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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백진아는 늑대 몇 마리에게 보아의 옷 냄새를 맡게 한 뒤 말했다.“출발하거라!”깊은 밤이었지만, 늑대들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게다가 약산에서 오랫동안 방목되어 지낸 덕분에, 가파른 산림 속에서도 소리 하나 없이 평지를 걷듯 움직였다.카르스트 지형은 워낙 복잡했다.높은 산과 빽빽한 숲, 험준한 봉우리와 대나무 숲, 폭포와 동굴까지 이어져 있었다.낮에는 아름다운 절경처럼 보였지만, 밤이 되면 곳곳이 함정이 되었다.4월 날씨라 처음에는 조금 서늘했지만, 한참 산길을 오르다 보니 모두 땀으로 흠뻑 젖었다.동틀 무렵이 되자, 늑대들이 걸음을 멈췄다.앞에 시냇물이 있었기 때문이다.배를 타거나 헤엄쳐 건넜다면, 늑대들도 더는 냄새를 추적할 수 없게 된다.모두 지쳐 있었기에, 일행은 그 자리에서 잠시 쉬며 대책을 생각하기로 했다.오랫동안 산을 탔더니 다들 배가 몹시 고팠다.가져온 식량은 땀과 숲속 이슬에 젖어 맛이 영 좋지 않았다.백진아는 시냇물 속 물고기를 보고 말했다.“물고기를 잡아 올게요.”사실은 이 틈에 공간 연못의 물고기를 꺼내려는 생각이었다.그녀는 물고기를 많이 먹지 않은 탓에 물고기가 너무 늘어나 골칫거리였다.하지만 뢰십일이 말했다.“제가 잡겠습니다!”그는 나뭇가지를 하나 꺾어, 단검으로 끝을 뾰족하게 깎아 창처럼 만들었다.그리고 신을 벗고 바짓단을 걷어 올린 뒤, 맨발로 시냇물에 뛰어들었다.그는 나뭇가지를 든 채 물속을 노려보다가, 물고기가 보이자 번개처럼 찔러 넣었다.철퍼덕!물 밖으로 들어 올렸을 때는 이미 통통한 물고기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꿰어져 있었다.그는 물고기를 뢰십에게 던졌고, 뢰십은 시냇가에 쪼그려 앉아 재빠르게 배를 갈라 손질한 뒤 나뭇가지에 꿰었다.풍일 일행은 누군가는 불을 피우고, 누군가는 사냥하러 갔다.늑대들도 달리느라 몸이 달아올랐다.공간 안은 온도가 쾌적했기에 바깥 기온에 적응이 안 되었는지, 늑대들은 시냇물로 뛰어들어 몸을 식혔다.그 순간, 숲속에서 “악!” 하는 비명이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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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그 사람은 식인 나비 떼를 향해 약 가루를 뿌렸다.쾅!불길이 치솟으며 식인 나비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달아났다.그 사람은 신선이 강림한 듯, 우아한 몸짓으로 백진아를 향해 날아왔다.거리가 가까워지자, 백진아는 흩날리는 백발과 더없이 아름다운 얼굴을 볼 수 있었다.깊고 또렷한 이목구비는 조각한 듯 완벽했다.늠름한 눈썹 아래, 깊은 연못처럼 짙고 차가운 눈동자가 별빛처럼 빛났고, 담담하면서도 냉혹한 눈빛을 내뿜고 있었다.사람을 구하러 온 것이 아니라, 목숨을 거두러 온 듯한 느낌이었다!“폐하!”풍일 일행은 모두 기뻐했다.지원군이 나타나자 전투력이 단숨에 치솟았지만 상대는 곧바로 주술을 사용했다.독안개가 피어오르자 모두 숨을 멈췄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다행히 백진아의 시스템 자동 스캔 기능은 여전히 적의 위치를 탐지할 수 있었다.결국 단순한 눈속임일 뿐이었기에, 그녀는 소매 속의 쇠뇌로 적이 있는 방향을 공격했다.적들은 주술을 써도 상대가 자신을 볼 수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했는지, 적지 않은 이들이 화살에 맞았다.그리고 평범한 눈속임은 구전환혼초를 복용했던 연천능에게도 통하지 않았다.그는 연검으로 여러 적의 허리를 단숨에 베어버렸다.그는 구름을 타고 날아오듯 가볍게 다가와 백진아의 곁에 내려섰고, 긴 팔로 그녀를 뒤로 끌어당긴 뒤 한 손으로 장풍을 내질렀다.쾅!“악!”적 하나가 날아가 바위에 부딪혔고, 피를 토한 뒤 그대로 숨이 끊어졌다.이어서 또 한 번 장풍이 휘몰아치자, 독안개가 순식간에 흩어졌다.“폐하!”그제야 풍일 일행은 연천능과 능비를 알아보고 모여와 예를 올렸다.뢰십과 뢰십일도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뒤, 앞으로 나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월국 폐하를 뵙습니다!”연천능은 두 사람을 한 번 바라보고 차갑게 말했다.“모두 일어나거라.”백진아는 이미 시스템으로 독안개의 성분을 분석해 해독제를 만들어낸 상태였다.그녀는 약 하나를 꺼내 먹은 뒤, 약병을 뢰십에게 건넸다.“독안개 해독제입니다. 한 알씩 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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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백진아는 연천능 곁에 서 있으니 몹시 불편했다.그래서 네 마리 늑대를 불러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강 건너를 좀 살펴보거라. 사람들이 시냇물을 건넜는지 확인해.”그러면서 배낭에서 보아의 옷을 꺼내 다시 냄새를 맡게 했다.이어 배낭을 뒤적이는 척하며 양고기 육포 네 조각을 꺼내 늑대들에게 먹였다.익숙한 공간의 냄새를 맡은 늑대들은 금세 신이 났다.늑대들은 육포를 한입에 삼킨 뒤, 시냇물로 뛰어들어 반대편으로 헤엄쳐 갔다.그때, 연천능이 천천히 다가왔다.그는 얼음 조각 같은 무표정한 얼굴로 아주 진지하고 차갑게 말했다.“나도 먹고 싶다.”백진아는 할 말을 잃었다.‘이 사람 어디 아픈 거 아니야?’그녀는 결국 작은 육포 꾸러미 하나를 꺼내 건넸다.“이게 전부입니다.”연천능은 받아 들고 말했다.“아니, 아직 더 있잖느냐? 네가 그곳에 물건을 숨기는 것을 알고 있다!”백진아는 벼락을 맞은 듯 멍해졌고, 이내 눈을 크게 떴다.‘뭐라고? 이 남자가 공간의 존재를 안다고? 엄청나게 비밀스러운 일인데, 대체 예전에 얼마나 멍청했길래 이런 걸 남에게 알려준 거지?’연천능은 스친 교활한 웃음을 재빨리 숨긴 채 엄숙하게 말했다.“우린… 부부였으니, 비밀이 없었다.”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렸다.듣고 보니 조금은 일리가 있는 것 같기도 했다.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바보처럼 모든 걸 다 털어놓았던 걸까?하지만 사랑이라는 건 세상에서 가장 덧없고 변하기 쉬운 것이었고, 그들의 결별이 바로 가장 적나라한 증거였다.하아… 누군들 사랑 때문에 이성을 잃어본 적 없겠는가.사랑에 빠진 여자는 이성을 잃는다고 하더니, 아마 그녀도 그 시절을 지나왔던 모양이다.백진아가 과거를 한심해하는 모습을 보며, 연천능의 입가에는 아주 미세한 웃음이 스쳐 지나갔다.“아우!”시냇물 건너편에서 네 마리 늑대가 그녀를 향해 울부짖었다.백진아는 그 뜻을 알아들었다.“보아가 시냇물을 건너 북쪽으로 갔습니다.”연천능은 우아하게 육포를 씹으며 담담히 말했다.“놈들은 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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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백진아는 가까운 곳에 두 사람의 그림자가 나타난 것을 보고, 손을 들어 모두에게 접근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몸을 숨기라는 신호를 보냈다.그녀는 큰 나무 뒤로 몸을 숨긴 뒤, 고개만 살짝 내밀어 살폈다.연천능도 그녀의 뒤에 서서 함께 고개를 내밀었다.그의 머리는 그녀의 머리 위쪽에 겹쳐 있었다.두 사람의 모습은 남들이 보기엔 묘하게 웃음을 자아냈다.연천능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놈들이 진을 치고 있다!”두 사람은 숲속을 분주히 돌아다니며 여기에는 동전을 던지고, 저기에는 거북 등껍질 조각을 흩뿌렸다.백진아는 그 둘을 스캔하며 말했다.“몸 안에 충심고가 있고, 허리의 작은 대나무 통에도 고충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그때, 네 번째 늑대가 덤불을 헤치고 돌아와 백진아의 다리에 몸을 비비며 한 방향을 향해 낮게 두 번 울었다.네 번째 늑대는 가장 영리했다.백진아는 녀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물었다.“저 멀리에 또 사람이 있다는 뜻이냐?”네 번째 늑대가 고개를 끄덕였다.백진아의 눈빛이 반짝였다.“보아가 거기 있는 것이냐?”하지만 늑대는 고개를 저었다.백진아는 즉시 실망한 표정을 지었고, 눈빛에는 분노와 초조함이 떠올랐다.연천능이 조용히 위로했다.“하루 반이나 늦었으니, 따라잡지 못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백진아는 고개를 끄덕인 뒤, 턱짓으로 그 두 사람을 뒤쫓으라는 신호를 보냈다.연천능은 몸을 날려 두 사람이 설치한 동전과 거북 껍질을 모두 던져버리고는, 아무 소리 없이 그들을 뒤따랐다.그렇게 약 반 시진쯤 걸었을까?두 사람은 한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저녁 식사 시간인지라, 사람들이 동굴 안팎을 드나들고 있었다.백진아는 정신을 집중해 스캔한 뒤 말했다.“안에 스무 명이 넘는 사람이 있습니다.”연천능은 그녀의 손을 잡고 차갑게 말했다.“무족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군.”무진이 말했다.“월국도 원래 인구가 많지 않았습니다. 무족 사람이라고 다 망나니인 것도 아니고요.”그때, 막 돌아온 두 사람이 누군가에게 보고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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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그 남자는 흉악한 눈빛으로 차갑게 말했다.“이 계집이! 날 놓지 못할까? 안 그러면 처참하게 죽게 될 것이다!”백진아는 독약 한 알을 그의 입속으로 튕겨 넣으며 차갑게 말했다.“누가 더 비참하게 죽는지 보자고!”우두머리는 오만하게 크게 웃었다.“하하하! 독 따위는 나한텐 안 통해!”그러고는 바로 입을 벌렸지만, 그는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다시 한번 입을 벌렸지만, 또 멍해졌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무, 무슨 일이지? 내 본명고는?”그의 본명고는 독도마뱀이었다.평소에는 입속에 숨어 있다가, 입을 벌리는 순간 독물을 뿜어내 적을 기습하는 방식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전혀 반응이 없었다.백진아는 비웃듯 말했다.“그 독도마뱀은 이미 내 독에 죽었어!”“안 돼!”그의 눈빛에 공포가 스치며, 갑자기 고함치며 몸을 일으켜 백진아를 죽이려 했다.하지만 온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아, 아무리 움직이려고 해도 말을 듣지 않았다.억지로 내공을 끌어올리자 뼈를 갉아먹는 듯한 고통이 온몸을 덮쳤고, 그는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다른 무족이 그 소리를 듣고 달려와 그를 구하려 했다.그 순간, 백진아 앞에 서 있던 연천능의 연검이 번개처럼 튀어나와 그대로 상대의 목을 꿰뚫었다.선혈이 뿜어져 나오며 석양 아래 비처럼 흩날렸다.이어 다시 한번 검을 휘두르자, 차가운 검광이 스쳐 지나가며 백진아를 기습하려던 무족 잔당 둘의 허리를 그대로 갈라버렸다.피가 사방으로 튀었다.백진아는 피를 뒤집어쓴 채, 눈동자가 붉게 물들었다.선혈은 그녀를 점점 광기에 가까운 상태로 몰아넣고 있었다.그녀가 손을 뒤집자, 손에 수술용 메스가 나타났다.서걱서걱!메스가 번쩍였고, 남자의 손은 순식간에 살점이 모조리 도려내져 새하얀 뼈만 남았다.남자는 자신의 살과 피가 흩날리는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있었다.백진아가 천천히 메스를 닦아낸 뒤에야, 그는 뒤늦게 통증을 느꼈다.그러고는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백진아는 메스를 그의 다른 손 쪽으로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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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충심고의 통제에서 벗어나자, 무족 남자는 기쁜 건지 두려운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곳은 무족의 기원지입니다. 초고, 충고, 인고, 수고가 가득하고, 진법과 독약, 독초까지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무족 사람의 안내 없이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어요. 광명곡에 가까이 가기도 전에 처참하게 죽게 될 것입니다!”연천능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런 곳이 있었다고? 어찌 난 들어본 적이 없지?”무족 남자가 대답했다.“무족이 멸망 위기에 처했을 때 마지막으로 물러나는 장소입니다. 역대 성녀와 족장만 알고 있지요. 이번에 무족이 멸족의 위기를 맞아 광명곡으로 후퇴하면서, 저희도 알게 되었습니다.”백진아는 손안의 메스를 빙글빙글 돌리며 물었다.“그럼, 우리를 안내할 생각은 있느냐?”무족 남자는 눈을 살짝 굴리더니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있습니다! 안내하겠습니다!”백진아는 그의 상처를 지혈하고 붕대를 감아주기 시작했다.다른 무족 잔당은 완전히 소멸한 상태였다.사방에는 시체와 잘린 팔다리가 널려 있었고, 풀과 나무에는 피가 튄 흔적이 가득했다.공기 속의 피비린내도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뢰일은 움푹 파인 지형을 찾아 시체를 던져 넣고, 주변의 돌무더기로 덮어버렸다.손이 백골이 된 그 남자가 유일한 생존자였다.백진아는 그에게 해독제를 먹이고 무공까지 폐한 뒤, 뢰십과 뢰십일에게 감시를 맡겼다.그리고 일행은 다시 길을 재촉했다.그런데 산골짜기를 지나던 도중, 남자가 갑자기 몸을 던져 아래로 뛰어내렸다.연천능이 재빨리 비수를 던졌고, 비수는 정확히 그의 뒤통수에 박혔다.“악!”남자는 계곡 아래로 떨어져, 거센 물살에 휩쓸려 사라졌다.사실 백진아는 공간의 덩굴로 그를 다시 끌어올릴 수도 있었지만 귓가를 때리는 거센 물소리를 듣는 순간, 심장이 찢어질 듯 아프고 머리가 깨질 듯 욱신거렸다.새까만 산림, 창백한 달빛, 포효하는 강물….“아!”그녀는 머리를 감싸 쥔 채 몸을 웅크렸다.연천능은 급히 그녀를 끌어안으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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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백진아는 급히 피로 물든 옷을 벗어 던지고 영천수 안으로 뛰어들었다.그러자 절로 나른한 한숨이 새어 나왔다.몸이 조금 진정되자, 그녀는 머리까지 감고 약밭을 정리했다.그리고 얻은 독과 고충을 시스템에 팔아 금화로 바꾸었다.그녀는 검은색 경장으로 갈아입고 약산으로 향했다.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꿩 두 마리와 산토끼 한 마리를 발견했고, 곧바로 정신력으로 붙잡아 공간 밖으로 나왔다.그 모든 일을 끝냈지만, 바깥 시간은 고작 잠깐밖에 흐르지 않았다.연천능은 그녀가 바위 뒤에서 나오는 모습을 보고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옷도 갈아입고 목욕까지 한 데다, 손에는 꿩과 산토끼까지 들려 있었지만 그는 곧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다가왔다.그는 그녀의 손에서 사냥감을 받아 들며 자연스럽게 말했다.“저들이 손질하면 되니, 앉아서 좀 쉬거라.”무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까지 벌렸다.뭔가 묻고 싶어 하는 눈치였지만, 연천능이 눈빛으로 제지했다.그는 꿩과 산토끼를 무진에게 던져주며 말했다.“진아가 바위 뒤에서 잡은 것이다. 손질해서 구워라.”“예!”무진은 의심 가득한 얼굴로 살찐 꿩과 산토끼를 들고 물가를 찾아갔다.조금 전까지 그 바위 근처에 있었지만, 그는 짐승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그런데 백진아는 대체 어떻게 꿩과 산토끼를 잡아 온 걸까?그것도 이렇게 살찐 꿩과 토끼라니.그때, 네 마리 늑대도 산속에서 돌아왔고, 각자 입에 사냥감이 물려 있었다.꿩, 산토끼, 심지어 작은 멧돼지까지 있었다.덕분에 모두 크게 기뻐했다.오늘은 고기를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되었다.일행은 고기를 전부 구워 먹었다.백진아는 공간의 옥봉 꿀과 양념을 아낌없이 내놓았고, 몰래 물통 속 물도 공간의 영천수로 바꿔두었다.이들은 그녀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고 달리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적어도 먹는 것만큼은 최대한 잘 챙겨주고 싶었다.배불리 먹고 난 뒤, 일행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했고, 조를 나눠 교대로 야경을 섰다.백진아는 다리를 꼬고 앉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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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정오 무렵이 되어서야 일행은 성령산에 도착했다.이곳은 마귀의 늪과 맞닿아 있었고, 월국의 영토에 속했다.하지만 울창한 원시림이라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 인적도 거의 없었다.그러니 광명곡의 위치를 물어보려 해도, 물어볼 사람조차 없었다.다행히 일행에게는 네 마리의 늑대가 있었다.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마귀의 늪, 성령산, 광명곡… 이름만 들어도 참 무족답네요.”연천능은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맞장구쳤다.“듣기만 해도 좋은 곳은 아니군.”그 뒤에 서 있던 무진이 조용히 하늘을 향해 눈을 흘겼다.백진아는 연천능을 향해 말했다.“산속은 무척 위험할 겁니다. 동굴을 찾으세요. 물건을 좀 꺼내 장비를 갖춰야겠습니다.”연천능의 눈빛에 웃음기가 스쳤다.“그래.”석회암 지형답게 동굴이 많았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동굴 하나를 발견했다.백진아는 인원수에 맞춰 물건을 꺼내기 시작했다.방호복, 고무장화, 보호안경, 마스크, 의료용 고무장갑….거기에 응급약품과 비타민, 에너지 환, 육포와 생선포까지 챙겼고, 과일까지 나눠주었다.성령산 안의 것들은 함부로 먹을 수 없었기에, 혹시라도 길을 잃거나 다치게 되면 스스로 버텨야 했다.그녀는 이내 스테인리스 약통도 꺼내 도시락 겸 냄비로 쓰게 했다.물주머니의 물을 다 마신 뒤에는 그걸로 물을 끓이고, 여과 천으로 걸러 마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마지막으로 연못에서 물고기를 잔뜩 잡고, 약산에서 꿩, 산토끼, 노루, 산양까지 잡아 공간 안에서 모두 손질한 뒤 꺼내놓았다.빠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 뒤, 그녀는 동굴 밖을 향해 말했다.“됐어요. 다들 들어오시지요!”연천능이 먼저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안에 가득한 물건을 본 그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하지만 그는 곧 태연하게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내가 이곳에 미리 준비해 둔 것이다.”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주군이 그렇다 하면 그런 것이었다.뢰십과 뢰십일은 익숙한 스테인리스 도시락통을 보자마자, 백진아가 준비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아차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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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음식 먹을 때는 반드시 장갑을 벗고 먹어야 합니다.”“예!”백진아가 일러주자, 모두 우렁차게 대답했다.이런 보호 장비가 있으면 살아서 돌아갈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기에, 그들의 사기는 한껏 올라와 있었다.곧이어 연천능도 당부했다.“혹시 흩어지게 되면 반드시 흔적을 남겨라!”“예!”모두 무장을 마친 뒤 무기를 들고 네 마리 늑대를 따라 성령산 안으로 들어갔다.백진아가 준비한 방호복은 흙빛이 섞인 푸른색이라 숲속에서도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그녀는 덩굴 몇 개를 꺾어 둥글게 엮은 뒤 머리에 쓰려고 했는데, 누군가가 갑자기 빼앗아 갔다.연천능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덩굴을 자기 머리에 썼다.당황스러운 그의 행동에 백진아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연천능은 그녀가 눈웃음을 지으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띠자, 단번에 좋은 생각을 한 게 아니란 것을 알아챘다.하지만 생기 넘치는 백진아의 모습은 오히려 그를 즐겁게 만들었다.숲은 너무 울창했다.땅에는 잡초와 돌이 가득했고, 길은커녕 동물 발자국조차 보이지 않았다.사람들은 숨조차 답답할 정도로 밀폐된 방호복을 입고 저녁 무렵까지 걸었지만, 아무 위험도 마주치지 않았다.너무 철저하게 준비한 게 괜한 일이었던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그런데 갑자기 백진아가 무언가에 걸려 휘청이며 넘어질 뻔했다.연천능이 바로 그녀를 붙잡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왜 그러느냐?”백진아는 땅을 가리켰고, 그곳을 자세히 본 모두의 눈이 커졌다.덩굴 뭉치 하나가 무언가를 꽁꽁 감싸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사람의 발 하나가 튀어나와 있었다.그 발은 이미 썩어 있었고,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연천능이 낮게 말했다.“이 덩굴… 어디서 본 것 같은데.”무진이 말했다.“석화 선녀의 골짜기에서 본 적 있습니다!”뢰십이 즉시 말했다.“초고입니다!”뢰십일도 덧붙였다.“광명곡이 멀지 않았다는 뜻이군요!”백진아는 순간 공간 속 덩굴을 떠올렸다.확실히 비슷한 형태이긴 했지만, 공간 속 덩굴이 훨씬 건강하고,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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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백진아는 피 냄새가 다른 짐승들을 끌어들일까 봐 걱정됐는데, 연천능 역시 같은 생각을 했는지 차갑게 명령했다.“이곳을 벗어난다!”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방에서 사각사각, 쉭쉭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땅 위 낙엽들이 꿈틀거리더니, 수없이 많은 독사가 모습을 드러냈다.그 수가 너무 많았다.백진아는 앞으로 더 큰 위험을 만날 가능성을 생각해 정신력을 아껴두고 싶었다.네 마리 늑대는 보호 장비가 없었기에, 그녀는 독에 당할까 봐 걱정되어 곧바로 공간 안으로 돌려보냈다.그리고 공간에서 뱀을 쫓는 강력한 가루를 꺼내 사방에 뿌리기 시작했다.약 가루가 떨어진 곳마다 독사들이 우르르 뒤로 물러났다.연천능은 그것이 효과가 있는 걸 보자 곧바로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발끝으로 땅을 차 허공으로 솟구쳤다.백진아는 마치 농약을 살포하는 비행기처럼 이동하며 끊임없이 가루를 뿌렸다.다른 사람들도 경공으로 뒤따랐다.발에 고무장화를 신고 있었기에, 나무 위에서 갑자기 덮쳐오는 독사만 경계하면 됐다.그렇게 빠르게 이동하는 사이 날은 점점 어두워졌고, 숲속은 완전히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겼다.위험이 도사리는 야생에서 밤에 움직이는 건 금기였다.일행은 동굴 하나를 찾아 들어가 휴식을 취했다.백진아는 모두의 몸에 덩굴 즙과 뱀 피, 독액이 묻은 걸 보고 방호복과 장갑, 마스크, 보호안경, 고무장화를 모두 벗어 동굴 안쪽에 던지게 했다.그녀는 그것을 공간으로 회수해 시스템의 폐기물 처리에 넘긴 뒤 새 장비로 교환했다.이번에는 더 강한 독물에 대비해, 훨씬 높은 등급의 방호복을 꺼냈다.머리까지 완전히 덮는 형태였고, 방화와 절단 방지 기능까지 있었다.“와! 이것도 옷입니까?”무진의 눈이 반짝였다.백진아는 웃으며 설명했다.“예. 조금 무겁긴 하지만 훨씬 안전합니다. 숨쉬기도 더 편하고요.”뢰십이 말했다.“안전하면 됐죠! 무거운 건 문제가 아닙니다!”모두 신기해했지만, 누구 하나 물건의 출처를 묻지는 않았다.사실 다들 연천능처럼 백진아가 건곤주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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