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무렵이 되어서야 일행은 성령산에 도착했다.이곳은 마귀의 늪과 맞닿아 있었고, 월국의 영토에 속했다.하지만 울창한 원시림이라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아 인적도 거의 없었다.그러니 광명곡의 위치를 물어보려 해도, 물어볼 사람조차 없었다.다행히 일행에게는 네 마리의 늑대가 있었다.백진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마귀의 늪, 성령산, 광명곡… 이름만 들어도 참 무족답네요.”연천능은 아주 진지한 얼굴로 맞장구쳤다.“듣기만 해도 좋은 곳은 아니군.”그 뒤에 서 있던 무진이 조용히 하늘을 향해 눈을 흘겼다.백진아는 연천능을 향해 말했다.“산속은 무척 위험할 겁니다. 동굴을 찾으세요. 물건을 좀 꺼내 장비를 갖춰야겠습니다.”연천능의 눈빛에 웃음기가 스쳤다.“그래.”석회암 지형답게 동굴이 많았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동굴 하나를 발견했다.백진아는 인원수에 맞춰 물건을 꺼내기 시작했다.방호복, 고무장화, 보호안경, 마스크, 의료용 고무장갑….거기에 응급약품과 비타민, 에너지 환, 육포와 생선포까지 챙겼고, 과일까지 나눠주었다.성령산 안의 것들은 함부로 먹을 수 없었기에, 혹시라도 길을 잃거나 다치게 되면 스스로 버텨야 했다.그녀는 이내 스테인리스 약통도 꺼내 도시락 겸 냄비로 쓰게 했다.물주머니의 물을 다 마신 뒤에는 그걸로 물을 끓이고, 여과 천으로 걸러 마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마지막으로 연못에서 물고기를 잔뜩 잡고, 약산에서 꿩, 산토끼, 노루, 산양까지 잡아 공간 안에서 모두 손질한 뒤 꺼내놓았다.빠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 뒤, 그녀는 동굴 밖을 향해 말했다.“됐어요. 다들 들어오시지요!”연천능이 먼저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안에 가득한 물건을 본 그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하지만 그는 곧 태연하게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내가 이곳에 미리 준비해 둔 것이다.”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주군이 그렇다 하면 그런 것이었다.뢰십과 뢰십일은 익숙한 스테인리스 도시락통을 보자마자, 백진아가 준비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아차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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