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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작가: 금붕어
하지만 지금은 그 사리에 놓여 있던 선이 모두 허상처럼 사라진 듯했다.

“육 대표님이 그러시더라고. 내가 네 감정을 충분히 헤아리지도 않았고 네 생각을 존중하지도 않았다고. 많은 일을 그저 내 마음대로만 결정해 왔다고요. 가만히 돌아보니... 정말 그렇더라고.”

주선웅의 눈빛이 유난히 깊어졌다.

“널 좋아한다는 걸 숨김없이 그대로 말해버린 것도 말이야. 많이 당황했지? 그 말이 너한테 얼마나 큰 무게로 다가올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 그때도 넌 계속 말렸었잖아. 그런데도 나 네 의사를 무시하고 끝내 그 말을 해버렸고... 그래서 많이 놀랐지?”

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는 분명 사과하러 온 것이었다.

“지난 일은 이미 지난 일이지 굳이 다시 꺼낼 필요 없어요. 우리는 예전처럼 그냥 좋은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면 돼요.”

주선웅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수빈아, 이미 일어난 일을 정말 없던 일처럼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볼게. 누군가가 너한테 수없이 미안한 일을 저질렀다면 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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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31화

    “당연하지.”최수빈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주시후의 얼굴에 남은 눈물 자국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할머니도 마음속으로는 널 아끼고 있어. 다만 아직 마음이 정리가 안 된 것뿐이야. 며칠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샤워를 마친 뒤, 최수빈은 주시후의 머리를 말려주고는 아이를 데리고 율이의 방으로 향했다.율이는 카펫에 엎드려 오목알을 만지작거리다가 주시후가 들어오는 걸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 폴짝폴짝 뛰며 달려왔다. 손에는 검은 돌 하나를 꼭 쥐고 있었다.“시후야, 우리 오목 두자!”율이의 목소리는 맑고 또랑또랑했다.주시후는 환하게 웃는 율이의 얼굴을 바라보자 마음을 짓누르던 먹구름이 조금은 걷히는 걸 느꼈다.그래도 아직은 어딘가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다.고개를 끄덕인 뒤, 주시후는 천천히 카펫에 앉았다. 손에 쥔 돌을 만지작거리면서도 좀처럼 둘 생각을 못 했다.그러나 율이는 그런 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혼자서 판을 놓으며 중얼거렸다.“너 예전에 오목 진짜 잘 뒀잖아. 맨날 나 이겼었는데.”그러다 고개를 들어 주시후를 바라봤는데 작은 얼굴에는 진지한 기색이 가득했다.“사실 넌 원래부터 우수한 사람이었어. 그냥 잠깐 길을 잘못 든 것뿐이지. 아빠가 그랬거든.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데 고치면 된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 아빠랑 엄마가 너 버리는 일은 절대 없어.”율이의 반짝이는 눈을 마주한 순간, 주시후의 눈가가 다시 붉어졌다.하지만 힘주어 고개를 끄덕이고 손에 쥐고 있던 돌을 조심스럽게 판 위에 내려놓았다....한편, 서재에는 불이 켜져 있었다.최수빈은 따뜻한 물 한 잔을 들고 들어갔다. 책상 앞에서 서류를 보고 있는 주민혁의 얼굴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아직도 일해요?”최수빈은 컵을 그의 옆에 내려놓으며 걱정 어린 눈빛으로 말했다.“오늘 시후가 너무 긴장했더라고요. 밥도 거의 못 먹고... 보는 내가 다 안쓰러웠어요.”주민혁은 서류를 내려놓은 뒤,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고개를 들었다.눈에 담겨 있던 피로가 조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30화

    “주씨 가문의 재산이랑 자리가 왜 전부 주민혁 거여야 하는데?”주나연은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는 무언가 깨달은 듯 눈빛이 순식간에 번뜩였다.‘그래. 왜 그걸 이제야 생각했지?’주씨 가문의 거대한 기반은 대대로 피땀을 흘려 쌓아온 것이었다. 그 안에는 분명, 자신의 몫도 있었다.‘왜 지금까지 모든 이득은 민혁이 혼자 차지하고 있었던 거지? 장남이라는 이유 하나, 사람 다루는 데 능한 최수빈을 아내로 맞았다는 이유 하나로 모든 걸 쥐고 흔드는 게 말이 되나?’주나연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힘을 주어 천천히 주먹을 말아쥐었다.눈빛에는 노골적인 욕망이 번뜩였다.“맞아... 당신 말이 맞아.”그녀가 이를 악물고 내뱉었다.“주씨 가문 재산에는 애초에 내 몫도 있어. 핏줄도 아닌 여자에, 심씨 가문 그 애까지... 다들 한몫 챙기는데, 왜 나만 빠져야 해?”그녀는 오랫동안 참고 살았다.시댁에서는 눈치를 보며 버텼고 친정에서는 무시당하면서도 꾹 참고 있었다.언젠가 주씨 가문에서 자신의 몫을 챙기겠다는 생각 하나로 말이다.그리고 지금 그 기회가 눈앞에 와 있는데 놓칠 이유가 없었다.도지석은 그런 주나연을 바라보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더니 목소리를 낮춰 천천히 말했다.“주씨 가문이, 주민혁 혼자 거일 필요는 없지. 우리 둘이 힘을 합쳐서 차근차근 준비하면...”그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올라갔다.“당신 몫, 충분히 되찾을 수 있어.”주나연은 남편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그리고 그 안에서 번뜩이는 음모를 읽어낸 순간, 세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 속의 불길은 점점 더 커졌다.“그래. 제대로 한번 해보자.”그녀는 이를 악물며 또박또박 말했다.“내 거... 전부 다 되찾을 거야.”...주씨 가문 저택, 욕실.최수빈은 욕조 옆에 쪼그려 앉아 손으로 물 온도를 확인했다.적당히 따뜻해지자 진정 효과가 있는 입욕제를 조금 더 풀어 넣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옆에 서 있는 주시후를 바라봤다.아이의 모습은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29화

    주나연은 그 자리에 서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얼굴은 잿빛으로 굳어 있었고 최수빈 뒤에 숨은 주시후를 노려보는 눈에는 노골적인 증오가 번들거렸다.그런데 그때, 최수빈의 뒤에 웅크리고 있던 주시후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하얗게 질린 입술을 꽉 물고 눈가는 새빨갛게 달아오른 채, 두려움과 애원하는 기색이 가득 담긴 얼굴로 진서령을 똑바로 바라봤다.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할머니, 저... 정말 잘못했어요...”콧소리가 잔뜩 섞인, 작지만 또렷한 한마디였다.그 ‘할머니’라는 부름이, 마치 깃털처럼 가벼우면서도 무겁게 진서령의 가슴을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아이를 바라봤다.앙상하게 말라버린 몸, 눈물로 가득 찬 커다란 눈,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표정...어릴 적, 그녀의 품에 파고들어 투정을 부리던 모습과 서서히 겹쳐졌다.그동안 입 밖으로는 한 번도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분명 아껴왔던 아이였다.최수빈이 손수 키운 아이인데 어떻게 완전히 모른 척할 수 있겠는가.끝내 진서령은 표정이 조금 누그러지며 굳게 다물고 있던 입술을 살짝 풀었다.그러고는 시선을 피하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잘못한 줄 알았으면 됐어.”여전히 건조한 말투였지만 아까와는 분명 다른 온도가 섞여 있었다.최수빈은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며 조용히 주시후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옆에서는 주민혁이 여전히 그녀의 손을 잡고 있었다.그런데 그 와중에도 주나연만은 이 광경을 보며 비웃음을 터뜨렸다.그녀는 최수빈과 주시후를 번갈아 훑어보더니 진서령을 향해 비아냥거렸다.“그렇게 감싸고 돌면 애 망치는 거 몰라요? 두고 보세요. 키워봤자 결국 배은망덕한 놈 될 거니까. 사람은 안 바뀌어요. 저 애 피에 뭐가 흐르는지 잊었어요? 바로 박하린의 피라고요.”그 말은 칼처럼 날카롭게 주시후의 가슴을 깊숙이 파고들었다.아이의 몸이 움찔 크게 떨렸다. 고개는 더 깊이 숙여졌고 어깨가 작게 들썩였다.최수빈의 표정도 단숨에 굳어졌다.반박하기 위해 입을 열려고 했지만 그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28화

    방에 앉아있던 진서령은 주기훈과 심종연의 일이 떠오르자 속이 뒤집히는 듯했다.머릿속이 복잡하게 엉켜 짜증이 가라앉질 않았다.그때, 아래층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탓에 그녀는 얼굴을 찌푸린 채 내려갔고 거실에 있는 주시후를 보자마자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쟤가 왜 여기 있어?”목소리에서는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나타내고 있엇다.최수빈이 일어나 설명하려 했지만 진서령은 이미 성큼성큼 다가와 주시후를 내려보는 중이었다.“여긴 네가 올 데 아니야. 넌 우리 주씨 가문이랑 아무 상관도 없는 애잖아.”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주민혁을 향해 말했다.“민혁아, 당장 쟤 다시 보육원에 보내. 거기에 안 있어 본 것도 아니잖아.”이 말이 떨어지자마자 주시후는 울음을 뚝 그치더니 겁에 질린 눈으로 진서령을 바라봤다. 작은 몸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한때는 누구보다 자신을 아껴주던 할머니가, 지금은 자신을 가장 밀어내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최수빈이 급히 아이를 감싸며 부드럽게 말했다.“어머님, 시후 아직 어려요. 애는 잘못 없잖아요...”“잘못이 없어?”진서령이 피식 비웃었다.“아빠는 매국노고 엄마는...”말을 끝내기도 전에 현관 쪽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주나연이 가방을 들고 들어오는 것이었다.거실 상황을 훑어보던 그녀의 시선은 곧 최수빈의 뒤에 숨은 주시후에게 꽂혔고 순간, 표정이 확 굳었다.“쟤가 왜 다시 온 거야?”‘심씨 가문이 무너졌는데도 감히 주씨 가문의 문턱을 넘어와?”거실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주시후는 공포와 혼란이 가득 찬 눈빛을 한 채 최수빈의 뒤에 바짝 붙어 그녀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팽팽하게 당겨진 공기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위태로웠다.최수빈은 주시후를 감싸듯 뒤로 세웠다. 주시후 역시 손마디가 하얗게 질리도록 옷자락을 꽉 움켜쥔 채 울음도 삼키고 어깨만 작게 떨고 있었다.하지만 주나연은 맞은편에서 대놓고 비웃었다.“넌 또 뭐야? 성도 다른 주제에, 감히 심씨 가문의 애를 감싸? 주씨 가문에 들여놓기까지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27화

    거실로 들어서자 화려하게 조각된 대들보와 기둥, 반들반들 윤이 나는 홍목 가구들이 여전한 모습을 드러냈다.하지만 주시후는 어딘가 온몸이 불편했다. 예전에는 이곳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는데도 말이다.율이와 함께 마당에서 나비를 쫓고 거실에서 블록을 쌓으며 놀던 시절, 그때의 주시후는 누구보다 귀하게 자란 심씨 가문의 도련님이었다.하지만 지금은 그와 달리 이곳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손님이 된 기분이었다.손과 발을 어디에 둬야 할지조차 몰라 몸이 굳어버린 듯했다.그래서 주시후는 거실 한가운데 어정쩡하게 서서 고개를 푹 숙인 채 익숙한 풍경을 감히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했다.주시후가 이토록 긴장해 있다는 것을 눈치챈 율이는 아이의 손을 잡아 소파에 앉히고 따뜻한 물을 한 잔 따라주었다.“시후야, 겁먹지 마. 아빠랑 엄마는 회사에 가셨는데, 돌아오시면 분명 잘 해결해 주실 거야.”말을 마치자마자 율이는 쿵쿵 소리를 내며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다.그런 다음 서재로 들어가 책상 위 전화기를 집어 들더니 재빨리 최수빈의 번호를 눌렀다.수화기 너머로 최수빈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율이는 급하게 외쳤다.“엄마! 시후가 우리 집에 왔는데 지금 너무 불쌍해요... 학교에서도 쫓겨났고 심씨 가문 저택에도 봉인 딱지가 붙어서 못 들어간대요...”이야기를 들은 최수빈은 잠시 말이 없다가 이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답했다.“알겠어. 엄마랑 아빠, 지금 바로 갈게.”전화를 끊은 율이는 한숨 돌리듯 숨을 내쉬고 다시 아래층으로 달려 내려왔다.그리고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아빠랑 엄마 곧 오신대!”그 밝은 얼굴을 바라보자 주시후는 가슴 깊은 곳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올라오는 걸 느꼈다.그러나 동시에 눈시울은 점점 붉어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밖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문이 열리고 주민혁과 최수빈이 들어왔다.두 사람은 소파 위의 주시후에게 시선이 닿는 순간,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졌다.최수빈은 서둘러 다가와 주시후의 앞에 쪼그려 앉더니 조심스럽게 아이를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1326화

    주시후는 입을 몇 번이나 달싹였지만 끝내 아무 말도 내뱉지 못했다.문에 붙은 봉인 딱지와 어지럽게 망가진 마당을 바라보는 순간, 세상이 빙글 도는 듯 어지러웠다.거대한 무력감이 한꺼번에 덮쳐왔다.어디로 가야 할지, 누구를 찾아야 할지도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한참을 그렇게 서 있다가 문득 뭔가가 생각이 난 듯 주시후는 장순옥의 옷자락을 조심스럽게 잡아당겼다.그러고는 모기 소리처럼 작은 목소리로 겨우 말을 꺼냈다.“아주머니... 저, 저... 2만 원만 빌려줄 수 있어요? 택시 타고 싶어서요...”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면서 그저 더 이상 걷고 싶지 않았다. 다리는 후들거렸고 마음까지 쑤셔왔으니 말이다.그 애처로운 얼굴에 장순옥은 가슴이 미어졌다.결국 한숨을 내쉰 그녀는 지갑에서 10만 원을 꺼내 주시후의 손에 쥐여주었다.“이거 받아라, 얘야. 뭐라도 좀 사 먹고... 몸 잘 챙겨.”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캐리어를 끌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나버렸다.주시후는 손에 있는 10만 원을 꽉 움켜쥐었다. 지폐에는 아직도 장순옥 손의 온기가 남아 있었다.텅 빈 집 앞에 홀로 서서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결국 참았던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얼마 후, 주시후는 길가에서 택시를 잡아 세우더니 한 주소를 말했다.바로 주씨 가문 저택이 있는 곳이었다.심종연은 주시후에게 주민혁은 아이의 삼촌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그가 아빠인 심종연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지금의 주시후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었다.기댈 수 있는 건 주민혁뿐이었다.택시는 빠르게 달려 곧 주씨 가문 저택 앞에 도착했다.심씨 가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이곳은 여전히 위엄 있고 화려했으며 정문에는 단정한 제복을 입은 하인들이 빈틈없이 서 있었다.주시후는 차에서 내려 손에 남은 몇 푼 안 되는 돈을 꼭 쥔 채 조심스럽게 문 앞으로 다가갔다.“주민혁 삼촌을... 찾으러 왔어요.”문 앞의 하인은 주시후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곧 심씨 가문 아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55화

    일 이야기를 할 때면 그녀의 눈빛은 유난히 집중돼 있었고 흔들림 없이 단단했다.그 안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어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호감이 생겼다.사무실로 돌아오자 최수빈은 프로젝트 자료를 육강민에게 건넸다.“우선 지금까지 진행 상황부터 살펴보세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쪽을 중점적으로 보고 오후에 최적화 방향을 논의하죠.”“알겠습니다.”육강민은 자료를 받아 들었지만 바로 넘기지는 않고 책상에 기대 선 채 웃으며 말했다.“수빈 씨, 오전 내내 바쁘셨잖아요. 오늘 저녁에 같이 밥 한번 드시죠? 해온시는 처음이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56화

    특히나 육강민이 주예린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보았을 때, 주민혁의 눈빛에는 살을 에는 듯한 서늘함이 스쳤다.최수빈은 걸음을 멈추며 손에 들고 있던 가방도 바닥에 떨어뜨릴 뻔했다.설마 여기서 그를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분명 오늘 오후에는 항공우주 연구원 일정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왜 여기에 있는 거지?’사실 주민혁 역시 예상치 못한 장면을 마주하게 된 참이었다.상공 협회 일정을 예상보다 빨리 마친 그는 최수빈을 조금이라도 일찍 보기 위해 항공우주 연구원으로 향했다.하지만 그가 도착했을 때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33화

    화면에는 ‘메시지 전송 실패’라는 붉은색의 안내 글이 계속해서 깜빡였다.최수빈은 손끝에 힘을 주어 몇 번이나 전송 버튼을 눌렀다.그러나 ‘그 룸에 민혁 씨를 해치려는 사람이 있어요. 조심해요’라는 메시지는 끝내 전송되지 못한 채 입력창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왜 이러지?”최수빈은 입술을 깨물며 미간을 찌푸렸다.메시지창을 나와서 다시 주민혁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지만 휴대폰 너머로 돌아온 건 차갑고 기계적인 음성이었다.“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다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없는 번호?’가슴이 덜컥 내

  •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제844화

    그녀는 알고 있었다. 심종연과 주선웅이 쉽게 물러날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다만 이렇게 ‘협력’이라는 형태로 다시 그녀의 삶에 끼어들 줄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최수빈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 진호성을 바라봤다.“원장님, 이 협력 건은...”하지만 진호성은 그녀의 말을 부드럽게 끊어냈다. 표정은 진지했고 말투도 솔직했다.“걱정하는 부분이 뭔지는 알아. 하지만 플라잉 테크는 무인기 핵심 부품 분야에서 기술력이 상당히 검증된 회사야. 그쪽의 지원을 받으면 프로젝트 속도를 훨씬 끌어올릴 수 있어. 연구원에서도 이미 검토를 마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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