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심의 눈동자는 깊은 어둠 속에 잠겨 있었다. 비록 온몸은 늑대에게 물린 듯 남루했으나 그의 시선만큼은 여전히 그녀를 꿰뚫고 있었다. 순간, 아람의 혈액이 거꾸로 솟아 정수리까지 훅 치밀어 올랐다. 얼마 전엔 주종현이 나타나더니 이젠 위심이라니. 대체 언제쯤이면 주 가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아람은 이를 악물고 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어차피 여긴 우주의 성왕부, 그리고 그녀의ㅠ이름은 아람이다. 감히 자기 마음대로 납치라도 해보라는 듯 그녀는 버티며 지켜보기로 했다.그런데 문밖의 위심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곧 무심하게 눈길을 거두었다.마치 아람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뭐지?한편, 살구는 다른 길로 오고 있었기에 정문 앞의 아람을 보지 못했다. 그 순간 정희아가 살구의 팔을 낚아챘다. “살구야! 저 사람, 왕부에서 일할 수 있게 좀 도와줘!”살구는 낯선 남자를 슬쩍 훑어보았다. 곱상한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도무지 범상치 않았다. 희아는 우주성조차 나가본 적이 없는데 언제 이런 사람을 알게 된 걸까?“누구야? 난 왜 본 적이 없지?”정희아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이틀 전에 북교에서 봤어! 진 가의 형제들이 또 사람을 괴롭히길래 이 사람이 나서서 도와줬다니까!”그녀의 눈속엔 존경과 흥분이 번뜩였다.“무슨 숨은 고수인가 싶어서 스승으로 모시려 했는데 물어보면 뭐든 다 모른대.”목소리엔 깊은 아쉬움이 배어 있었다.“이름도 모르고, 고향도 모르고.”살구가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희아, 넌 너무 무모해. 혹시 수배범이면 어쩌려고 그래? 너까지 공범이 되는 거야.”희아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내가 이미 몰래 무오를 셋째 숙부 서재에 들여보내봤거든? 이 사람 초상화는 없었대! 근데 문제는 이 사람이 너무 잘 먹는단 말이야! 내가 힘들게 모은 여섯 냥을 글쎄 이틀 만에 다 먹어 치웠다니까! 안 그랬으면 내가 이렇게 창피함을 무릅쓰고 너한테 와서 부탁하겠냐고!”살구도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희아, 나도 아직 한 발자국도 제대로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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