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훈은 기가 찼다.“남지가 괴로우니까 너도 괴로워야겠다, 이거지?”하정훈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까딱였다.설득을 포기한 오지훈이 투덜거리며 중얼거렸다.“진짜 융통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놈. 미련한 건지 지독한 건지 원!”...송남지와 최미경은 하정훈이 지분을 가진 병원으로 옮겨졌고 그가 배치한 전담 의료진의 세심한 보살핌을 받았다.나흘 정도 요양 끝에 송남지는 가까스로 기력을 되찾았고 그제야 침대에서 일어나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그동안 최미경과 최보라가 곁에서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는데, 송남지는 어머니가 고생하는 게 안쓰러워 전날 서둘러 최미경을 집으로 돌려보냈다.사실 최보라도 같이 보내려 했지만, 그녀는 병원이 회사랑 가까워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핑계를 대며 막무가내로 버텼다.송남지는 못 이기는 척 수긍하며 그녀가 남는 것을 허락했다.금요일인 오늘, 최보라는 휴무였지만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이른 아침부터 단톡방 알림이 요란하게 울려댄 탓이었다.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쉬지 않고 울리는 소리에 옆 침대에 누워 있던 송남지까지 잠에서 깨고 말았다.송남지는 비몽사몽 한 눈으로 최보라를 바라봤다.“언니, 그냥 집에 가. 여기 돌봐줄 사람도 많고, 나도 환자인데 좀 쉬어야지.”최보라는 잠투정을 부리며 투덜거리듯 휴대폰을 낚아챘다.“아니, 오늘 쉬는 날인데 누가 아침부터 단톡방에서 난리야? 평소에 보는 거로도 부족해서 쉬는 날까지 동료들 근황을 알아야 돼? 진짜 특이한 인간들이네!”최보라는 욕을 내뱉으며 휴대폰 잠금을 해제했다. 하지만 대화방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그녀의 입이 딱 멈췄다.잠이 덜 깬 송남지는 최보라의 투덜거림이 뚝 끊기자 오히려 이상한 기분이 들어 눈을 감고 있을 수 없었다.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그토록 거세던 최보라의 화를 단숨에 잠재울 정도면 대체 무엇을 보았단 말인가.송남지는 실눈을 뜨며 의아한 듯 물었다.“왜 그래? 사장님이라도 도망갔어? 왜 아무 말이 없어?”최보라는 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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