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세자의 혼례날, 첩은 아이와 함께 사라졌다: Bab 141 - Bab 150

435 Bab

제141화

“죽든 살든 함께 하자고!”강시아가 지금까지 죽기 살기로 버텨온 이유는 단 하나, 살아남기 위해서였다. 이제야 겨우 눈앞에 희망의 빛이 비치기 시작했는데 전생의 원수 때문에 그 희망을 다시 잃을 수는 없었다.“배가 왔습니다! 배가 왔어요!”주온청은 저 멀리서 아까 그 화선이 되돌아오는 것을 보자 감격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강시아는 송하윤을 힘껏 밀쳐 바닥에 내던지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송하윤, 내 목숨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아.”송하윤은 온몸을 웅크린 채 통증에 떨고 있었지만, 애써 아닌 척 입을 크게 벌리고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아가씨!”서 유모가 황급히 달려와 송하윤을 끌어안았다.주온청은 손발이 떨리는 강시아를 부축하며 외쳤다.“배가 왔어요! 우리 이제 살 수 있습니다!”“유 대인께서도 배에 계시니 분명 공정하게 판단해주실 겁니다!”강시아는 굳게 다문 입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배엔 주종현도 함께 타고 있었다. 예상대로라면 송하윤은 이번에도 무사할 것이다. 혼례식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주종현이 그걸 망칠 리가 있을까?살아날 가능성이 보이자 주온청도 어깨를 곧게 펴며 쏘아붙였다.“당신들의 짓은 명백한 살인입니다! 이런 미친 짓을 하고도 영국공부에 들어오겠다고요? 꿈 깨세요! 오라버니께도, 아버지께도 전부 말씀드릴 겁니다!”숨을 겨우 고른 송하윤은 창백한 얼굴에 오히려 더 짙은 미소를 띠며 한 단어 한 단어 꼭꼭 씹어 내뱉었다.“영국공부의 강 마님이 세자의 대혼례를 방해하려고 미래 정실부인을 해하려 했다는 말씀이죠.”“뭐라고요?”송하윤의 왜곡된 말에 주온청은 순간 깨달았다.“이런 미친…!”강시아는 다가오는 화선을 바라보았다.주온청조차 눈치 챌 일을 그녀가 모를 리가 없었다. 지금껏 꾸민 흉계들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자 이번엔 스스로 피해자 행세를 하겠다는 뜻이겠지. 첩이 정실부인을 해치려 했다는 시나리오를 만들고 실행까지 옮겼다는 건 이미 관련 증거와 증언을 완벽히 준비해 두었다는 뜻이다.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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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주온청은 서 유모의 갑작스러운 손찌검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했다.“제가 당신네 대공자 때문에 이랬다니요? 그게 대체 무슨 말입니까! 강 마님께서는 그런 분이 아닙니다!”서 유모는 한 걸음 더 몰아붙였다.“저희 아가씨께서는 집에서 혼례 준비로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쁘신데 어찌하여 금명호까지 오셨단 말입니까! 그리 한가한 줄 아십니까?”그녀는 품에서 청첩을 꺼내 보이며 말했다.“주 가의 셋째 아가씨께서 보낸 청첩인데 한 번 보십시오. 주 가의 하인이 가져왔으니 물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옵니다!”강시아는 차갑게 냉소를 흘렸다.정말이지 빈틈이 없었다.송이당의 시선이 서서히 주종현으로 향했다.“주 세자, 하나는 당신 누이요, 하나는 당신 첩입니다. 저를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이 혼사도 더는 의미가 없겠지요.”주온청의 눈에서는 조급함에 눈물이 뚝 하고 떨어졌다.“오라버니, 그런 게 아니에요! 저는… 저는…”그녀는 단지 유 대인을 보기 위해 왔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걸음을 한 번 옮길 때마다 남이 파놓은 함정에 깊숙이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억울함을 풀겠다고 외간남자를 엿보러 왔다고 말하는 것도 또 다른 오명을 뒤집어쓰는 일이나 다름없었다.주종현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송하윤이 이렇게까지 몸을 던질 줄은 그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온청, 너희가 몇 시에 나왔는지 기억하고 있느냐.”“기억합니다.”주온청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때 조원이 눈치를 챘는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주 세자, 설마 경사아문의 방식으로 묻는다는 게 친 가 사람들의 죄를 덜어주려는 건 아니겠지요?”유한석 역시 허리춤의 향낭을 풀어 보였다.“주 셋째 아가씨는 이 향낭을 분명 그저께 저에게 주었습니다. 한데 지금 와서 송 대인을 위해 송 아가씨를 죽이려 했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주온청은 힐끗 유한석을 바라보더니 이를 악물고 이야기했다.“오늘 유 대인께서 호수 유람을 하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강 마님을 모시고 온 것이지요. 이 청첩은 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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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화선이 부두에 닿고 송 가의 마차가 멀리 사라져 갈 때쯤 주온청은 울다 지쳐 눈까지 퉁퉁 부어 있었다. 한때는 진심으로 서로를 의지하던 자매 같은 사이였는데 그 칼이 자신에게 돌아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녀는 지금도 그 이유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주종현의 얼굴엔 흔들림 한 점 없었다.“만천, 강 씨와 셋째 아가씨를 집으로 모셔다 드리거라. 나는 위심과 함께 행궁에 다녀오겠다.”행궁?강시아가 잠시 멈칫했다.“강 마님, 가시지요.”마차에 올라타는 순간, 하나의 추측이 머릿속을 스쳤다.혹시 주종현과 송이당은 서로를 견제하는 경쟁 관계인 걸까?그러나 곧 스스로 그 생각을 부정했다. 원수가 될 집안의 딸을 아내로 맞을 이유는 없겠지. 게다가 현재 송 가는 조정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영국공은 선황이 붕어한 뒤로 점차 중심에서 밀려나 그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관직 하나를 지닌 처지였다. 전생의 주종현이 훗날 폐하의 집영위에 들 수 있었던 것도 송이당이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이 아니던가?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주 가에서 모를 리 없었다. 조 씨가 아무리 송하윤을 내켜하지 않는다 해도 결국에는 정식으로 들인 것도 그 때문이었다.송하윤은 이미 강시아를 원수처럼 미워했으며 기회를 노렸다가 오늘 수많은 조정 관료들 앞에서 이런 일을 벌였다. 이제는 단순한 후택 싸움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다. 진상이 무엇이든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주 가의 지위가 예전처럼 막강했다면 주종현에게 첩이 열 명이든 스무 명이든 송 가가 코를 막고서라도 받아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강 마님, 죄송합니다.”옆자리에서 주온청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처럼 어수선한 시국에 제가 강 마님의 말씀을 들었어야 했는데...”“어수선한 시국이요?”강시아는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며칠 전, 할머니께 문안을 드리러 갔다가 들은 말입니다. 할머니께서 저더러 요즘은 조용히 집에만 있으라고 하셨습니다.”“더 들은 건 없습니까?”“없어요. 아버님과 담화를 나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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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강 마님, 이것은 유 대인께서 보내오신 것입니다. 말로는 강 마님의 오라버니께서 부쳐온 것이라 하더군요.”주온청은 그것이 비에 젖을까 봐 품에 꼭 끌어안은 채 가져왔다.“유 대인께서 보냈다고?”강시아의 미간이 살짝 좁혀졌다. 그 향낭은 어린 시절 이웃 아주머니에게 바느질을 배워 직접 만든 것이었다. 고작 몇 닢의 동전밖에 넣지 못하는 작은 향낭이었고 이후 어디로는 어디 갔는지 그녀조차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던 물건이었다.편지 위의 글씨는 갓 쓴 듯 또렷하고 새로웠다.글을 다 읽자 강시아의 마음속에서는 온갖 감정이 한꺼번에 뒤엉켜 솟구쳤다.조정의 풍파가 자신 같이 보잘것없는 여인과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인가.그 생각에 웃음이 서서히 새어 나왔다.언제부터 자신의 생사가 조정을 흔드는 존재가 되었다는 말인가. 정녕 자신을 아무것도 모르는 여인으로만 여기는 것인가. 주 가와 송 가의 사건에서 핵심 인물이 자신라니? 게다가 자신더러 자결해 파문을 잠재우라니?진실이 무엇이든 그들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으면 그만이었다.참 우습다. 체면이라니. 참으로 보기 좋은 체면이구나.“강 마님?”주온청은 그녀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하는 것을 보고 조심스레 불렀다.강시아는 가슴 깊은 곳에서 치밀어오르는 숨을 억지로 삼킨 뒤에야 입을 열었다.“오라버니의 편지가 맞습니다. 유 대인께서 또 무슨 말을 전했습니까?”주온청이 나직이 말했다.“유 대인이 말하길, 강 씨의 큰 오라버니께서는 재능이 출중해 이번 과거에 반드시 급제하실 거라며 이미 그를 위해 집까지 마련해두었다 하더군요. 서성 오동거리의 두 번째 집이라며 강 마님 더러 안심하라 전했습니다.”강시아는 편지 끝을 손끝으로 천천히 문질렀다.오동거리의 두 번째 집이라…한편, 여서린과 유한석이 탄 마차는 천천히 멀어지고 있었다.여서린은 잠깐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과연 강 마님께서… 이해하실까요…?”유한석의 눈빛에는 읽기 어려운 감정이 어렸다.“그녀는 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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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주 세자께서는 먼저 집안을 정리한 뒤, 다시 소인과 이야기하시지요.”주종현의 입가에 미세한 웃음이 스쳤다.그가 오른손을 고삐에서 떼자 성루 위에서 관병들이 쏟아져 나오듯 튀어나와 순식간에 조원을 결박했다. 그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변해 버렸다.“무, 무슨 짓이냐! 너희들 모두 주종현의 사람들이었단 말이냐!”그는 곧장 소리쳤다.“주종현! 나는 태후가 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디에서 주워왔는지도 모를 더러운 헝겊이 그의 입에 억지로 쑤셔 넣어졌다. 지독한 악취에 위장이 다 뒤틀릴 지경이었다.조원은 결박된 채 끌려 내려오며 몸부림쳤고 그 과정에서 그의 품에서 짙은 자줏빛 장계 하나가 떨어졌다.“대인, 여기 있사옵니다.”“으으읍!”조원은 눈이 터질 듯이 울부짖었지만 단단하게 묶인 몸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주종현은 장계를 펼쳐보지도 않은 채 그를 내려다보며 냉소를 지었다.“조 대인께서는 그토록 충견이 되고 싶어 했지요. 한데 남들은 당신을 그저 죽은 개 취급하더군요.”장계가 조원의 눈앞으로 내던져졌고 그 얇은 종잇장은 바람에 뒤집히며 펼쳐졌다. 찍혀 있어야 할 인장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조원의 눈은 튀어나올 만큼 커졌다.그가 일어나려 버둥대자 뒤에 서 있던 관병이 발로 그의 등을 내리찍어 다시 바닥에 처박았다.위심이 손짓했다.“끌고 가거라. 눈도 떼지 말고 잘 감시하거라!”주종현의 눈빛은 더욱 깊고 어둡게 가라앉았다. 그는 모두가 기피하던 연위영을 맡았을 때부터 이미 판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지금 연위영에는 술에 절은 무능한 자들 뿐이고 그는 며칠간 경사아문 지휘사를 대행하며 번왕 진입에 맞춰 강화된 순찰망을 틈타 자신의 사람들로 성문 수비를 조용히 교체해온 것이다.주종현은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말을 몰아 성문을 벗어났다.성왕은 그가 일부러 놓아준 것이었다. 그가 태후 아래서 수년 동안 계책을 쌓아온 탓에 태후는 그를 반드시 제거하고 싶어 할 터. 성왕이 궁 안에서 폐하와 어떤 거래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수십 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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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강시아는 연아를 품에 안고 뒤척이며 불안한 기운 속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세수도 하지 않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로 그대로 누워 있었다. 강시아는 눈썹을 깊게 찌푸리고 있었고 오직 품 안에 안긴 딸만이 고르고 길게 숨을 쉬고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강시아는 즉시 눈을 떴다. 주종현이 축축한 옷차림으로 실내로 달빛을 등지고 서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강시아는 조심스럽게 딸의 목 아래에 두었던 팔을 빼냈다. 연아의 몸이 순간적으로 반쯤 공중에 떠올랐다. 연아는 작은 두 손으로 허공을 더듬으며 강시아의 옷깃 속에 감춰진 붉은 끈을 쥐어잡았다.그 끈은 원래 손목에 매고 다녔던 옥패의 끈이었는데 끈이 끊어진 뒤로는 긴 끈에 옥패를 끼워 목에 걸고 다녔다. 강시아는 그 옥패를 빼어 연아의 손에 쥐어주었다. 옥패가 그녀의 손에 의해 살짝 흔들리며 달빛 속에서 부드러운 빛을 발산했다. 연아는 그것을 움켜잡고는 몸을 돌려 작은 엉덩이를 쑥 내밀고 다시 잠에 들었다.강시아는 조심스럽게 일어나 주종현을 따라 외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직접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서방님께서는 소첩을 어떻게 처분하실 겁니까?”주종현은 미세하게 굳은 표정으로 서있었다. 폐하는 권력을 통합하고 병권까지 손에 거머쥐기 위해 맹 가 마저 혼란속으로 끌어들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그는 강시아의 눈을 마주 보며 돌연 갑자기 물었다.“시아, 넌 어린 시절의 일을 기억하고 있느냐?”강시아는 그 질문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어 그저 무심하게 대답했다.“기억나지 않습니다.”그러고는 잠시 멈칫하다가 조용히 덧붙였다.“서방님께서는 지금 제가 죽기 전에 지난날이라도 돌이켜 보라는 의미입니까?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어린 시절은 늘 굶주림에 시달리던 기억들 뿐이니까요.”주종현은 손을 뻗어 강시아를 품에 끌어안았다.“기억해내지 못해도 괜찮다. 걱정하지 말거라.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강시아는 갑자기 그의 품속으로 끌려갔던 터라 얼굴을 그의 축축한 옷깃에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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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그녀는 문 주위에 서서 달빛을 등에 지고 떠나는 주종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그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입가에 머금던 웃음을 천천히 거둘 수 있었다.한 사람은 그녀더러 스스로 목숨을 끊으라며 주소까지 남겼고 또 다른 한 사람은 그녀더러 마음을 놓으라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어느 쪽도 믿지 않을 생각이었다.비는 이미 오래전에 그쳤고 꽃당 안으로 불어드는 서늘한 바람에 촛불만 흔들렸다.송하윤은 대충 상처를 처리하고는 얼른 쉬라는 말도 뒤로한 채 고집스레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이번만큼은 오라버니가 어렵사리 자신을 돕겠다고 한데다가 사람들이 지켜보는 훤한 대낮에 미래의 정실을 찌르기까지 했으니 강시아는 이번에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하리라 믿었다. 주 가에서 강시아를 죽이는 것. 그녀가 바라는 것은 단지 이것 뿐이였다.물론 주종현더러 평생 첩을 들이지도, 통방을 두지도 않겠다고, 죽더라도 한 관에 같이 묻히겠다고 맹세도 하게 할것이다.서 유모는 바깥의 밝은 달빛을 올려다보며 말했다.“아가씨, 이제 그만 기다리시고 조금 쉬시지요. 아직 몸이 다 낫지 않았사옵니다.”“안 된다!”이 일이 결단나지 않는다면 그녀는 평생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기에,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꿋꿋이 버텼다.그 모습에 서 유모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대공자께서 지금은 궁에 계시니… 언제 돌아오실지…”바로 그때!“대공자께서 돌아오셨사옵니다!”문 밖에서 하녀의 외침이 들렸다. 송하윤은 환한 기색을 띠며 급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오라버니께서 돌아오셨구나!“오라버니!”그러나 걸어 들어 오는 송이당의 얼굴빛은 피뜩 보아도 몹시 좋지 않았다. 그의 얼굴을 보는 순간 송하윤의 얼굴은 역시 그대로 굳어버리고 말았다.그녀의 목소리가 부들부들 떨렸다.“오라버니… 그녀가 아직도 죽지 않은 겁니까?”송이당은 그녀에게 대꾸도 하지 않고는 서재 쪽으로 걸어갔다. 송하윤은 누군가가 자기의 심장을 조이기라도 하는 듯 숨이 차오르는 것 같았다. 그녀는 오라버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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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아가씨!”송하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도대체 왜!어머니는 노 마님을 이기지 못했고 자신 역시 강 마님에게 당해내지 못했다.그녀는 벽에 걸린 매화가 만개한 가지를 올려다보며 피식 웃었다.그리고 그대로 곧게 뒤로 쓰러졌다.이튿날.구름 한 점 없는 맑은, 연을 날리기 딱 좋은 날이었다.이른 아침부터 본당에서 온갖 장신구와 옷가지들이 잔뜩 보내지더니 심지어는 시중드는 하녀까지 몇이나 더 붙여 보내졌다.설강은 그 광경에 놀라 아예 말을 잃었다.어제의 일은 그저 이렇게 덮여지게 되는 것일까? 이게 마님께 주는 위로란 말인가?“향 유모, 이건 어떻게 된 일입니까?”설강이 슬며시 다가가 말을 덧붙였다. 향 유모는 강시아를 한 번 훑어보더니 말했다.“전부 작은 마님께서 아가씨께 내린 상이옵니다.”그러고는 옆 하녀가 들고 있던 나무 상자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여기에는 은표 삼천 냥이 들었사옵니다. 국공께서 내리신 것이온데 마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있거든 마음껏 사도 된다고 하셨사옵니다. 그리고 작은 아가씨는 앞으로 마님께서 직접 가르치면 된다 하셨지요.”설강과 하 유모는 서로 믿기지 않는 다는 눈길로 마주보았다.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강시아는 연아의 손을 잡고 방 한가득 쌓인 선물들을 바라보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제물이 되어 공탁대에 올려진 느낌이 들었다.좋은 일은 아니다.“수고했구나.”“마님, 감히 그런 말씀을! 마님과 국공님의 깊은 뜻이오니 하사한 물건은 그저 받으시면 되옵니다.”향 유모는 한 걸음 물러서 예를 올렸다.“그럼 편히 쉬십시오.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사옵니다.”한 방 가득한 선물에 하녀 네 명까지? 이건 정실에게나 붙는 규모였다.강시아는 아무 이유도 모르게 가슴이 덜컥 내려 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세자의 혼례가 코앞인데 설마 진짜로 자신을 송하윤과 맞붙어 싸우게 할 작정인건가?하 유모는 실눈이 되어가며 웃었다.“마님,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작은 마님께 신임까지 얻으셨으니 앞으로는 세자의 총애만 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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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설강 아가씨.”설강이 후문을 나서다 말고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라 멈춰 섰다. 뒤돌아보니 만천이 있었다. 평소에는 위심을 보는 일이 더 많다 보니 만천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았다.“만천 귀군.설강이 예를 갖춰 인사했다. 만천은 막 연무장에서 돌아온건지 손에 쌍극을 쥔 채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다.“강 마님께서 나가시려는 것입니까?”세자는 최근 며칠간 반드시 강 마님을 잘 지키라고 그에게 명했었다. 설강은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대답했다.“아니요. 제가 잠시 볼일이 있어 나가는 것입니다.”그 말에 만천은 걸음을 멈추더니 이내 돌아서며 말했다.“그런가요. 그럼 잘 다녀오십시오.”설강은 그를 한 번 바라보고는 서둘러 문을 나섰다.강시아가 그녀에게 맡긴 일은 순조롭게 도망치기 위해 의장에 가서 시신 세 구를 사오는 것이었다. 의장이라는 이름만 생각해도 설강은 왠지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지 이까지 덜덜 떨었다.성 외곽에 자리잡은 의장은 거두는 이 없는 시체들이나 감옥에서 죽은 죄수들의 시신을 수습해 모아두는 곳이었다. 찾아갈 주인이 없는 시신들은 종종 수장인들에게 거두어져 집중적으로 처리되었다. 또 자식이 일찍 죽어 장가도 못 갔을 경우 아들을 위해 영혼 결혼식을 치르기 위해 의장에서 여자 시신을 사가는 집 역시 흔치 않게 있었다.이렇듯 여자의 시신은 적기에 강시아 역시 미리 예약해두라고 한 것이다. 또한 어린 여자 아이의 시신이 없다면 몸집 작은 남자라도 된다고 했다. 어차피 나중에는 다 불태워 없어질 텐데 누가 남녀를 구분할 수 있겠는가?의장은 북쪽 외곽에 있었다.멀리서부터 외따로 선 장막 같은 건물과 사방에 꽂힌 깃발이 눈에 들어왔다. 듣는데 의하면 바람이 불 때마다 깃발들이 죽은 이의 넋을 초도한다고 했다.마차는 빌려온 것이였고 마부 역시 멀찍이에 마차를 멈춰 세웠다. 돈을 많이 주는 것이 아니었으면 이런 데는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예상속의 음침한 공기와는 달리 오히려 햇살이 내리쬐는게 은근히 따뜻했다. 마당 한가운데 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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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장석은 장갑을 벗어 한쪽에 던지고는 안쪽을 가리켰다.“저쪽에 있습니다. 의부께서 이미 보셨고요. 칼자국이 가늘고 길며, 가장 넓은 곳 이래봐야 손가락 한 마디 정도입니다. 빼낼 때도 이중 상처가 났고요. 아마 쌍날검일 겁니다. 비수보다 더 길고 넓습니다. 전 여태 이런 칼을 본 적이 없어요.”위심은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장석은 문득 그 시신이 이미 팔렸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조사를 빨리 하셔야 될 겁니다. 그 시체는 음혼용으로 이미 팔렸거든요.”“뭐라고?”위심은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이렇게 늙었는데도 음혼에 쓰일 수 있다고?”“별 걸 다 놀라시네.”장석은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의장 같은 데서 기괴한 일은 흔합니다. 그 하녀는 주인장이 음혼을 치르려는 돈까지 가로채려 하더군요.”위심은 가볍게 혀를 찼다.“자네들이 돈 버는 일엔 방해하지 않겠다. 난 그저 칼자국만 보면 되니까.”의장은 비록 누구에게나 꺼림칙했지만, 또 누구에게나 없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지방에서 조금씩 드는 시주 외 그들이 벌어들일수 있는 돈이라고는 이런 것뿐이었다.장석은 위심을 한 번 흘겨보더니 구석에 놓인 화분들에 물을 주러 몸을 돌렸다.설강은 돌아오자마자 성문 근처에서 위심을 본 일을 그대로 전했다. 강시아는 그녀를 안심시키며 입을 열었다.“걱정 말거라. 아마 경사아문 쪽 사건일 게다. 가서 씻거라. 하 유모에게 시켜 이미 네 방에 쑥향을 피웠다.”설강은 시신은 어떻게 성 안으로 들여올 건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방금 본 의장의 광경이 떠올라 괜히 몸을 떨며 먼저 씻으러 가기로 했다.“강 마님!”주온청은 이제 익숙해졌는지 하녀에게 말을 보내지도 않고 제 안방인양 당당하게 들어와서는 털썩 앉아 버리며 분통을 터뜨렸다.“오라버니께서는 왜 그 독한 여자를 꼭 맞아들여야 한답니까? 처음부터 마님의 말씀을 들었어야 했습니다. 여서린이 시집 오는게 맞는 거였어요!”강시아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아가씨는 여서린 아가씨와 서먹한 것도 아니잖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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