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회의실.오천억 원 규모의 사업 계약이 눈앞에 걸려 있었음에도 윤하준의 한마디에 몇몇 이사들은 더 말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조용히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속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이 정도 프로젝트보다 더 급한 일이 뭐가 있다고...’그 시각, 윤하준은 의자에 앉아 아무 말 없이 휴대폰만 바라보고 있었고 마치 누군가의 답장을 기다리는 사람처럼 그렇게 십 분을 보냈다한편, 소예지는 막 다른 메시지들을 정리하던 참이었다. 강준석에게 불려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 그녀는 그제야 윤하준에게서 온 메시지가 떠올랐다. 화면을 내려다본 소예지는 잠시 고민한 뒤, 짧게 설명하듯 답장을 보냈다.[그날 밤, 고 대표가 우연히 수트를 챙겨갔어요. 제가 말씀드리는 걸 깜빡했네요.]그러나 윤하준의 마음은 그 말에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그날 밤, 소예지가 집에 도착한 시각은 분명 저녁 여덟 시 반 무렵이었다.‘그런데 그 시간에 고이한이 그녀 집에 있었다고?’질투라고 하기엔 스스로도 어이가 없었고 그렇다고 화를 내자니 자신의 입장도 애매했다. 이름 붙이기 어려운 감정이 서서히 가슴안에서 부풀어 올랐다. 게다가 고이한이 일부러 수트를 가져간 것처럼 보이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아직도 예지 씨를 놓지 못한 건가?’결혼 금지 조항 그리고 최근 그의 행동들까지, 모든 정황이 고이한이 여전히 소예지를 의식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다.바로 그때, 윤하준의 휴대폰에 알림이 울렸다.이안 반 학부모 단체 채팅방이었다.[학부모님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번 주 토요일 아이들과 함께하는 겨울철 야외 체험 활동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장소는 도심 외곽의 숲속 공원이며 부모님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순식간에 몇몇 엄마들이 단체 메시지에 연달아 답글을 달기 시작했다. 윤하준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용히 자신의 이름도 참여 명단에 올렸다.그 시각, 소예지는 빨간 신호 앞에서 차를 세우고 있었다. 그 순간, 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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