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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별이 되어 빛나리: Chapter 1101 - Chapter 1110

1161 Chapters

제1101화

왜냐하면 가문의 체면을 중시하는 아버지는 두 사람이 함께하는 걸 절대 허락하지 않을 테니까.오히려 시아를 서둘러 시집보내 시준의 기대를 완전히 꺾으려 할 것이다.시준의 광기 어린 고백을 듣는 순간 시아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고, 속이 뒤집혀 구역질까지 치밀었다.시준은 미친놈이었다. 정말 미쳐 버린 게 분명했다.집착이 지나쳐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시아는 시준의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그녀의 눈에는 거부감과 혐오감이 가득했다.“시준, 꿈도 꾸지 마! 차라리 정략결혼을 받아들여서 생판 모르는 남자한테 시집을 갈지언정 너랑은 절대로, 절대로 함께하지 않을 거야.”그 말에 시준은 완전히 격분했다.시준은 시아가 정략결혼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고 있었다.그런데도 차라리 정략결혼을 하겠다니. 그를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뜻이었다.시아는 시준의 진심을 제멋대로 짓밟고 있었다.분노와 억울함이 한꺼번에 치밀었다. 시준의 눈에 살기가 번뜩였다. 그는 갑자기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았다.차가 길가에 급정거하면서 차체가 크게 흔들렸다.시아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시준이 몸을 숙여 바짝 다가왔다. 그는 커다란 몸으로 시아를 좌석에 가두다시피 했다.시준은 시아의 뒷목을 세게 움켜잡고, 오랫동안 억눌러 온 집착과 분노를 쏟아 내듯 강제로 입술을 맞췄다.갑작스러운 구속과 원치 않는 입맞춤에 시아는 무너져 내렸다.시아는 미친 듯이 몸부림치며 저항했고 눈물이 순식간에 쏟아졌다.입술이 맞닿은 순간 시아는 시준의 입술 끝을 있는 힘껏 깨물었다.진한 피비린내가 두 사람의 입안에 퍼졌다.시준은 신음하며 힘을 풀었다.시아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시준을 힘껏 밀어낸 후, 온 힘을 다해 그의 뺨을 세차게 때렸다.짝!날카로운 손찌검 소리가 밀폐된 차 안에 울려 퍼졌다.시아의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됐고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그녀의 얼굴에 분노와 혐오가 가득했고 목소리도 심하게 떨렸다.“난 네 동생이야. 너 정말 역겹지도 않아?”시준은 천천히 손을 들어 입술 끝에 맺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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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2화

안나는 휴대전화를 집어넣으며 음산하게 웃었다.그토록 고고해서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여신으로 떠받들리던 시아가 뒤에서는 자기 오빠와 얽혀 이런 금지된 관계를 즐기고 있었다니.드디어 시아의 약점을 잡았다.다음 날 오전, 송하나는 학교에서 시아와 마주쳤다.시아는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눈 밑에는 옅은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있었고, 얼굴도 조금 수척했다.“시아 선배.”송하나가 다가가 인사했다.“어젯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였어요? 괜찮아요?”시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괜찮아. 좀 늦게 잤을 뿐이야.”“혜라 선배는요? 같이 안 왔어요?”“오늘 몸이 안 좋아서 쉬겠다고 했어.”두 사람이 몇 마디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 수업 종이 울렸고, 각자 강의실로 돌아갔다.자리에 앉은 시아는 좀처럼 수업에 집중하지 못했다.어제 시준을 잠잠하게 만들려고 어쩔 수 없이 그가 내민 패밀리 카드를 받았다. 다른 남자들과 거리를 두고 시준이 원하는 얌전한 동생으로 지내겠다고도 약속했다.그제야 시준은 학교에 다시 찾아오지 않겠다고 했다.하지만 시아는 알고 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시간을 벌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지금은 남매라는 관계도 있고 시씨 가문의 어른도 버티고 있어 시준이 완전히 선을 넘지는 못했다.하지만 시준이 경영권을 차지해 시우 그룹을 완전히 장악하고 나면, 더는 그를 막을 사람이 없어진다.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강압적이고 제멋대로 굴 게 분명했다.시아는 절대로 시준의 소유물처럼 평생 그의 곁에 갇혀 살 생각이 없었다.하루빨리 시준에게서, 시씨 가문에서 벗어나 이 숨 막히는 감옥을 탈출해야 했다.그 시각, 심하 그룹 해외법인 최고층 사무실.비서가 주치의를 데리고 대표실 문을 두드렸다.“심 대표님, 상처를 소독하고 약을 갈아야 합니다. 의사 선생님이 오셨어요.”심성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셔츠를 벗은 뒤 가죽 소파에 엎드렸다.등은 매끄러운 라인을 유지했지만 여기저기 엇갈린 흉터는 아직도 흉측했다.의사는 세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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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3화

말을 마친 남자는 휴대전화를 들어 화면을 시아의 눈앞에 들이밀었다.화면에는 어제 차 안에서 시준과 실랑이하던 사진이 떠 있었다. 얼핏 보면 두 사람이 다정하게 엉켜 있는 듯 보이는 사진이었다.누군가 몰래 찍어 학교 게시판에 올린 모양이었다. 그리고 자극적인 제목과 악의적인 글까지 붙어 있어 짧은 시간에 학교 전체에 퍼졌다.주위에 모인 학생들의 수군거림도 점점 커졌다.“세상에. 저거 진짜야? 시아가 저런 사람이었다니. 완전 충격이야.”“겉으로는 그렇게 깨끗하고 도도한 척하더니 자기 오빠랑 저런 사이였어? 말도 안 돼.”“그러니까 여태 연애를 안 했구나. 뒤에서 저러고 있었으면서 연기는 참 잘했네.”비웃음과 비난의 말들이 시아의 귓가에 꽂혔다. 그 말들은 비수처럼 시아의 가슴을 파고들었다.시아는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 같았고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그 끔찍한 장면을 누군가 몰래 찍어 모두에게 공개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마치 사람들 앞에서 벌거벗겨진 채 길거리에 내던져진 기분이었다.안나는 군중 속 어두운 곳에 숨어 시아가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차갑게 웃었다.‘시아, 넌 그렇게 잘난 척하면서 모두에게 떠받들어지는 여신이었지? 오늘 내가 네 탈을 벗겨 버렸어. 넌 끝장이야. 이제 너도 명예가 바닥에 떨어지고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는 기분을 느껴 봐.’그 무렵, 허지안과 송하나는 막 강의실을 나오고 있었다.허지안은 누군가 단체방에 공유한 게시물을 우연히 눌렀다가 기겁했다.허지안이 황급히 송하나의 팔을 잡아당겼다.“하나야. 이것 좀 봐. 큰일 났어. 누가 학교 게시판에 시아 선배 신상을 까발리고 있어.”송하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 서둘러 게시물을 열었다.두 사람이 엉켜 있는 사진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악의적인 글을 확인하자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그 순간, 그동안 이상하게 느껴졌던 일들이 하나로 이어졌다.시준은 시아를 좋아하고 있었다.남매 사이의 걱정이라고 보기 어려웠던 지나친 통제욕은 오빠가 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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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4화

송하나와 허지안은 시아를 데리고 사람 없는 한적한 나무 그늘로 갔다.창백하고 수척한 시아의 얼굴을 보니 송하나는 걱정이 됐다.“시아 선배, 괜찮아요?”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모욕당했으니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다.시아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지만 끝내 흘러내리지 않게 꾹 참았다.“괜찮아.”시아가 살짝 고개를 저었다.“하나야, 지안아. 오늘 정말 고마웠어.”모두가 시아에게 악의를 퍼붓던 순간 가장 먼저 나서서 감싸 주고 곤경에서 구해 준 건 바로 송하나와 허지안이었다.시아에게는 그 마음이 무엇보다 소중했다.“에이, 별일도 아닌데요. 다 그 글을 올린 사람이 잘못이죠.”허지안은 한바탕 욕을 하려다가 시아가 다시 난처해할까 봐 말을 삼켰다.시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고 애써 침착해졌다.그리고 두 사람을 바라보며 물었다.“너희 이따 시간 있어? 나 좀 돌아다니고 싶은데.”허지안은 난처한 표정으로 망설이다 말했다.“저는 저녁에 개인 레슨이 있어요. 이미 약속해서 아마 못 갈 것 같아요.”“괜찮아요. 저는 시간 있어요.”송하나가 다정하게 말했다.“시아 선배, 제가 같이 갈게요.”허지안은 개인 레슨을 하러 가야 해서 오래 머물지 못하고 급히 떠났다.송하나는 심성빈에게 미리 연락해 시아와 함께 외출할 예정이니 오늘은 학교로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한 후, 시아와 함께 이 지역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쇼핑몰로 향했다.시아는 쇼핑으로 마음속에 쌓인 감정을 풀려는 것 같았다.두 사람은 명품 매장을 하나씩 돌아다녔다.시아는 매장을 구경하는 족족 카드를 긁으며 무섭게 돈을 썼다.신상 옷, 맞춤 제작 보석, 한정판 가방까지.마음에 들기만 하면 시아는 가격도 묻지 않고 바로 계산했다.“송하나, 너도 마음에 드는 거 없어? 편하게 골라. 내가 사 줄게.”시아는 송하나에게도 선물을 사 주려고 했다.송하나는 서둘러 손을 저었다.“괜찮아요. 선배, 전 정말 필요한 게 없어요.”송하나는 시아가 단순히 물건이 사고 싶어서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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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5화

시준이 주는 선물이라면 시아는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시준의 돈은 단 한 푼도 쓰려하지 않았다.그런데 이제는 패밀리 카드를 받아 돈까지 쓰고 있었다.‘혹시 시아의 마음속에 있는 거부감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걸까? 드디어 마음을 바꿔 나를 받아들이려는 거야?’시준의 마음속에 은근히 만족감이 싹트기 시작했다.그런데 곧 고액 결제 알림이 연달아 울리기 시작했다.큰돈이 계속 빠져나가는 모습은 마치 복수라도 하려는 듯한 소비였다.시준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는 곧 상황을 알아차렸다. 시아가 마음을 바꾼 게 아니라 화가 나서 일부러 자기 돈을 펑펑 쓰는 것이었다.그래도 상관없었다. 돈 좀 쓰는 게 대수인가. 시아가 즐겁기만 하면 됐다.시준에게 돈은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그토록 필사적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 경영권을 차지하려는 것도 결국 시아 때문이었다.시아를 곁에 둘 수만 있다면 가진 것을 전부 내놓아도 아깝지 않았다.시준은 옆에 있던 부하를 돌아보며 낮게 지시했다.“은행에 연락해서 그 패밀리 카드 한도를 20조 원 더 올려.”부하는 잠깐 놀랐지만 곧 허리를 숙였다.“알겠습니다. 대표님.”밤이 깊어졌다.시아는 묵직한 명품 쇼핑백 10여 개를 들고 지친 몸으로 시씨 저택에 돌아왔다.오랫동안 돌아다닌 탓에 기운이 다 빠졌다.지금 시아가 바라는 건 방으로 돌아가 씻고 침대에 누워 쉬는 것뿐이었다.시아는 침실 문을 열고 들어가 쇼핑백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려놓은 뒤 전등 스위치를 눌렀다.따뜻한 조명이 켜지며 방 안이 환해졌다.그러나 이때 시아의 몸이 굳어졌다.침실 소파에 우람진 체격을 가진 남자가 앉아 있었다.시준이 느긋하게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이미 한참 전부터 기다린 모양이었다. 그의 차분한 태도에서도 위압감이 느껴졌다.숨 막히는 압박감이 덮쳐왔고, 시아는 온몸이 팽팽해졌다.시아는 당황스럽고 두려운 가슴을 억누르고 애써 침착하게 물었다.“네가 왜 내 방에 있어? 누가 들어오라고 했어?”시준이 고개를 들어 시아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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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6화

얼마 지나지 않아 부하가 학교에서 시아에게 있었던 일을 시준에게 보고했다.그 게시글도 함께 시준에게 전달되었다.“시 대표님, 오늘 시아 아가씨에게 고백한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아가씨를 쫓아다니던 부잣집 아들인데, 거절당하자 화가 나서 사람들 앞에서 시아 아가씨를 붙잡고 모욕했어요. 송하나 씨와 허지안 씨가 나서서 도와줬어요.”시준은 학교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든 게시물과 그 아래에 달린 수천 개의 악성 댓글을 읽었다. 그의 눈에서 살기가 폭발하듯 치솟았다.그제야 모든 것이 이해됐다. 시아가 오늘 왜 평소답지 않게 돈을 펑펑 썼는지, 그리고 자신을 보자마자 왜 그렇게 거부감을 드러내고 증오에 찬 눈길을 보냈는지 말이다.시아는 차갑고 도도한 데다 자존심이 무척 강했다. 언제 이런 식으로 수많은 사람 앞에서 모욕당하고 욕을 먹어 본 적이 있겠는가.그때 시아가 얼마나 수치스럽고 절망스러웠을까.‘이번에는 내가 방심했네.’시준은 자책감이 밀려왔다.어제 차 안에서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시아에게 강제로 입을 맞춘 장면을 누군가 몰래 찍어 게시판에 올렸고, 그 바람에 시아가 순식간에 온갖 비난을 받게 된 것이었다.시준은 집착이 강하고 제멋대로 굴었지만 시아를 망가뜨리고 싶지는 않았다. 다른 사람이 시아를 그렇게 괴롭히는 것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시준은 휴대전화를 꽉 움켜쥐었다. 그의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리고 손등에는 핏줄이 도드라졌다.“찾아내.”시준은 잠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기운이 휴대전화를 통해 부하에게 고스란히 전달되었다.“땅을 뒤져서라도 그 글을 올린 놈을 찾아내.”바로 옆 침실.시아가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며 하루의 피로를 씻어 냈다. 그리고 머리를 말리고 부드러운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했다.그런데 눈을 감자마자 무언가 생각났는지 그녀는 벌떡 일어나 문과 창문을 확인하고 방문을 안에서 잠갔다.시준이 자기 마음을 털어놓은 뒤부터는 집에 돌아오기만 하면 시아는 늘 불안했다.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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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시준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안나를 차갑게 훑었다.“학교 게시판에 글 올린 거, 너야?”안나는 온몸이 굳었고, 본능적으로 미친 듯이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아니에요. 시 대표님, 정말 제가 아니에요.”“뭔가 잘못 아신 거예요. 분명 오해가 있으신 걸 거예요. 제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어요?”이 순간, 두렵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이었다.하지만 어떻게든 끝까지 부인해야 했다.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잡아뗄 수밖에 없었다.시준의 깊고 검은 눈빛에는 조금의 온기도 없었다. 그는 안나와 더 실랑이할 생각도 없었다.시준이 손끝으로 서류 뭉치를 밀어 안나 앞에 놓았다.“그날 차가 서 있던 곳 근처 가게의 고화질 CCTV에 네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휴대전화로 차 안을 몰래 찍는 모습이 똑똑히 찍혔어.”“학교 게시판에 글을 올린 IP에 연결된 휴대전화 번호는 네가 노숙자에게 비싼 돈을 주고 산 번호더구나. 그 노숙자도 네 사진을 보고 너라고 지목했고.”“증인도 있고 물증도 있어. 이렇게 증거가 넘치는데도 끝까지 발뺌할 거야?”시준의 말은 무거운 망치처럼 안나의 가슴을 내리쳤다.안나는 고개를 숙여 증거 자료를 확인했다. 순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고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것만 같았다.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계획이 이렇게 빨리 들통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더는 발뺌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자 다리에 힘이 풀렸다. 안나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시 대표님,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잠깐 질투심에 눈이 멀었어요. 전 원래 시아 선배의 가장 친한 친구였는데, 요즘 시아 선배가 송하나랑 점점 가까워지면서 절 신경도 안 쓰잖아요. 그래서 속상한 마음에 그만 잘못된 짓을 했어요.”“지금 당장 글을 지우고 사과할게요. 사실대로 설명할 테니까 제발 용서해 주세요.”시준은 바닥에 엎드려 허둥대는 안나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두 눈에는 동정심 한 점 없이, 오직 뼛속까지 파고드는 차가운 기운만 남아 있었다.“난 여자 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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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8화

시준은 안나에게 더는 눈길도 주지 않고 차가운 표정으로 일어나 자리를 떴다.룸을 나서자 밖에서 기다리던 부하가 곧장 허리를 숙이며 보고했다.“시 대표님, 지시하신 일은 모두 처리했습니다.”학교.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렸다.허지안은 재빨리 책을 가방에 쑤셔 넣고 옆에 앉은 송하나를 돌아보았다.“하나야, 학교 식당 2층에 새로 중식 코너 생겼대. 맛있다던데 오늘 점심에 가 볼래?”“좋아.”송하나가 웃으며 대답했다.두 사람이 강의실을 나서자 송하나에게 문득 시아가 떠올랐다.반혜라는 며칠째 아파서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시아는 어제 그런 일을 겪었으니 혼자 있으면 더 힘들어질 것이다.송하나는 곧바로 허지안의 손목을 살짝 잡았다.“지안아, 가는 길에 옆 반에서 시아 선배도 찾아보자. 같이 밥 먹자고 하게.”허지안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몇 걸음 가지 않아 두 사람은 마침 옆 강의실에서 책을 안고 혼자 나오는 시아를 발견했다.허지안은 눈빛이 반짝이더니 목소리를 높이고 손을 흔들었다.“시아 선배. 여기요.”시아가 고개를 들었다. 송하나와 허지안을 본 그녀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두 사람이 일부러 자신을 찾으러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마음이 따뜻해진 시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그들은 함께 학교 식당으로 향했다.세 사람은 음식을 받아 조용한 자리에 앉았다.시아는 가방에서 어제 쇼핑몰에서 골랐던 팔찌를 꺼내 허지안에게 건넸다.“지안아, 이거 받아. 어제 도와줘서 고마워.”허지안은 팔찌를 보고 잠깐 멍하니 있다가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아유, 괜찮아요. 시아 선배, 너무 그러지 마세요. 어제 그냥 말 몇 마디 거든 것뿐인데 뭘 했다고 선물까지 준비해요.”“그런 뜻으로 주는 거 아니야. 어제 하나랑 쇼핑하다가 봤는데 딱 너한테 어울릴 것 같아서 샀어.”시아는 선물을 다시 살짝 밀어주었다.“이런 작은 선물도 안 받으면 나 친구로 생각 안 하는 거야?”허지안은 시아의 진지한 표정에 난처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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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9화

고화질로 몰래 찍힌 사진들이 인터넷에 쏟아졌다.사진 속 시준은 훤칠하고 기품 있는 모습으로 늘씬한 여자의 손을 잡고 고급 호텔에 함께 들어가고 있었다.다정하게 나란히 걷는 사진뿐 아니라 얼굴을 가까이 맞댄 채 입을 맞추는 듯한 장면까지 다 찍혀 있었다.사진 속 여자는 연예계에 갓 두각을 나타낸 신인 배우, 앨리스였다.무엇보다 앨리스의 옆얼굴이 시아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순식간에 여론이 뒤집혔다.“세상에. 그날 차 안에 있던 사람이 시아가 아니라 앨리스였네.”“그러니까. 남매인데 시아가 그럴 리 없잖아. 우리가 오해한 거였어.”“시아랑 앨리스 옆모습이 너무 닮아서 헷갈릴 만했네.”“글 올린 사람 진짜 못됐다. 일부러 흐릿한 옆얼굴 사진 올려서 다들 오해하게 만들고, 거짓말로 남의 명예를 망치다니.”“시아가 너무 불쌍해. 아무 잘못도 없이 온라인에서 욕먹고 사람들 앞에서 모욕까지 당했잖아. 완전히 날벼락이네.”앞서 시아를 의심하고 비난하던 말들은 이제 미안하고 안타까운 말투로 변해버렸다.어제까지만 해도 모두에게 손가락질받던 시아는 하루 만에 다시 예전의 고고한 여신으로 돌아왔다.하지만 온 인터넷을 뒤덮었던 그 소식은 고작 두 시간 만에 조용히 사라졌다. 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갔고, 처음부터 없었던 일처럼 됐다.한편, 시아의 명예를 망가뜨린 학교 게시물에도 해당 뉴스가 퍼진 순간부터 시아를 옹호하는 댓글로 채워졌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게시물은 흔적도 없이 깨끗이 삭제됐다. 마치 글쓴이가 찔리는 게 있어 스스로 지운 것처럼 말이다.시아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속사정을 단번에 알아차렸다.시준이 어제 한밤중에 차를 몰고 나갔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이 모든 일은 시준이 꾸민 것이었다.저녁 무렵.강의동을 막 나서자 시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어머니 이민정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시아야, 엄마랑 아빠 출장 다녀왔어. 오늘 일찍 들어와. 저녁에 온 가족이 같이 밥 먹자.”“네, 알겠어요. 바로 갈게요.”시아는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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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0화

저녁 식사가 끝나자 시아는 서둘러 방으로 돌아왔다.등 뒤로 문을 철컥 잠근 뒤 따뜻한 욕실 물줄기가 그녀를 감쌌다.푹신하고 부드러운 잠옷으로 갈아입고 욕실에서 나와 침대에 누우려던 순간, 소파에 앉아 있는 한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시준은 소파 등받이에 나른하게 기대앉아 시아가 평소 쓰던 머리끈을 장난스럽게 만지작거렸다.여유로운 몸짓이었지만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숨 막힐 듯 강렬했다.시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숨이 턱 막히는 느낌에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했다.“어떻게 들어온 거야?”분명 안에서 문을 잠갔는데 어떻게 소리도 없이 그녀의 방에 침입한 것일까.한편 시준은 고개를 들어 그윽한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중저음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흔하디흔한 잠금장치일 뿐인데 정말 내가 못 열까 봐?”시아의 가슴이 묵직하게 내려앉으며 질식할 듯한 느낌이 온몸에 차올랐다.남자는 머리끈을 들어 자신의 코밑으로 가져가 향기를 맡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시아는 순식간에 격한 생리적 불쾌감을 느꼈고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더는 참을 수가 없어 앞으로 성큼 나아가 시준의 손에서 머리끈을 낚아채려 했다.“이리 내!”하지만 손끝이 머리끈에 닿기 직전, 시준이 불쑥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고 안쪽으로 가볍게 끌어당겼다.시아는 순간 균형을 잃고 몸이 앞으로 쏠렸다. 결국 그의 따뜻하고 단단한 품에 그대로 쓰러졌다.톡 쏘는 듯 시원하면서도 솔잎 향이 섞인 남자의 체취가 그녀를 완전히 감쌌다. 거칠면서도 지배적인 그 향기에 시아는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거 놔!”필사적으로 발버둥 쳐봐도 허리를 단단히 조이는 그의 손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시아의 눈빛에는 분노가 가득했다.“왜 이래 정말?”한편 시준은 그녀를 품 안에 가두고 놓아주지 않았다.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갔다. 뜨거운 숨결이 귓불을 간질였고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절제된 감정이 묻어났다.“네 결백함을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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