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부릅뜨며 화를 내던 서인준은 이내 고소하다는 듯 낄낄거리며 웃었다.“뭐, 이제 그 똥 덩어리도 인생 종 치게 생겼지만요.”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시윤도 잘 알고 있었다. 심현 그룹이 신고를 당했고 확실한 물증까지 제출된 마당에 일이 흐지부지 끝날 리 없었다. 그 정도 규모의 기업을 털어서 먼지 안 날 리 없으니 가혹한 처벌이 뒤따를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하시윤은 심씨 가문 일에는 별 관심이 없다는 듯 화제를 돌리며 서정우를 품에 안았다.“여사님이 지금 정원에 계시는데 상태가 안 좋아 보이더라고요. 인준 씨가 내려가서 좀 봐드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가야죠, 가야지.”서인준이 어깨를 으쓱하며 서지혁을 쳐다보았다.“형도 같이 가.”그는 능청스럽게 웃으며 덧붙였다.“나 말주변 없는 거 알잖아. 괜히 한마디 잘못했다가 엄마 화만 더 돋우면 어떡해. 형이 옆에서 좀 거들어줘야지.”서지혁은 군말 없이 몸을 돌렸다.“가자.”하시윤이 침대맡에 걸터앉자 서정우가 자연스럽게 곁에 와 기대앉았다. 아이는 옆에 있던 만화책을 집어 들며 보챘다.“엄마, 이야기해 주세요.”하시윤이 책을 건네받아 막 펼치려던 찰나였다. 서정우가 눈을 크게 뜨며 감탄사를 내뱉었다.“와!”아이가 하시윤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가리키며 환하게 웃었다.“엄마, 반지 진짜 예뻐요!”처음 보는 물건이라 신기한 듯, 서정우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엄마, 이게 뭐예요?”곁에 있던 가정부도 깜짝 놀란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한마디 거들었다.“어머, 정말 예쁘네요.”하시윤은 왠지 모를 쑥스러움에 서둘러 반지를 빼냈다.“지혁 씨가 괜히 장난친 거예요.”서정우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엄마, 왜 빼요?”하시윤은 대답 대신 책을 넓게 펼쳤다.“자, 엄마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게.”...서지혁과 서인준이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마침 밖에서 들어오던 성문영과 마주쳤다.성문영은 서지혁이 돌아온 줄 몰랐던 모양인지 조금 놀란 기색이었다.“지혁이 왔니?”서지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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