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은은 아주 길고도 긴 꿈을 꾼 듯했다. 마치 제 삶을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본 것처럼 아득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누군가가 입에 쓴 탕약을 떠먹였다. 쓴맛이 혀끝에 맴돌아 입안이 온통 싱거워진 기분이었다.본래 먹는 것에 욕심이 없던 그녀였지만 지금은 구운 닭이며, 숯불에 구운 고기며, 매콤한 장육과 튀긴 떡이 얼마나 간절한지 모를 지경이었다.그리고 매일같이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들. 쫓아내도 사라지지 않는 모기 한 마리처럼 끊임없이 웅웅거렸다. 이대로 눈을 뜨지 않으면 떨어져 죽은 것이 아니라 성가심에 질려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마침내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두 개의 작은 머리였다.“어머니가 깨어났어!”“어머니!”연아와 복동이가 서로 앞다투어 외쳤다.그 작은 머리들 뒤로 한 장의 늙은 얼굴이 보였다.꿈속에서는 중년의 모습으로 보았는데 이제야 문득 깨달았다. 그가 이렇게나 늙어버렸다는 것을.시은은 힘겹게 손을 들어 두 아이의 볼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선이 맹여산에게 머물렀다.천천히 입꼬리를 올리며 어릴 적 자주 불렀던 호칭을 꺼냈다.“할아버지.”맹여산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눈가가 붉어지더니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그래.”남매가 족보를 바로잡은 뒤로 그를 그렇게 부른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이대로 평생을 마칠 줄로만 알았다. 그의 삶은 너무 많은 이에게 빚을 진 세월이었다. 그래서 줄곧 이것이 하늘의 벌일 것이라 여겨왔다. 그런데 어느 날, 다시 그 익숙한 한 마디를 듣게 될 줄이야. 마치 두 팔을 벌리며 안아달라고 하던 그 작은 아이가 되살아난 듯했다.“장군, 양 대인께서 오셨습니다.”문 앞에서 곽범이 고했다.양고는 여러 차례 찾아왔으나 번번이 문전박대를 당했다.맹 장군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그는 자신의 아들인 소양 대인과 사죄의 예물을 들고 달려왔다.맹여산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는 주종현을 돌아보며 입을 얼었다.“가서 그 잡…”그는 문득 말을 멈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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