신들이 힘들게 닦아놓은 거로 남 좋은 일만 시킨 꼴이었다. 박하린은 그냥 공짜로 이득을 챙긴 셈인 것이다.세상 모든 알짜배기 이득은 죄다 그들에게 돌아갔다.협력사가 넥스트 테크와 직계약을 했다면 프로젝트는 결국 넥스트 테크를 거쳐야 한다.이런 ‘우연의 일치’라니, 누군가 자신들의 모든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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