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을 제대로 치러야만 고인의 영혼을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고들 했다.송남지는 멀쩡히 살아있는 윤해진을 보니 헛웃음이 났다.정말이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대체 무슨 낯으로 자신의 이 제사에 참석한 걸까?’하긴, 죽은 척하며 형 대신 형수와 아이를 만들 생각을 한 사람인데, 낯가죽이 성벽보다 열 배, 백 배는 더 두꺼울 터였다.그러니 자신의 생일에 참석하는 것쯤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닐 것이었다.송남지의 등장은 윤씨 가문 친척들의 수군거림을 불러일으켰다.“저 사람, 얼마 전에 꽤 유명했던 그 천재 그래피티 작가 아니야? 듣자 하니 윤씨 가문에서 쫓겨난 뒤에 웬 늙은이를 만나서 지참금 몇 푼에 자기를 팔아넘겼다던데...”이런 말들은 송남지의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은 소리였다.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전부 윤씨 가문 사람들이 퍼뜨린 헛소문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차려입은 꼴을 보니, 그동안 그림 그려서 돈 좀 꽤나 번 모양인데?”“흥, 그 돈을 그림으로 번 건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번 건지 누가 알아.”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방에서 터져 나온 천박한 웃음은 ‘다른 방법’이 품은 저급한 의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송남지를 향한 비난이 잦아들 무렵, 화상을 입은 허상미가 휠체어에 앉은 채 윤씨 가문 가정부의 손에 이끌려 모습을 드러냈다.윤씨 가문의 친척들은 허상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뒷담화를 하고 싶었지만, 아직 가문에서 그녀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감히 입을 열지 못하고 그저 의미심장한 눈빛만 주고받을 뿐이었다.허상미는 검은 마스크로 얼굴의 화상 자국을 가렸지만 눈은 가리지 못했다.송남지는 그녀의 눈에서 짙은 증오를 똑똑히 읽을 수 있었다.그 분노의 화살이 자신을 향한 것이라면, 허상미는 상대를 단단히 잘못 고른 것이라고 송남지는 속으로 비웃었다.허상미는 이제 겨우 유산과 화상을 입었을 뿐, 목숨은 붙어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이 불구덩이에서 알짱거리다간 그 목숨도 남아나지 않을 터였다.위패 옆에서 음울한 시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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