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련삼은 아주 희귀한 약재입니다. 죄송합니다, 마마… 소인에게는 없습니다.”서인경은 실망스러웠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습니다. 다시 방법을 생각해 보지요.”제혁이 물었다.“설련삼은 중상을 입은 사람에게 특효가 있는 약입니다. 혹여, 마마의 신변 사람 중에 누가 부상을 당한 것입니까?”서인경은 사실을 말할 수 없으니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내 친한 친우 중에 희귀한 약재를 수집하는 사람이 있는데 꼭 구해달라고 부탁해서 물어본 겁니다.”제혁은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그녀가 대답을 흐리니 그리 간단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바로 인지했다.“비록 소인이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어디 있는지는 압니다. 하지만 아주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고, 구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으니, 마마께서 잘 고민하시고 판단하십시오.”서인경의 눈이 반짝 빛났다.“어서 말씀해 보세요.”제혁이 말했다.“이주에서 남쪽으로 백리 정도 떨어진 곳에 흑수암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절벽 아래쪽이 바로 독왕곡이지요. 십년 전에 마지막에 목격되었던 설련삼은 독왕곡 곡주인 도팔천이라는 자가 사갔습니다. 그 후로는 아무도 설련삼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지요. 설련삼이 필요하시거든 그곳을 찾아가 보십시오.”“흑수암, 독왕곡….”서인경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지명이었다.“어떤 곳이죠? 도팔천은 또 어떤 사람입니까?”제혁은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도팔천은 독약에 능통한 자로, 독왕이라는 칭호를 갖고 있습니다. 그자가 만든 독이 불과 하루안에 병영 하나를 소멸시켜 버렸지요. 그는 옆나라 열국에서도 꼭 영입하고 싶어하는 인재이기도 합니다. 도팔천을 얻는 자가 천하를 제패한다는 설도 있을 정도니까요.”“50여년 전, 도팔천의 어린 딸이 그가 제조한 독약을 부주의로 먹고 즉사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충격을 받은 그의 처도 독약을 먹고 자결했지요. 맹독이라 손쓸 시간도 없었다고 합니다.”“그날 이후로 도팔천은 두문불출하며 한 번도 산에서 나온 적이 없습니다.”제혁은 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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