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는 속으로 깨달음을 삼키며 표정을 갈무리하고는 침착하게 업무 보고를 시작했다.보고가 끝날 무렵, 그는 자연스럽게 금박으로 장식된 초대장을 건넸다.“대표님, 내일 오전 자선 경매회가 있습니다. 주최 측에서 초대장을 보내오셨습니다.”시준은 별생각 없이 초대장을 받아 무심하게 넘겨보았다.그러다 첨부된 경매품 도감에 시선이 닿자 그의 눈빛이 아주 살짝 멈칫했다.경매의 하이라이트인 엔딩 아이템은 희귀한 블루 사파이어가 박힌 ‘문라이트 목걸이’였다.메인 보석은 희귀한 타원형 사파이어였고 그 주위를 얇은 다이아몬드들이 세팅되어 있었는데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다만 체인과 펜던트가 이어지는 지점에 아주 은은한 곡선이 들어가 있어 마치 달빛이 수면 위로 흩어질 때 생기는 얇은 은빛 테두리처럼 보였다.사진을 내려다보는 시준의 머릿속에 이 목걸이를 착용한 시아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졌다.창백하리만치 희고 고운 피부, 예쁘게 뻗은 쇄골 라인. 이 목걸이는 그녀의 분위기와 찰떡이니 틀림없이 아름다울 것이었다.그는 초대장을 덮으며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지시했다.“내일 일정 비워둬. 이번 경매회 내가 직접 갈 테니까.”“네, 대표님.”비서는 공손하게 대답하고 뒤돌아 물러났다.그 역시 짐작하고 있었다. 대표님이 이 행사에 가는 이유가 두말할 것 없이 시아 씨 때문일 터였다.그날 오후, 송하나의 수업은 많지 않았다.그녀는 학교를 일찍 떠나 시내 중심가에 있는 중고 명품 위탁 판매점에 들렀다.가게는 규모가 크지 않았고 한적한 골목길에 숨어 있었다.주인은 40대 중반의 화인국 여성으로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무척 살가웠다.“아가씨, 뭐 필요한 거라도 있어?”송하나는 가방에서 시아가 부탁한 보석과 손목시계들을 꺼내 놓았다.“아, 네. 몇 가지 좀 위탁 판매하려고요.”주인은 송하나가 내놓은 물건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살폈다.“어머! 이거 다 정품이고 상태가 아주 깨끗하네. 거의 차지도 않은 것 같은데 아까워서 어쩌려고 그래?”송하나는 아무렇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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