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준이 방 안으로 들어왔을 때, 마침 앨범 구경이 끝나가고 있었다. 그는 갓 귀가했는지 아직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벗어둔 정장 재킷을 팔에 걸치고 있었다. 단란하게 모여 있는 세 사람을 본 그는 너스레를 떨며 한마디 던졌다.“어이쿠, 단란한 세 식구가 모여 계시네.”말을 뱉자마자 뭔가 빠뜨렸다는 걸 깨달았는지, 서인준의 시선이 하시윤의 배 위로 향했다.“아니지, 네 식구구나. 곧 태어날 우리 조카님을 깜빡할 뻔했네.”그는 침대 가운데 펼쳐진 앨범을 보고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이게 뭐야?”서지혁이 앨범을 들어 보였다.“사진첩.”서인준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우리 집에 이런 게 다 있었어?”그는 사진첩을 건네받아 옆에 자리를 잡고 앉더니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그러다 자기 사진을 발견하고는 입을 쩍 벌리며 웃음을 터뜨렸다.“와, 나 어릴 때 진짜 못생겼었네. 무슨 감자같이 생겼냐.”사진을 넘기며 낄낄대던 서인준이 불쑥 다른 화제를 꺼냈다.“그나저나 형, 그 비서는 어떻게 처리할 거야?”서지혁은 어느새 침대에서 내려와 창가로 걸어갔다.휴대폰에 알림이 와서 그는 고개를 숙여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서인준의 질문에는 피하지 않고 담담하게 되물었다.“처리라니, 뭘?”서인준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정말로 옆에 둘 생각은 아니지?”그는 서지혁에게 주의를 주듯 덧붙였다.“아빠가 분명히 꿍꿍이가 있어서 보낸 거잖아. 형이 심연정 스타일 질색하는 거 아니까 일부러 형수님이랑 분위기 비슷한 애로 골라서 보낸 건데. 그 속내가 뭔지 뻔하지 않아?”그 말에 하시윤은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그 비서가 나랑 분위기가 비슷했다고? 오늘 멀리서 슬쩍 봤을 때는 나보다 훨씬 활력 넘쳐 보였는데? 내 그림자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고 말이야.’서지혁 역시 똑같이 느꼈는지 창밖을 보던 시선을 서인준에게로 돌렸다.“그 여자가 네 형수랑 비슷하다고?”그는 차갑게 덧붙였다.“시간 날 때 안과나 좀 가봐라. 눈에 큰 문제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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