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린은 깊게 숨을 들이켠 뒤,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문을 열러 갔다.“민혁 오빠, 나...”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눈앞의 사람을 확인한 순간, 그녀는 그대로 얼어붙었다.문 앞에는 주민혁이 아닌 려운이 서 있었다.려운도 그녀의 노출이 심한 옷차림을 보고 잠깐 멍한 표정을 지었다.박하린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얼른 돌아서 옷을 걸치더니 다시 몸을 돌려 애써 태연한 척 물었다.“그 사람은요?”“대표님은 지금 바쁘십니다. 하린 씨가 몸이 안 좋다니까 마침 근처에 있던 저보고 병원에 데려가라고 하셨어요.”박하린은 축 늘어진 손을 꽉 움켜쥐었다. 표정에는 민망함이 어릴 수밖에 없었다.이 모든 상황을 본 려운은 아픈 건 핑계일 뿐, 박하린에게는 다른 의도가 있었다는 걸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정말 무슨 일 있으면 다시 연락하세요.”려운은 차가운 목소리로 이렇게만 말하고는 더 이상의 말도 없이 돌아섰다.박하린은 그가 돌아가는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눈빛은 점점 차가워지며 깊게 가라앉았다.‘민혁 오빠 비서인 주제에 감히 나한테 저따위로 말해?’이번 계획은 실패였다.곧 박하린은 고개를 숙여 휴대폰을 꺼내더니 주민혁에게 문자를 보냈다.[갑자기 몸이 좀 괜찮아져서 려운 씨는 돌려보냈어.][오빠는 언제 시간 돼? 우리 둘이 식사 한번 하자.]문자를 보내고 난 뒤, 그녀는 조용히 화면을 응시했다.하지만 상대편은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그녀는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매만지며 살짝 신경질적인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조만간 주선웅이 귀국할 예정이고 주민혁 역시 이 시점에서 입지를 다지느라 한창 바쁠 것이었다.원래는 오늘 밤 모든 걸 털어놓고 진지하게 이야기하려 했다.이제는 도저히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다시 기회를 봐야 한다.‘다음에 더 좋은 때를 골라 다시 이야기하자.’...위성 발사가 성공적으로 끝난 뒤, 모든 데이터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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