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혁은 천천히 몸을 돌렸고, 표정이 어두웠다.“할머니 장례식이 끝나면, 저는 나가 살겠습니다.”“너—!”주기훈은 말문이 막혔고, 탁자 위의 연필을 잡아 땅바닥에 내던졌다. “나가! 지금 당장 나가!”주민혁은 더 이상 다투지 않고 문을 닫고 서재를 나왔다. 방안에서는 고함과 욕설이울려퍼졌다. 그는 복도를 걷다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린 진서령을 마주쳤다. 그녀는 벽을 짚고 서 있었고, 온몸을 떨고 있었다. 주민혁을 보자, 마치 동아줄을 붙잡은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방금 그 사람을 봤어...”주민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굴 봤다고요?”“주선웅의 엄마 말이야!” 진서령의 목소리가 갑자기 높아졌고, 공포에 질린 표정이었다. “내가 봤어! 빈소 입구에서, 그 여자가 흰옷을 입고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어...”주민혁의 시선이 문밖을 향했고 살짝 눈을 감았다가 다시 돌려보며 말했다.“엄마, 잘못 보신 거예요. 그 사람은 이미 죽었어요.”3년 전, 그녀는 심한 교통사고로 인해 차량이 파괴되고 사망에 이르러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이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었다.“정말이야! 내가 잘못 볼 리가 없어! 그 얼굴, 눈빛, 바로 그 사람이야! 민혁아, 그 사람 혹시 안 죽은 거 아니야? 돌아와 복수하려는 거 아니야?” 진서령은 그의 팔을 세게 붙잡았고, 손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엄마, 한번 죽은 사람은 영원히 죽은 사람이에요. 헛소리하지 마세요.”이 말을 들은 진서령은 잠시 멈칫했다. 마치, 그 말속의 의미를 깨달은 듯했다. 주민혁은 계속하여 말했다. “제가 앞쪽으로 가서 좀 살펴볼게요, 엄마는 좀 쉬세요. 다시 헛것을 보지 마시고요.”말을 마친 그는 재빨리 빈소 입구로 걸어가 오가는 조문객들을 훑어보았지만, 그 어떤 낯익은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주선웅 참 대담하구나. 감히 그 여자를 주씨 가문에 발 딛게 한다니.’이것은 이미 어떤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증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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