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짓다가 물을 받아 천천히 마셨다.방금 전 연습을 몇 번 거치고 나니 이 운동이 생각보다 지루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두 사람은 근처 휴게 구역으로 이동했고 직원이 시원한 음료와 과일을 가져다주었다.고이한은 편안해진 소예지의 표정을 잠시 바라보다가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꺼냈다.“상회 쪽에 M국 국제 과학 연구 교류회 참가 명단 하나 있어. 다음 달에 열리는데 신경과학 최신 동향 관련 주제야. 진기태 대표님이 이미 신청 서류는 대신 넣어주셨으니까 가면 돼.”소예지는 그 교류회에 원래 관심이 있던 상태였다.다만 진기태가 자신을 대신해 신청까지 해줬다는 사실에는 조금 놀란 기색이 스쳤다.“정말? 그럼 진 대표님께 감사드려야겠네.”고이한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순전히 투자자 입장에서 프로젝트 전망 좋게 보고 최대한 좋은 자원 연결해 준 거야.”“진 대표님이 신경 많이 써주셨네. 대신 꼭 감사 인사 전해줘. 나 꼭 갈게.”소예지의 눈빛에는 진기태를 향한 진심 어린 고마움이 담겨 있었다.그녀에게는 이런 교류의 장이 꼭 필요했다.앞으로 연구 방향에도 중요한 자리였고 진기태는 이 연구에 자금의 80퍼센트를 투자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 마음을 가볍게 넘길 수는 없었다.고이한은 고개를 끄덕인 뒤 더 이상 말을 보태지 않고 과일 접시를 그녀 쪽으로 밀어주었다.번잡한 도시와는 달리, 넓게 트인 골프장에는 햇살과 초록빛 잔디가 조용히 퍼져 있었고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기에는 충분히 여유로운 공간이었다.고이한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몇 타 더 치고 올게.”몇 분 뒤, 옆 파라솔 아래로 젊은 여자 두 명이 자리를 잡았다.그들은 풍경 사진을 여러 장 찍다가, 그중 한 명이 갑자기 놀란 목소리를 냈다.“세상에, 저 사람 고신 그룹 대표 아니야?”고이한의 은백색 머리카락은 오히려 그를 부유층 사이에서 쉽게 눈에 띄는 상징처럼 만들었다. 두 사람 역시 그를 단번에 알아봤다.햇살이 그의 어깨와 목선, 탄탄한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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